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합니다.-.-..

http://blog.aladin.co.kr/768030147/8871057

 

모시인이 작년에 일어났던 성폭행 사건으로 욕먹고 자살하려다가 실폐했다고 하더군요. 그의 아버님이 글을 올렸더라. 독극물을 마시고 죽어가는 걸 발견하고 병원으로 급히 옮겨서 응급처치까지했다고 늦은 소식이 들리더군요. 물론 법원에서 무혐의로 확정판결 났기도 합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작년 이때쯤, 문학계의 그동안 감추어졌던 성추행 성폭력 까발려 지는 폭로전이 있었습니다. 사실로 들어나서 실형을 선고 받은 경우도 있고 모 시인처럼 무고로 자살까지 감행하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욕하기는 참 쉽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팩트를 가까이 다가가서 본게 아니라 소문으로 파악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언론이 그랬고 sns로 삐져나오는 소식들이 그랬습니다. 그저 나오는 글에 일방적으로 믿었고 사실이든 아니든 직접 알아 본 것도 아닌데 뱉어낸 글에 따라 감정적으로 욕하기 바쁜 ..그리고서 질타와 환멸에 쉽게 노출된 자신을 마주하게 되었지요. 아 정말 부끄럽더군요.

 

누군 자신의 생명을 걸었는데, 하기 쉬운 말로 그가 자살을 감행할 동기를 준 것은 아닌가 싶어 내가 가해자가 되는 한 순간이더군요. 며칠 동안 마음 속으로 내내 뭔가 잘못된 거구나 라고 자책을 했습니다. 이 글은 꼭 본 적도 없는 것을 사실처럼,  마치 나도 보기 좋게 낚인 것은 아닐까. 그리고 쉽게 휘둘린 것은 아닐까. 항상 객관을 주관처럼 쉽게 이입시킨 것은 아닐까. 실제 실형을 선고 받은 나쁜 시인에게는 얼마든지 그럴 수 있겠지만 나중에 무고로 당한 시인은 또 어떻게 해야 할지 참 난감합니다.

 

독자로써 그에게 더욱 가혹했을지도 모릅니다. 그중 단 한 명이라도 무고로 당했다면 이게 또 얼마나 기가 막혔을 것인가. 무고로 소문내고 거짓으로 한 사람은 벌금형이나 집행 유예였지만 무고를 당한 시인은 자신의 전부를 잃어버렸는데 이 책임은 또 누가 져야 할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질타는 늦을수록 좋겠더라고요. 뭣도 모르고 글 싸질렀던 것은 아닌가 성급함이 주는 이 찝찝함이란,,, 거참.

 

 

박 모 시인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미안합니다. 쉽게 휘둘린 자신의 불찰도 있었습니다. 사람 자살 당하게 해놓고 미안하면 끝나는 것이 아닌 것도 압니다. 이것도 미안합니다. 앞으로는 절대 인터넷에서 흘러나오는, 내가 직접 조사하고 알아낸 게 아니라면 믿지 말아야겠으며 개별적인 사안이 각기 다르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만에 하나 틀렸던 사실을 잘못 알게 되어서 빚어지는 피해자가 생긴다면 이게 또 의도하지 않는 죄가 될 뿐입니다.

 

무척 아팠을 텐데요. 부디 몸 잘 추스르시고, 이 고통이 당신의 시의 세계를 더 진득하게 만드는 전화 위복의 기회라 여기셨음 좋겠습니다. 시는 고통으로 먹고 산다고 하더라고요. 이겨 내시고요. 다시 한 번 더 사과드립니다. 모르는 사람들의 입방정에 휘둘렸던 점 반성합니다. 앞으로는 미리 예단하지 않겠습니다." 

 

PS : 언론의 기자분들.... 아 좀~~~~사람 죽게 만들었으면 사과라도 전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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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12-04 13: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언론의 기자분들.... 아 좀~~~~사람 죽게 만들었으면 사과라도 전해주시길.....2X200!
카더라에 휘둘리지 말고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 하는데 말입니다.ㅠㅠ

yureka01 2017-12-04 13:55   좋아요 3 | URL
저도 멋도 모르고 휘둘렸으니 참 아둔하고 미련스러웠습니다..

기사 몇줄에 사람 목슴이 왔따 갔따 했으니 말이죠...

무고 당한 시인은 치명상을 입었으니까요,,

다른 시인들은 사실로 밝혀져 실형을 언도 받은 경우도 있으니.
이렇게 확정 났는 사안에 대해 비판했어야 하는게 옳았으니까요...

무고가 얼마나 억울한 건데 말입니다..아....

100명이 나빠도 한 사람이 무고라면 한사람의 억울함은 풀어줘야 하거든요..

cyrus 2017-12-04 14: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박진성 시인 소식을 어제 확인했어요. 무혐의 판결이 난 사실을 모르고 있었어요. 저도 사건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하지 않고, 시인에게 돌을 던졌으니 저도 반성문을 써야겠습니다.

yureka01 2017-12-04 14:25   좋아요 2 | URL
조사 결과에 따라 판결난 사안에 대해 질타해도 늦지 않을텐데
지나고 보니 너무 성급했더군요..

하여간 시류에 편승한 점도 있고...아고고.ㅠ.ㅠ.

저도 몇일 전에 소식 봤습니다.

네 그래서 무고당한 시인에게 뉘우치는 반성문 제출하고 싶었어요.

만화애니비평 2017-12-04 15: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성폭행범에 대한 처벌을 높이는 만큼 성폭력무고죄 역시 처벌을 높여야 합니다.

yureka01 2017-12-04 15:23   좋아요 3 | URL
특히 문학계에서 성폭행범으로 걸리면 처벌은 물론이고 장차 사회적으로도 사형선고 당한거나 마찬가지죠.
그런데 이게 무고가 될 때는 돌이킬 수가 없더란 말이죠...
정말 저도 물론이지만 글로 비판하는 사람들은 각별히 이부분에 대해 더 신경써야 할듯합니다.....

무고로 억울하게 당한 사람은 오죽 했을까 싶더군요...
오얏나무아래서 신발끈 고처매는 것조차 조심해야할 판이죠..

2017-12-04 15: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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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5: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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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라투스트라 2017-12-04 16: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언제라도 가해자가 될 수 있으니까요.

yureka01 2017-12-04 16:11   좋아요 1 | URL
진짜 전후사정이나 결과도 모른채, 섣부른 비판은 함부로 하면 안된다는 각성을 배웁니다.....

2017-12-04 16: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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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6: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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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6: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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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6: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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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6: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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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6: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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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6: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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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6: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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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6: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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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6: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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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7-12-04 16: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또 하나의 혐오 미러링 사건이군요.

yureka01 2017-12-04 16:27   좋아요 1 | URL
이를 두고 생사람 잡는다고 하죠...

곰곰생각하는발 2017-12-04 1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학 관련 기사라면 다른 이보다 꼼꼼하게 살피는 편인데 박진성 무고 기사는 읽지 못했습니다.
무고라면 억울할 일이니 언론에서 이에 대한 기사를 자세하게 내보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군요.
저 또한 반성하게 됩니다.

yureka01 2017-12-04 16:38   좋아요 1 | URL
저도 저쪽 구석 탱이에서
무릎꿇고 손들고 있어야 할 놈입니다...

시인의 자살 소식에 얼마나 뜨끔하던지요...
그런데 언론은 아무런 반성기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라도..먼저..하고 싶었습니다.

다른 시인들이 못할 짓해서 실형 선고 받은 경우에는 마땅히 비난하는 게 맞지만,
한 사람의 억울함으로 인해 양심의 가책은 피할 길이 없더라구요.

2017-12-04 20: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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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5 08: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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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5 00: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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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5 08: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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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5 00: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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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5 08: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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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5 01: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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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5 08: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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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香 2017-12-05 08: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부터 혼란스럽습니다.ㅠㅠ
성폭력(권력을 이용한 성추행 등) 중 일부가 사실과 다른 사실에 무엇을 믿어야 할 지 모를 정도입니다.
권력관계 혹은 남녀관계에만 집중하다 보니, 너무 쉽게 판단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반성합니다.

yureka01 2017-12-05 08:57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섣부른 판단은 참 경솔했죠..
뭐든 즉흥적 일희일비할 판단은 천천히 해야 할 거 같더군요...
워낙 헛정보들이 난무하니까요..

sprenown 2017-12-05 0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선정성기사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모르는 일개 독자는 어쩔수 없이 휘둘릴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지나친 반성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yureka01 2017-12-05 10:24   좋아요 2 | URL
언론사들은 왠만큼 필터링해서 봐야겠더군요..
미리 예단하는 게 자칫 오류가 되고..이를 토대로 글을 쓰면 ...자폭이 되거든요..
비판은 정말 신중히 해야 하죠..비난이 자칫 칼로 찌르는 격이죠....

강옥 2017-12-05 2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솔직한 사과는 차라리 양심적이죠.
사람 죽게 만들어놓고 모르쇠 하는 언론은 왜 반성도 안 할까요?
앞으로 내가 직접 본 게 아니면 함부로 옮기지 말아야겠어요 ㅠ.ㅠ
저 또한 통렬히 반성합니다

yureka01 2017-12-05 22:09   좋아요 1 | URL
앞으로 언론은 점점 황색화되어 갈 거라 봅니다.
찌를 땐 마구 찔러놓고.
잘못 찌르고 나면 나몰라라 하는 특성...

언론에 대해서
앞으로는 조급하게 달려들지 말아야겠단 생각입니다.

2017-12-06 11: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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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6 12: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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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7 09: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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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7 10: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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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9 08: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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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9 09: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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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제이의 프라이스 테그..

노래 제목이 가격표이네요.


처음 이곡 들었을 땐 그저 그런 팝인가 했었죠.

한동안 잊고 있다가 

어느 아마추어가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걸 보고

노래가 새롭게 들리더군요.


반열에 오를 듯한 느낌이랄까요.


찾아보니, 역시 아메리칸/ 브리티쉬 탈랜트 경연에 이 곡하나만 잘부르면 

전부 기립 박수 받는 명곡이 되었더군요.


멜로디가 쉽습니다. 

강약 조절하기도 쉽고,

가사도 쉽고.

미국 노래의 특유의 소울도 좀 가미 시키면

선택되기에는 좋은 곡입니다.


오늘은 이곡 하나로 흥얼 거려 보겠습니다.


음악으로 즐거운 휴일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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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7-12-03 1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음악으로 더욱 즐거운 휴일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

yureka01 2017-12-03 11:32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세상사 복잡한데 오늘은 음악으로 즐겨요..ㅎㅎㅎ
요즘은퇴근시간이후 자기 전까지 책보다 음악듣는 시간이 대부분입니다.^^..

nama 2017-12-03 1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난 여름 태국의 치앙라이에 갔을 때 일인데요. 야외무대에서 아마도 트랜스젠더일 것 같은 멋진 가수가 이 노래를 부르는 걸 보고 전율을 느꼈었어요. 다음 날 그 가수를 보기 위해 다시 갔는데 다시는 볼 수 없었다는....시원한 노래예요.

yureka01 2017-12-03 11:31   좋아요 2 | URL
어메리칸 캇 탈렌트에 아이가 나와 이곡을 부르는 걸 보고 반했어요..ㅎㅎㅎ
어찌나 잘 부르던지....

곰곰생각하는발 2017-12-03 12: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노래, 소울 풍만한 사람과 어울어지면 진짜 포텐 터지는 곡이 되죠..

yureka01 2017-12-03 15:52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미국노래가 대부분 소울과 꺽기창법이라면 왠만한 노래는 끔뻑 넘어가죠..

2017-12-03 14: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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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3 15: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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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12-03 14: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오늘 하루 여유롭게 들을 수 있는 노래인 듯 하네요. 좋은 노래 감사합니다.^^:

yureka01 2017-12-03 15:56   좋아요 2 | URL
^^..휴일 느긋한 시간으로 음악 흐르면 만사 다 잊고 음률에 빠져 보는 거라서요..
감사합니다.

2017-12-03 16: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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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3 16: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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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3 2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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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3 21: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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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3 22: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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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3 22: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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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08: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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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09: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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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09: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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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0: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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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3: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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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7 10: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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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7 10: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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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빈 백지에

새들은 보이지 않는 궤적을 그린다.


필시 새들이 떠난 후의 선들을 모으면,

자유라고 또박또박 써진 언어가 적혀 있다.


새들의 자유에 그려 놓은 

마지막 생존의 구속.


날개바람으로 쓴 글은

그들이 꽉 쥐고 놓지 못한 각인.


나는 사진으로 자유가 적인 여백에

고요한 침묵의 탁본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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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12-02 13: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철새들이 나는 모습 속에서 ‘V자‘ 대열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유레카님께서는 자유를 발견하시는 것을 보면 보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yureka01 2017-12-02 15:15   좋아요 4 | URL
사진의 1/3을 차지하는 것은 그리움...
또 1/3을 차지하는 것은 빛....
그리고 나머지. 자신의 사유^^..ㅋ
겨호님도 즐거운 시간 만드시길 바랍니다.^^.ㅋ

페크pek0501 2017-12-02 1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모르겠지만... 사진(또는 그림)과 글이 예술을 느끼게 합니다.
좋은 주말을 보내고 계시겠지요?

yureka01 2017-12-02 15:16   좋아요 2 | URL
네 다 의미 세기기..그래서 세상사 모든 것이 탁본이겠죠..
감사합니다...주말 또 한 잔 하고 싶습니다,ㅎㅎㅎ

2017-12-02 13: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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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15: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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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21: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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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3 00: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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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15: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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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16: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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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16: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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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17: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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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22: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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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3 00: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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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17-12-03 0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유

마음이 향하는 방향과
몸이 향하는 방향이
겹쳐지는 투명한 화살표

yureka01 2017-12-03 15:56   좋아요 1 | URL
그럼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하더군요..
자유가 향하는 방향 ^^..

감사합니다.!~~~

2017-12-07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7 1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진을 찍어 오면서 깨달음이 몇가지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 하나, 모든 "시간은 죽는다"이다. 아니 죽는다는 것은 사라진다는 것이다. 사진은 시간의 사라짐을 목도하는 것. 세상이 죽어가고 내가 죽어가고 모든 것이 죽어간다. 이 죽어감은 변화이다. 물질이 흩어져서 사라지고 사라진 듯이 변화해서 또 다른 무엇으로 바뀌는 것. 이 과정을 사진은 목도할 뿐이다. 나는 스스로 죽어간다. 시간이란 과정은 모든 것을 조립하며 분해시키고 다시 다른 어떤 것으로 조합시키고 재조립하는 일련의 흐름이라는 것. 그 속에 내가 있고 당신이 있었을 뿐이다. 결단코 영원한 것은 없다. 시간과 빛은 그래서 늘 사라진다. 또한 다시 다가온다. 이 끝없는 연속적 과정에 사라짐을 목도하는 것. 이게 사진의 화두이다. 시간과 빛, 그리고 과정의 변화.

오늘 당장 죽을 수도 있음을 인식할 수 없을 때 가끔 그런 말이 터져 나온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라는 말. 아니다. 언제든 그런 불행과 사고와 고통이, 혹 그런 죽음이 당장에야 내가 처할 수 "있음"을 유념하지 못할 때 나올 수 있는 말일뿐이다. 왜 나에게만은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은, 절대 없다! 유독 나에게 왜 그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음을 한 번이라도 절실하고 절박하게 인식하지 못했거나, 하지 않아서 나온 생각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남들에게는 뻔한 것들도 "왜 나에게는 유독스러워지는가"라고 한탄한다, 이런 무인식의 괴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닥치고 나서야, 그제서야 득도한 것처럼 비로소, 내지 겨우~ 사유가 깊어지려 한다. 후회란 항상 늦다. 그런데 앞선 후회는 왜 없는 걸까. 후회가 앞서면 후회라 하지 않는다. 사전을 찾아 보면 "후회"의 반대말이 없다. 인생은 늘 뒤늦은 후회들만 있다. 만에 하나 후회가 앞서게 되면 내 지나온 삶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미리 하는 후회라는 반대말은 없다.

​​10년 전에도, 20 년 전에도 호스피스 병동에는 암 환자들의 임종을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의 "내"가 암에 걸려 호스피스 병동에 누운 것에서 보자면 다른 게 없다. 다 같다. 그런데 삶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때와 지금이 너무 다르다. 이런 차이. 이런 후회들. 왜 미리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모든 타자의 고통과 죽음은 철저히 객관적이다. 그러나 그 객관성을 내면화시키지 못할 때, 비로소 후회는 터져 나온다. 내가 죽어 갈 줄은 몰랐다고 토로한다. 웃기지 마라. 모든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서서히 조금씩, 그리고 시간에 지나감에 따라 야금야금 죽어간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려 했거나 혹은 인식하지 몰랐던 거나 염두에 두지 않았을 것이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생이란 열차에 타신 승객이 되는 것은 확실한 이 팩트조차 모르려고 사는 거 같다. "이 열차의 종착역이 죽음역입니다."라고 준엄하신 열차 차장의 스피커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그런 역에서 올라탄 시간의 승객일 뿐이다. 때로는 누군가 중간중간에 하차를 한다. 언젠가 나도 이 열차에서 내려 여행의 종지부를 찍는 날 반드시 온다는 것. 그럴 때 이 삶의 여행 과정이 어떠했으면 인생 열차에서 쉽게 내려갈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다. 이 열차의 이름이 인생이란 타임머신호!~. 다만 각자의 인생타임머신호 열차 속도가 조금씩 혹은 많이 차이가 날뿐. 명확한 것은 반드시 이 열차를 탄 사람은 내려야 가야 한다는 절대성이다.

아프지 않고서도 암 환자가 된듯하게 자신의 존재론에 대한 절박감을 가질 수 있는 사람처럼 산다면, 우리 생은 얼마나 진중해지고, 얼마나 소중히 여길 것이며, 얼마나 사랑으로 달라질 수 있을까? 실제로도 한해 죽어가는 사람 셋 중에 하나는 반드시 암 환자로 죽는데 왜 난 그 셋중 하나가 아닐 것이라고 낙관하는 무턱댄 근거는 대체 어디서 오며, 무슨 자신감으로 사는 걸까? 이럴 때 나오는 말이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지?" 라도 따진다. 그러나 나에게만의 만이란 한정은 빼야 한다. 나에게"만"이 아니라 나에게도 언제든지라고 바뀌도 되는 거다. 알 수도 없는 무엇에게 내 삶의 종지부에 대해 원망과 분노를 하게 되는 심리가 발생하게 된다. 그래, 평소에 자신감 있게 무슨 용감으로 살았으면 자신감 있게 죽는 게 일관성의 스타일 구겨지지 않는 거다. 죽어가면서 살아왔던 스타일 방향 전환하는 거 참 꼴불견스러워 보인다. 생존이란 이 자체는 그때도 다르지 않고 지금도 다르지 않다.


사진을 찍으면서 하루하루 내가 죽어간다는 목도한다는 것. 이 당연한 것에, 너무나도 확정적인 것에 대하여 사진은 항상 말한다. 내가 시간 속에서 스스로 자살당하는 것을 사진의 짧은 셔터 속도에서 자각하게 해준다. 그래서 사진은 항상 메멘토 모리!~그럼 이런 각성제를 주입된 오늘에 내가 살아 있는 시간이다.

 

지금 죽어가는 놈이 악들 받게 움켜쥐고 죽어가면서도 끝끝내 가져가고 싶은 것들이 과연 돈이면 만족이 되겠는가? 사랑과 그리움이면 되겠는가? 시장 바닥 질퍽한 인생 사 같은 치열한 세상에서 콩나물 10원, 20원으로 다투는 삶이 그래서 안타깝다는 거다. 100년이 지나면 지금 내가 움켜쥐고 싶은 10원으로 당장에 다툰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라고 되물어 보면, 지금의 10원이 시답잖게 보이거든. 아니 10원이 아니라 10조라 할지라도 비슷하거든. 몇십조 재산을 일군 회장님도 병상에서 오늘 내일 날짜를 기다리는 것이나, 무일푼 노숙자가 홀로 단신으로 자신의 임종조차 보여주지 못하는 독방에서 죽어가는 거나 시간은 예외가 없더란 말이지.

자신의 인생에 시간의 블랙 컨뮤머. 즉 고객은 늘 자신이었다. 타고난 환경도 진상스러웠다면 사는 모습도 누구는 진상이었다가 누군 호상이었다가 아니면 타고난 환경도 호상스러웠다가 사는게 진상이었다가 결국 결정은 자신의 시간이었다.이게 객관이든 주관이든간에 다 복합적이다. 여기서 자신의 개연성을 증대시키고 증폭시키는 선택은 결국 완벽한 환경도 아니고 완벽한 자신의 선택도 아닌, 서로가 영향을 주고 받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시간에 내가 불랙컨뮤머가 아니라 화이트 컨슈머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얼마나 즐겼는가라는 것. 그래서 이 시간 열차에서 언젠가 내릴 때 미련두지 않는 것. 이게 잘 살았다라고 말할 수 있고 떠난 자가 잊혀지기보다 그리워지는 자로 기억에 남는다. 내가 떠날 때 그리움 한조각이라면 족할텐데, 오늘도 부동산과 주식과 아파트와 한 해의 연봉 협상에서 혹은 거래관계에서 한푼을 더 깍겠다 더 받겠다 아둥바둥의 삶을 지나는 허무함이란 이 순간의 착각들이 후회로 남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윤동주는 서시에서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자고 했다. 그랬던가.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는 방법도 사진이라면 만족해야만 했다. 따라서 사진은 삶의 각성제처럼 여기는 이유가 무었이겠는가. 사진 잘 찍어서 이름 드날릴 작가 소리 듣고 싶지도 않다.타이틀 때문에 사진 하겠다고 했더라면 이렇게 소박하게 다니지도 않았을 것이고, 다른 목적을 위해서라면 이렇게까지 할 이유도 없다.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겠다는 각성. 사진 뽕에 취하려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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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11-30 06: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찍는 순간 이미 대상과 사진 속에 찍힌 피사체의 괴리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거리를 좁히는 해석의 기본전제가 ‘동질감‘, ‘공감‘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yureka01 2017-11-30 08:45   좋아요 3 | URL
인식의 유무가 곧 이격의 유무일테니까요..
과거의 영상을 본다는 것이란 의미가 그런 건가 봐요...^^..

2017-11-30 09: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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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0: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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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0: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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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1: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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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3: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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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3: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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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3: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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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3: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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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3: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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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3: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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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3: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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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3: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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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4: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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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21: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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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4: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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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4: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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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8: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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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4: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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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4: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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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8: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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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옥 2017-12-01 16: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몇 년 전에 남편을 잃은 친구가
˝난, 우리 식구들은 절대 안 죽을줄 알았다.˝ 그러더군요.
상상초차 해보지 않았고, 설사 전쟁이 난다 해도 안 죽을 거라 생각했대요.
그 친구 지금도 가끔 ˝왜 하필이면 나야? 내가 뭘 잘못했어?˝라고 합니다.

사진은 사라짐을 목도하는 것- 인정하는 것.
그렇게까지 깊이 생각하질 못했네요 ㅠ.ㅠ

yureka01 2017-12-01 16:45   좋아요 2 | URL
네 그래서 말입니다.

저는 사진을 각성제로 생각하거든요..

일상 속에서 늘 잊어 버리는 것중에 하나가 바로 나도 그럴 수 있음을..
사진을 통해서 인식을 하게 되는 것이라서요.

다른 말로 하면 인식 촉매제도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사진 목적이 공모전이나 무슨 이름 얻고 싶은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이 뻔한 ..그리고 타인의 죽음은 일상적 익숙함에서도
자신은 예외인듯한 착각을 사진이 막아주거든요..

사라지는 모든 것들을 인식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게 사진이었으면 되니까요...

2017-12-01 23: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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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01: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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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05: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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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15: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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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19: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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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3 00: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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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07: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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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15: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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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12-02 1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존재와 시간> 책 산 거 이 글 보고 산 거 아닙니다ㅎㅎ;
‘죽음‘, ‘나‘, 시간‘.......늘 생각하면서도 짧은 쇼핑처럼 사유하고 마는 탓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17-12-03 00: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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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21: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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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3 00: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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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7 22: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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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의 시인이라서 현대시의 특징을 닮은 건지 상당히 어려웠다. 문장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시에 나오는 단어 하나하나가 낯설지 않는데 연결이 되질 않는다. 좋게 말하면 현대시에 걸맞은 암호이자 난수표같이, 나쁘게 말하자면 시어들의 하나하나가 가진 연관성이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하기야 내가 시를 읽는 이유가 시인되겠다는 게 아니니 이게 무슨 오버하는 짓인가 싶기도 한다. 시어를 만날 때 이해의 논리로 시를 재단하는 이과생의 버릇이 시 읽기를 더욱 어렵게 한다. 시는 직관성이 아니라 은유인데 이 메타포의 상징이 금방 떠오르지도 않는다. 그래서 단어의 상징이 부담스러웠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왜 이렇게 어려워 보였을까? 시인의 개인사적인 관념은 시에 곳곳에 부비트랩같이 숨겨져 있을 텐데 아직 찾아내는 시의 돋보기를 가지지 못한 탓일 수도 있다. 산문으로 설명되지 못한 짧은 시에 못처럼 박혀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고 보니 시인의 출신 말고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다. 뭐 대부분의 시인의 삶을 자세하게 알 수야 없겠지만 이런 시가 나올 법도 한 개연성, 또는 밑바탕에 흐르는 강물을 따라기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사전 지식이 없다는 것도 시를 파악하는데 상당한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시어가 마치 정신적 편집증처럼 튀어나오고 넓은 언어의 바다에 시어라는 물고기는 무슨 어종들인지 헤맨다.

이 시집은 딸아이의 구매 요청으로 구입한 것이니, 시의 취향과는 상관없이 읽게 된 거라서 뭐랄까 딸내미 양의 문장 취향이 음~~~그랬었나,라고 난해하게 생각되었다.

 

 

 

 

시가 딱 7줄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3, 4 혹은 4, 2나 4.4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를 낭송하면 멜로디가 나왔다. 운율이 생긴다. 아니나 다를까 이 시는 읽는 내내 전부 소리 내며 읽었다. 시가 의미하는 바 상관도 없이 그저 읽기만 해도 노래가 된다. 남해의 밤바다에 파도 소리는 잠잠하기만 한데 읽는 것만으로도 몰입하게 된다. 시인의 나이 70줄에 걸쳤으니 시도 7줄인가 보다. 시를 굳이 길게 쓸 것도 없이 짧게 트위터의 140자 기준이 있다면 70세 노년 시인의 시는 7줄로 줄였던가 보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고 싶은 말이야 많지만 다하고야 살 수가 없겠지. 규칙성을 띠고 정형화되는 과정이 결국 나이로 다듬어지는 형태를 이루는 것은 아닐까.

하기야 두 편의 시집을 읽었는데 지금 이 페이퍼 글을 쓰며 복기해보니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저 그렇게 잘 읽었으면 된 거지 않을까. 수험생의 복습용 책도 아닌데, 이 시집으로 어디 시인 자격증 따려고 시험 준비하듯이 읽어야 할 의무도 없지 않겠는가. 그저 읽히는 대로 눈에 들어오는 대로 무슨 뜻 알듯 모를 듯 중얼중얼 읽기만 해도 시는 불편과 안온을 교차시키면 그만일 테니까 말이다.

'사진과 시'를 삶의 과업인 분의 선물로 과분하게 받았다. 내가 시인도 아닌데 자꾸 시집을 받아도 되는 건지 따져 묻지는 못했어도 홍진에 묻힌 분네들이 시집 한 권이라도 읽으며 산다는 게 어떠한지 자화자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기분이 들었다. 뭐 시집 읽어도 돈 한푼 생기지 않고, 먹고사는 일과는 전혀~상관없는 것이지만 먹고사는 일 말고 다른 거를 찾으라 하면 난 감히 시집을 추천한다. 한편으로는 시를 읽는다는 것이 내 삶을 언어로 포장해 주는 기분이랄까. 이 포장에 시의 허세라도 부린다 한들 다 자기만족 아니겠는가 싶었다. 돈 버는 일 빼면 똥 싸고 섹스하는 것만 남는다면 인생 진짜 조깥거든. 세상이란 시궁창 구정물에서도 연꽃은 피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막역하게나마 그런 사진과 만난 시집을 생각했었다. 시가 있고 사진이 있는 시집이 반드시 꼭 나올 것이란 예상. 시인으로 등단한 사진작가이거나 사진작가이면서 시를 쓰는 시인이거나. 그래서 시와 사진이 만나는 접점에서 스파크가 일어나는 시집. 이 책이 딱 시집과 사진집을 합쳐 놓았다. 이제서야 두 개가 만난 시집이다. 어쩌면 사진 작업이라는 것이 시를 지어 내는 것과 과정이 참 비슷하다. 다만 형태가 다르지만 속성은 닮은 구석이 많다. 시심이나 사진 감성이나 결국은 뭉뜽거려서 만들어지는 이를테면 시가 뼈대라면 사진은 이 뼈대에 진흙을 발라 붙인 조형적 합작품일 것이다. 하기야 새로운 장르라는 것은 부단한 실험과 시도에서 나온다. 무엇이든 예술이란 답습과는 거리가 멀어야 예술답다. 끝없이 조합하고 해체하고 다시 분해시키고 뭉쳐지는 이 과정에서 없었던 것이 새롭게 발견되거나 만들어진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뻔한 사진에 텍스트가 붙혀짐에 따른 새로움이란 결국 뻔한 것을 뻔한 채로 방기하지 않는 이른바 작가주의의 실험정신. 이것이 예술이 우리 삶에 늘 새로움이라는 개척자의 정신이 다름 아닐 것이다. 있는 대로 주저앉아 있지 않겠다는 것. 끝없이 실험하고 변화해가며 진보를 실천하려는 것. 이것이야말로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 자꾸 시도하는 것은 시도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하지 못했던 것의 후회를 방지하는 방법이다. 해보는 거. 그래서 이 실천력은 예술이 가지는 힘을 밑받침한다. 사진도 찍으러 다녀야 하지 책상에 앉아서 글도 써야 하지 부지런하기까지 해야만 가능한 작업이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이 사진은 꽃이 필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글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긴 기다림은 곧 발효되고 숙성된다. 그래서 나온 시집과 사진집의 콜라보가 아름답다.

이 사진 시집은 알라딘의 이웃분의 선물이었다. 아무 책이라도 보내지 않고 보는 사람이 딱 좋아할 만한 책으로 염두에 두고 보냈다는 것은 선물도 맞춤형이라니. 이를 두고 알라딘 복이라고 하자. 복 터졌다.

집 3권을 남해의 한 적한 바다가 모 펜션에 잠도 자지 않고 밤새 파도 소리 바람 소리 들어가며 시 읽고 시 노래를 불렀다. 캄캄한 밤바다의 초겨울 날씨는 을씨년스러운 차가운 바람 앞에서도 고요했다. 바다 바람아 갈매기 소리만 듣지나 말고 몇 권의 낭송되는 시어들도 물어다 주길 바랐다.

낯선 펜션 방 침대에서 아내와 딸아이가 아침에 눈 뜨고 시집 3권을 다 읽는 것을 보더니

"그 나이에 놀러 와서 시집을 안주 삼아 읽어 대는 사람 여기 있네"했다.

 

소주 두세병 각인데 ㅠㅠ 그래 나도 알지. 중년의 나이 들어가는 꼰대 모습은 나도 무지하게 싫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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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8 10: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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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8 11: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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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8 13: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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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11-28 14: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7줄로 된 시집이라.
시 죽어라고 안 읽는 저도 왠지 끌리네요.

유레카님이 꼰대신가요?
남해에서 소주에 시집 세 권 읽을 정도면 낭만 아저씬데.ㅋㅋ

yureka01 2017-11-28 14:21   좋아요 2 | URL
ㅎㅎ 소주 딱 세잔 마셨습니다..한잔 마시고 시집 한 권이 안주였거든요..
참 짜릿한 한 잔과 한 권....그래서 3잔..소주 한병을 다 비우지 않았거든요..
원래 바닷가 팬션으로 놀러 나가면 약간의 일탈과 술은 필수코스같거든요..
그래서 꼰대같은 술주정은 시집 읽느라 자제 했습니다...

네 시인의 에필로그에서 왜 7줄인지 설명해주더군요.나이 많아 질 수록 말이 많아지고
글이 길어지고..이게 나이탓에 그런거니 70이니 7줄로 줄이자..생각이 참 시인 답구나 싶었거든요..
시도 평이한 감정이었는데..역시 운율과 리듬감이 읽다 보니 생겨서 좋았습니다.
낭송용 시집으로는 제격이었습니다.~

cyrus 2017-11-28 16: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음에 만나면 제대로 만든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책방에 만나요. 매번 만날 때마다 유레카님이 질 낮은 커피값을 지불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커피는 책이랑‘이라는 카페 겸 책방이 있습니다. 핸드드립 커피를 팔고, 책을 살 수 있어요. ^^

yureka01 2017-11-28 17:03   좋아요 1 | URL
오옷..물론 대환영..따뜻한 커피 향 수증기에 피어나는 책세상 이야기가 어찌 마다할 수 있겠습니까...
커피향 진한 책방에서 한번 조인트 해도 좋습니다!~~~~

cyrus 2017-11-28 17:17   좋아요 1 | URL
그럼 다음 만남의 장소는 정해졌습니다. 이번엔 제가 커피를 쏘겠습니다. ^^

yureka01 2017-11-28 17:28   좋아요 1 | URL
어디 물색해둔 책방이 궁금한데요..ㅎㅎㅎ물론 커피 향까지도!~^^..
네 일간 또 뵙죠~ㅎㅎㅎ

강옥 2017-11-28 2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연인지 필연인지
시집 세권 중에 두 권이 제게 있네요.
럴수 럴수 이럴 수가~~~
강영환 시집은 지난 주 선물받은 책인데... 참 반갑네요 ^^*

yureka01 2017-11-28 21:53   좋아요 1 | URL
ㅎ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아마도 강옥님과 지향점이 비슷하거나 닮았을 겁니다...그럼요.ㅎㅎㅎ
저도 놀랄!~놀입니다..

2017-11-29 00: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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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9 00: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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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9 01: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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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9 09: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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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11-29 06: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絶句 시로 이보다 더 아름다운 시를 쓴 분은 못 보았다 생각하는 시인이 있습니다. 김종삼 시인의 이국적인 단아함과 또다른 맛을 내셨죠.
범대순 시인.



33

큰 방
아궁이


개떡
찌는 솥


발로
채이고


안 나가는
개.


90

그 먼
옛날엔


높은
나무에


지금은
마음에


걸려
있는 연.




정말 짧으면서도 임팩트 있지 않습니까ㅎ 제목조차 있으나마나한 번호;;;
짧으면 이 정도 무게감은 되어야 한다 생각한답니다.



yureka01 2017-11-29 09:06   좋아요 1 | URL
압축미의 미학!!!!
짧을 수록 강도는 업업~~

.찾아 보겠습니다..

2017-11-29 11: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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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9 11: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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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9 11: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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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9 11: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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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9 13: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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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9 13: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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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9 13: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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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7-11-29 1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헛! 사이러스 님과 유레카 님이 종종 회동하시는 듯!!! 으왓~~~

yureka01 2017-11-29 23:44   좋아요 0 | URL
네 가끔 주고 싶은 책 나올 때마다 커피 타임 가지고 있어요..
책친구죠..ㅎㅎㅎ

2017-11-30 10: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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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1: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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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1: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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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8: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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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2: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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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15: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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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1 17: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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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07: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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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3: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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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07: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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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3: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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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7 22: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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