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잠자리에 들기전 갑자기 홍이의 장래희망이 궁금해서 "지홍아, 너 엄마 아빠처럼 커서 뭐가 되고 싶어?" 했더니 "시장에서 장사하고 싶어" 한다. 엥~.  처음엔 멍~해져서 말이 안 나왔다--- 약간의 실망감도 있었겠지?---. "왜?" 했더니 "그냥, 돈 벌어야지" 하다. 근데 갑자기 나도 모르게 "그럼 책을 왜 보냐?" 라는 퉁명스런 말이 나와 버렸다. 그랬더니 이녀석 갑자기 "시장에서 책 팔면 되지" 한다.  옆에 있던 지수도 갑자기 "그럼 난 오빠 옆에서 그림팔고, 딸기 팔면 되겠네?" 한다. "그럼, 지수도 엄마처럼 크면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될거?" 하니까 당연하다는 듯이 "응"한다. 에구구.

그러면서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나도 영락없는 욕심많은 엄마가 아닌지 하는........ 겉으로는 우리 홍/수가 커서 어떤 일을 하든지 삶을 즐기면서 여유롭게 살면 그만이지 하면서 사실은 그래도 뭔가 좀 그럴듯한 일을 하는 홍/수가 됬으면  하는 속마음이 강했었나 부다. 우리 부모세대가 난 이렇게 살지만 너희들은 좀 더 번듯하게 살아라 하던 식으로 말이다. 그러고보면 요 전날 홍이랑 학원가는 일로 다퉜던 것도 나의 욕심에서 나온 일이었을리라.  아무튼 갑자기 생각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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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3-11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런 생각하는 아이들이 좋아요. 부모님이 참 좋다는 얘기잖아요. 아이들 참 잘 키우셨네요^^

홍수맘 2007-03-11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에 말씀에 위안을 얻어도 되는 거겠죠? ^ ^.

프레이야 2007-03-11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가 엄마 아빠를 존경한다는 말이에요. 잘 키우셨고 대견한 걸요.

하늘바람 2007-03-12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꿈은 자주 바뀌잖아요. 그래도 엄마가 욕심을 내야 아이들이 잘 되는 것같아요

홍수맘 2007-03-12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그런걸까요? 그럼 너무나 감사한 일이구요.
하늘바람님 그러게요. 그래도 혹시 엄마의 욕심때문에 홍/수가 상처를 받을까봐 조심스러운 부분이도 있답니다.

소나무집 2007-03-12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그러면서 아이들 키워요. ~ 하는 사람 될거? 제주도 사투리가 반갑네요.

홍수맘 2007-03-12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제가 언제 제주 사투리를.... 글을 쓸때는 조심한다고 하면서도 무의식중에 나오나봐요. ㅎㅎㅎ

짱꿀라 2007-03-14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의 장래희망을 들어보면 참 순수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 사심없이 말하는 그 순수함 때묻지 않게 잘 키우셨네요.

홍수맘 2007-03-15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감사해요. 다들 좋게 봐주셔서 저 혼자 괜히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