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에 갑자기 술 한잔 생각이 나 소주한병과 순대등의 안주거리를 사들고 한밤중에 옆지기랑 술 한잔씩 주고 받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결국 나의 눈물바람으로 끝나 버렸다.

처음에는 홍이학원가는 문제로 시작된 얘기가 어느새 옆지기가 시작한 일이 단순한 옆지기 혼자만의 장미빛인게 아니냐고 시작한지 한달이 넘어가는데 달랑 주문 3건에, 문의전화 한 건이 전부인 이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이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우리집을 장만하고, 어느 세월에 좀 더 여유로운 생활을 해 나가겠냐고, 우리의 꿈인 온 가족 여행은 실현가능하겠냐고 하면서 무지하게 몰아부쳐 버렸다.  옆지기는 "능력이 없어서 미안합니다. 하지만 저도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고민하고 열심히 해 나가고 있습니다. 좀 더 기다려 줄 수는 없습니까--- 우리 옆지기는 화나면 일단 존대말을 사용한다. 존대말이 시작되면 일단 무지 많이 화가 났다는 증거다---. 옆에서 당신이 그러면 저는 더 힘들어진답니다." 한다. 이런 옆지기를 보면서 왜 그렇게 눈물이 펑펑 나오던지......, 애들 말마따나 난 주책 아줌마인 듯 하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어제까지도 기운이 별로 없어서 애들과 옆지기에게 약간 우울한 모습을 보였었다. 그러면서 계속 옆지기한테 미안한 생각이 들었고, 옆지기 나름대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시작한 일인데 내가 괜히 소금, 그것도 왕소금을 팍팍 뿌련댄 것 같아 어떻게 수습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여보, 미안해요. 나보다 당신이 더 힘들어할 걸 알면서도 왜 그랬는지......, 이놈의 술이 웬수입니다. 오늘이 지나고 나면 다시 기운을 내 볼께요.  앞으로는 두번 보챌일이 있음 한번으로 줄여보도록 할께요. 다시한번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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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3-11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마음 아파요. 이렇게 마음에 있는 이야기 하시며 서로 풀어가는 걸 뵈니
그래도 얼마나 다정하게 보이는지 몰라요. 지금 힘드셔도 견디며 기운 잃지 않으시기 바래요. 옆지기님에게도 그렇게 말씀 드리고 싶어요. 물론 님 마음은 이해 되어요. 님의 착한 마음 옆지기님도 잘 아실 거에요. 아자아자!!!

마태우스 2007-03-11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음아파요. 나중에 잘되시고 나면 지금 생각을 하면서 "그런 시절이 있었지"라고 하실 수 있을 거예요 힘내요

2007-03-12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3-12 0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홍수맘 2007-03-12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마태우스님 감사합니다. 그래도 여기 알라딘에라도 속을 풀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님들의 격려에 용기를 얻고 갑니다.
속삭이신님/ 그러게요 우리 홍/수가 말 배울때 몇가지 가르친 것 중엔 제가 "인생은" 이라고 선창하면 홍/수가 "기다림이다"라고 하면서 대답하도록 했었는데 지금 보니 제가 "기다림"을 제일 못하는 것 같아요.

소나무집 2007-03-12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의 마음 씀씀이를 보니 앞으로 가게 잘 될 것 같은데요. 힘내세요!

씩씩하니 2007-03-12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그러셨구나,,,,세상에..얼마나 가슴이 아프세요..
때로 살아가는데...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큰 걸림돌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요,,,
님이 얼마나 힘드실지...또 힘겨워하는 님을 보며 옆지기님도 가슴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요,,,
그래도..부부가 이렇게 마주 앉아,,,앞으로의 일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도,,,참 큰 행복인것 같아요,,
아이들을 보면,,님보다,제가 아무래도 언니!인듯한데...젊다는게...삶에 있어 얼마나 큰 밑천인지요,,,
또..지금 이순간,,내가 건강하다는 사실두요...
님이 이렇게 진지하게 고민하고 애쓰시니깐,,정말 좋은 일 있을꺼라,,제가 기도해봅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시작하신 옆지기님의 일...조금 더 기다리면...좋은 일 있지 않을까,,싶어요....님.....힘내세요~ 화이팅~

홍수맘 2007-03-12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씩씩하니님 고마워요. 그래도 다시한번 힘을 내야겠죠? 그리고 옆지기 표현을 빌자면 "조들지"(조급히 생각지 말란 제주방언) 않도록 해야겠어요.

전호인 2007-03-13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기운을 빌어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신 것은 잘 하신 일입니다. 이를 계기로 더욱 잘하자는 취지였지 않나요. 지금부터 마음 굳게 가지시고, 옆지기에게 가장 힘이 되어주는 분이 되어주세요. 물론 그렇기 때문에 이런 말도 하셨겠지요. 그쵸?.
힘내세요! 홧팅! 밝은 미래가 있을려고 처음부터 약간 삐걱되는 것일 겝니다.
그래야 그땐 그랬었지 라는 추억을 얘기할 수 있을테니까요. ^*^

홍수맘 2007-03-13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반갑고, 고맙습니다. 넵!! 다시한번 기운을 내 볼려구요. 아자!!!!

짱꿀라 2007-03-14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힘내세요. 어려움은 잠깐입니다. 다시 한 번 기운 차리시고 희망을 놓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화이팅!!!! 힘내시구요.

홍수맘 2007-03-15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고마워요~.

2007-03-22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홍수맘 2007-03-22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감사합니다. 님을 위해서라도 또 다른 벤트를 고민해 봐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