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결정의 비밀 - 뇌신경과학의 최전방에서 밝혀낸 결정의 메커니즘
조나 레러 지음, 강미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쉽게쉽게 나가는 듯 하던 얘기가 매우 복잡해지고 정교해진다.
주제마저도 쳅터별로 다양해 글을 읽어가는 행위가
마치 밥상에 차린 맛있는 여러 반찬들을 향해
배부르더라도 열심히 젓가락질을 해대는 양
여러 사례들을 하나하나 공감해가며 집어 삼키기 바빴다.

다음은 이 책과 관계없는 '맹자'속 한구절이다.

양혜왕은 묻는다
'왜 사람들이 양을 제물로 죽이는 건 불쌍타 하면서
소를 죽이는 것엔 그리 관대합니까?
맹자는 답한다
'눈앞에 보이지 않으면 불쌍한 줄 모릅니다'...

서양저자가 쓴 이 책의 여러 챕터 중
'동정심'과 관련된 예를 읽으면서
난 위의 '맹자'에 실려있는 대화가 떠올랐다.

유명한 맹자의 이 얘기가
함축된 상황으로 깨달음을 유도했다면,
이 책은 위와 비슷한 경우나 여러 상황들에 대해
뇌와 인간행동과 관련해 설명해 나가고
인간이 벌이는 모든 행위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이유+해답'을 보여주는 포맷을 띄고 있다.

뇌의 한 부분이 아닌 머릿속 또 다른 나인가 싶은 '전전두피질',
이성이 마비된 게 아니라 이성만 있고 다른게 전무할 뿐이라는 '사이코패스',
많은 생각은 최적의 결정을 위한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얘기 등등
책은 본연의 '과학적 상식'도 상식이지만,
그냥 '상식'을 전달하는 책으로써도 상당부분 만족스럽다.

이성과 감정이 '가위의 2개의 날'처럼 같이 움직여야
종이를 자를 수 있듯 올바른 작용을 할 수 있다는,
이성과 감정은 상하관계가 아님을 설명한 책의 내용이나 제목처럼
탁월한 결정을 내리는데 이성이 주가 아니라
뇌가 주는 되나 모든 것의 '협동 메카니즘'이란 말에 수긍한다.

당연한 귀결을 떠나
읽고난 후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 하나...

자기 상황, 관점등에 따라
이 책은 '자기계발서'도 될 수 있고
기본적인 '대중적 인문학 서적'도 될 수 있으며,
때로는 처세술을 떠올리게 될 책으로도 읽혀질 수 있단 느낌이 든다.

재미도 있고, 분명 기승전결이 명확한
과학적 소재를 다룬 에세이임에도
뇌와 생각 그리고 행동을 다뤘기 때문일까
읽으며 알게 된 내용들이 사방으로 자라는 나뭇가지처럼
여러 방면으로 뻗어나가는 느낌을 주니 말이다.

더 자세한 개인적 감상기는
다른 이의 독서에 선입견을 주겠다 싶어 이만 줄인다.

또다른 이해는 이제 각자의 몫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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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
능행 지음, 신상문 사진 / 도솔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늦은 밤, 스탠드 불빛 아래서 이 책을 읽고 있자니,
책속의 글들을 나와는 다른 세상의 일로만 생각하며
편히 읽을 수 만은 없었다.

불치병 환자들이 생을 마무리하러 들어가는
정토마을이란 곳에서 호스피스 능행스님이
이들을 지켜보며 여러해 동안 사연을 정리하고
거기에 자신의 이야기도 덧붙인 책이다.

잘 다듬어졌거나, 또는 한권의 책으로써
감동을 이끌고자 전문작가의 힘을 빌린 듯한 책은 못된다.
그럼에도 한 쳅터씩 읽어나가다 보면
이런 외형적인 부분들에서 받는 미숙함보다
인간이 공통적으로 지닌 '운명'이란 주제로 인해 자연발산되는
가공되지 않은 숙연한 감동이 아련히 전달되어 온다...

자녀 넷을 모두 박사로 키워 낸 엄마의 얘기가 있다.
남편은 전직 군인으로 죽음을 앞둔 아내를 두고도
간병은 커녕 평상시와 거의 다름없고,
사형선고를 받은듯한 엄마가 자식들 모두에게 연락을 해봐도
어느 하나 달려오는 이가 없다...

혹, 이 엄마란 여자가 가족에게 뭔 큰 잘못을 했던건 아니었을까?

그건 아니었다...
자신들의 가족을 이루고 잘 살고 있는
장성한 자식들의 도가 지나친 무심함과,
상식선에서 보다 훨씬 무정한 남편을 둔
어쩌면 너무 평범한 아내이자 어머니였을 뿐이다.

처지를 맘놓고 슬퍼할 겨를도 얼마 안남은 그녀는
능행스님과 함께 자신을 다스려가며 남은 삶을 마무리해 간다.

죽기 전 유언과 같은 부탁을 가족에게 남긴다.
이제 자신은 아무런 미련이나 원망은 없다고...
다만, 자신이 화장될 때 이 보따리 2개는
풀어보거나 하지 말고 그냥 함께 태워달라고...

그 보따리엔 품위유지를 위해 끼고 다녔던 가짜반지 한개와
자신이 아꼈던 옷가지들과 책이 들어있었다.

그녀가 죽은 그날,
장례를 준비하던 가족들은 그녀가 준비해뒀던
그 보따리가 없어진걸 알고 서로 의심하며 분노한다.
장례가 끝나고 보자는 장남의 매서운 눈초리...

알고보니 그 보따리는 그녀의 남편이 숨겼었다.
'내가 준 돈으로 모아서 산거니 남편인 자신이
확인해 볼 수도 있고 소유권도 있다'는 이유에서...

몇개월이 흘러 그 남편은 능행스님에게 찾아와
씁쓸히 웃으며 말을 건낸다.

'스님은 알고 계셨죠?'...

능행 또한 그저 옅은 미소와 함께 그를 바라봐 줄 뿐...

이 이야기는 책 속에 담긴
삶을 떠난 이들과 관련된 여려 이야기들 중 하나다.

이런저런 뒤섞인 얘기들...
가족, 삶, 사랑, 죽음, 이별...

삶에도 사랑에도 유효기간은 있다.
아니, 있었다.

아마 이 책을 읽었다는 걸
시간이 흐를수록 잊으며 살지 모르겠다.

삶이 영원하지 않기에 주변사람들과 나눌 시간 또한
너무나 소중하다는 걸 지금은 절실히 느끼면서도
매일 먹는 밥처럼, 매일 마시는 공기처럼,
그저 당연히 영원할 듯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평소의 자신이 되어 있을지 모른다.

그래도 이 책을 소중한 걸 배웠다는 이 느낌만은
문득문득 기억날 듯 하다.

이 책은 누군가에겐 사랑의 책으로,
누군가에겐 이별의 책으로,
누군가에겐 고통의 책으로 다가설 지 모른다.

해석하고 간직하는 건 각자의 몫이리라...

이 가을...
비싸지 않은 이 책 한권을 소장해보라 권해주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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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초 - 순식간에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는 결정적 행동의 비밀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이미 대중적인 심리학 서적으로 베스트셀러를 냈던
유명한 작가의 이름에도 불구하고,
이 '59초'가 나에겐 이 작가를 접해본 첫 책이 됐다.

평소에도 서문을 정성들여 읽는 편인데,
이 책은 본론을 읽어보기도 전에 이미 서문만으로도
어느 책보다도 무척이나 흥미진진함을 선사한다.

책 자체가 자기계발서로서 특별히 계획되어진 책이랄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를 꺼낸다.
행복이나 긍정을 삶의 윤택하게 만드는 진리라 강요하는 책들,
상당한 시간의 투자를 요하는 이미 나온 시중의 많은 책들,
그리고 검증되지 않은 심리적 실험들을 예시로 보여주는
정체불명의 자료를 품고있는 책등을 언급하며,
지인 중 한명의 권고로 시작해 이 모든 사이비적인 것들 속에서
1분도 아닌 59초안에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진실을 담은 심리적 자기계발서로서 이 책을 기획했다고 한다.

모든 내용을 응축해 소개할 순 없지만
몇페이지 분량의 서문만으로도 충분히
독자를 끌어당기고도 남음이 있는 매력적인 도입부였다.

한장한장 읽어 들어가고 마지막 장까지 덮은 후
나름대로 정리된 59초의 소감을 말해 보자면,
저자가 쓴 서문의 의도를 100% 살리진 못했다고 보여지나
자기계발서의 성격이나 심리학적 개념보다는
자주보는 신문과 잡지에선 쉽게 접해보기 힘든
좀더 깊지만 그렇다고 학술적이기까진 않은 얘기들을 토대로,
흥미를 유발하고 읽는 재미에 촛점이 맞춰진
지식과 상식을 여러 주제에 맞게 잘 추려놓은 책으로 읽혔다.

'어, 이런 실험도 있었어?', '이런 효과도 있구나'정도의
말 그대로 '대중적으로 주목받을 만한 잘 읽히는 책'의 느낌을
똔느 잘 기획된 또 한편의 예비 베스트셀러 느낌을 준다.

잘 씌여진 서문으로 인해
너무 큰 기대만 갖지 않고 책을 읽는다면,
상당히 만족스러울 다양한 내용들이 수록돼 있다.

내 경우엔 '5장 안티 스트레스 라이프'를
가장 재밌고 유용하게 봤는데,
개나 강아지가 사람의 삶에 어떤 약보다도
훌륭한 치료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물론 개를 먹자는 얘기는 아니겠다.

요즘 이상하게 개가 귀엽다.
그리고, 주변에선 내가 유독 강아지 얘기를 많이 한단
얘기들을 해준다.

그러던 와중에 5장에 소개된 아래의 실험은
내 관심을 많이 끌었다.

'개가 사람의 스트레스를 풀어준다고 해도
대중에게 확신을 줄만한 데이터가 부족하다...
개에게 위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체질상 더 위안을 느낄수도 있을 가능성과,
이런 사람들이 혹 개가 없었더라도
스트레스 덜 받고 잘 살았을 무시할 순 없는 가능성 등등.
그래서 해본 실험이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종인 주식 중계인들을
무작위로 뽑은 후 이들을 2개의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룸에만 애완견을 건내 준 후 몇달 뒤
이들 그룹간의 스트레스 지수를 평가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는 단연 개를 기른 쪽이 훨씬 스트레스에 강하다는 결론...'

더 재밌었던 사실은,
개를 길렀던 실험그룹의 경우 실험용으로 제공했던 개들을
모두 반납거부 했다는 사실이었다.

처음 얘기했던 이유 때문에라도
글 자체가 내겐 유독 관심이 갔을 뿐더러,
내가 그간 개가 유독 기르고 싶었던 이유가 혹
내 몸에 부족한 영양분이 본능적으로 느껴지 듯
현재 내 심리적 상황이 애완견이 필요한 건 아닌지
역으로 생각해 본 작은 계기마저 됐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이마다 나처럼
더 재밌게 읽을만한 자신만의 쳅터가 있을 책으로 보인다.

1분도 아닌 59초를 문제해결에 필요한 시간으로 제시하고 있는 책!

제시된 59초는 실상 모두에게 적용하기엔 부족한 시간일지 모른다.
그래도 과감히 이런 발상을 풀어낸 '리처드 와이즈먼'의 작가적 재량은
실용과 학술적 분위기 사이를 오가며
독자에게 묘한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리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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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도럼 - Pandorum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생각보다 탄탄한 줄거리! 소설을 원작으로 했나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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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도럼 - Pandorum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근래 팬도럼을 광고를 많이 접하다보니
없던 기대마저 생길 지경이었다가,
어제 조촐하게 먼저 영화를 볼 기회를 잡고
좌석에 몸을 기댄 채 영화에 몰입했다.

먼저, 에어리언2나 레지던트 이블1 정도의 완성도라면 얼마나 좋을까
내심 욕심을 부려보며 상영관을 찾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토리 자체는 비슷~!
but 느낌만은 '어슐러 K 르권'이 쓴 소설에 가까운 영화였다.

'3:10 투 유마'에서 나온 그 인상적이었던 악당을 기억하는지?...
젊고, 잔인하고, 짧은 챙의 중절모를 쓴 수염 덥수룩했던 그 배우!
그가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바우어 상병을 연기한다.
위의 서부극에서 매우 인상적인 악당연기를 펼쳤던
그리고 살짝 '오웬 웰슨'마저 닮은 이 배우는
에어리언2의 시고니 위버처럼 생존자들의 리더가 되어
수면캡슐에 잠들어 있었을 동안
끝내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한채
알 수 없는 상태로 내동댕이 쳐진 채 살기위해 몸부림친다.

생존을 위해선 꼭 해내야 할 일은 '원자로의 재부팅'!
비행선 '엘리시움'의 동력원인 원자로를 살려내야만
그나마 살아서 미래를 맛볼 수 있는 처지다.

하지만, 이 비행선 안엔 외계인의 모습처럼 보이는
식인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고 그 수조차 엄청났다.

원자로를 향하다 만나게 되는
말이 안통하는 농부, 여성 과학자,
그리고 과거의 실마리를 들려주는 한 흑인까지,
그들은 좁은 우주선 속에서 마치 전장의 사선을 넘듯
전우로써 만나 함께 간신히 원자로에 접근하는데 성공하는데...

영화가 예상보다 상당히 복잡하다.
영화자체를 추리극으로 보면서 관람해 나가면
모든게 의심스럽고 모두가 비극을 만들어 내 범인처럼 보인다.

영화 속 제목 '팬도럼'이 암시하는 건 우주병으로 일종의 정신착란이다.
그렇다면, 영화속 페이튼 중위로 나온 데니스 퀘이드가 팬도럼 환자인가?
아니면, 바우어 상병이야말로 팬도럼에 걸린걸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제3의 숨겨진 결말이??

본 사람으로써 말해주고 싶어 입이 들썩거리지만 이 정도로만...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설 때 쯤에서야
상당부분 퍼즐처럼 재조립이 되는 스토리를 가진 영화다.
소설처럼 정교한 스토리를 가졌지만
그 연결이 아주 매끄럽다곤 볼 수 없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결말부에서 조차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내세우진 않는다는 점이다.
보고 나서도 내가 본 영화의 기승전결을
이해가기 조차 어려울 수 있었을 뻔한 영화란 생각이 드는데
독일출신의 신예감독이 이 부분은 제대로 정리해 놓고 영화를 끝내준다.

제작자 중에 이벤트 호라이즌의 감독이 끼어는데
어딘지 모르게 이벤트 호라이즌이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완전 다른 결론이다 할 수 있으니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아, 작은 Tip 1가지!
영화 결말부에 이르러 등장하는 바다를 기대하라...
'혹성탈출'에 등장하는 쓰러진 자유의 여신상을
그리고 '레드 플레닛'의 결말 모두 떠올리게 하는
상반된 2가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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