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
이수은 지음 / 민음사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설국』은 감탄을 자아내는 묘사와 미문이 압권인작품이지만, 특히 인상적인 대비를 이루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시마무라가 "본 적도 없는" 서양 무용 평론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그걸 하는 이유는 바로 "본 적도 없고 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사진과 자료만 보고 하는 평론이라서 마음에 든다는 것. 그는 탐미적 안목은 가졌을지언정 현실에 발을 딛고 살 생각은 전혀 없다.
그에 반해 고마코는 가난하고 의지가지없는 신세지만 온 힘을 다해 자기 생을 사랑하고 있다. 고마코가 시마무라를 사랑하는 것도 그래서다. 그것이 시마무라로선 평생 헤아릴 수도 느껴 볼 수도 없는 뜨거운 현실이기 때문에. 시마무라는 설국의 차가운 깨끗함에 매혹되지만 고마코는 그 눈 아래에서 뜨거운 온천수가 솟아나고 있음을가리킨다.
둘 중 누구의 자존감이 진짜 더 높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문
이선영 지음 / 비채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목원을 배경으로 추리소설을 써볼까. 고민만 하는 사이에 선수를빼앗겼다. 화원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추리소설이 나온 것이다. 소설《지문》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기구하다. 이들이 화원에서 꽃처럼 애지중지를 당한‘ 여성의 죽음과 그를 둘러싼 사연을 각각의 목소리로들려준다. 문단 내 성폭력, 염전 노예 사건 등 실제 사건을 연상시키는 에피소드가 전개되며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안타까움의 다른 말은
‘증오하면서 사랑한다. 소설을 손에 들면 이 말의 뜻을 알게 되리라

조영주(소설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45년 1월5일 나는 공작 수컷처럼 잔뜩 허세를 부리며 신부님에게 말했다. 〈신부님, 저 오늘 열세 살 됐어요!) 그러자신부님은 툴툴거리듯 툭 던지셨다. 〈잘못 살았네.〉 무슨 말일까?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셨을까? 나이가 그쯤 됐으면 진지하게 고해성사라도 해야 한다는 말일까 - P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질문하는 독서의 힘 - 토론을 위한 논제 만들기
김민영 외 지음 / 북바이북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슷한 책만 읽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이 틀리지 않았다.
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욕구가 투영된 것이 아닐까. 가뜩이나 힘든데 나에게 공감해주는 책이라도 읽어야 마음의 평안을 얻기 쉬울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내 편견은 단단해진다. 시대를 읽어내지 못하고 내 안에 머문 독서에 그치고 만다.

내가 만든 질문에 답하기지금까지 책에서 길어 올린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책에 던지는 질문은 쌍방향의 대화, 생각을 넓히는 마중물이다. 독서가의종착지는 자기 질문에 대한 답을 글로 써보는 것이다. 확신이 없어도 써보는 경험이 중요하다. 흩어진 생각들을 문장으로 표현하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글을 쓰면서 생각이 구체화되기도 하니처음부터 입장을 정하지 않아도 된다. 글을 쓴 후 생각이 명징해지면 주체적으로 사고한 것에 기쁨을 느낄 수 있고, 정리가 덜 되었어도 같은 주제로 나중에 글을 쓸 때 좋은 토대가 될 것이다. 분량은다섯 문장부터! 여러 문장으로 구성해야만 서사와 논리가 구축되,
다섯문장부터 시작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연한 것들 (한정판 퍼즐 에디션) 웅진 모두의 그림책 39
이적 지음, 임효영.안혜영.박혜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연한 것들그때는 알지 못했죠.
우리가 무얼 누리는지.
거리를 걷고 친구를 만나고
손을 잡고 껴안아 주던 것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것들.
처음엔 쉽게 여겼죠.
금세 또 지나갈 거라고.
봄이 오고 하늘 빛나고
꽃이 피고 바람 살랑이면은
우린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리가 살아왔던 평범한 나날들이 다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 버렸죠.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때까지
우리 힘껏 웃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