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솔 박미희의 김치 이야기 : 제주 김치
박미희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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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사업을 하고 있는 저자다.

그러나 이 책은 사업가로써가 아니라

요리책에 가까운 책이니 오해 없길.

김치가 점점 좋아지는 요즘

직접 해먹어야지 생각하며 찾아 읽었는데,

읽다보니 그냥 저자가 만든

김치를 사먹는 것도 낫지 않을까 싶기도.


흑산도에서 태어나 제주도에서 자랐다는 저자가 쓴 이 책은

제주 식재료를 많이 사용한 김치들을 다룬 책인데,

여러가지 김치가 등장하지만

왠지 눈이 더 가던 건 색다른 김치들보다는

익숙하고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김치들이였다.


제주 김치만의 맛을 내는 재료가 뭘까도 궁금했는데

재료도 재료지만 풀국으로 사용되는

풀국 재료들이 어쩌면 김치 자체의 맛 만큼이나

독특한 발효맛을 내주는 공신들이 아닐까 싶었다.

저자가 말하길, 풀은 넣어주면

김치를 감싸고 돌면서 

당으로 변해 유산균의 먹이가 되고 

양념도 김치에 잘 달라붙게 만들어 주면서

빨리 시어버리는 것도 

일정부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하지만,

책에서 쓰이는 풀들은 

일단 평범히 쓰이는 재료들이

아닌 식재료 들이란 것에 주목할 만 했다.


메밀풀, 차조죽, 보리죽.


메밀풀은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차조죽은 맛이 깊고 탄산맛의 시원한 맛을,

보리죽은 감칠맛과 톡쏘는 맛을 가미해준다 한다.


책엔 없는 내용이지만 경험상,

겨울 제철 무우로 격식없는 김치를 담글 때

그냥 밥풀과 새우젓의 조합 만으로도

굉장히 훌륭한 맛이 되는 걸 경험한 바가 있어,

저자가 말한 3가지 제주김치에 활용되는 풀들은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는 저마다의 역할을 

김치 안에서 해줄거라 느낄 수 있었다.


읽다보면 주로 쓰이는 위 3가지 풀국 이외에도

더덕 김치의 경우엔 '기장풀'을 쓰기도 하는데,

만들기 쉬운 김치 종류이면서

호불호가 별로 없을 듯한 레시피라 좋았다.

다만, 더덕을 이미 깐 걸 쓰지 않는 이상

손질하는 동안 끈적이는 더덕 때문에

직접 손질해 해먹는 거보다 어쩌면 

손질 된 더덕을 사 해 먹는게 

났다는 생각도 순간 들긴 하더라. 


이 책의 또다른 특징 중 하나는

김치마다의 레시피가 너무 간단하다는 점에도 있다.

처음엔 난 내가 2페이지를 한꺼번에 넘긴건가 싶을 정도로

담그는 법마다 3~4줄로 끝나는 것도 많아 좀 어색했다.

너무 짧은 레시피 들이라서 좀더 생각하며 읽다보니

사실 완전 재료손질부터 소개되어 있는 책이 아니라면

김치맛은 익힌 후에야 완성되는 것이고

그냥 버무리는 수준까지의 설명은

예상외로 단순해도 되겠단 책의 표현도 어느 정도는 이해됐다.


결국 중요한 건,

소개된 각 김치마다의 맛이 다를 수 있는

아까 말한 3가지 베이스가 되어줄 풀국들과

거기에 가미되는 액젓의 조합이겠다 싶다.

또한, 어떤 김치엔 귤도 들어가고,

유채꽃도 사용되며,

방게도 넣고, 유자도 쓰여지는 점도 추가.

배추꽃대는 사실 보통은 잘 안먹는데

여기선 별미처럼 소개되어 있어 생소했다.


만들기 편한 깍뚜기와 브로컬리 김치는

수일내로 한번 레시피대로 해 볼 작정인데,

김치로 쓰일 주재료보다 

부수적일 재료들이 약간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개인적으론 풍부한 맛의 김치를 좋아하는 편이다.

책은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김치들 위주고

사진상으로 푸짐하게 담겨진 김치들 사진이 아니라

한접시 분량으로 담긴 스틸 컷들.

이 사진들을 바탕으론 어느 정도 

식탁 위에 올려질 완성품 형태를 예측할 수 있어서

가능한 정도까지는 흉내 내어 볼 요량도 있긴 하다.


오고가기에 가까워진 제주행이 됐으니

제주를 자주 경험했던 사람들이라면

꼭 책 때문만이 아니라도 

제주도 특산처럼 소개된 김치들을 

방문해서 찾아 먹어보는 것도

하나의 식도락 투어처럼 활용해

본다는 측면에서 나쁠 거 같지 않고.


예전엔 요즘만큼 김치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자꾸 김치가 좋아지는게 정말 한국인만 가진 입맛이란게

나한테도 존재하는구나를 인정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도 택했고.


색다른 김치를 먹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한번쯤 해먹기 좋게 짧은 레시피 위주로 소개한

이 책 내용들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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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도망쳐도 괜찮아 - 오래가는 관계가 좋다는 착각
이구치 아키라 지음, 신찬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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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본인의 일생은 쉽지 않았다.

대인관계엔 부침이 심했고

심지어 외국에 나가서 공부했을 때나

사업을 했을 때도 계속 그 등락은 이어졌다.


이런저런 사람관계 안에서 부딪쳤던

피치못하게 맞이하던 불가항력들.


저자는 이런 경우가 꼭 자신에게서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경우라 말하며,

고통과 번민의 시작은 주로 인간관계로

벌어지는 일임을 밝히고자 노력했다.

그런 발상의 근간은, 스스로 겪은 

과거의 경험들이고 이를 토대로 책을 엮었다.

많은 위인들 또한 한 인간으로써 겪어내는

고통 중 많은 부분이 인간관계 때문이라 말했다며

그들이 어록과 기록들을 토대로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이야기들이 이어가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사람관계가 주는 스트레스에 관해

부정적인 측면과 불가항력들을 말해주려 노력한 동시에,

일정부분 극복했음 또한 이야기의 한축으로 활용했다.

그간의 불행과 더불어 극복해 낸 본인만의 

조언과 자신감이 책의 곳곳에 묻어 있음이다.


그렇기에 책의 내용이 단순하게

그냥 스트레스를 주는 인간관계를

멀리하는게 상책이라는 단순 조언일 거란

예상도 가능하게 하지만 그쪽은 아니다.

자신의 경험이 기초가 될 수 밖에 없긴 했지만

이야기를 풀어냄에 있어 판단에 균형을 이루고

왜 그런지에 대한 해석이 어두운 측면을 넘어

객관적으로 인간관계를 살펴보는 빌미를 주는 쪽에 가까우니까.


일례로, 저자가 말하는 공교육의 틀 안에서 

매년 한 반의 구성원이 되는 상황들을 말할 때,

나로써는 잘 생각해보지 못했던 방향으로

되집어 보면 좋을 조직과 일원의 

저자식 개념 설명이 무척 와 닿았다.

일본저자이기에 한국과는 다른 일본식 공교육 체계지만

그 외적인 측면에선 굳이 국적이 달라

꼭 구분해야 할 설명들도 아니었다고 보였다.


그래도 그 설명들을 한국에 맞게

한국 공교육 체계로써 예를 들어본다면,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보통은 12년을 우린 매년 

새로운 학급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 그룹들이 나와 맞지 않을 땐 어떻게 될까?

저자는 단순히 그 인간적 궁합이 

맞지 않을 경우 힘들어 질 수 있다는 걸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며 말을 이어간다.

단순히 1년 동안 속하게 되는 학급이

자신과 잘 안 맞는다는 그 측면에서의 시작이 아니라, 

학급이란 이미 하나의 틀로 주어진 것이고 

그 안에서 개인의 선택으로 달라질 수 있는 건

거의 없는 고정요소라는 발상이기 때문.

각 개인은 그 안에서 맞춰가는 대상일 뿐이지

그 구성원이 나에 맞춰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적응 못한다면 

그런 변화에 잘 적응 못하는 체질이라면

그 안에서의 인간관계는 매우 큰 스트레스라는 사실에 주목.


그렇기에, 이 매년 바뀌는 학급이란 조직 안에서

맞는 친구와 그룹에 적절히 속하지 못할 시 그 고통은,

가히 타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종류의 스트레스란 판단이 작용한다.

단순히 매 학년 각각이 해마나 바뀌고 

해당 나이들이 달라지는 자연스런 수순이라 보지 않고,

이미 정해진 학년 초 학급구성은

굉장히 랜덤한 구성이기에,

여러명의 사람들이 만나 잘 맞는 경우보다 

잘 맞지 않을 확률이 훨씬 당연한 거라는 것.

결국 안맞을 확률이 훨씬 큰 고정된 조합임을 

더 설명하고 싶어한 저자다.


이는 단순히 왕따나 외톨이의 문제는 아니다.

그렇지만, 저자처럼 큰 문제는 없지만

잘 융화도 됐었던 사람들에겐 이는 궤변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허나, 매번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고정된 틀이란 개념으로 바라보면

고통스럽고 힘들수 있다는 논리를 깨긴 어려워 보인다.


이 부분만으로도 저자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

대부분 각자의 지나온 길을 떠올리며

한번쯤은 힘들었을 학창시절을 떠올려봄직도 하다.

어떤 때는 무난했던 시절도 있었을 것이고

어떤 시기엔 생각보다 잘 맞지 않던 시기도 있지 않았을까?

아님 항상 매번 모든 새 환경들이 희망과 기쁨이기만 했을까?


모르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한 학급이라는 틀 아래 

어느 정도 친구가 되어야만 하는 그 시작이 

저자같은 사람에게는 매번 스트레스였다.


그러나, 이런 류의 이야기만 넘쳐났다면 

이 책은 일종의 사회 부적응자였던 한 사람의 

자기 합리화나 푸념처럼 들렸을 수도 있겠지만, 

저자는 이런 이야기들 속에서 자신이 극복해 봤던

또다른 경험 이야기인 '희망'과 '선택'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짜여졌고 주어진 조직 틀을 조금만 벗어나면

맞는 사람들과 사회도 존재함을 찾을 수 있다는 결론.

그러니 어떤 조직 안에서 자신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때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만 힘들어하지 말라는 것.

학창시절 속 학급이라는 단위 또한 

힘들었다면 이런 맞지 않던 틀이었다 생각하면서 무너지지 말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틀 중엔 

자신과 맞는 다른 구성원들과 틀도 있으니

희망을 잊자 말라는 본인의 경험이 들어간 조언을 해온다.

사실 작은 사회로써 학급도 등장시킨 것이라 보면 좋겠다.

자신과 맞는 누군가가 자신이 속한 학급 안에서만 아니라

다른 학급, 다른 학교에 맞는 누가 있을 수 있음을

당연하게 여겨보며 찾을 수 있는게 맞다는 말.


그렇게 더 넓게 확장해 생각할 줄 안다면, 

직장 문제에 관해서도 이런 생각이 가능하다고 한다.

본인이 단순 돈버는 것에 목적이 있다면

굳이 어딘가 속해서 돈벌어야 한다는 

그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세상이라는 발상. 

꼭 직장에 소속되야 돈을 벌 수 있다는 

한정된 생각은 버릴 줄도 알아야 된다는 이야기.

혹시 생존을 위한 돈만이 목적이라면

자신의 능력대로 다른 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루트도 있으니,

꼭 조직에 속해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돈을 버는 대신

달라진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람들 사이에 꼭 속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란다.

사람과의 어울림에 훨씬 큰 고통을 받는다면 

그건 전체적으로 마이너스인 선택이니까.


일정부분 논란도 될 이야기들도 있지만

나는 신선하고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인간관계를 스트레스라 보고 탈출해야 한다는 구조라기 보다

달라진 사회구조를 기반으로 한 발상이라 여겨지는 부분들이 많았기에.


인간관계에 잘 적응하는 것만이 

최고의 선택이라 교육받던 시대는 

이젠 정말 아닌거 같으니까.

발상의 전환도 느껴볼 수 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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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흔들릴 때 뇌과학을 읽습니다 - 우리의 마음과 행동을 결정하는 두뇌 법칙 25
이케가야 유지 지음, 김준기 옮김 / 힉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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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를 찾는 많은 사람들 중에

상당수가 우울증을 호소하며 찾는 경우

이를 자랑하듯 내원하는 경우는 없겠지만,

의외로 어떤 병은 기분좋게 

자신의 병에 관한 당당한 느낌도 좀 풍기면서

병 아닌 병처럼 느끼며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본인을 ADHD로 의심하는 경우에서

볼 수 있는 경우라 한다.

한동안 TV에서 주의 산만한 천재의 

숨겨진 병처럼 말한 측면이 있어,

우울증은 그냥 병이지만

ADHD는 약간 천재성을 지닌 병처럼 오인해서다.

이는 TV가 만든 폐해.

어쩌면 우울증을 환경이 만들고

기질이 키워낸 병이지만

이는 감기처럼 일정수준 앓고 나는 병일 수도 있다.

하지만, ADHD는 뇌 자체가 

선천적으로 고장난 부분을 지니고 태어난 것.

영구적인 장애를 가졌다는 봐야하는 핸디캡적인 병이다.

그러니 우울증보다 나은 병이라고 해서는 안된다.


이 책에선 현대인의 뇌에 관한 여러 이야기 중,

이러한 정신적인 병 중에 우울증을 

시선을 달리해 뇌과학과 연결해 다룬 파트도 싣고 있다.


이 이야기에 앞서, 조금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는데

플라시보 효과로 우울증세 완화가 가능하다는 설명,

대략 70%정도의 효과를 보인다고.

과학자가 연구된 바로 설명하는 것이기에

완전 반박하긴 어려운 자료이긴 하나,

병을 의지로 일정수준 이상 치료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기에

좀더 주의깊게 각자 받아들여야 할 정보라 본다.


이 이야기 후 등장한게 바로

똑똑 할수록 우울증에 잘 걸린다는 주제.


좀 복잡한 이야기가 등장할 듯 했지만

의외로 매우 간단한 예로 이 주제를 끌고 나가고 있었다.


'실험실에서 인간을 대신해

쥐를 통한 우울증 치료제의 효능을 알아봤다.

실험용 쥐의 사는 환경을 바꾸기 위해

새로운 케이지에 넣어 줬다.

그리고 먹이를 준다.

하지만, 쥐는 그 먹이를 보곤 바로 먹지 않는다.

즉, 이게 바로 불안을 느끼는 쥐의 태도.

사람도 새로운 환경이 일종의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데

쥐에게 이런 새로운 환경을 인위적으로 부여했고,

마찬가지 인간처럼 불안한 생각을 하고 있음을 관찰하고자 한 것.

헌데, 우울증 치료제를 투여받은 쥐는

이후 평소와 똑같이 먹이를 받아들였다.

즉, 쥐가 느끼는 불안의 측정치는

먹이를 보고 먹기까지 걸린 시간을 기준으로 했고,

그 변화를 보인 정도를 우울증 약의 효능으로 기록한 실험.

쥐란 동물이 먹이를 받아들인 시간이 줄어 들었기에

이것을 항불안 약물로 완화시킨 행동치라 기록했던 것.


여기에 더해 하나의 추가실험.


이번엔 쥐를 물에 빠뜨리고

어느 정도까지 빠져나오려는 노력을 

계속 하는지를 관찰하는 실험이다.

쥐란 동물은 물은 싫어하지만 헤엄은 잘 치는데,

물속에 빠졌을 때, 필사적으로 살아 나오고자

끊임없이 헤엄을 치는 본능이 있다.

이때 만일, 살아나올 길을 만들어주지 않고

계속 헤엄만 치게 만든다면,

쥐는 스스로 헤엄치기를 포기한다고.

앞서 말한 것처럼 이번엔 쥐의 생존본능을 이용해

우울증 치료제를 투여했을 시

헤엄치는 시간을 측정한 실험이다.

이 실험에서 또한 우울증 약 투약 후 

쥐의 헤엄치는 시간은 길어졌다.'


여기서부터 저자의 반론이 좀 추가되는 부분.

긴장감으로 식사를 멀리하던 시간들이나

출구가 없는데도 어느 정도까지는 헤엄치던 모습들,

이 자체만으로 우울증 치료제는 어느 정도 이상

자신의 상황을 낙관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부분을 만들어 냈다고 인정해 줬다.


하지만, 이걸 단순히 현실에서 필요한 

의지를 발휘하게 했다기 보다는,

현재상태를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사고 중 일부를 

마비시키는 약물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를 더해 이야기의 방향을 약간 틀면서

우울증이란 병과 인간의 정신건강을 동시에 논한다.

우울증은 감각이 예민해지는 증상을 가진 병이라 봐야하고

반대로 이와 같지 않은 건강한 사람의 감각이라면

눈앞의 상황을 필요이상으로 과하게 걱정하지 않거나

적절한 수준 내로 인지하고 받아들이며

평소의 패턴대로 스트레스 하에 

자신의 생활을 묵묵히 유지할 수 있다.


여기서 반론.

그렇다면, 우울증 증상이란,

평소 생각이 복잡하고 똑똑한 사람일수록

잘 걸리는 병일지 모른다는 발상을 해보는 저자.

저자 스스로 이런 전개가 

논리의 비약일 수 있다고 덧붙이면서도

여러 실험의 자료를 보면 다음 소개할

자신과 같은 생각이 특이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인정할 수도 있는 

수긍가는 결론일 수 있다는게 자신의 입장 해석.


책은 이정도 수준의 반론들.


매우 다양한 뇌과학 이야기들이

백과사전 식으로 소개되어 있고,

거기에 저자가 과학자로써

뇌의 기능과 연결해 여러 자료들을 소개하면서

중간중간에 자신의 코멘트를 넣어 

자신이 가진 견해를 더불어 말하고 있는 형식.


일단, 재밌게 읽을만한 주제선택들과

어렵지 않은 접근들로 읽는 자체가 신선하고 재밌다.

과한 비약도 없고 넘치게 어려운 이론들도 없다.

상식선에서 즐기고 받아들이기 좋은 내용들 위주다.


하지만, 모든 책이 그렇듯

이 책도 자신만이 가진 하나의 주제는

계속 언급하며 흐른다, 그것은 뇌.


어렵지 않고 상식을 환기 시켜가며 읽기에 

좋을 내용들이 많으니 가볍게 읽어보면 편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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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의 심리학
네이트 진서 지음, 박세연 옮김 / 세계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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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 기분 좋은 말이 있다.

'될 일은 된다'

하지만, 회의주의자들은 곧잘 이런 말도 한다.

'자신의 안좋은 예감은 왜 이리 잘 맞는지...'


이 책을 보게 된다면 만감이 교차해야 한다.

왜냐면, 상식을 뒤집는 발언들을 많이 하니까.

그 만감은 긍정적인게 대부분일 듯.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나는 또다른 인물과 이론 하나가 있었는데

마이클 싱어, 그리고 동시성 원리(Synchronicity).


누군가는 끌어당김의 법칙이라고도 하는 것들.

인기를 끌었던 시크릿이란 책도

어찌보면 다 이런 맥락을 가진 책들이었다.


다만, 이 책은 다른 책들이 가진 느낌들과는 

조금 궤를 달리하는 면도 분명 있다.

좀더 과학적인 이야기를 해 오면서

그냥 원하면 이루어진다를 양념처럼 치고 있으니까.

조금은 무기력한 자신에게 벗어나고자 한다면

용기 몇방울은 정신개조 차원에서

머리 속에 넣고 흔들 의지는 발휘해야 함을 각성시킴.


그리고 책에 실린 재밌는 

확신의 발동원리도 소개해 본다.


'행동을 개시해야 한다.

그러러면 뇌는 무의식적인 부분이 발동하여

스스로 때가 왔음을 인지하고,

뇌가 사령관이 되어 몸에 명령을 하달한다.

그러면, 방사형으로 신체 모두에 그 신호가 하달된다.

신경계와 내분비계에서 비상이 걸리고

정신차린 채 명령하달을 기다리란 상태에 돌입.

이 신호 중 일부는 부신에 전달되어

아드레날린을 방출하도록 하는데,

그 양은 일의 경중에 따라 달리한다.

이걸 저자는, 순환시스테므이 마법이라 일컫고

심장을 거쳐 혈액이 도는 곳이라면

이때의 아드레날린이 몸 구석구석을 누빈다.

움직이란 신호가 두뇌를 자극함은 물론

혈액에 공급된 이러한 물질 등으로 인해

벌어질 일을 향한 두근거림류의 떨림을 느끼게 한다...'


이런 내용이 소개된 이유는

확신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

뭔가를 얻고 싶고 승리를 향한 열망이 샘솟을 수록

의지에 기반된 이런 현상이 몸에서 동반된다는 설명을 위한

약간 의인화 시켰지만 확신을 만들어가는 원리의 설명 때문이다.


확신...

이게 부족하다면

외적으로 사올 순 없는 대상...


결국, 내적으로 자가발전식 생산을 해야하는데

저자는 자신을 향한 절대적인 믿음,

그것이 바로 확신의 또다른 이름임을 깨우쳐 주려 한다.


책에 생각보다 활자수가 꽤 된다.

다른 자기계발서들과는 말의 뉘앙스도 많이 다르다.

간단한 이야기들을 하지만

그 설명들이 길게 이어지기에

이해하기는 수월하다고 느낀다.


개인적으론 필요했던 주제의 책이기도 했고

내용도 그냥 으샤으샤하자는

막연한 이끔만으로 꽉 채운 책도 아니어서 좋았다.


이 책과 아까 말했던 마이클 싱어의 책도 

한번 같이 읽어본다면 좋을수도 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 주는 측면이 있기에.


마이클 싱어의 책은 이 책보다

훨씬 미지의 영역을 믿고 다루려는 책에 가깝다.

그냥 믿음을 만들어 내고 가지는게 아니라

'나'를 믿는 필요성과 자연의 섭리를 논하는 책이라

좀더 일반적인 시각에서는 

이 책처럼 확신이란 측면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이 책과 더불어 마이클 싱어의 책까지

2권의 책 모두 읽는게 훨씬 효과적일 수 있겠다.

이 책에서 말한 확신만을 쫒다보면

그냥 용기와 귀결되고 말 수도 있겠고,

반대로 마이클 싱어의 책만 읽다보면

뉴에이지스러운 믿음의 영역만 

막연히 믿는게 옳은거라 볼게 될 수도 있을테니까.

그러니 두 책을 같이 접해보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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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30년째 - 휴일 없이 26만 2800시간 동안 영업 중
니시나 요시노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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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읽으며 드는 생각은 '각박'한 삶...

일본의 한 편의점 점주의 삶은

반복되는 하루, 

휴일 없는 일상, 

그렇게 계속 도는 1년 그리고 또다른 1년, 1년...


그러나, 저자의 이런 삶을 영위시켜 주는 건,

힘들더라도 익숙해진 편의점 업무에 

당연히 베테랑이 됐을 주인 부부만의 

직업적 노하우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건조한 태도에 있었다.

그들이 편의점 안에서 세상사를 바라 볼 때

세상의 각박해짐 자체를 무시하거나 힘들어하지 않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느 정도의 거리와 

협조관계를 잘 유지하고 인정하며,

본인의 주 업무인 편의점 오너로써의 중심을 

30년이란 시간 동안 잃지 않고 

해내고 있음에서 나오는 힘이었다.


한국에서도 너무 많아진 편의점.

그 원조는 당연 일본일거다.

한국의 많은 것들은 일본 내 유행이 먼저였듯

편의점 또한 일본에서 우후죽순 불어난게 

한국보다 먼저 시작된 일본의 풍속도였다.


30년. 


이 책의 저자가 운영해 온 편의점의 존속기간.

근래 3년은 업무로 인해 아예 휴일은 없었다.


여러 이유 있겠지만, 

한국의 문화와 달리 일본만의 참는 문화가 

중년은 넘어섰을 이 일본 편의점 점주 부부가 

오랜 기간 편의점 일을 버텨 올 수 있었던 

또다른 비결 같기도 하던 이야기들.


다음은 기억나는 책 속 에피소드다.


자신의 가게에 냉동식품을 납품하던 업주가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가던 

자신의 중학교를 중퇴 아들을

알바로 써 줄 수 있겠냐고 물어 온다.

이 부탁 자체에 대해서 사실 거부감은 없었다던 저자.

자신의 남편도 자수선가한 케이스라

어떤 핸디캡을 너무 과하게 보진 않는게

경험상 있었다는 부연설명으로 이 상황 해석을 대신했다.

하지만, 중학교 중퇴나 은둔형 외톨이란 점을

자신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알바로써 연결했을 땐 

그저 초월할 수만은 없는 다른 문제라 판단했다.

일을 맡겨야하고 호흡도 맞아야 하니까.

고민하고 거절의 의미도 좀 비췄지만

믿고 자식을 맡길 사람은 당신뿐이라는 식의 

압박 아닌 압박이 결국 아이를 채용하도록 만든다.

그렇게 그 외톨이 아들은 이 가게에서 일을 시작하는데,

이 책이 무슨 드라마 각본처럼 흐렀다라면

일처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었을 모든 예상을 깨고 

이 알바생이 능력치가 의외로 대단했더라는

환상적 결말이 됐을지 모르지만,

이 아이는 저자의 예상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가고 인내력을 요하는 힘든 아이였다.

계산대 업무나 응대 능력이 굉장히 떨어져서

평소 2인 1조로 근무하는 편의점 루틴을

이 아이가 익숙해 지게하기 위해

1명의 추가 헬퍼를 투입해

총 3명이 근무하는 구조가 필요했다.

그래도 더지지만 아이는 긍정적인 변화를 

조금씩 만들어가며 나아갔다.


그런 식으로 어느 정도 아이가 

편의점 일에 익숙해 져 있을 때,

처음 면접 때 만났던 그 때처럼 

저자는 그 아이를 앞에 놓고

이젠 혼자 해낼 수 있겠냐고 물어본다.

너를 위해 지금껏 보조를 붙여 줬지만

이젠 당연히 혼자 해줄 수 있어야 함을 

간략히 설명해 주면서.


아이는 많이 주저하긴 했지만 

호기있게 결정한다....'Yes'


그 후, 아이는 스스로 변모해 나간다.

동료에게 의지하고 누군가는 도와줘야 했던 

외롭고 미숙했던 한 사람에서,

스스로 추진하고 끝을 맺을 줄 아는

한명의 동료이자 알바생으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시간은 흘러 아이는 그 편의점을 자연스레 떠난다.

다시 학업도 시작하면서.

건축사가 되기 위한 전문학교에 입학도 한 그다.

그 곳에서도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걔 엄마로부터 전해듣는게 아이의 이야기 자체로는 끝.


짐스러워 보이고 부족해만 보이던 한 아이가 

한마리의 은혜갚은 까치가 되어가는 이야기도 아니고,

저자가 일본사회를 향해 일갈하는 

망가질 수 있던 가능성 있는 한사람 인생 구하기란

메세지를 담은 스토리도 결코 아닌,

그저 어쩌다 편의점에서 만나 점주와 알바로 만나

성장하고 떠나 보내고 

바라보고 사라져 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 이야기 같았다.


실려있는 각각의 이야기들은 모두 

이런 독립적인 에세이들의 합으로써,

매번 다른 사연들이 시작되고 

결말 지어지는 구조로 되어있어 좋았다.

30년간 저자가 경영하는 편의점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써 내려간 

사실감 뿜뿜의 소재와 역사들이다.


재밌다면 좀 오만한 감상평일거 같다.


그래도 막힘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던 글들이기에

읽는 재미를 겸비한 책이라 꼭 평해주고 싶다.

일본 특유의 정서를 드러내고 얘기하고 있진 않지만,

읽다보면 한국과 절로 비교가 되면서 읽게 되고

의외의 동질성도 느끼며 읽게 되는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의 묘한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사람이라면 느낄 수 밖에 없는 

현실성 짙은 내용들로 알차게 채워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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