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에 갑자기 술 한잔 생각이 나 소주한병과 순대등의 안주거리를 사들고 한밤중에 옆지기랑 술 한잔씩 주고 받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결국 나의 눈물바람으로 끝나 버렸다.
처음에는 홍이학원가는 문제로 시작된 얘기가 어느새 옆지기가 시작한 일이 단순한 옆지기 혼자만의 장미빛인게 아니냐고 시작한지 한달이 넘어가는데 달랑 주문 3건에, 문의전화 한 건이 전부인 이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이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우리집을 장만하고, 어느 세월에 좀 더 여유로운 생활을 해 나가겠냐고, 우리의 꿈인 온 가족 여행은 실현가능하겠냐고 하면서 무지하게 몰아부쳐 버렸다. 옆지기는 "능력이 없어서 미안합니다. 하지만 저도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고민하고 열심히 해 나가고 있습니다. 좀 더 기다려 줄 수는 없습니까--- 우리 옆지기는 화나면 일단 존대말을 사용한다. 존대말이 시작되면 일단 무지 많이 화가 났다는 증거다---. 옆에서 당신이 그러면 저는 더 힘들어진답니다." 한다. 이런 옆지기를 보면서 왜 그렇게 눈물이 펑펑 나오던지......, 애들 말마따나 난 주책 아줌마인 듯 하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어제까지도 기운이 별로 없어서 애들과 옆지기에게 약간 우울한 모습을 보였었다. 그러면서 계속 옆지기한테 미안한 생각이 들었고, 옆지기 나름대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시작한 일인데 내가 괜히 소금, 그것도 왕소금을 팍팍 뿌련댄 것 같아 어떻게 수습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여보, 미안해요. 나보다 당신이 더 힘들어할 걸 알면서도 왜 그랬는지......, 이놈의 술이 웬수입니다. 오늘이 지나고 나면 다시 기운을 내 볼께요. 앞으로는 두번 보챌일이 있음 한번으로 줄여보도록 할께요. 다시한번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