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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밭의 두 소년
라리 트랑블레 지음, 김자연 옮김 / 오픈하우스 / 2022년 4월
평점 :
오렌지 밭의 두 소년
“아메드가 울면 아지즈도 울었다. 아지즈가 웃으면 아메드도 웃었다. 나중에 둘이 결혼하겠다. 사람들은 둘을 놀리려고 이렇게 말했다.”
자혜드와 타마라가 있다.
신의 섭리에 따라 신의 은혜로 살아간다는 아버지 자혜드.
신보단 자식들이 우선인 타마라.
험한 땅에서 부부는, 자혜드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일군 오렌지밭을 지키며 살아간다.
그리고 쌍둥이 아들 둘이 태어났다.
어느 날 폭탄으로 인해 쌍둥이들의 조부모가 죽게 되고,
술라예드란 낯선 인물이 찾아온다.
둘 중에 하나!
신의 성전으로 갈 아이가 필요하다.
신의 성전으로 가는 길, 폭탄벨트를 차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
결국 무고한 이들을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길.
그것이 정말 신의 성전으로 가는 길인가
가족의 명예를 드높이고 신의 은혜를 갚는 길인가.
그 길에서 불치병을 앓아 시한부인 아지즈와 건강한 아메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아버지는 아메드를, 어머니는 아지즈를 선택한다.
하나라도 살리고 싶었던 어머니와, 신을 속일 수 없어 강한 아메드를 선택한 아버지.
바꿔치기한 선택에서,
아지즈는 아이들을 죽인 폭탄테러범으로, 자신이 터트려버린 아이들과 함께 산산이 조각났다.
아메드는 가족 모두에게 버림받은 체, 자신이 누군인지 방황하며 살아간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화가 났다.
뉴스에서 본 폭탄벨트를 찬 어린아이들, 여자들.....의 모습이 떠올라서다.
정말 신이 원하는게 그거라고?
무고한 생명이 무고한 생명들을 폭발시키는게 정말 신이 원하는 거라고?
정말 그런 이들에게 신이 영생과 축복을 준다고?
그게 신에게 은혜를 갚는 일이라고?
만약 정말 그런 신이 있다면, 그런 신은 개도 안 물어갈 신이다.
자식을 살리겠다는 어머니가 몰매를 맞는 곳,
살고 싶었다는 이유로 명예롭지 못한 아들이 되는 곳.
결국 폭탄을 두르고 거짓말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것이 명예가 되는 곳.
정작 신을 위해 기도하지만.
신은 사라진 그 곳.
신의 이름을 더럽히며 인간들이 벌이는 전쟁이
오렌지밭을 가로질러
저 강으로 산으로 뻗어나간다.
아이들의 피를 묻히며, 약하고 선한자들의 살점들을 뜯으며.
무슨 뜻이지- 그 사람이 저희한테 산에 지뢰가 설치돼 있다고 했어요. 저희가 거기에 갔던 날, 신께서 우리 발걸음을 인도하셨던 거라고 말했었죠. 그건 거짓말이었어요. 그 산에는지뢰가 설치된 적이 없었어요. 그리고 신께서 우리의 연줄을 끊은 것도 아니었어요. 단지 바람이 그랬던 거였어요. 그리고 그날, 저희가 산 건너편에서 봤던 건, 군대 막사가아니었어요. 그건 난민 캠프였어요. 술라예드는 우리를이용한 거였어요. 우리 아버지를 이용했어요. 우리 모두를이용했던 거예요. - 끔찍하구나. - 네, 끔찍하죠. - 유감이야, 아지즈. - 술라예드는 우리에게 거짓말만을 했던 거였어요, 선생님. 그 사람 때문에, 천국은 폐허투성이가 됐고 내 동생은, 살인자가 됐어요. - 네 동생은 어린아이였어.
당신의 마음을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당신에대해 그렇게 이야기하고, 그들은 진실만을 말합니다. 그런데 왜 시간이 제 일을 못 하는 나라에서 살아가야 하는 건가요? 그림은 벗겨질 시간이 없고, 커튼은 누렇게 변할 시간이 없고, 접시는 이가 빠질 시간이 없습니다. 물건들은제 시간을 보내는 법이 없고, 살아 있는 이들은 늘 죽은 이들보다 느립니다. 우리나라의 남자들은 자신의 아내보다더 빨리 늙습니다. 그들은 담뱃잎처럼 말라갑니다. 뼈를제자리에 붙들고 있는 것은 바로 증오입니다. 증오가 없다면 그들은 먼지 속으로 쓰러져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겁니다. 바람이 그들을 돌풍 속으로 사라지게 하겠죠. 한밤에울리는 부인들의 탄식 소리만이 남을 겁니다.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 아들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손이고, 다른하나는, 주먹입니다. 하나가 가지면, 다른 하나가 줍니다. 어떤 날은, 이 아이, 또 어떤 날은, 다른 아이입니다. 간절히부탁드립니다. 이 두 아이를 제게서 데려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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