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 예술 - 창을 품은 그림, 나를 비춘 풍경에 대하여
박소현 지음 / 문예춘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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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품은 그림,나를 비춘 풍경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이 책을 정확하게 표현해준다. 그림으로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작가. 그를 따라 내 삶도 챙겨보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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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0 21: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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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6 11: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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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운동다녀오는 길에 아파트 산책을 했다.

비가 오니 오히려 덥지않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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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아들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어른이 되어 가정을 꾸리고 노년이 되는 과정을 담았다.


92 죽음? 그래! 오고 있어. 


이 문장을 읽은 며칠 후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어서 92 라는 숫자가 강하게 남아있다.


엄마 보러 갈때면 그림책을 챙기게 된다. 책은 읽어드려도 집중할 수 있을 것같지는 않고,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 나누면 엄마의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조금은 늦출 수 있지 않을까해서다.


엄마, 새 집으로 이사하나봐. 페인트칠 하고 있네.

(두 번째 읽으면서 이 그림을 보고 물었다. 엄마 뭐하고 있다고? 페인트칠 한다면서)

내 신혼집 꾸미던 시절, 엄마의 환한 웃음이 생각난다.




엄마, 이건 사진 찍는거야.

(요즘 아이들을 만나면 꼭 인생 네컷 사진을 찍는다. 이것이 은근히 재미있고,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엄마랑 이런 사진 찍어 본적이 없다. 같이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올까? 

재미있겠다. 해보자.)




엄마, 비행기 타고 여행 가네. 엄마 미국 갔던 거 생각나요? 

(몰라. 동생네에 세 번이나 다녀오셨는데, 잊으셨나보다.)




엄마랑 나랑 ㅇㅇ다. 셋이서 나란이 손 잡고 걷고싶은데, 그건 이제 불가능해져버렸다.

할 수 있을 때 많이 할걸.




엄마, 우리 애들이랑 많이 놀아줬쟎아.

직장을 다니는 동안 엄마가 아이를 맡아주셨다.

퇴근하고 돌아가면 부쩍 성장하는 아들을 만나고 놀랐다.

항상 책을 읽어주시니 4살이었을때 아들은 한글을 다 뗐다.

엄마 덕분에 맘 편하게 직장 다닐 수 있었고 아이들도 잘 자랐다.

(ㅇㅇ 이 지금 뭐한다고? 아이고 벌써 돈을 벌어? 좀 더 놀아도 되는데.)

몇 번을 이야기아는데도 자꾸 잊으신다. 벌써 직장인이라는 것을.




엄마도 휠체어 타쟎아. 우리 엄마가 왜? 급 우울해졌다. 이젠 휠체어 타는 것도 조심해야 된다.

(나 혼자 잘 걷는데 무슨 휠체어를 타)






78 새로운 기계 사용법을 배울 수도 있어.


새로운 기계 사용법을 배울 수도 있는 78살인데 엄마 왜 이러고 있어요? 

받아들이고 내려놓으라는데 그것이 참 쉽지가 않다.


97살 생일 맞을 수 있을까?

다가오는 생일이라도 병원이 아닌 집에서 즐겁게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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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7-20 0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살까지 살지... 그런 사람도 있고 그러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92에 죽음이 다가오는데... 죽음은 언제든 다가올 듯합니다 어머님과 함께 본 그림책이어서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희선

march 2025-07-26 11:07   좋아요 0 | URL
좋은 시간을 보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나이보다는 건강하게 사는 시간이 중요한것같아요. 하지만 맘대로 되지 않으니....희선님 더위 조심하세요.^^
 















예술가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억을 새기고 보존하는 일을 한다. 우리는 책을 읽거나 작품을 감상하며, 잊힌 것들을 곱씹는 일종의 기억 여행을 떠난다. 예술가들은 우리를 낯선 장소로 이끌기도 하지만, 출발지든, 도착지든, 혹은 경유지든, 집 없이는 이야기가 전개되기 어렵다. 우리의 삶이 집을 떠나 집으로 돌아오는 매일의 일상이 쌓여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은 과거와 현재의 기억이 공존하는, 거대하면서도 내밀한 공간이다.-p114



욕창이 생겨서 수술을 하고 40여일의 치료가 끝났지만 상처가 완전히 아무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지금은 요양병원에 계시는데, 엄마에게 갈때마다 집이 아닌 병원에 모셨다는 것이 너무나도 마음에 걸려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다. 이것이 정말 최선일까? 동생은 그렇게 말했다. 엄마가 집에 있어도 병원에 있어도 아무것도 하지않고, 앉아있는 것은 똑같은데 차라리 병원이 낫지 않겠냐고. 정말 그럴까? 치매는 갈수록 심해지셔서 지금 계신 곳이 어디인지 인식을 못하시지만 집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계신다. 익숙한 공간, 가족과 함께 생활했던 공간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것은 당연할 터. 이 문장을 읽는데 엄마 얼굴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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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0 21: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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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6 11: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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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여행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54
자우메 카브레 지음, 권가람 옮김 / 민음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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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그림이, 세상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음악이 등장하는 몇몇 단편을 보면서 뭔가 연결되는 느낌이 들었다. 단편소설집이라고 알고 있는데 뭐지 이런 전개는? '열네 편의 단편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동시에 세밀한 문학적인 장치들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또 다른 서사를 형성한다.' 는 뒷 표지의 글을 읽으면서 뜬금없는 생각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중에는 독립적인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그 이야기들조차 제목에서 오는 '겨울'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에서는 벗어날 수가 없었던 것같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잔혹함, 전쟁으로 인한 가족간의 비극에서는 눈을 돌리고 싶었다. 어떤 희망도 없는 절망. 하지만, <손안의 희망>이라는 단편에서는 굳이 희망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신체적 자유가 보장되지는 않았지만 심리적으로는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주인공을 보면서 조금은 위로가 되기도 했다. 어느 장소에 있느냐보다 누군가랑 연결되어 있다는 것,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유언장>에 등장하는 남자의 인생은 가여웠다. 모든 공포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한 순간 복병이 버티고 있었으니......세상에는 모르는게 약인 경우도 있는데말이다. 


왜냐하면 살아남은 자들 앞에 펼쳐진 미래 또한 매우 끔찍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서서히 받아들여야 했으니까.-p42


<고트프리트 하인리히의 꿈>에서는 자기를 지키기 위한 본능이 신의보다 앞섬으로써 묻혀지는 진실들이 얼마나 많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어쩔 수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뭐랄까? 예술의 힘에 대해서 느낄 수 있는 지점들이 많았다. 인간의 사심이 가득히 들어차 예술의 본질을 흐리기도 하지만, 진정으로 그 가치를 알아봐주는 사람도 있는 법이니까. 

책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와닿는 부분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엄마의 기억이 점차 사라져가는 것을 보고 있어서인지 기억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나를 보게 된다.


... 그리고 네게는 너의 기원을 상기시켜 주는 작품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기억의 상실보다 더 고통스러운 죽음은 없으니까.

-p110


졸탄은 그녀가 그 약속을 기억하지 못해 그곳에 나타나지 않을 경우가 가장 두렵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망각이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이라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다.-p 264


기억을 잃어가는 사람, 기억을 잃어가는 사랑하는 이를 지켜보는 사람 중에서 누가 더 불행할까? 시간이 흐른 후에야만 알 수 있는 선택을 매 순간 하면서 살아야하는 인간의 삶이 왠지 서글프게도 느껴지는 문장도 있었다.


"좋아. 하지만 누구랑 결혼하는 것 자체로 네가 실수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는 없어."

"그렇지. 누구나 시간이 지나봐야 우리의 선택이 실수인지 아닌지 알 수 있으니까."  -p 261 ~262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단편들도 있었는데, 그 작품들은 다시 읽어봐야할 것같다. 자우메 카브레는 정말 생소한 작가였다. 친구를 통해서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는데, 도서관 신간 코너에 있어서 너무나도 반가웠다. 조금은 특이한 서술 방식도 있었고, 쉬웠다고만은 할 수는 없었지만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된 것은 큰 수확이었다. 미술, 음악,신화, 문학등을 잘 버무려 놓은 잘 차린 한 상 이었다. 이젠 낯선 이름이 아니라 나에게 좋은 기억을 남긴 자우메 카브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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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7-17 0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기를 볼 때는 자신과 비슷한 일이 있으면 더 관심을 가지고 볼 듯합니다 기억이 사라지는 건 슬프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것도 잊겠네요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도 슬프겠네요 다 슬프겠군요 그래도 지금을 사는 게 좋을 듯합니다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 기억하면 되겠지요


희선

march 2025-07-26 11:08   좋아요 0 | URL
맞아요. 현재를 사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같아요.
엄마가 어제 일을 기억하지 못해도 현 순간은 살고 있으니까 감사한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