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이 무기력해지도록 - 게으름, 우울증, 번아웃의 심리학
한창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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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로써 보고 느낀 것들,

거기에 본인 스스로 느낀 것을 더해

무기력 뿐만 아니라 

여러 상황들에서 각자가 겪을 수 있는

심리적 부담과 호소 상황들을 정리하고 있다.


어쩌면, 자신만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여러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토로하는 것일 수 있었다는 점을

책의 어디선가 발견할 수도 있을 구성이다.


그 중 두개 정도 예를 들어보자면,

저자는 의사로써 환자에게

필요이상의 공감으로 힘들어하는 

의료종사자들을 종종 보게된다고 말하는데,

그 정도가 어느 선까지는 쌍방에게

도움을 주거나 피해가 되지 않지만,

공감은 결론적으론 양쪽 모두에게 

결코 최선일 순 없음에 주목한다.

한쪽의 호소나 토로는, 그걸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결국 한계점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주제여서,

될 수 있는 한 듣는 사람과 털어놓는 사람간에

균형을 이루기 어렵다고 경험칙을 이야기 한다.


다른 하나는 좀더 깊숙한 예인데,

외국 유학을 경험하고 적절한 성취를 이루지 못한채

귀국한 한 아들의 치료과정 이야기로,

귀국해 1년간 병석의 아버지를 아들이 간호해야 했는데

그 상황으로 인해 자신에게 벌어졌을 

당시의 상황들이나 스트레스 정도에 대해 

계속되는 면담 중 의사로써

충분히 이해되는 바가 있었으나,

아들이 그 상황을 스스로 계속 확장함과 동시에

'자기비애감'를 멈추지 않고 끝을 알 수 없는 

토로의 이어짐 등으로 인해,

의사로써는 결국, 이런 상황의 지속 안에서

실제 아들이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결과라 느끼기도 했고

필요한 개선점이 안보였다고 회고하고 있었다.


관련 글을 읽는 동안 가장 눈여겨 들어오는 구절은,

무언가 성취를 이루었어야 할 인생의 시점에서

성취를 못이룬 것이 결국 가장 큰 걸림돌일 수 

있었다는 스치듯 언급된던 부분이었는데,

어쩌면 모든 이유를 부모나 환경 탓에서 

굳이 찾으려고만 하는 거 같으니,

아들이 원하는 해결점의 종착점을 찾기란

불가능해 보였다는 관찰자로써의

냉정한 시선이 짧은 그 글 속에 있었다고 느껴졌다.


독자로써 이러저러한 양쪽의 이야기를 

글로써나마 보고 들으니,

진료실에서 벌어지는 쌍방의 시선과 

최선은 무엇일까란 생각쪽으로 이어졌다.

아들의 입장을 의사의 눈으로 보았을 때가

사실 어쩌면 가장 필요하고 보편적인 

전후 상황정리와 그 해결점을 찾게 도와줄 수 있는 

새로운 출발점이라 보이는 객관성에 동의한다.

여기서 새로운 출발점이란,

최선이 아닌 차선으로써 결국 힘들겠지만,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자각, 

부정하기 힘들 현실의 벽과 시선을 

맞닿드려야 스스로 이해했다고 볼 수 있을 무엇이었다.


인간만큼 오래 타인을 의지하는 존재도 없다.

어리다고, 아프다고, 늙었다고

누군가를 필요로하고 누군가에게 의지한다.

그러나 동물의 세계에선

그저 각자 생존의 의무를 지고 살아간다.

그런 의무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는 사실을

인간만은 가끔 또는 자주 잊고 살고

잊고 살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부터도.

인간의 정, 가족, 친구, 연인 등 모든 관계는

자신의 떳떳함에서 건전하게 지속될 수 있는데,

저자는 그걸 함축적으로 위에서 소개한

사연들로 들려주었을 수도 있겠다. 


내가 소개한 몇몇의 내용들은 사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이 책의 다양한 글들과는

그 느낌에서 많이 다를 수 있다.

대부분은, 지엽적인 이야기들 보다

조금 덜 깊고 덜 적극적인 

거리감이 일정한 수준의 글들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인 책이기 때문이다.

본인의 무력감으로부터 짧게 소개하고 

그걸 분석해보는 것에서 이 책이 시작되는데,

차분이 조금씩 여러 상황들을

조금씩 건드려 보면서,

넓지만 다소 얕게 이야기들은 전개된다.

그래도, 그 사례들이 다양해 

읽는 이로 하여금 여러 사람들의 

그 상황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해해 볼 수 있게

소스로써 책은 작동될 수 있겠다.


가벼울 수 있지만 그래서 무겁지 않게 읽어볼 수 있을 

한권의 심리책으로써의 느낌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편히 읽히는 책임이

장점일 수 있는 책이라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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