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 번역을 보면 당최 무슨 말인지 아리송하면서도, 그런대로 느낌이 올 때가 있다.


"이 드라이 마티니는 그야말로 극북의 드라이군요.“


이 문장은 하루키가 안자이 미즈마루의 만화 해설에 쓴 글에서 가져왔다. 극북은 '극한에 가까운'이라고 풀어쓸 수 있는데 영어로는 Extreame 정도 되는 듯하다. '북쪽의 끝'은 아니다. 그러면 북극의 마티니가 되니까. 일어 표현 특징으로는 지나친 소유격을 들 수 있는데, 정말 오만 데다 ‘~의’를 쓴다. 우리말 표현은 소유격을 주로 생략하므로, 일본처럼 '학교의 알림입니다'라고 쓸 필요 없이 ‘학교 알림입니다’라고 하면 된다. 그러고 보면 일상적인 표현에 필요 없는 소유격을 넣을 때가 있는데 이게 꼭 일본식 표현이라기보다는 우리가 번역문, 번역체에 익숙해져서 그런 게 아닐까. 저 ‘극북의 드라이’ 문장을 우리말로는 어떻게 고칠까 생각해봤다. 자꾸 비속어 생각만 난다. (이 드라이 마티니는 ○○ 드라이하군요.) 솔직히 영어로 더 잘 어울리는 건 Extreame 보다는 Damn 인 듯. 어쨌든 일본인이 쓴 글은 그네들 스타일대로 읽어야 느낌이 있다. 글맛이 말이다.


아무튼 하루키가 시시콜콜 털어놓는 이야기들을 읽노라면 소소한 재미가 있다. 《야성의 부름》을 쓴 잭 런던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런던이 러일전쟁 취재기자로 조선에 왔던 적이 있다. 그때 쓴 취재기는 《잭 런던의 조선 사람 엿보기》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 읽으면 엄청나게 짜증이 나는데 런던이 조선을 엄청 깔보기 때문이다. 1904년이니 어쩔 순 없지, 하면서도 하루키가 소개하는 내용을 보면 묘하게 빈정이 상하는 것이다.


런던이 조선에 머무르는 동안 관리가 찾아와 정중히 청하길, ‘틀니를 좀 보여주시오.’ 라고 했단다. ‘작가인 자기를 알아본 줄 알았는데 틀니라니!‘ 하면서 런던은 연단에 올라가 30분 동안 틀니를 넣었다 뺐다 하며 보여준다. 틀니를 처음 본 사람들은 연단 아래서 박수를 치고 말이다. 런던은 그 일화에서 인간이 사력을 다해도 그 분야에서 인정받기는 좀처럼 힘들다고 생각했다고, 하루키는 그렇게 소개하고 있다. 하루키는 그런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은 게 대단하다며 자기 같았으면 턱도 아프고 어쩌고... 이하 생략. 이 부분은 읽기 나름이지만 꼬아서 보면 또 그렇게도 읽힌다. 못할 이야기도 아니고 없었던 일도 아닌데 기분이 상했다. 이 짧은 글이 신문에 실렸다고 하니 일본인 특유의 돌려까기인가 싶기도 했다. 일상 속 그 미묘한 까기를 모르면 반응하는 이만 피해의식을 가진 인간이 되는 것이다. 나는 일본사람들이 그렇게 친절하고 배려해주니까 참 좋더라! 그건 당신이 외부인일 때 얘기고, 그들 내부에 들어가 그 코드를 알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뭐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 연유로, 잭 런던이 어디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출처를 찾아보았다. ’Korea‘로 검색해보니 런던의 인종차별 이야기만 한웅큼이다. 이럴 수가?! 그래서 이번엔 잭 런던과 인종차별로 검색해서 뜬 인디펜던트 기사를 보았다. 2010년 기사1)로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잭 런던: 그냥 야성의 부름이 아니었다Jack London: Not just the voice of the wild." 기사 일부를 적당히 발췌하여 대강 요약해보겠다.


미국은 급진적 사상을 가진 인물들을 거세시켜 껴안아주고픈 고자(cuddly eunuch)로 만드는데 놀라운 능력이 있다. 일례로 마크 트웨인이나 마틴 루터 킹이 있는데 아마 역사상 가장 위대한 거세자는 잭 런던일 것이다. 당시대 가장 많이 읽힌 글을 쓴 혁명적 사회주의자는 현재 개에 대한 귀여운 이야기를 쓴 사람으로 기억된다. 그렇기만 하다면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흥미롭고 기이하며 영감을 주는 한편, 역겨운 인물을 놓치는 것이다. 잭 런던의 사십생애는 이러했다: 슬럼가에 거주하는 자살충동을 느끼는 심령론자의 사생아, 미성년 노동자, 해적, 부랑아, 혁명적 사회주의자, 집단살해를 열망한 인종차별주의자, 골드 디거, 종군기자, 백만장자, 자살 충동을 느끼는 우울증 환자, 그리고 한때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던 작가. 잭 런던의 전기를 쓴 제임스 헤일리는 런던을 가리켜 "미국 문학 목록(Literary canon) 중 가장 오해받은 인물"이라고 한다.


잭 런던의 어머니 플로라 채니는 부유하게 자랐으나 십대 때 가출하여 죽은 이와 대화한다는 종교 집단에 들어간다. 그 집단의 리더 윌리엄 채니와 내연 관계가 되지만 채니는 임신한 플로라를 구타했으며 낙태하라고 요구한다. 플로라는 약물을 복용하고 자살 기도를 했으나 총기 오발로 목숨을 건진다. 1876년 샌프란시스코 슬럼가에서 잭이 태어났을 때, 플로라는 그를 수치스럽게 여겨 해방노예 출신의 흑인 유모에게 맡겨버렸다. 버지니아 프렌티스는 잭 런던의 유년기 대부분을 보살핀 사람이며 잭은 버지니아를 "Mammy"라고 불렀다. 훗날 잭은 자신이 사회의 최하층(cellar of a society)에서 자랐다고 했는데, 19세가 될 때까지 이를 닦은 적이 없어서 그때 이미 치아들이 썩어 있을 정도였다. 그는 대공황 시기를 겪으며 사회주의를 접한다. 1894년, 열여덟 나이로 길거리에서 봉기할 것을 연설하여 샌프란시스코 신문 1면에 "사회주의자 소년"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자본과 계급에 부딪치던 런던은 금을 찾으러 캐나다 북극으로 간다. 죽을 고비를 넘긴 뒤 작가가 되기를 결심하고 쓴 첫 소설이 성공을 거둔다. 오늘날 잭 런던의 작품을 읽는다면 그가 미국문학에 끼친 영향을 알 수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존 스타인벡, 비트 세대, 조지 오웰과 업튼 싱클레어 그리고 필립 로스까지... 런던의 스타일을 보면 수십 년을 앞선 말론 브란도와 제임스 딘이 보인다. 잭 런던이 부자가 될수록 그의 사상도 급진적으로 변해간다. "나는 사회주의자이기 이전에, 백인이다. I am first of all a white man, and only then a socialist." 아파르트헤이트를 동반한 잭 런던의 사회주의는 백인 아래 다른 인종들이 예속되는 것이었다. (그 뒤에 이어지는 발언들은 역겹고 하나만 옮긴다.)


"우월한 인종이 지구 곳곳에서 강도질을 하고 학살한다." 잭 런던은 왜 이렇게 되었는가? 플로라 채니는 인종 차별주의자였고 사회적 지위를 잃고 흑인 구역 가까이 거주하는데 모멸감을 느꼈다. 런던 또한 "심연의 덫에 걸린" 부류와 자신을 동일시하는데 강한 충동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사실 역시 부끄럽게 생각했기에, 그들보다 더 아래인 열등 인간(Untermenchen)이 필요했던 것이다.


대충 해석은 여기까지로 하고, 이 다음에도 잭 런던의 모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다. 기사의 논조는 아주 도발적이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아마 해일리의 잭 런던 전기에 기초한 사실들이지 싶다. 잭 런던이 키플링과 니체를 좋아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잭 런던의 인종차별주의적 삶: 비평적 전기》에서 진 캠벨 리스만 교수는 잭 런던의 작품들이 일본에서 인기인 이유가 일본인들을 긍정적으로 그리기 때문2)이라고 했다. 잭 런던은 러일전쟁 때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특파원으로 파견됐었고, 일본인들을 좋게 평가했다. 런던의 미완성 소설3)도 일본인들의 관습과 능력에 대한 경탄을 보여준단다. 제목이 《Cherry》다. 이쯤 되면 뭐, 파면 팔수록 더 알고 싶지 않은 느낌이 드니까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인 하루키 이야기로 돌아가자. 하루키는 잭 런던이 러일전쟁 중 조선을 방문하여 의치를 뺐다 꼈다 하며 구경거리가 된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러고선 "사력을 다해도 자신이 열망하는 분야에서 성공하긴 힘들다"라는 교훈을 얻은 런던이 멋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다.


개인의 감상까지 내가 뭐라할 건 아니지만 좀 의아한 구석은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잭 런던이 멋쩍어서 저런 말을 덧붙인 것 같은데? 괜한 올려치기 아닌가. 하루키가 은근슬쩍 조선이 미개함을 어필했다는 생각은 '턱도 아팠을 거고 나라면 그렇게 못했을 것'이란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럼 원문을 찾아보자. 검색어는 틀니, 의치다. 영어로는 False teeth, Artificial teeth가 되겠다. 일단 잭 런던이 부인 샤미언 키트리지에게 보낸 편지다. 편지 출전은 4).


To Charmian Kittredge

[Off the Korean Coast]

Monday, Feb. 15th, 1904.


Oh, yes, we waited for four hour! When four hours had past, wind came down out of the north, dead in our teeth. Lay all night in confounded tide-rip, junk standing on both ends, and driving me crazy what if my headache.

At four in the morning turned out in the midst driving snow to change anchorage on accout of the sea.

It was a cruel day-break we witnessed; at 8 A.M. we showed a bit of sail and ran for shelter.

My sailors live roughly, and we put up a fishing village (Korean) where they live still more roughly, and we spent Sunday and Sunday night there--my five sailors, myself--and about 20 men, women and children jammed into a room in a hut, the floor space of which room was about equivalent to that of a good double-bed.

And my foreign food is giving out, and I was compelled to begin native chow. I hope my stomach will forgive me some of the things I have thrust upon it. --Filth, dirt, indescribable, and the worst of it is that I can [not] help thinking of the filth and dirt as I take each mouthful.

In some of these villages, I am the first whiteman, and a curiousity.

I showed one old fellow my false teeth at midnight. He proceeded to rouse the house. Must have given him bad dreams, for he crept into me at three in the morning and woke me up in order to have another look.

We are underway this morning--for Chemulpo. I hope I don't drop dead when I finally arrive there.

The land is covered with snow. The wind has just hauled ahead again. Our sail has come in, and the men are at the oars. If it blows up it'll be another run for shelter. O, this is wild and vitter coast.



To Charmian Kittredge

Chemulpo

Tuesday night, Feb. 16 [1904]


Just arrived. Am preparing outfit--horses, interpreter, coolies, etc. for campaign into the North toward Yalu and most probably into Manchuria.


그리고 1904년 3월 4일, 잭 런던이 평양에서 보낸 편지에는 그동안 취재도 하고 여행하느라 고단하여 편지를 쓰지 못했다고 한다. 여기서 통역도 구하고 일꾼(쿨리라고 표현함)도 구하고 자기는 러시아 공사가 타던 말을 탄다는 이야기도 한다. 또 일본인 숙소에 군인들과 머무르고 있는데 세 명만 외국인이라 소개한다. 로버트 L. 던은 콜리어스 위클리, F. A. 맥켄지는 런던 데일리 메일 특파원이다. 두 사람은 잭 런던의 〈전선으로 향하는 종군기자의 골칫거리들〉5)에서 존스와 맥러드로 등장한다. 잭 런던은 한반도 북부로 향하는 중이며, 압록강(Yalu river) 너머 만주로 가고싶어 하지만 잘 안 된다. 어쨌든 2월 편지로 돌아와 런던은 제물포 도착 전 묵어가는 어촌에서 애인에게 불평을 늘어놓는다. 사적인 기록이니 어조는 감안해야겠지만... 나만 그리 읽히는지 모르겠으나, 문명세계에서 오신 백인 나리는 조선 노인네를 놀려먹으신다.


In some of these villages, I am the first whiteman, and a curiousity. I showed one old fellow my false teeth at midnight. He proceeded to rouse the house. Must have given him bad dreams, for he crept into me at three in the morning and woke me up in order to have another look.


이 주변 마을들에선 내가 첫번째 백인인 모양이야. 다들 신기해 해. 한밤에 어떤 노인네에게 내 의치를 보여주었지. 그랬더니 온 집안을 깨우지 않겠어. 내 의치를 보고 꿈자리가 뒤숭숭했던 게 틀림없어, 그 노인네가 새벽 세시에 살금살금 다가와 나를 깨우더니 의치를 한 번 더 보여달랬거든.


그런데 이건 하루키가 이야기하는 연단에 서서 의치를 넣었다 뺐다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해서 다시 찾아보니 이번엔 유머집6)에 실려 있다. 하루키가 감동한 포인트가 뭔지는 알겠는데 그래도 의아한 게 이런 거다. 이 에피소드가 유머집에 있다는 거.


3979. Give people what they want.

When Jack London was on Korea reporting the Russo-Japanese War, an official came to his hotel one day and told him that the entire population was gathered in the square below to see him. London felt enormously set up to think his fame had spread to the wilds of Korea. But when he mounted the platform that had been erected for him, the official merely asked him to take off his bridge of artificial teeth. The crowd watched closely as he did it. And then for half an hour they kept him standing there, taking out his teeth and putting them back again, to the applause of the multitude.


좀 더 정확한 출전을 고민하다 찾아냈다. 어빙 스톤이 쓴 잭 런던 전기7), 《말을 탄 선원》이다. 유머집에 실린 문장과 동일하며 마지막에 감상이 붙었다. 하루키가 감동했다는 잭 런던이 얻은 교훈이다.


When reporting the Russian-Japanese War, an official had come to his hotel and told him the entire population was gathered in the square below to see him. He had felt enormously set up to think his fame had spread to the wilds of Korea. But when he mounted the platform that had been erected for him, the official asked if he wouldn’t take out his bridge of artificial teeth. For half an hour he had stood there taking out his teeth and putting them back again to the applause of the multitude; it was then he had had his first glimpse of the fact that men rarely become famous for the things for which they strive and die.


러일전쟁 취재 중에 있었던 일이다. 한 관리가 잭 런던이 머물던 숙소에 찾아와 이르기를 마을 사람들 전부가 런던을 보기 위해 마당 앞에 나와있다고 했다. 런던은 제 명성이 조선 벽촌에까지 알려진 데 몹시 잘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가 준비된 단상에 오르자, 그 관리가 의치를 한 번 벗어보지 않겠느냐고 요청한 것이다. 그로부터 삼십 분간, 런던은 사람들의 박수 속에서 의치를 뺐다가 다시 넣었다가를 반복했다. 그 때 런던에게 스친 생각이란, 사람들은 거의 자신이 열망하는 것으로 유명해지지 못하고 죽는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봐도 이건 잭 런던이 우쭐해서 나갔다가 현타맞고 자신을 위로하는 것 아닌가... 아니 솔직히 조선에서 백인을 본 사람도 많지 않은데 잭 런던 소설이 언제 읽혔겠냐고. 진짜 착각도 유분수지. 그러니까 유머집에 실린 게 아닌가? 뭐 런던도 처음엔 얼떨결에, 나중엔 사람들 반응도 좋고 하니까 의치 쇼를 보여준 듯하다. 솔직히 침도 흐르고 턱도 아프고 사람들 시선도 그렇고 현타가 왔을 법하다. 그러니 하루키 얘기도 꼬아보지 않으면 일리가 있다. 이때 미국이나 유럽에서 흑인을 울타리에 가둬두고 구경하는 일들이 있었다. 일본도 따라서 조선인 관람소(일종의 동물원) 같은 걸 만들었고. 상황은 다르지만 잭 런던은 자신이 구경거리가 된 데 대해서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단지 명성에 대한 생각만 떠올랐을까?


잭 런던이 조선 취재한 걸 보면 무기력한 조선에 대해 비평하고 일본을 좋게 평가하는데 일본 식민사관 저리가라다. 20세기 초 힘의 논리를 따지는 제국주의자 입장에서 조선을 어떻게 봤을지는 뻔하다. 일본에서 런던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렇고 참 관계라는 것이, 국적과 별개로 미국 영향을 많이 받은 하루키가 런던을 좋아한다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하루키도 일본 사람이니.. 인간은 참 복잡하다. 의치 쇼를 보여준 친절한 잭 런던은 실은 조선을 깔봤고, 그가 남긴 조선에 대한 기록에서 우월의식을 확인할 수 있다. 하와이 섬에 갔을 적에는 원주민 문화에 경외를 느꼈으나 미 정부가 이 섬을 정복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잭 런던의 소설 속에서 멕시코나 아시아 등 다른 민족들에게 보이는 관용은 그가 현실에서 보인 모습과는 매우 달랐다. 그런 모순적인 런던을 분명 알고있었을 하루키에게 의심의 눈총을 날리며 글을 마친다... 




1) Independent, "https://www.independent.co.uk/arts-entertainment/books/features/jack-london-not-just-the-voice-of-the-wild-2059275.html", (2010.8.22)

2) Jeanne Campbell Reesman, Jack London's Racial Lives: A Critical Biography, University of Georgia Press, 2009, pp. 323-24

3) "Jack London's War" Archived 2012-10-17 at the Wayback Machine., Dale L. Walker, The World of Jack London. ≪According to London's reportage, the Russians were "sluggish" in battle, while "The Japanese understand the utility of things. Reserves they consider should be used not only to strengthen the line...but in the moment of victory to clinch victory hard and fast...Verily, nothing short of a miracle can wreck a plan they have once started and put into execution."≫

4) The Letters of Jack London: 1913-1916. Volume three

5) San Francisco Examiner, "https://thegrandarchive.wordpress.com/troubles-of-war-correspondent-in-starting-for-the-front/", (1904.4.4)

6) Ken Alley, The Encyclopedia of Wit, Humor and Wisdom: The Big Book of Little Anecdotes, 2000

7) Irving Stone, Sailor on horseback: Jack London, 1960, pp.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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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20-07-16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8년에 쓴 글을 다듬었으며, 몇 개의 출전에 바탕한 글이므로 현재 사실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락방 2020-07-17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 잘읽었어요, 에이바님.
그리고 에이바님 글을 읽노라니, 역시 에이바님 글은 짱이야 ㅠㅠ 막 이렇게 되고요.
이렇게 오랜만에 오셔서 글 올려주셔서 제가 너무 감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 써주세요, 에이바님. 더요!

에이바 2020-07-18 07:4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넷플릭스를 멀리하고 책을 가까이 하려고요. ㅋㅋㅋ
오랜만에 책을 읽으니 속도가 붙지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읽어보려구요.

단발머리 2020-07-17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 잘 읽었습니다. 잭 런던 단편집이 현대문학에서 나온게 있어서 근사한 표지 때문에 저도 언젠가(?) 한 번은 읽어봐야지 했거든요. 오늘 에이바님 글 읽고 나니, 그래요~~ 잘난 백인 남자~~ 그런 생각이 들면서 그 책을 스킵해버려야겠다 하는 결심을 하게 되네요 ㅎㅎㅎㅎㅎㅎ 하루키도 별 수 없는 일본 사람이네요. 하루키는 좋았겠어요, 잭 런던이 일본은 좋게 이야기 해주어서요.

에이바님 글을 읽을 수 있는 오전이라니 너무 좋으네요.
가지 마소서, 어디든, 어디로든 가지 마소서!!!

에이바 2020-07-18 07:5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저도 현대문학 단편선 좋아해요!
잭 런던은 상당히 모순적인 삶을 살다 간 것 같아요. 나이 들면서 점점 꼰대가 되어 간...
저도 처음에 런던이 한국(조선)에 왔다고 했을 때 엄청 반가웠는데 행적을 찾으면서 미소를 잃었어요.
런던이 한국을 좋아했더라면 그에 대한 인상도 달라졌으려나요? 이젠 자주 봬요!!

2020-07-17 1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18 0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쓴다. 알라딘에 한참 글을 쓰던 시기에 비하면 책을 거의 안 읽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나마 읽은 책들이라고는 영어 공부에 관한 책이나 레시피 같은 책들이 고작이다. 솔직히 그 책들을 읽은 게 아니라 본 거다. 그냥 있으니까 눈으로 훑는 거지 무슨 생각이라든가 감상이라든가 할 게 없다. 왜 나는 책을 멀리했는가? 넷플릭스에 빠져서... 



읽은 중 기억에 남는 '책'이라면 줄리언 반스가 쓴 요리에 관한 책이다. 그 동안의 내 관심사를 담은 정말 정직한 책이 아닐 수 없다. 문학+요리+책. 반스가 쓴 글이지만 힘 빼고 읽기 좋다. 나만 그런가? 줄리언 반스 글 읽을 때면 어깨에 팍! 하고 힘이 들어가더라고요...



당장 읽어야겠다고, 당일배송으로 받은 책을 벌써 2주째 묵히고 있다. 영작문에 관한 책인데, 미리보기 보고 바로 샀다.


Example)

Syria was turned into a battlefield since 2011. In this situation, many Syrian people cannot choose but leave the country. A generous portion of the refugees are flooding into Europe for this reason.


Edited)

Ever since Syria turned to a battlefield in 2011, many Syrian people have been driven out of the countrythe majority heading to Europe.


이런 미리보기를 보고 나면 살 수 밖에 없잖아... 이게 참 웃긴 게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보면 어떤 점을 개선하면 좋겠다든가 그런 각이 나오는데 자기 글은 아무리 고쳐보려고 해도 잘 안 된다. 확실히 언어란 것은 안 쓰면 낡고 헤지나 보다. 진짜 공부 좀 해야 한다. 그래서 요즘 나는 영어 공부에 빠져있다. 영어 공부를 하는 나에 빠져있다... 솔직히 원서를 제대로 꾸준히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어서 일단은 아동, 청소년용 도서를 두 권을 끼워서 여럿 구매했다.



일단 첫번째 소설을 읽고 있는데 쉽고 재밌다. 뉴베리상을 받은 매우 유명한 작품이라고 한다. 제발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어서 나머지 책들도 마저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요즘 비킹구르 올라프손에 빠져있다. 처음엔 드뷔시-라모 앨범으로 듣다가 연주가 왜 이래! 미쳤어! 큐레이션도 미쳤어! 그러다가 바흐와 필립 글라스를 발견했다. 무서운 사람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를 올라프손에게 인도했다. 넷플릭스 구독해지는 쉬웠지만 유튜브는 어려울 것 같다. 유튜브 진짜 무섭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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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7-11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랜만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에이바 2020-07-11 22:39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 오랜만이에요

단발머리 2020-07-11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 안녕하세요~~~~~~ 너무 오래만이어요. 반가워요, 에이바님!!!
알라딘의 최대 적수는 넷플릭스였군요. 이제 유튜브만 이기면 되나요?!? @@

에이바 2020-07-13 11:48   좋아요 0 | URL
넷플릭스, 왓챠... 스크린에 현혹되다가 책으로 돌아왔어용... ㅎㅎㅎ
단발머리님 반갑습니다 XD

북다이제스터 2020-07-21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반가울수가...^^
저도 근래 알게된 연주가인데요, 바로 이곡 Organ sonata 듣고 소름과 맨붕에 빠졌습니다. ^^
그래서 요즘 데뷔 앨범부터 전곡 감상 중인데 정말 대단합니다. ^^

에이바 2020-07-21 22:30   좋아요 1 | URL
북다이제스터님 오랜만이에요! ㅎㅎ 비킹구르... 참으로 정제된 연주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너무 좋지요. 오르간 소나타 4번이었나, 그 곡만 또 따로 뮤직비디오가 있더라구요. 멋져요.
 

호가스 셰익스피어 리톨드 시리즈 중 2016년에 발표된 마거릿 애트우드의 『마녀의 씨(Hag-seed)』가 번역·출간되었다. 호가스 홈페이지를 보니 2017년 출간 예정이던 작품들이 조금씩 뒤로 미뤄졌다.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오셀로』 다시 쓰기는 지난 5월 출간되었고, 요 네스뵈와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길리언 플린의 작품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할 듯하다. 

 

현대문학에서 나오는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소개는 http://blog.aladin.co.kr/769383179/8755287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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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11-30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마거릿 애트우드‘를 읽고 있어요. 너무 반가운 소식이예요.
고마워요, 자주 오시면 더 반가울 에이바님~~~~^^

에이바 2017-11-30 21:07   좋아요 0 | URL
저도 애트우드 작품은 몰아 읽으려고 준비중이에요 ㅎㅎ 책 하나씩 사는 중이요. 시녀 이야기부터 보려고 했는데 마녀의 씨부터 읽을 수도 있겠어요. 어쩌면... ㅎㅎ
 

 

 

 

벌써 11월 말...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돌아보면서 올 한 해 동안 읽은 책들을 복기해보려 한다. 먼저 내가 꼽은 올해의 책은 미셸 파스투로의 《파랑의 역사》다. 개정판으로 나와서 완전 신간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정말 정말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색채학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팬톤에서 발표하는 올해의 색상 정도는 알았지만, 색 자체를 두고 고심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미셸 파스투로는 이 책에서 '파랑'이라는 색에 대한 의미, 상징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바뀌어왔는지를 설명한다. 조금만 소개해본다면, 유럽에서 색에 대한 인식이 생길 무렵 파랑은 천대받는 색이었다. 그들 문화의 근간인 로마(빨강)에 대비되는 야만적인 켈트(파랑)의 색이었기 때문이다. 이때 푸른색을 아주 쓰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비록 존재하지만 이름을 부여받을만큼의 위치는 아니었고, 회화의 배경이나 목욕탕 타일 등에서는 찾아볼 수 있었다. 섬유산업의 발달과 함께 파랑의 위상도 조금씩 달라진다. 기사도 문학에서는 청기사가 등장하고, 프랑스 카페 왕조의 문장에도 파랑이 등장했으며 절정기에는 회화에서 성모의 옷 색깔로 표현되기에 이른다. 흑사병이 창궐하던 시기에는 검소함을 상징하는 검은색에 밀려 인기가 잠깐 사그러드는 듯했다. 그러나 독일 낭만주의 문학(대표적으로 《푸른 꽃》)과 함께 다시금 유행했고, 프랑스 혁명기를 거쳐 산업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정상의 자리를 탈환한다. 그렇게 파랑은 우리 문화에서 젊음과 열정, 진보를 상징하는 색이 되었다. 염색공들 간 갈등이 야기된 이유도 재미있었는데 이 역시 종교적인 사고방식 때문이었다. 또 이 시기엔 색상이 진할수록 더 순수하다고 생각했고 분류도 그렇게 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진한 빨강과 진한 파랑은 진한 빨강과 연한 빨강보다 더 가깝다고 여겨졌다. 아무래도 기술이 좋지 않다보니, 진한 색을 뽑아내기 힘들어서 그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다음으로 인상깊었던 책은 엔도 슈사쿠의 《침묵》이다.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사일런스》를 먼저 보고 원작도 찾아 읽게 되었다. 정말 쉽게 읽히는 작품이지만 묵직한 사유와 정신세계가 담겨 있다. 신앙의 의미, 어떤 본질에 대한 내용으로 권력과 문화가 함께 흐른다. 이래저래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일본은 서양 문화를 널리 받아들였으며 일찍이 예수회 소속의 포르투갈 가톨릭 사제들이 활동 중이었다. 막부의 통치정비에 따른 종교 탄압으로 종교인들은 하나 둘 추방당한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신부와 수사들이 고문 끝에 순교했으며 존경받던 신부는 배교했다는 소식이 포르투갈에 전해진다. 젊은 신부 셋은 일본으로 넘어가 사실을 확인하려 한다.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일본은 예상한 것보다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신부들은 박해받는 와중 신앙을 지키는 신자들을 보며 충격을 받고, 관이 자신을 특별대우하자 죄책감을 느낀다. 누가 누구를 계몽하는가? 이는 믿음에 관한 문제를 넘어 선교의 방식과 그 목적도 생각해볼 거리를 남긴다. 특히 신부와 이노우에의 대화가 그러하다. 엔도 슈사쿠는 당대 일본을 포장하지도 않고, 오히려 이러한 고통 속에서 고뇌하는 신앙인과 침묵을 지키는 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종교소설이지만 오히려 신앙에 회의를 품게 하며, 동시에 그 신앙에 대해 고찰하게 하는 것이다. 좋은 작품이다. 마틴 스콜세지가 가톨릭 신자라 그런지 영화도 원작에 충실하다. 오리엔탈리즘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당시 바다를 건너던 선교사들의 마음을 생각해보면 이해도 되고... 출연한 일본 배우들도 연기를 잘 한다. 아무래도 이 영화의 흠은 주인공 셋이 아무리 봐도 포르투갈인처럼 생기지 않았다는데 있다. 리암 니슨은 누가 봐도 아이리쉬 아닌가? 앤드류 가필드나 아담 드라이버도 생김새가 도저히 남유럽계가 아니다... 그건 그렇고 영화를 본 지 한참 지났지만 호쿠사이의 우키요에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의 기억은 여전히 강렬하게 남아있다. 영화 첫 장면도 그렇고, 자연물을 이용한 공포통치가 일본 문화 특유의 야만성과 맞물린다. 내가 떠올린 그림은 가나가와 해변의 파도 연작이었다. 영화도, 소설도 모두 추천한다.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The_Great_Wave_off_Kanagawa#/media/File:Tsunami_by_hokusai_19th_century.jpg)

 

 

 

 

 

 
카뮈 읽기의 일환으로 극 작품도 한 권 보았다. 《칼리굴라.오해》. 〈칼리굴라〉는 철학적인 작품인데 뭐라 감상을 남기기엔 부족함이 있고, 〈오해〉를 짤막하게나마 소개한다. 《이방인》에서 뫼르소가 수감된 후, 침대 아래에서 웬 신문기사를 발견하지 않는가. 여관 주인이 손님을 죽이고 재물을 갈취했는데, 알고보니 아들이었더라. 가족을 놀라게 하려고 아들인 것을 숨기고 왔던 것이더라 하는 이야기를 극화한 것이다. 그런 것을 보면 참 삶이 뭔가 그런 생각도 드는데... 읽기를 미루고 또 미뤘던 《숄로호프 단편집》이 떠올랐다. 《전쟁과 평화》를 비롯한 러시아 문학에 관심을 두면서 《고요한 돈 강》을 알게되었다고, 언젠가 그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버전은 동서문화사 역이고, 워낙 장편이다보니 도전할 마음이 쉬이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사둔 것이 단편집이었는데 이 또한 구비만 하고 읽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무엇인지는 까마득한 채로 묵혀두다가, 《로쟈의 러시아 문학강의: 20세기》를 보고서 펼치게 되었다. 굉장히 좋은 해설집이었다. 19세기 러시아 문학보다는 20세기 문학에 더 관심이 있어서 그런지 더 재미있게 읽혔는데,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가들의 글을 읽거나 들어 알고 있었던 것도 큰 몫을 했다. 쟈마틴이나 플라토노프 같은 이들... 아무튼 평소 궁금했던 작품들에 대한 해설과 소개를 읽고 있으려니 어쩐지 이 책을 읽은 것만 같고 그런 것이다. 아무튼 숄로호프는 당대 문학 권력자였는데 정작 작품에서 이념적 노선은 분명하지 않다고 한다. 《고요한 돈 강》 관련 표절 시비도 있고... 그의 작품에서 약간 정형화되는 구석이 있다면, 부자 관계가 돌출된다는 점인데 〈인간의 운명〉이나 〈배냇점〉이 그러하다. 단편은 잘 읽지 않는데도 꽤 마음에 들었던 작품집이었다.

 

 

 

 

 

 

프랑스 문학으로 넘어와서, 《프루스트 효과》를 읽었는데 이 책도 재미있었다. 프루스트 전공자가 학술연구로 발표한 자료들을 엮었기 때문에 문장이 조금 딱딱하긴 하지만 충분히 흥미를 끈다. 먼저 '프루스트 효과'라는 표현부터가 우리가 흔히 아는 그 마들렌 에피소드를 가리키는 것인데, 이 책에서는 프루스트의 영향을 받은 작가들을 소개하면서 왜 프루스트의 작품이 20세기 최고의 소설로 꼽히게 되었는지를 살핀다. 들뢰즈나 바르트처럼 익히 알려진 프루스트 전문가들도 있지만 흥미로웠던 것은 사무엘 베케트와 아니 에르노의 시각이었다. 베케트 하면 떠오르는게 조이스의 딸 루시아의 얘긴데 방금 위키피디아를 찾아보고 놀랬다. 일단 베케트가 제임스 조이스의 조수로 잠깐 일했던 것은 유명하지 않은가. 두 사람이 짧게 데이트한 뒤 머지 않아 루시아가 정신분열증인가 진단을 받는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제임스 조이스 전기를 쓴 고든 보우커(James Joyce: A Biography by Gordon Bowker p.400)에 따르면, 사무엘 베케트가 루시아의 지속되는 구애를 거절한 이유가 다름아닌 천재적인 아빠의 대체를 찾는다는 걸 베케트가 눈치챘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녀간의 끈끈한 유대가 어쩌고 하는... 코멘트하기 뭣한 다른 이유도 있는데 루시아 조이스 영문 위키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아무튼 이 시기 베케트는 프랑스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고, 프루스트에 관한 산문집을 하나 쓴다. 《프루스트 효과》에서는 그 산문집, 〈프루스트〉를 소개하고 있다. 베케트는 프루스트 스타일로 글을 썼는데 인용 표시같은게 딱히 없어서 표절이네 어쩌네 하는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아니 에르노의 경우는 계급적 시각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는데, 에르노가 노동 계급 출신이기 때문이다. 프루스트가 하녀에 대한 언급을 할 때 계급적 구분을 짓는다는 것인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납득이 되는 풀이였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하녀와는 다른, 옥타브 미르보의 《어느 하녀의 일기》를 떠올려보았다. 아니 에르노의 이야기는 프루스트 전문가 앙투안 콩파뇽이 강의를 부탁한데서 언급되는데, 콩파뇽의 책도 출간되었다. 줄리아 크리스테바 등 저명한 학자들이 참여했다.

 

(루시아 조이스 위키: https://en.wikipedia.org/wiki/Lucia_Joyce

 

 

 

 

 

 
페미니즘 관련 책들도 몇 권 읽었다. 대체로 개론서에 그친다는데서 어쩐지 부채의식도 생긴다. 그래도 읽은 책들을 소개하자면, 벨 훅스의《모두를 위한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 유토피아》가 있다. 벨 훅스의 책은 정말 좋았다. 페미니즘 운동이 학계에만 머무르면 안 된다는 사실을 밝혀주는데 상당히 공감했다. 학문은 기본적으로 이론을 정리하는 것이고, 그러려면 용어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 한다. 그렇게 분석하다보면 사례를 분류하게 되고, 연구는 점점 전문화되어가는데 문외한의 입장에서는 뭔 소리람?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에서 페미니즘적 사고를 부여하는 시도가 중요한 것 같다. 관심사에서 잊혀지지 않도록 말이다. 벨 훅스의 책에서 백인 중산층 여성들이 자신들이 원하던 바를 성취한 뒤, 계급적 이익을 위해 자매애를 저버리는 배신에 대한 폭로가 인상깊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언급하는 우리의 주적은 따로 있다. 사회를 다스리는 가부장주의 논리다. 강자의 논리, 힘이 있으면 약자를 지배하고 괴롭혀도 된다는 생각. 그렇게 벨 훅스는 주구장창 가부장주의를 패기 때문에(...) 가부장주의를 떨쳐내야 할 이유에 대해 실감했다. 역시 반복학습이 최고다. 《페미니스트 유토피아》의 경우는 아주 추천할만한 책은 아니었지만 한 번쯤 읽어볼 만 했다. 꿈꾸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걸 페미니즘에 관련해서 쓴 글을 엮은 거다. 인상깊었던 것은 처음에 실린, 리아 페이-베르퀴스트의 '여자가 여행을 할 때'라는 글이었다. 셰릴 스트레이드의 《와일드》를 떠올리게 하는 글. 셰릴 스트레이드가 홀로 PCT 종주를 하면서 가장 두려웠을 때는 자연 속에 고독할 때도, 한계에 부딪치는 신체적 고통이나 침잠하는 기억 속의 정신적 고뇌도 아니었다. 우연히 만난 낯선 남성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때였다. 캣콜링을 비롯하여 우리는 희롱을 희롱이라 여기지 않는 분위기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유희적 행위일 수 있는 놀림거리가 당하는 입장에서 지극한 공포를 자극한다는 점은 아. 무어라 설명할 수 있을까.

 

 

 

 

 

 
터리스 휴스턴의 《왜 여성의 결정은 의심받을까》는 우리 사회에서 너무도 당연해진 편견에 대해 지적한다. 같은 사안에 대한 같은 결정을 두고서 그 주체가 남성이라면 듣지 않을 질문, 조언들을 여성들이 듣는다는 것이다. 리베카 솔닛도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여성들의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점인데, 여성의 목소리에는 권위가 없다. 사실 남성이 타고난(?) 권위에 기대면 살기 편하다. 그냥 옆에 남자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성차별을 조장하는 발언이라 할 수 있겠지만 한 번 생각해보자. 특히 여성이 어떤 권리를 되찾거나 주장하려고 할 때, 조언으로 가족 중에 남자를 대동할 것이며 그렇지 못하면 남자인 친구라도 데려가라고 하질 않는가. 아주 일상적인 상황들- 물건을 사러가거나 A/S 신청을 받을 때, 구매의 주체는 여성인데 설명은 남성에게만 하고 있다든가 하는 일들.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흔하디 흔하다. 터리스 휴스턴은 이런 일상적인 일들이 직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성의 언어는 수동적이거나 회피하는 화법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그렇게 사회화되었고 또 그런 반응을 기대받기 때문이다. 직장 상사가 남자일 때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권위적인 지시가, 여자 상사일 때는 부정적으로 느껴지고 반발을 부른다. 왜 말을 저렇게 해? 라는 반응. 휴스턴에 따르면 사회는 남성의 실수에 관대하다. 실수보다는 도전 의식에서 열정이 엿보인다며, 진취적인 기상을 독려한다. 여자는 잘해도 꼭 과정에 트집을 잡는다. 왜 그렇게 이기적이냐는 둥, 화합하지 못했다는 둥. 실수했을 땐 저러니까 여자에겐 큰 일을 시키면 안 된다든가 하는 소리가 딸려온다. 터리스 휴스턴은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고, 직무에서는 딱히 그런 의식을 하지 못했다. 일단 성차별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거기에 연연하는 느낌이 들고, 또 그런 이야기를 하기엔 좀... 다들 말을 하진 않지만 은연중에 느끼는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그랬던 사람이 왜 이런 연구를 하게 됐는가? 터리스 휴스턴은 남편과의 주말 부부를 청산하기 위해 의논한다. 처음엔 남편이 이직을 하고, 휴스턴이 사는 곳으로 오기로 했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 모두가 축하하고 격려해주었다. 몇 년 후, 휴스턴이 이직을 하기로 한다. 난리가 났다. 직장에서는 관리자 직급인 니가 그러면 무책임하다, 실망이다, 다시 생각해봐라, 어리석은 결정이다 등등. 터리스 휴스턴은 깊은 충격을 받는다. 아니, 왜? 왜 이렇게 다른 반응일까? 그것이 시작이었다. 《왜 여성의 결정은 의심받을까》를 읽으면서 《페미니스트 파이트클럽》도 같이 봤는데, 이 책은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정형화된 상황에서의 반응 전략을 가르쳐준다는데서 말이다. 대처법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사고를 바꿔준다는데서는 변화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A 상황에서 A'를 하는 식. 그런데 이런 책을 읽고 있으면 한 번씩 집중이 깨지는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참 살기 힘들다... 그보다는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맨터랩터라든가 재기넘치는 표현들이 우스웠다. 킹오파 느낌의 북 트레일러가 재미있다. 여기서도 강조하는 것은 여성들의 연대다. 라 솔리다리테! 그래서 클럽 이름이 파이트클럽이다. 영화에서 따 온 거 맞다. 한가지 뜬금없는 고백을 하자면 나는 평화학자 정희진의 책을 모으듯이 사고는 있는데 잘 읽지는 못하고 있다. 《페미니즘의 도전》을 비롯하여 《낯선 시선》에 이르기까지 구입은 하는데 정작 서문을 펼치면 멈추고, 중반부까지 읽다가 멈추고 하는 것이다.

 

 

 

 

 

 

우리 문학 이야기로 넘어와서, 《82년생 김지영》이 30만부를 넘겼다고 한다. 오랜만에 알라딘 서재로 들어오니, 알라딘에서도 이 책을 읽는 행사를 하고 있다. 모 방송국에서 다큐멘터리도 만들었는데... 미루는 습관이 어디 가겠는가. 나는 이 책을 사두기만 했지 아직 읽지 않았다. 같이 산 책이 김혜진 작가의 《딸에 대하여》, 최정화와 구병모 작가의 이름을 확인하고 산 것이 《현남 오빠에게》. 언제쯤 읽을 수 있을까? 늦추고 미루고 하는 이유는 약간 궤를 달리하는게, 장강명 작가의 소설들이 화두에 올랐던 때 그 작품을 바라보던 마음과 비슷하다. 이미 인지하고 있는 현실을 굳이 확인하고 싶지 않아서다.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고 의식하면서. 막상 읽어보면 생각했던 것만큼 고통스럽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책장에 넣어두고 바라만 보는 것이다. 그런 것 치고는 외국인들이 쓴 글을 잘 읽는 걸 보면 그 또한 내가 살고 있는 세계와 약간은 선을 긋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반성을 했다. 조만간 읽어야겠지... 차별의 역사에 대하여, 영화 《히든 피겨스》 를 좀 늦게 보았는데 씨네21, 김혜리 기자의 한줄평에 공감했다. "너무 매끄럽고 기분좋은 나머지, 차별과의 싸움이 쉬워 보이는 착시현상도". 유쾌하다기엔 무언가 찜찜한... 그런 분위기. 로자 팍스의 저항운동이 시작되어 번지는 시기, 6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다. 근본적인 해결은 있을 수도 없으니 기대도 하진 않았지만 뭔가 그렇다는 이야기다. 작품 내에 등장하는 컬러드라는 표현을 보면서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어떤 배우가 입에 올려 구설수를 일으켰던 컬러드 퍼슨은 프랑스에서는 오히려 PC한 표현이다. Personne de couleur. 그 이야기를 듣고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여기에 미국인이 불쾌함을 표시했다. 프랑스인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Les noirs 라고 할 순 없다면서... 디폴트는 무색인이냐며 웃퍼했던 기억이 난다. PC 운동을 시작했던 프랑스부터가 이 모양(?)이다. 영화는 좋다. 페이퍼 제목은 옥타비아 스펜서의 눈빛에서 따온 거다. 어쩜 그렇게 반짝반짝 반질반질 빛나는 눈동자를 가졌을까. 영리한 눈빛. 타라지 핸슨 연기도 좋고, 키얼스틴 던스트는 완전히 남부 억양이 착 붙었다. 미드 《파고》에서 얼마나 놀랐던지. 

 

 

 

 

 

그런 의미에서 인종에 관련한 신간도서도 추천한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와 《배반》이다. 보다 클래식한 취향이라면 전자를, 비급 정서 특유의 재기발랄함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후자를 권한다. 《배반》의 줄거리를 생각하니... 백인도, 흑인도 아닌 다른 분류에 들어가는 인종으로서 좀 착잡한 마음이다. 우리를 대표하는 문학이나 표현에는 무엇이 있을까?  흔히들 이야기하는 동양인 같은 거 말고. 서경식 선생님은 '분류의 폭력'을 말씀하셨는데, 그런 분류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건 또 다른 폭력일까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뭐 굳이 분류되지도 않았는데 분류되기를 바라는 것도 우습지 않은가. 이게 무슨 탈아시아 어쩌고 하는 논린가 싶기도 하고. 더 이야기를 하면 말만 길어지고 해골만 복잡하리라. 범죄, 추리소설도 몇 작품 읽었는데 딱히 추천할만한 책은 없다. 감명깊게 읽은 《고리키 파크》는 리뷰를 썼고... 청소년용으로 분류되는 판타지 소설을 다 봤는데(우에하시 나호코의 수호자 시리즈) 거기에 대해서도 페이퍼를 쓴 적이 있고... 레시피북 이야기로 넘어가서, 올해는 요리책을 많이 사진 않았는데 그 중에서 재미있게 본 (물론 사진) 책 두 권이다. 그냥저냥 볼 만하다. 《레몬 레시피 북》은 일본에서 아주 인기있던 책이라 하는데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  《또띠아》는 그냥 랩샌드위치 배리에이션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책 표지는 문학작품이랑 나란히 줄 세워두기가 뭐해서(?) 아래로 뺐다.

 

(고리키 파크 리뷰: http://blog.aladin.co.kr/769383179/9384132)

 

 

 

 

 

 

이 외에도 이런저런 책들을 많이 봤는데 아무래도 가장 많이 읽은 것이 로맨스 소설이다. 취향에 맞는 책을 찾기가 정말 힘들다. 로맨스 소설을 보기 시작한 것은 작년 이맘 때. 예전 할리퀸 스타일이랑은 비슷한 듯 꽤 다른 구석이 있다. 일단 키워드가 중요하다. 대체로 서사보다는 캐릭터 빨(?)로 밀고 나간다. 유행하는 스타일도 있고... 나는 판타지 쪽을 주로 읽는 편인데 현대물에 이입하는 것이 너무도 힘들기 때문이다. 차라리 완전 판타지를 읽고 말지, 정말 말도 안 돼죠. 로맨스 판타지 소설들은 보통 등작체계가 등장하고 내명부(...)가 나오는, 동서양 뽕짝이 많다.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앙드레 모루아의 《프랑스사》를 읽다가 김이 샜던 것이 호칭 때문이었다. 루이 14세던가 15세의 정부를 후궁이라고 했기 때문인데, 그쪽은 기본적으로 일부일처이므로 정부는 있어도 후궁은 없다. 미스트레스를 한국어로 옮기면서 벌어진 실수라 할 수 있겠다... 그것과 별개로 저 책은 읽을만하다. 아무튼 로판을 보면서 기사가 등장하는 서양 황제의 황후, 황비, 귀비 등등이 등장할 때면 나도 모르게 시선이 흐려지고 만다. 반대로 경칭을 너무 세분화하면 읽는 재미가 좀 떨어진다. 이것도 어떤 면에서는 필력의 문제인데, 설정을 적절히 글 안에 녹여내는 것- 가벼움과 진지함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관건이 되겠다. 재밌는 것은 윤문이 때론 감상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문장이 전달하는 내용보다 문장 자체에 치중하는 느낌이 들어서다. 작품들이 어느 정도 정형화된 구조를 따르고 있기에, 그 기대를 저버려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연재로 조금씩 끊어 읽을 때와 출간되어 전체를 한번에 읽을 때의 느낌도 다르다. 추천할 책은 서양 판타지도 아니고, 미문 때문에 흐름이 끊기지도 않는다. 이미 잘 알려진 작품이다.

 

 

 

 

 

굳이 장르를 분류하자면 타임슬립물, SF라고 할 수 있을까? 《타임 트래블러》라는 제목처럼, 주인공이 과거여행을 하는데... 이 작품의 장애물은 여주인공이다.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으로서 이런 표현으로 소개하기가 미안하지만... 한때의 유행어를 빌리면 주접스럽다... 미안해요... 그런데 정말 주접스럽다... 과거 여행의 폐해(?)인지 관념자체가 현대인같지 않은 구석이 있는데 조금 덧붙이자면 약간은 막무가내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예시를 들기는 좀 그렇고 첫 만남에서 남자주인공이 정말 질색팔색을 하는데 독자도 똑같이 몸서리치게 된다. 참고로 남자주인공은 굉장히 결백하고 까탈스러운 스타일. 솔직히 첫인상으로 치면 얘도 좀 밥맛이다. 로맨스 장르에서는 주인공 커플이 연애를 하면서 티격태격대는 것이 소소한 재미를 주는데 이 작품은 그런 일상적인 이야기보다는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을 잘 이용하여 서사를 꾸려나간다. 적절한 복선과 함께 캐릭터들을 다양한 환경에 노출시키면서 다면성을 드러낸다. 소설의 마지막에 갈 때쯤이면 이미 여주인공의 팬이 되어 눈물 콧물 다 빼고 엉엉 울고 있다. 여주인공의 단점으로 부각되는 모든 것이 시간여행이라는 특수성에서는 장점으로 발휘되고... 남자주인공이랑 맺어지다고 생각하면 너무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드는 것이다. 전통과 애국에 대한 메시지도 있기 때문에 스크린으로 옮겨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시간 여행하니까 생각나는 것이 영화로도 만들어진 《시간여행자의 아내》라는 소설인데 이 작품 때문에 낭만성이 다 깨지지 않았던가. 알몸으로 어딘지도 모를 장소로 떨어지는 시간여행자들... 이 소설은 그렇지 않아 다행이다. 로맨스 소설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이야기 할 거리가 많은데 오랜만에 글을 길게 쓰려니 힘이 들어서...

 

 

 

 

마지막 이야기로는 반가운 소식이다. 열린책들에서 연말에 《수용소 군도》 세트 특별판을 낸다고 한다. 굿굿 베리굿. 혹시라도 놓칠까 봐 솔제니친을 관심작가로 설정해두었다. 오늘의 페이퍼 끝.

 

(특별판 출간: https://twitter.com/openbooks21/status/930663959752933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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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11-19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현남 오빠에게]를 다 읽고 리뷰 쓰기를 마쳤는데요,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이 ‘최정화‘의 작품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책엣 만나기 전에 한 번도 이 작가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던 거예요. ‘앗 이렇게 잘 쓰는 작가를 내가 왜 몰랐지?‘ 읽으면서 몇 번이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에이바님은 이런 최정화 작가의 이름을 확인하고 이 책을 선택하셨군요! 제 경우엔 ‘최은여‘이었어요. 최은영의 글이라니!! 하면서 기대하고 읽었는데 최정화의 글이 가장 좋았네요. 최정화의 글을 좀 찾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반가워요, 에이바님. 앞으로 자주 좀 와주세요!!

에이바 2017-11-19 23:41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은 벌써 읽으셨군요! 말씀을 들으니 최정화 작가 글을 조금은 더 기대하게 돼요. 팬이라고 하긴 부족하지만 관심은 두고 있어요. 이 앤솔로지에 참여한 작가들을 다 읽진 않았지만 이름은 알고 있어서요. 의미있는 작품집이라 생각해요...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당 ㅎㅎ

AgalmA 2017-11-20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b 역시 에이바 님이얌~ 《파랑의 역사》가 그 정도란 말인가요! 파랑 관련한 책 예전에 본 게 있어서 그리 관심 두지 않았었는데...
《숄로호프 단편선》 사 놓고서 저는 과연 언제 읽을지ㅜㅜ
그러고보니 ‘올해의 책‘으로 뭘 꼽아야 하나 고민되는 시즌이네요ㅎㅎ

에이바 2017-11-20 19:55   좋아요 0 | URL
저는 재밌게 봤어요. <프랑스사>도 그렇고 이상하게 대혁명시기로 넘어가면 재미가 덜하더라고요. 옛날엔 그 부분이 제일 좋았는데 말이죠. 움베르트 에코가 기획한 중세 시리즈 논란 일고 생각했던 거랑 달라서 안 읽었거든요. 약간 그런 문화사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아주 깊이있지도 않고 적당하게... 숄로호프 단편집에선 <인간의 운명>만 보셔도 괜찮을 듯 싶어요 ㅋㅋ 아갈마님이 꼽으신 올해의 책도 궁금해지네요.
 



12월이다.
깊은 우울함이 조금 가시는 걸 느낀다. 책도 안 읽히고, 기분 전환도 한 순간이지 솔직히 무슨 재미로 살겠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였다. 분노도 계속되니까 딱 죽을 맛이다. 청문회를 지켜 본 다음날 아침, 비틀즈의 〈Yesterday〉를 찾아 들었다. 그냥 듣고 싶었다. 놀랍게도 기분이 좀 나아지더라. 기억과는 다른, 젊다 못해 어린 목소리 덕분에 잡생각이 떠난 것이다. 그를 시작으로 좋아하던 노래를 하나씩 골라 듣고 있다. 예스터데이니까 지난 몇 달 간 읽은 책들을 복기해보기로 한다.

10월, 한 달 동안 나는 1일 1포스트 올리기를 목표로 활동하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셨겠지만... 아슬아슬하게 달성했는데 만화 리뷰 쓰기 등 편법도 좀 썼다. 책에 한정한 글쓰기라는 게 어려운 것임을 새삼 느꼈다. 블로깅 자체가 에너지를 요하는 활동이기도 하고, 그렇다보니 책이나 열심히 읽어야겠다 싶기도 했는데 모두가 그렇듯이 우리 삶과 밀접한 것이 정치이다보니 그마저도 쉽지가 않더라. 양심에 손을 얹고 내가 그렇게 열심히 산 것도 아니지만 열심히 산다는 것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나 뭐 그런 생각도 들고 무기력함과 분노를 오가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블로그에 토로할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책 이야기를 하는 나름의 청정구역(?)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하여튼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연말이 가까워온다. 알라딘 오늘의 책 통계를 보는데 내가 산 책 중에 희귀한 책 목록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대해서는 조금 이따 털어놓기로 하고, 최근 읽고 있는(읽은) 책들과 신간 하나, 혹은 공통점이 있는 책들끼리 짝을 지어 간단히 리뷰하겠다.





아티초크 시집부터 시작하면, 올해는 다섯 권이 출간되었고 그 중 아틸라 요제프 시선은 개정판이다. 『세계 여성 시인선이 보름 전에 나온 최신간으로 전철에서 조금씩 아껴 읽었다. 이 시선은 페미니즘 이벤트에도 속해 있으니 책베개를 노리는 (나와 같은) 분들은 눈여겨 보시길 바란다. 여성 문인 23명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 문인들의 시와 소개를 보니 가슴이 아프다. 하나같이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고 그럼에도 체제에 순응하기보다 주체성을 찾으려 했다는 점에서 울컥하게 된다. 다음으로 추천하는 책은 폴 발레리 시선인데 굉장히 밀도 높은 작품집이다. 이 시집 때문에 프랑스 현대시 교재도 사다 읽었는데 여전히 좀 어렵다... 그럼에도 추천하는 것은 정말 소장 가치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보다 자세한 것은 리뷰를 참고하시면 되겠다. 닥터 글라스는 북유럽 특유의 분위기를 담은, 상당히 현대적이고 진보적인, 진짜 전무후무한 소설인데 우리나라엔 스웨덴의 명랑소설이 더 인기라 안타깝다. 아티초크에서는 쇠데르베리의 닥터 글라스 3부작을 준비하고 있는데 좀 더 반응이 좋아졌으면 좋겠다. 나중에 자체 이벤트라도 해야하나 싶다...


 폴 발레리 시선 리뷰 http://blog.aladin.co.kr/769383179/8784180
 닥터 글라스 리뷰1 http://blog.aladin.co.kr/769383179/8183938
 닥터 글라스 리뷰2 http://blog.aladin.co.kr/769383179/8187767






한국소설 중 추천하는 작품은 구병모의 한 스푼의 시간과 신동욱의 씁니다, 우주일지이다. 구병모의 글은 정말 아름답다. 그동안 호흡이 짧은 글에 길들여졌기 때문인지 호흡이 긴 문장이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저 밑바닥에서부터 가슴을 간질이던 깃털이 몸통을 꽉 채워 결국 날개를 활짝 펼쳤을 때, 따스히 안아주는 그 느낌을 떠올리면... 리뷰에도 썼듯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아주 좋은 작품이다. 작가가 참고한 책 목록을 보며, 아주 없을 것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신동욱의 책은 아직 읽지는 않았고 사 두기만 했다. 이 배우가 어떻게 지내는지 때론 궁금하곤 했는데, 가끔 팬카페에 글을 올려주는 것 외에는 소식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희귀 질환으로 인해 활동이 힘들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소설가가 되어 나타날 줄은 예상치 못했다. 채널을 넘기다 보니 명대사 ˝누구나 가슴에 이천원 쯤은 있는 거예요!˝도 해주더라. 그동안 우울했던 것과 별개로 아주 반가웠다. 최민용도 그렇고 말이다. 이 소설은 앤디 위어의 『마션』을 떠올리게 하는데, 신동욱이 우주 덕후라 한다.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공유함으로써 나누는 기쁨을 알기에 그를 응원하고 또 책도 얼른 읽고 싶다.


 한 스푼의 시간 리뷰 http://blog.aladin.co.kr/769383179/8773577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읽고 있는데, 희곡을 보면서 안타까운 것은 대사 외 모든 것을 나름의 상상으로 채워야 하는 것이 꽤 힘들다는 것이다... 그리고 호흡이 상당히 빨라 그 속도에 맞추다보면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랜더가 퍼디넌드와 사랑에 빠지는 부분이 있다. 두 사람이 처한 극적 상황을 고려하면 그럴 듯 하기는 하다. 극 자체는 재미있고 현대에도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는 듯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께 추천한다. 나중에 벤 위쇼가 에어리얼로 나오는 영화도 보고 리뷰를 쓰려 한다. 캐릭터끼리 성을 바꾼 작품인 것 같은데 예전에 위쇼의 필모를 훑는다고 본 기억이 있다. 신간으로 브릿마리 여기 있다를 읽고 있는데 기욤 뮈소를 처음 읽었을 때의 인상과 유사하다. 2008년 쯤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보고 그 책이랑 몇 권 사서 읽은 기억이 있다. 당시의 솔직한 감상은 종이가 아깝다는 것이었다. 기욤 뮈소 팬 분들을 욕되게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그 땐 그랬다는 것이고, 지금 다시 읽으면 어떨지... 프레드릭 배크만의 책도 오베라는 남자를 읽지 않아 비교는 좀 힘들고, 주인공이 시골도시에 적응하는 과정이 지루하다. 캐릭터가 묘하게 현실적이라 짜증 난다. 브릿마리가 살아 온 삶과 가치관을 만들어가는 과정 같은 것들이 고통스럽고 안 되었다. 마지막까지 읽으면 어떨런지? 일단 지금은 의무감으로 읽고 있는데 나는 혼자 여행중입니다를 읽을 때와 좀 비슷하다. 

 나는 혼자 여행중입니다 리뷰 http://blog.aladin.co.kr/769383179/8821035






응구기 와 티옹오의 소설 한 톨의 밀알은 (리뷰에도 썼듯이) 존 쿳시의 추락과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나도 조만간 다시 읽어보려 하는데 케냐와 남아공의 사정이 다르나, 각기 다른 계층의 시선으로 탈식민주의를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작가는 이 시대 참 지성인으로 꼽히니 뜻 깊은 독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쿳시에 관해서는 작품 외 폴 오스터와 주고받은 서간을 엮은 책 디어 존, 디어 폴 역시 추천한다. 읽을수록 쿳시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고 존경할만한 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오스터는 참으로 따뜻한 사람이구나... 글쓰기에 대한 진정성과 더불어 오스터의 배우자 시리 허스트베트에 대한 궁금증도 생긴다. (나는 아직 오스터의 작품을 읽은 적이 없는데 이 서간집과, 작가란 무엇인가에 실린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다. 타자기 얘기가 기억에 남아 있다.) 아마도 허스트베트의 소설 중에는 불타는 세계를 먼저 읽을 것 같다.


 한 톨의 밀알 리뷰 http://blog.aladin.co.kr/769383179/8889540







포노에 관한 이야기- 음악 특히 클래식과 관련해서 열심히 구매하는 책을 출간하는 출판사이다. 아마도 가장 히트작은 
윤미네 집이 아닐까 한다. 음악에서 무엇을 들어낼 것인가를 구입하여 읽는 중인데 여기서도 강조하는 것은 ‘많이 들으라는 것이다. 책만 읽어서는, 지식만으로는 음악을 깊이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라디오, 음반, TV, 영화, 공연에 이르기까지 좋은 음악을 접하는 시간을 늘리라는 충고다. 음악을 이해하지 못한다거나 하는, 음악이 어렵다는 부담감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선율을 인지할 수 잇는 능력이라면 충분하다는 것이 에런 코플런드의 이야기다. 이 책은 ‘음악에서 들어낼 것 즉, 음악을 듣는 방식에 대한 여러 층위를 제시함으로써 ‘들어내려는 노력을 강조한다. 주제나 형식, 음악을 구성하는 요소와 구조들을 소개하며 음악을 진정 즐길 줄 아는 애호정신이 무엇인지, 그를 다듬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 쉬이 읽히면서도 뒤로 갈수록 깊이 있는 해설이 자리잡고 있다. 압축적이라 다상량을 요구하는 음악에 관한 몇 가지 생각보다는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음악과 음악가은 슈만이 쓴 리뷰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좀 어려워서 리뷰를 못 쓰겠다. 어렵다는 것이 다른게 아니라 슈만의 리뷰에 등장하는 음악들을 잘 몰라서 그렇다. 좀 더 시대음악들을 듣고 읽어야겠다 생각한다...

 음악과 음악가 페이퍼 http://blog.aladin.co.kr/769383179/8806512






페미니즘 관련해서는 아이는 국가가 키워라와 아내 가뭄페미니스트, 마초를 말하다를 추천한다. 아이는 국가가 키워라 같은 경우는 리뷰 쓰려고 몇 번이나 시도 했는데 자꾸 산으로 가서 잘 안되었다. 요약하자면, 왜 ‘의무 교육 특히 보육원이 중요한지에 대한 현실적인 근거들로 이루어져 있다. 저출산(책에서 쓰인 용어)이 미혼, 그러니까 성혼율이 낮아 그렇다는 것은 상당히 근시안적이라는 얘기다. 이 시대 ‘저출생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이에게는 기존 사실에 대한 반복에 그치나, 그것이 그만큼 핵심적이라는 뜻도 되기 때문에 읽어볼 만 하다. 아이를 가지는 것은 육아하기 쉬운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일본의 사회학자 시바타 하루카에 따르면, ˝육아 지원이 경제성장에 기여한다˝. 보육 서비스를 확충하면 일하는 여성이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률도 높아진다. 이는 예전에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취임 후, 개발도상국에서 여성 교육 등의 정책을 지원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아주 간단히 얘기하면 지급된 수당은 가장의 주머니에서 탕진된다. 반면 여성을 교육시키면 아이도 학교에 보내고 가르치고, 본인도 배우고 사회활동을 시작해 가계 경제를 살리고 나라 발전에도 이바지하더라는 것이다.

나도 직접 육아에 참여해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어깨 너머로 지켜본 결과 우리나라는 양육이 쉬운 곳이 아니다.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 예시 하나만 들자면 기저귀 교환대가 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패밀리 레스토랑을 제외하면 기저귀 교환대가 있는 곳이 드물다. 별도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으면 여성 화장실에 설치되어 있다. 양육하는 엄마(혹은 아빠)가 홀로 외출할 수 있는 경우는 아이가 유모차를 타면서부터인데, 이 교환대 있고 없음이 꽤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데, 자가용이 없으면 어디를 가야 하는가? 화장실에서? 변기 위에서? 세면대 위에서? 이렇게 몇 번 짧은 외출을 시도하다 좌절되는 것은 양육자의 심리 상태와도 연관된다. 네트워크 부족, 고립된 엄마(일본과 우리나라에는 대체로 엄마가 양육하니 엄마로 통칭) 즉 독박 육아이다. 외출은 사교활동과 정보력 부족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 정말 이게 장난이 아니라 일종의 감옥처럼, 이게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사회적인 기대(압박)과 더불어 사람을 죽인다... 결국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본인과 자녀에 대한 학대로 이어지는데 이게 극단적으로 들릴지라도 사실이다. 학대는 꼭 신체적인 것만이 아니라 감정을 동반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속상함을 토로한다거나 짜증을 냈다가 금세 미안한 마음에 사과를 하고 부둥켜 안고 하는 행위들, 육아는 결코 혼자서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말 옆에서 보면서 느낀 게 많은데 페이퍼에 다 쓰기는 좀 그렇고... 아무튼 이 책은 ‘모성신화‘의 허위성도 지적하고 있다. tvN에서 리메이크하기로 한 일본드라마 《마더》를 보면 독박육아와 학대, 모성 신화를 부인하는 대사와 장면들이 등장한다. 이 시대는 엄마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최고의 엄마는 독한 엄마다. 오죽 하면 군대육아라는 말이 나올까... 육아는 애착을 형성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언젠가 육아 블로그에서 본 글이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아빠가 아기를 데리고 자는 것을 얘기하고 있었다. 몇 시간 터울로 깨고 보채는 것을 돌보는 행위가 바로 육아이기 때문에 부모가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엄마가 편안히 잠을 잘 수 있도록, 체력을 비축하도록 배려하고 그동안 아빠는 아이와 애착을 형성한다. 이 얘기는 많은 점들을 시사한다. 가정에서 따돌림 받는 아빠라거나, 친족 간 성폭행이라거나... 아무튼 이 책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본의아니게 글이 길어졌는데 이 부분은 나중에라도 리뷰를 써야겠다 싶고... 저출생에 관한 이야기 하나만 더 하자면, 왜 ‘저출산인가? 작년 봄, 알라디너 한 분과 이야기를 하다 페미니즘이라는 주제가 팝업했는데, 이유는 그 분이 성매매에 대해 너무 쉽게 얘기하셨고 나는 그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당시 나는 이야기 중에 프랑스 통계청INSEE 자료를 들고 왔는데 한해 인구수 대비 출생하는 비율, taux de natalite를 한국어로 옮길 때 출산률이라 번역했다. 그리고 문득 왜 출산률이라 옮겼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프랑스 통계청의 용어 정의(https://www.insee.fr/fr/metadonnees/definition/c1766) 를 보면 ‘출생율‘이라 옮기는 것이 맞다. 우리나라 통계청을 참고한 출산률과 출생율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출산률은 합계출산률이라고 total fertility rate, 여성 1명이 가임기 동안 출산할 것이라 기대되는 출생아 수이다. 출생율은 조 출생율, birth rate 그 해 인구 대비 출생아 수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인구수 감소를 이야기 할 때, 출산률보다 출생율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이치에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저출산이나 출산률이라는 말은 임신하여 출산하지 않는 가임기 여성에게 인구 감소의 책임을 돌리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용어를 자연스레 습득하여 사용하는 내 의식에 대한 책임도 있고... 추이를 파악하려면 출산률을 보는 것이 맞겠으나, 용어 구분을 좀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아무튼 아이는 국가가 키워라에는 다양한 명언들이 등장한다. 초식남과 관련해서는 ˝사람은 성욕만으로 아이를 낳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페미니스트, 마초를 말하다 역시 지난 이야기들을 반복하고 핵심을 강조하고 있다. 상당히 좋은 기본서라 생각한다. 페미니즘의 도전도 좋지만. 아내 가뭄 또한 가사 노동을 주제로 하여 씌어진 재밌는 글이다. ˝여자들에게도 아내가 필요하다˝가 왜 공감을 얻는지, 그런 공감을 불러일으키도록 한 가사노동에 대한 가치 절하와 경제와의 관련성에 대해 논하고 있는 좋은 책이다.








다음으로는 알라딘 올해의 책 통계 중 올해 구매한 희소성 있는 책들이다. 다들 조금씩 이해가 된다. 무엇보다 슬픈 것이 에밀 졸라의 2관왕이다. 인기 없을 줄은 알았는데 그래도 희소성이라니? 통계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어떤 날은 제르미날이고 어떤 날은 돈키호테를 읽다가 꼴찌 탈출을 꾀하고 있다. 내가 책을 많이 안 사봐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알라딘에서 백권 넘게 샀던데... 이 책들을 조금씩 소개하자면, 카사노바 자서전과 독거미는 전자책으로만 살 수 있다. 카사노바 책은 좀 재미가 없다. 올해 초 구입하여 좀 읽다 오스카 와일드의 거짓의 쇠락에 나오니까 또 체크해둔 정도이다. 카사노바의 입담이 대단해서 왠지 서문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독거미는 알모도바르가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도 봤는데 원작과 비교하자면 소설이 더 취향에 맞았다. 알모도바르 영화 중에선 《귀향》을 좋아한다. 나는 이 감독을 《그녀에게》 개봉 즈음 TV에서 소개하는 걸 보고 알게 되었는데 썩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친구들은 《나쁜 교육》을 최고로 꼽던데 이 작품을 볼 때면 왠지 지나치게 괴로워져서 끝까지 본 적이 없다... 독거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리뷰를 참고하시길 바란다.


 독거미 리뷰 http://blog.aladin.co.kr/769383179/8822817







헤겔의 음악 미학과 쇼팽은 음악 관련으로 빠지는데, 앙드레 지드 자서전 한 알의 밀알이 죽지 않으면에는 쇼팽 곡을 처음 접한 이야기도 나온다. 지드의 쇼팽 노트에도 등장하는 에피소드이며, 지드의 자서전에는 오스카 와일드와 만나 영향받는 장면들도 실리니 희소성 있는 책들끼리 관련이 있다... 고사카 유코의 쇼팽은 음악학자인 글쓴이의 쇼팽 강연을 책으로 옮긴 것인데 작곡가의 음악 세계에 관심있는 분들께 유용하다. 포노에서 나온 다른 책과 번갈아 봤는데 만족했다. 일단 읽고 곡을 들으면 좀 더 지평이 넓어지는 기분이다. 에밀 졸라의 전진하는 진실은 드레퓌스 사건에 대한 양심 선언, 로로르 지에 실렸던 ˝나는 고발한다...!˝를 비롯한 격문들을 싣고 있다. 아주 감동적이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글들이다. 마치 내 귓가에 울려퍼지는 함성처럼... 제르미날, 어떻게 제르미날을 잊을까. 내가 만난 최초의 졸라였는데... 르노가 에티엔으로, 제라르 드파르디유와 미우미우를 비롯한 명배우들이 열연한 영화를 먼저 봤다. 르노가 넘나 멋있다. 그가 연기한 에티엔은 목로주점의 주인공 제르베르와 랑티에의 아들이다. 르노는 대표적인 좌파 예술인으로 싱어송라이터 르낭 뤼스의 장인이기도 하다. 그냥 내가 이 가수를 좋아해서 언급했다... 가사도 선율도 아름다운 〈낭트Nantes〉 영상을 링크한다.

 『쇼팽 노트 리뷰 http://blog.aladin.co.kr/769383179/7927752









프랑스 유언은 출간을 기다려온 책인데 완전 잊고 있었다. 옥타브 미르보의 어느 하녀의 일기도 번역한 이재형 님의 이름이 보이고... 안드레이 마킨 소개글을 쓰면서도 예감했지만 어쩐지 별로 인기가 없을 것 같았다. 너무 늦게 소개되었다고 생각한다. 출간된 지 20년만이라니... 최근 공쿠르 상 수상작들은 발표 1년 즈음하여 출간되었다. 피에르 르메트르의 오르부아르나 리디 살베르의 울지 않기 같은 경우인데 그래서 좀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2015년과 2016년 공쿠르 상 수상작은 마티아스 에나르의 나침반과 레일라 슬리마니의 달콤한 노래다. 에나르의 소설은 상당히 지적이고 어려워보인다. 슬리마니는 아직 젊은 작가인데 생애 두번째 소설로 공쿠르 상을 수상했으니 기분이 얼마나 좋을까... 아무튼 마킨의 책은 책등을 드러낸 표지가 독특한데 이게 제목이 Le Testament francais인데 Testament 이 유언이라는 뜻도 되지만 성서라는 뜻도 있지 않은가. 그러니까 약속들을 엮은 장정 느낌을 내려한 표지와 내부 편집이 상당히 이색적이고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마킨의 책에 대해서는 리뷰에서 더 이야기하기로 하고, 그래도 이 작품은 리뷰들이 있는데 다리외세크는 그런 거 없다... 남자들을 사랑해야 한다 역시 표지가 스타일리시하다. 책등도 멋있고 역자는 곰브로비치의 포르노그라피아를 번역한 임미경 님이다. 곰브로비치의 책은 처음에 불역으로 소개되었다. 마킨이나 다리외세크의 책들에 대해서는 페이퍼를 쓴 적이 있고 띄엄띄엄 보고 있어서 아직 이렇다 할 리뷰가 부족하다. 다리외세크의 책은 조지 콘래드의 어둠의 심연과 함께 읽어도 괜찮을 듯 한데 필수사항은 아니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남자가 콩고에서 이 소설을 영화화하는 것이 꿈인 것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조지 콘래드와 응구기 와 티옹오에 대해서도 페이퍼에 언급했었다.


 프랑스 유언』 관련 페이퍼 http://blog.aladin.co.kr/769383179/8892456

 남자들을 사랑해야 한다 페이퍼 http://blog.aladin.co.kr/769383179/8864707

 어느 하녀의 일기 리뷰 http://blog.aladin.co.kr/769383179/7831734







수의사 제임스 헤리엇 1편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을 읽을 소감으로는 이 힘든 시기를 달래주는 일종의 회복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전에 메모한 것을 가져오면, "치열한 매일에 찾아오는 작은 승리와 해방감, 아름다운 자연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는 어떤 환상 속에 존재할 것만 같은 인간성이 느껴진다". 2편 역시 시골 수의사로서의 애환, 신혼 생활이 그려진다고 하니 소소한 유머와 따스한 감동이 있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4부인 『카이사르의 여자들』이 출간되었다. 여름, 겨울 계절을 지켜가며 착실히 나오고 있는 중이라 반갑고 감사할 뿐이다. 1,3부는 흰 표지 2,4부는 짙은 표지인 걸로 봐서 다음 5부도 밝은 바탕의 표지가 아닐까 한다. 5부『카이사르』가 내년 여름에 나오고 6, 7부가 가을에서 겨울이 될 때 출간되면 시리즈도 끝이다. 아직 한참 멀었는데도 벌써 시원섭섭한 느낌이다. 각 권을 마칠 때 마다 나이 들어가는 캐릭터들을 보면서 정 떼기가 힘들었는데(?) 시리즈가 끝나면 무얼 하나... 무얼 하긴, 복습하지... 여기서 하나 고백하자면 나는 아직 3부 포르투나의 선택 2, 3권을 읽지 않아서 4부 1권을 읽으며 약간 찔렸다. 대충 카이사르의 청년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겠는데 매컬로 여사가 제공한 무대를 보지 못해서... 세르빌리아가 브루투스랑 결혼한 것도 몰랐고 카이사르가 킨닐라랑 꽤 괜찮은 결혼생활을 한 것도 몰랐다. 조각난 정보들이 이제야 끼워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4부 1권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최고신관이 되고 관직의 사다리를 제대로 타는 것에서 끝이 나는데, 뒷권이 너무 궁금하면서도 얼른 포르투나의 선택을 마저 읽어야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고서 4부 1권을 다시 보면 또 새로울 듯 하다. 이 시리즈의 장점은 전쟁 준비에서 마무리까지가 아주 세심하고 재미있게 서술되고 있어 스르륵 넘길 만한 부분이 없다는 데 있다. 정말, 지나가는 엑스트라 하나 마저도 생동감이 넘친다. 어쩌면 이리도 역사적 고증 위에 잘 짜여진, 그럼에도 재미를 놓치지 않는 글을 쓸까 싶다. 4부, 5부를 읽고 나면 HBO 드라마 《로마》도 복습해야겠다. 참고로 드라마에서 카이사르 역을 맡은 키어런 하인즈는 머리 숱이 온전하시다...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 리뷰 http://blog.aladin.co.kr/769383179/8910348

 『카이사르의 여자들1』 리뷰 http://blog.aladin.co.kr/769383179/8958285 




그리고 페이퍼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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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6-12-12 16: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정하려는데 넘나 힘들어서 나중에 글도 좀더 쓰겠습니다...

AgalmA 2016-12-12 1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에 글 올리는 게 좀 부담스러워서 블로그성 글이다 싶을 때 아차, 아냐 지울까 후회 많이 하는데, 이런저런 게 쌓이면 글쓰기 부담감이 더 커져서.... 요즘은 한사람에게라도 어떤 도움이 될 만한 문장이 있다면 올린다! 하는 생각으로 써요^^;
에이바님 글이 뜸해서 그 심정을 약간 짐작해 본 적 있는데, 에이바님 글은 충분히 좋은 글입니다. 계획성과 완벽성 추구하는 에이바님도 멋지지만 즐기는 에이바님의 글 매력도 가두지 않으셨음 해요^^ 에이바님의 글을 기다리는 사람들 생각도 하셔야죠^^; 주제넘은 소리가 아니길 바라며~

에이바 2016-12-12 17:15   좋아요 2 | URL
저는 논리적으로 글을 쓰거나 그러질 못하고 온 보다는 오프가 편해서... 부족한 저를 어여삐 여겨주시는 아갈마님의 이해와 칭찬에 감사드립니다...^^

AgalmA 2016-12-12 17:20   좋아요 1 | URL
에이바님이 논리적인 글을 못쓴다는 자평에 동의 못함!

출산율과 출생률을 따지는 저 본문을 보라~

에이바 2016-12-12 20:31   좋아요 1 | URL
넘나 칭찬만 해주시는 아갈마님 ㅠㅠ

cyrus 2016-12-12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 리뷰는 편법이 아닙니다. 만화도 책이기 때문입니다. ^^

에이바 2016-12-12 20:32   좋아요 0 | URL
하지만 저는 1일 1포스트를 위해 만화를 이용했던 것입니다...!

비연 2016-12-12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에밀졸라의 책 <목로주점>이 희소성 있는 책으로 올라와 있더라구요. 허걱.

에이바 2016-12-12 20:33   좋아요 0 | URL
에밀 졸라, 인기 많지 않나요? 알라딘 통계가 잘못된 건 아닐까요... (일단 우겨 본다)

꼬마요정 2016-12-12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말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만화도 책입니다~^^

저도 보니 희귀한 책 목록에 에밀 졸라가 똭! 있습니다. <작품>이요. 작년엔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이 있었는데... 왜 에밀 졸라는 희귀할까요..???

에이바 2016-12-12 20:36   좋아요 1 | URL
저의 흑심에 이용당한 만화... ㅜㅜ

<작품>은 희귀할 수도 있는데(?) 어찌 된 게 에밀 졸라 소설들이 죄다 희귀할까요. 알라딘 너무한 것... 벌써 이 댓글 다섯 명 중 세 명이나 샀다고 하잖아요. 지분율 60%...!!

북프리쿠키 2016-12-12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에이바님을
응원합니다.짝짝짝!!

에이바 2016-12-12 21:5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양심적이진 않으나 부끄럽지 않은 활동이었습니다...(??)

단발머리 2016-12-13 09:20   좋아요 0 | URL
정말 우리 에이바님은 이 뛰어난 솜씨에도 얼마나 겸손하신지요.
부끄럽지 않은 활동이라니요~~ 완전 자랑스러운 활동입니다-!!
아.... 만약 제가 이런 아름다운 페이퍼를 썼다면..
오, 주님... 이 글이 진정 제가 쓴 글이란 말입니까? 하고는 왕깔대기를 들이대었을 거예요.

추천해 주신 책들 모두 근사한데 일단 페미니즘 책에 눈길이 가네요.
1번은 아무렴 <아내 가뭄>이지요. ㅎㅎ

에이바 2016-12-13 14:42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말씀에 콧대가 점점 길어지고 있어요....! 재밌게 보아 주시니 기분도 좋고요. 페미니즘은 신기해요.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우리 경험에서 공감을 퍼 올리니까요...

다락방 2016-12-13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북플로 올리셨다고 한 글을 보고도 정리가 너무 잘되어있다고 생각했는데, 손보고난 후에는 그보다 더 정리가 잘 되어있네요! 감탄을 합니다. 부디 이런 명품 페이퍼 자주 좀 올려주세요, 에이바님. 확실히 읽는 맛이 있습니다. 뭐랄까, 뇌가 차오르는 느낌이랄까요? [아이는 국가가 키워라] 담아갑니다. 아, 정말이지, 이 세상에 읽을 책이 너무 많아요!

에이바 2016-12-13 14:45   좋아요 0 | URL
기억을 되살리며 페이퍼 쓰니까 또 남다른 기분이에요. 뭔가 숙제를 마친 것 같기도 하고요. 열심히 읽어야 이런 글을 또 쓸텐데 흑... 칭찬 감사드려요. 아이는 국가가 키워라, 새로울 것은 없지만 우리가 생각해 온 이야기들을 확인하고 정리하는게 좋았어요. 2장 특히 좋았습니다.

# 2016-12-14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있네요! ^^

에이바 2016-12-26 16:3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6-12-23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 2016 서재의달인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에이바 2016-12-26 16:3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성탄 보내셨나요?

북프리쿠키 2016-12-23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 저도 축하드려요
늘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에이바 2016-12-26 16:34   좋아요 2 | URL
북프리쿠키님도 축하드립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ㅎㅎ

다락방 2017-04-10 15: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 요즘 왜 통 글을 쓰지 않으시나요? 바쁘신가요? 소식 궁금합니다...

2017-04-12 1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7-04-10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에이바님, 잘 지내고 계신가요.^^

2017-04-12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7-04-19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
좋아요~~ 만 해 주시고~~ㅎㅎㅎㅎ
왜 요즘 알라딘에는 글 안 올리셔요?
많이 바쁘세요?

2017-04-19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19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