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빈 백지에
새들은 보이지 않는 궤적을 그린다.
필시 새들이 떠난 후의 선들을 모으면,
자유라고 또박또박 써진 언어가 적혀 있다.
새들의 자유에 그려 놓은
마지막 생존의 구속.
날개바람으로 쓴 글은
그들이 꽉 쥐고 놓지 못한 각인.
나는 사진으로 자유가 적인 여백에
고요한 침묵의 탁본을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