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살아야 하는가 -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 앞에 선 사상가 10인의 대답
미하엘 하우스켈러 지음, 김재경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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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안갖춘 지식일 수 있지만,

나에게 고전 상당수는 다이제스트 형식으로 접한게 많다.

톨스토이의 명작 들 상당수도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정도의 단편들을 제외하면 못읽었고

쇼펜하우어의 주요 저작들도 그러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쇼펜하우어 같은 인물은 익숙하다.

그건 심리학책에서 한 사례로써 등장하는

그의 인생분석 등을 통해서 때문이리라.

모성의 왜곡과 결핍이 그의 재능발산을 도왔다는

심리해석을 보면서 불행했던 인생과

그가 남긴 상반되는 업적으로 쇼펜하우어를 기억해왔다.

그랬다가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지적편력의 소유자들 중

쇼펜하우어를 제일 먼저 만나게 된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을 형이상학으로써 정리한 철학자다.

부정할 수 있기에 살아가는 것으로 

소멸하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로 인간을 받아들인다.

의지를 부정함으로써 정리되는 의지로의 표상을

저자는 모순으로 정의내린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여기저기

수없이 모순이라는 단어를 만나게 된다.

그만큼 철학의 과정 속에서 도출된 대답들은 모순적임을

그걸 정리한 저자이자 철학자 스스로 

독자에게 일견케 하고 있다.

의지를 부정하는데 의지를 표상하는 과정을 

생각으로써 풀어내는 걸 철학자 자체가 

모순으로써 지적하지만 쇼펜하우어의 

원칙론적인 결론으로써의 논리전개는 수긍하는 듯 하다.

삶에서 아무 의미를 찾을 수 없다는 대답과

고통이 곧 목적이라는 쇼펜하우어적 결론은,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왜 살아야 하냐는

대전제에 대한 답들 중 하나이다.

저자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음으로 

결국 경계까지 몰리게 되고,

이런 고통이 나름 목적이 있다고 보는 거라 설명하고 있다.


이어 등장하는 키에르케고르를 평하는

저자의 첫마디는 난해함이다.

케에르케고르의 화법은 우회적이고, 난해하며, 심오하다.

모순적인 논쟁을 즐기고 철학자조차 이해하기 까다롭다.

젊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늙을수 없다하고

이미 늙었기 때문에 젊을 수가 없다한다.

비슷한 의미로, 어떤 의미에서 살았던 적이 없기 때문에 죽을 수 없고

어떤 의미에선 이미 죽었기 때문에 살 수가 없다고 한다.

말장난 같다. 하지만 그 속에서 철학적 가치를 찾는 이가

분명 있기에 철학자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으니

정리한데로 일단 후세는 받아들이고 해석해 보는 것 뿐.


니체의 신은 죽었다는 말은 너무도 유명하다.

그러나 그 뜻을 아는 사람들은 이외로 적다.

더이상 인간이 신을 믿지 않는 세상이 도래했기에

우리가 알던 신의 가치는 더이상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 자체가 죽은게 아니라, 믿지 않게 된 인간들로 인해

타살 식의 죽음이 신에게 내려진 것으로 보는 걸게다.

너무 지쳐서 죽을 수도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살아간다는 

모순적 이론전개는 역시나 니체의 말들속에서

저자가 재차 정리해 들어갔다.


톨스토이편을 가장 읽어보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했는데 약간은 아쉽다.

해석이 붙었을까 기대했던 제일 좋아하던 작품은

이 책 속에선 빠져 있었기에.

톨스토이란 한 사람의 인생사를 보자면

그는 불행할 뻔 했으나 결코 불행할 수 없었던

행복이 보장됐던 사람같기도 하다.

일찍 양친을 여의고 친척 손에 자라났지만 

학대받는 가족구성원이 아니었다.

나름의 행복한 가정환경으로 책은 그린다.

하지만, 해석 말미에도 나오지만 원론적 결핍 때문이었을까,

궁극적으로 삶의 목적을 찾아가려 노력하면서 

찾아도 찾아지지 않는 무엇, 특히

찾는 특유의 성취감을 추구함으로 인해 

계속적으로 자신의 현재로써는 충분치 않다는 감정에 시달렸다.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나태했다.

대학은 중퇴했고, 젊은 시절엔 성에 탐닉했다.

그랬지만 스스로 글재주가 있음도 알고

이를 인정받게 되는 과정도 저자는 살짝 언급한다.

톨스토이는 규율을 따르는데도 미숙했기에

사회란 단체의 보편적 구성원으로써의 삶은 없다.

그의 많은 작품들 중 고백록 속에서,

삶이란 뛰어난 사기꾼으로 묘사된다.

삶이란 사기꾼은 온갖 유혹을 통해 삶 자신이 

숨기려 애쓰는 건 바로 죽음이란 진실이라고.

결국, 실생활에서 인간인 톨스토이에게도 노년은 왔고

우리가 볼 수 있는 그가 생각하는

의미있는 삶이란 몇몇의 후기작품을 통해 분석된다.

이 책에선 특히 소설 '부활'의 등장인물로써

그 의미정리를 시도한다.

살만한 가치가 있는 이유는 보편적 사랑 때문이라고.

공감, 연민, 용서. 죽음 말고는 답이 없다고도

소설 속 인물의 나레이션을 빌려 대신한다.

하지만, 정작 그 답은 이 문장에 있지 않고

그 마지막 짧은 몇개의 단어에 있다고 생각한다.

위와 같은 도덕군자 같은 문장의 말미에 그는 말한다.

이리 말하고는 있는데 현기증을 느낀다고.

스스로 답같지 않은 답을 내놨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내가 느끼는 톨스토이의 삶에 대한 답은

결국 찾지 못한 것으로 느꼈다.


이 정도도 책의 5/1정도나 될까.

400페이지가 넘는 책이 철학책임에도

쉽게 읽히는 건 다뤄지는 인물들 덕이라 생각한다.

그들의 주요사상들을 두루 앍고 있진 않더라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원작을 알고 해설을 읽는 것과의 가치는 매우 다를 것 같다.

기본 지식이 있다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책이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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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이 무기력해지도록 - 게으름, 우울증, 번아웃의 심리학
한창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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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로써 보고 느낀 것들,

거기에 본인 스스로 느낀 것을 더해

무기력 뿐만 아니라 

여러 상황들에서 각자가 겪을 수 있는

심리적 부담과 호소 상황들을 정리하고 있다.


어쩌면, 자신만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여러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토로하는 것일 수 있었다는 점을

책의 어디선가 발견할 수도 있을 구성이다.


그 중 두개 정도 예를 들어보자면,

저자는 의사로써 환자에게

필요이상의 공감으로 힘들어하는 

의료종사자들을 종종 보게된다고 말하는데,

그 정도가 어느 선까지는 쌍방에게

도움을 주거나 피해가 되지 않지만,

공감은 결론적으론 양쪽 모두에게 

결코 최선일 순 없음에 주목한다.

한쪽의 호소나 토로는, 그걸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결국 한계점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주제여서,

될 수 있는 한 듣는 사람과 털어놓는 사람간에

균형을 이루기 어렵다고 경험칙을 이야기 한다.


다른 하나는 좀더 깊숙한 예인데,

외국 유학을 경험하고 적절한 성취를 이루지 못한채

귀국한 한 아들의 치료과정 이야기로,

귀국해 1년간 병석의 아버지를 아들이 간호해야 했는데

그 상황으로 인해 자신에게 벌어졌을 

당시의 상황들이나 스트레스 정도에 대해 

계속되는 면담 중 의사로써

충분히 이해되는 바가 있었으나,

아들이 그 상황을 스스로 계속 확장함과 동시에

'자기비애감'를 멈추지 않고 끝을 알 수 없는 

토로의 이어짐 등으로 인해,

의사로써는 결국, 이런 상황의 지속 안에서

실제 아들이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결과라 느끼기도 했고

필요한 개선점이 안보였다고 회고하고 있었다.


관련 글을 읽는 동안 가장 눈여겨 들어오는 구절은,

무언가 성취를 이루었어야 할 인생의 시점에서

성취를 못이룬 것이 결국 가장 큰 걸림돌일 수 

있었다는 스치듯 언급된던 부분이었는데,

어쩌면 모든 이유를 부모나 환경 탓에서 

굳이 찾으려고만 하는 거 같으니,

아들이 원하는 해결점의 종착점을 찾기란

불가능해 보였다는 관찰자로써의

냉정한 시선이 짧은 그 글 속에 있었다고 느껴졌다.


독자로써 이러저러한 양쪽의 이야기를 

글로써나마 보고 들으니,

진료실에서 벌어지는 쌍방의 시선과 

최선은 무엇일까란 생각쪽으로 이어졌다.

아들의 입장을 의사의 눈으로 보았을 때가

사실 어쩌면 가장 필요하고 보편적인 

전후 상황정리와 그 해결점을 찾게 도와줄 수 있는 

새로운 출발점이라 보이는 객관성에 동의한다.

여기서 새로운 출발점이란,

최선이 아닌 차선으로써 결국 힘들겠지만,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자각, 

부정하기 힘들 현실의 벽과 시선을 

맞닿드려야 스스로 이해했다고 볼 수 있을 무엇이었다.


인간만큼 오래 타인을 의지하는 존재도 없다.

어리다고, 아프다고, 늙었다고

누군가를 필요로하고 누군가에게 의지한다.

그러나 동물의 세계에선

그저 각자 생존의 의무를 지고 살아간다.

그런 의무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는 사실을

인간만은 가끔 또는 자주 잊고 살고

잊고 살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부터도.

인간의 정, 가족, 친구, 연인 등 모든 관계는

자신의 떳떳함에서 건전하게 지속될 수 있는데,

저자는 그걸 함축적으로 위에서 소개한

사연들로 들려주었을 수도 있겠다. 


내가 소개한 몇몇의 내용들은 사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이 책의 다양한 글들과는

그 느낌에서 많이 다를 수 있다.

대부분은, 지엽적인 이야기들 보다

조금 덜 깊고 덜 적극적인 

거리감이 일정한 수준의 글들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인 책이기 때문이다.

본인의 무력감으로부터 짧게 소개하고 

그걸 분석해보는 것에서 이 책이 시작되는데,

차분이 조금씩 여러 상황들을

조금씩 건드려 보면서,

넓지만 다소 얕게 이야기들은 전개된다.

그래도, 그 사례들이 다양해 

읽는 이로 하여금 여러 사람들의 

그 상황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해해 볼 수 있게

소스로써 책은 작동될 수 있겠다.


가벼울 수 있지만 그래서 무겁지 않게 읽어볼 수 있을 

한권의 심리책으로써의 느낌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편히 읽히는 책임이

장점일 수 있는 책이라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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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내가 치유한다 : 알기 쉬운 인지행동치료 CBT
세스 J. 길리한 지음, 신인수.전철우 옮김 / 씨아이알(CIR)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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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담긴 좋은 의도와는 다소 별개로써,

각자가 실천적 요소를 감당하고 이루어가는 것에 

중점을 둔 CBT방법을 다룬 

책 속 자가발전적 습득은,

한권의 책으로써만으로도 

완전하게 시작하고 이뤄나가는 것은 

매우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분명 심리학 책이지만,

초반 상당부분 그리고 전체적으로

하나의 자기계발서와 비슷한

동기부여적 성격이 강할 수 밖에 없는

자체 구조를 지녔기 때문이다.


내용자체는 결코 어렵지 않고

그래서 소개되는 방법도 매우 단순명료하다.

그러나, 최종적인 결과는 둘째치더라도

책 자체의 초반부터 그 의미를

제대로 잘 파악하는 것부터가

보통의 독자들이라면 쉽지 않다고 느꼈다.


좀더 쉽게 설명해 보자면,

추상적인 부분을 스스로 이해하며

구체적으로 만들어 나아가야 하고,

그 모든 걸 인지해서 행동으로 이끌고 

하나 또는 다양한 결과로써 이끌어나가는데,

키가 될 수 있는 변화의 모든 시작점들이란

앞서 말한 것처럼 보통의 자기계발서들의 구성처럼

다소 모호해 보일 수 있어서다.

좋아하는 것을 하고, 본능이 이끄는 끌림같은 것을 

무시하지 말고 행동치침으로 삼아라 등의 느낌들은

무조건 맞는 것일 수 있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CBT이론을 잘 흡수하고

그 자체의 내용을 잘 이해함으로써

이어질 수 있는 현실적용까지 

각자가 완벽하게 해낸다는 건

사실 쉽지않아 보이는 점은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 같다.


그럼에도, 책의 4분의 1정도를 넘겼을 때

제일 먼저 도출가능한 하나의 분석자료를 제공하는데,

그건 생각의 오류를 정리한 2페이지 분량의 도표였다.

전체적으로 그 내용을 소개해 보자면

이 생각의 오류들은 13개가 등장하는데,

흑백논리, 당위적 사고, 과잉 일반화,

파국적 사고, 긍적적인 측면 깎아내림,

감정적 추론, 예언하기, 마음읽기,

자격있음, 행복의 외주화, 

잘못된 무력감, 잘못된 책임감 등으로 구성됐다.

대부분은 단어 그대로 이해가능할 것이고

일부에만 약간의 설명이 추가됐을 때 

좀더 이해를 쉽게 해볼 수 있으리라 보여진다.

당위적 사고란 Should be 즉 

반드시 그리 되어야 한다고 강박적 마음을 갖는 것을,

자격있음이란 자신의 입장에 근거해

특정결과를 당연시하는 걸 의미하며,

행복의 외주화란 최종적 결정권한을

본인에서가가 아닌 외부에 의탁하는 걸 말한다.

추가적으로 함께 해 볼 2개의 용어정의는

잘못된 무력감과 잘못된 책임감인데,

전자는 자신을 과소평가 함으로써

후자는 자신을 과대평가 함으로써 

벌어지는 대칭적인 오류의 정의라 보면 좋겠다.

이 풀이들은 나름 좀더 가감하기도 하고

다른 뜻으로 대치해 설명해 보았기에

본문과는 다소 다르더라도 감안하기 바란다.


이 책의 시작은 어쩌면 

이 부분부터라 보면 가장 좋을거 같고,

책의 반복되는 내용들을 끝까지 완독하고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 읽어보는 식으로

최종정리가 될 수 있다면

가장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이해해보고

그것이 수정가능한지가 

이 책이 주장하는 자가치유로 이끄는 

핵심적 요소라 읽혀지는 바가 크기 때문에,

결국 책의 의도를 일목요연하게 이해하는 것도

뭣보다 중요하다고 보인다.


드라마틱한 반전을 기대하고 노력해 얻는게 아니라

첫변화는 작더라도 힘들지만

그것들이 모여서 이루어내는 그 힘,

그걸 축척하고 소중히 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책이라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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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가스라이팅이야 - 자기 불신에서 벗어나 삶의 확신을 되찾는 자아회복 지침서
에이미 말로 맥코이 지음, 양소하 옮김 / 에디토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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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은 매번 읽고 싶은 주제였는데,

심리학적인 감각의 외연을 넓혀가면서

이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의 정의가

조금은 모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갖는다.


그 뜻은, 인간관계 속 많은 사고와 아픔들을

심리학적으로 일괄적이고 일목요연하게

풀어낸다는 건 불확실한 작업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객관적으로 가볍게나마 

가스라이팅을 들여다 볼 기회를 가져봤다.


책은 크게 3분류의 가스라이팅 환경을 제시한다.

직장, 연인, 가족.

한번이라도 가스라이팅 관련된 책을 읽어봤다면

굉장히 다른 내용의 책들이 나오긴 어려운 

설명하고자 하는 타겟이 확실한 주제란 건

느껴봄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범주 안에서 이 책 또한 가스라이팅을 

다루고 설명해 들어간다.


그러나 이 책만이 가진 특별함이 있다.

그건 원인에 집중하기 보단 

해결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

책의 첫흐름 5분의 1정도가 주로 설명으로 채워지고

남은 부분들에선 피해자들이 다시 

건강한 심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

방법들을 제안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으론 특별한 챕터 하나가 인상적이었는데 

그건 1975년 한 심리학자가 작성한 권리장전이라는

많은 문구들로 채워진 글이었다.

그 중 가장 독특했던 글은

동정심은 느낄 수 있지만 돕지 않아도 된다란 문장이었다.

이 또한 책에 수없이 등장하는

많은 체크리스트 중 하나의 역할도 하고 있기에

사실 그냥 눈길을 끈다고 말하기엔 의미가 깊다.

책을 읽은 이의 눈길을 끄는 부분이

바로 체크대상이 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의미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길을 걷다 좀처럼 보기 힘든 

여자 걸인을 지나치게 됐다. 

젊은 편이었는데 뜨거운 한낮은 지난 시간즈음

구걸의 자세로 엎드려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지나가다 되돌아와 

천원을 넣고 내 갈 길을 같다.

쉽게 말하면 내 눈길을 끈 체크리스트가

내가 고쳐야 할 부분이라면

안타깝지만 나 자신을 위해서

그러지 말았어야 했던가 생각해보게 되는 문장이기도.

어쨌건,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저 문장은

반전이 있으면서 못봤던 구성의 글로써

동정심과 외면이란 2개의 키워드를 던지기도 했다.


책엔 많은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들이 있어서

읽는 내용들마다 테스트 해볼 흥미를 제공한다. 


글의 마무리로써 처음 말했던 

내가 느끼는 가스라이팅 정의가 갖는

불확실한 느낌을 마저 정리하며 마치려 한다.

인간군상 안엔 많은 personality disorder들이 존재하고

그 특징들은 독립적이지 않고 자주 

몇개가 뒤섞이며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가스라이팅이라 느껴지는 많은 부분들도

어찌보면 수많은 성격장애를 가진 이들로 인해

보여지는 것일 수 있고,

상대를 성격장애라 부르고 싶은

상처를 가진 사람들의 반격일 수도 있겠다 싶다.

그 판단은 주관적이 될 수 있으면서

객관적도 충분히 될 수 있기에

가스라이팅에 대한 나 스스로 해보는 

이 이론의 느낌정리란 매우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가스라이팅 책에 대한 내용을 담은

여러 책들에 잘 만든 드라마를 보듯 

항시 관심과 손이 가는 건 항상 같다.

필요성을 느끼며 심리학 책을 읽기보다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다양한 심리학책들을 

읽어나가는 걸 개인적으론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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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무쌍 황진
김동진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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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역사소설을 읽었다.

어떤 장르보다도 소설의 가치를 높게 보면서도 

자꾸 심리학 위주로 손이 갔는데,

이 책 내용을 살짝 알게 되면서

올여름의 꼭 읽고 싶어진 소설책 읽기가 시작됐다.


여담으로, 임진왜란이란 4글자 중 

임진이란 2글자가 책제목 임진무쌍 속에 섞이니 

왠지 그 느낌이 낯설며 묘했다.

낯섬은 말 그대로였고,

묘하단 느낌은 

임진년에 일어난 난리여서

당연히 붙은 명칭이었음에도,

그동안 한번도 그 임진이란 글자에 

눈이 갔던 적은 없던거 같다.

한자뜻으로는 임수와 용진.

큰 물 밑에 용이 있다고 보고

누구는 그게 이무기를 일컫는다고도 하는데,

북두칠성 중 우두머리 별인 

괴강의 기운을 일컫는다고도 한다.

독특하고 강한 기운에 스스로 묘지에 들어가는

입묘의 기운도 갖고 있다는 임진.

그런 함의적 뜻을 지닌 임진년에

나라의 큰 난이 일어났었음에 무감각 했던거 같다.

사실 이런 가깝고도 먼 단어 임진 2글자가

그간 임진왜란을 통해 늘상 익숙했던 단어였음을 

왜 놓치고 살았는지는 다시 한번 의문이 든다.


여하튼, 그런 임진년에 발발한 임진왜란.

책은 정확히 1589년에서 시작해

1593년까지의 실제 인물 황진을 기록한다.

조선왕조실록 등의 고서 곳곳에 짧은 흔적들만 남아있는

황진이란 무관의 당시 행적과 전공을

저자가 발췌하고 가공해 한권의 소설로 만들었다.

글은 담백하고 속도감이 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재밌었어야 할 부분은

이런 황진의 3년간 보인 주된 행적이 되어야 할텐데

묘하게도 난 김성일의 행적이 더 뇌리에 남는다.


왜냐하면, 김성일은 임진왜란의 틀 안에선 

어떤 인물보다도 질타당할 역할을 했던 인물이였기에,

그가 당시 실제 살다간 모습은 내게 관심을 더 끌었다.

이를 위해 조금 부연설명 되어야 할 스토리일텐데,

일본의 조선침략 바로 전 조선은 통신사를 파견했다.

그것도 정세판단을 나름 오판하게 될 상황까지 염두해 둔듯 한

보완책까지 겸한 인물구성의 파견으로도 보이는 당시사건인데,

그런 통신사로써 정치적 실세인 서인쪽 황윤길과

정여립의 난으로 엮음으로 해서 최악의 상황까지 몰락한

동인소속인 김성일이 바로 2명의 통신사였다.

일본방문 후 그 둘이 돌아왔을 때

황윤길은 전란을 예견하는 쪽으로 

김성일은 전혀 반대의 의견을 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파급력이 덜할 듯한

동인인 김성일의 말이 더 먹혔다.

이랬던 역사속 중요 상황이었기에

예전에도 몇번 책이나 드라마 등을 통해 

이 둘의 서로 다른 고언에 대해 볼 기회는 있었지만,

황윤길과 김성일이란 이름은 딱히 외우고 있진 못했다.


어찌됐건 그 통신사 중 한명이었던 김성일은

용서받기 어려운 결과를 만들어낸데 일조한건데,

오히려 그후 그는 묘한 발자취를 보였고

이를 황진의 일대기 안에서 살짝 알아볼 수 있었다.

단지 몇페이지 뿐인데 황진의 일화만큼이나 

의미하는 바가 크게 다가왔다.


사실 모든게 실화인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황진의 일대기는

저자가 참조한 역사서 발췌부분들이

스토리와 합쳐지며 계속 사료로써 등장하는데,

김성일의 스토리는 그냥 당시의 일을 

이야기해주는 정도 뿐이니까.

여하튼 스토리 상으로는 이러했다.

전란 무렵 문관이던 그는 무관의 지위를 받아

지방관리로 부임하게 되는데 그 길 도중

우연히 왜군들과 맞닿드리고 용감한 대응을 보인다.

오합지졸로써 달아나려는 호위무리들 속에서

당당하게 왜군들과 맞서고 부하들의 신망을 얻는다.

그리고 얼마 안돼 통신사로써의 실책을 물어

거의 죽음이 예견된 압송을 당하게 되는데,

그 길 도중에 면책에 가까운 조치를 받고

다시 또다른 관직까지 하사 받는 그다.

난리통에 인재가 하나라도 더 필요한 상황이

그를 천재일우의 기회처럼 그를 살렸을 수도 있겠다.

일벌백계 보다는 실용적인 판단으로써 말이다.

그럼에도 온전히 이해하긴 어려운 면책이다.

그후 그는 더욱 나라를 위해 필요한 인물이 되어간다.

진짜 나라가 필요한 인재상으로써의 확실한 발자취를 남긴다.

반면, 의견이 묵살된 옳은 판단의 

황윤길의 마지막 모습은 되려 어이없고 단촐하다.

그의 판단이 맞았음이 인정받고 

좋게 복귀할 찰라를 맞이했지만,

별다른 반전없이 건강치못한 탓에 

죽어가게 된 듯 묘사되고 있다.


임진년 왜란과 그 싸움에선 

무적이란 뜻의 무쌍인

황진의 모습도 물론 재미있었지만,

전란 중 벌어진 이런 두 통신사의 인생모습에선

의미하는 바나 새옹지마의 모습도 많이 보여

소설만큼 눈길을 끌었던 거 같다.


황진을 이순신 장군과 같은 

전공과 전적을 쌓은 인물로는 볼 수 없어도, 

저자의 판단처럼, 역사 속 묻혀있던 

진주같은 인물이었음은 이 소설을 통해 

알아가고 이해해 볼 수 있어 좋았다.

결론까지 말할 순 없지만

역사에 최대한 근거해 구성된 스토리라

반전이나 가공된 부분들은 

엔딩이 될 수록 매우 적게 느껴질 것이다.


류성룡의 징비록 같은 느낌을

한권의 소설로 만나보고 싶었던 사람들이라면,

가장 근접한 내용을 가진 소설이라고 더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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