오늘은 우리 친청엄마 생신일이다. 며칠전에 엄마에게 생일날 스케줄을 여쭸더니 오늘 친척과 동창생 잔치가 있어 바쁘다신다. 그럼 천성 오늘 아침밖에 시간이 없어 보여 아침에 일어나 소고기 미역국 끓이고--사실, 신랑보고 끓여 달라고 협박을 함--, 돼지 양념 불고기--사실 동네 마트에서 양념된 걸 사옴, 엄마한테 들키면 안 되는데....--,과일 샐러드를 준비하고 홍/수한테는 할머니한테 생일카드 쓰라고 협박을 해댔다. 그리곤 홍이보고 할머니한테 전화하랬더니 할머니가 계속 바쁘다고 하신단다. 결국 내가 다시 전화해 밥만 먹고 가라고 했더니 "쌀밥해시냐?" 하신다, 그렇다고 말하고는 밥통을 열어보았더니 아뿔싸 밥이 없다.
벌써 엄마는 오고 이를 어쩌랴 고민하다가 엄마가 극구 필요없다고 하는데도 홍/수가 원한다면서 잠깐 기다리시면 후다닥 케잌을 사오겠다고 말해놓고 홍이 보고는 할머니 지키라고 시켜놓고 수를 데리고 제과점에를 갔다. 케익을 사고 제과점에서 가까운 편의점에 가서 큰햇반 2개를 사고는 다시 집으로...
홍/수한테 할머니를 산만하게 만들어 놓게 하고는 후다닥 전자렌지를 놀려 햇반을 데우고는 슬쩍 밥통에 집어 넣었다. 휴~. 일단 급한 불은 껐다.
대충 상을 차리고 케잌에 초를 꽂아 노래부르고, 불 끄고 밥을 먹는데 시누가 전화가 와서 오전에 조카들을 봐 달란다. 엄마한테 얘기했더니 사돈 오시기 전에 간다면서 일어서신다. 살짝 용돈좀 드리고는 보내드렸다.
동생과 엄마 둘만 사시는데 동생은 친구 결혼식에 들러리 선다고 가 버려 하마터면 엄마 혼자 생일을 맞을 뻔 했었는데 그래도 정신은 없었지만 이렇게라도 한끼밥을 함께 먹었으니 됬다고 위안을 해본다.
그나저나 햇반을 누가 개발했는지 오늘 같은 날은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