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테크닉, 내 몸의 사용법
프레더릭 알렉산더 지음, 이문영 옮김, AT 포스쳐 앤 무브먼트 연구소 감수 / 판미동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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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장르에 관계없이 통찰력을 즐기게 되는 책들이 있다.
아마 명저라고 이름 붙일만 한 사유와 기록들을 담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
난 알렉산더 테크닉은 모른다.
그저 대강의 소개정도만 들어보긴 했으나 문외한이라 보는게 맞을거다.
그런데도 언젠가 누군가 알렉산더 테크닉을 물어왔을 때
내가 아는 아주 단편적인 상식수준의 대답을 해주었던거 같은데
그 창시자가 쓴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당시 상황이 매우 미안해졌다.
내게 물었던 그사람에게도 창시자 알렉산더씨에게도.
당시 아주 틀린말은 아니었으나 정말 모르고 한 말이었다는 걸 통감해야 할거같기 때문이다.
그때 아마 호흡법을 위주로 한 자세교정이라고 얘기했던거 같은데
이 책을 테크닉이 아닌 산문적인 책으로 매우 잘 읽어 내려가면서
당시의 내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지금 이 책을 읽은 기준에서 그때 내 말은 틀린 말이었다고 하고 싶다.
지금 다시 누군가 내게 알렉산더 테크닉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얘기할거 같다.
모르겠다, 그러나 매우 좋은거고 배워둘만한 가치와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으니
관심이 있고 인연이 닿는다면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그리고 아마 누구에게 물어도 한단어로 요약해 낸다면
그건 진짜 아는 건 아니라고 봐야할거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이 책의 저자가 쓴 이 책의 원제목인 The Use of Self가 핵심아니냐고 할수도 있겠지만
알렉산더 요법의 창시자도 자신이 만든 이 테크닉에 관한 설명이
한 문장이 아닌 산문적 서술이었었어야 가능했었는데
어찌 누가 한문장이나 단어로 표현해낸다는게 맞겠는가 반문하고도 싶다.
이 책은 알렉산더가 쓴 최후의 완성된 결정체는 아니더라도
엘렉산더 테크닉이 태어나게 된 계기와 당시 진행상황,
그리고 그가 발견해 낸 방법들의 프로토콜이 나와 있기에
미완이면서 완성본이라고 봐야하는 독특한 가치를 담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또한가지는, 이 책을 일반사람들,
그것도 관심이 없거나 관련 사유나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읽게 될 때는
매우 난애하고 이게 뭐냐고 덮어버릴 가능성도 매우 농후하다는 점이다.
정당한 매치는 아니지만, 중국의 경전들 중에 비교를 하자면
문외한 사람들에겐 다소 노자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책은 아닐까 싶다.
읽고는 있는데 어떤 결론으로 가고 있는 건지,
다 읽고 나서는 어떤걸 혼자 해볼수 있는 건지 불만스러울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저자도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서
이와 같은 비슷한 불만을 들었다니 그저 내 개인적인 평일 뿐이라곤 할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걸 떠나서 이 책의 가치와 읽어봐야 하느냐만을 놓고 본다면
난 무조건 읽기를 권하고 싶고 그 가치를 높게 봐야 한다고 하고 싶다.
얼마전 헬스클럽에서 개인PT를 받고 있는 한 여성의 운동 모습을 보게됐다.
내가 있는 쪽 맞은 편 거울로 비쳐지고 있었기 때문에 저절로.
많이 유명해진 버피test란 것도 하는 거 같았고
연속해 몸을 앞으로 굽히거나 윗몸일으키기 동작 등도 하는 거 같았다.
그 옆모습이 보이는터라 자연스레 척추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올수밖에 없었는데
나라면 말리고 싶다는 생각이 거울로 운동모습이 들어올 때마다 순간순간 일었다.
척추 하부쪽인 요추부는 힘이 없는 것도 문제였지만
흉추 중간부위와 약간 밑쯤 해당하는 부위의 유연하지 못함이 매우 눈에 거슬렸다.
그렇게 되면 필요한 운동 효과를 다 못보는 건 둘째치더라도
척추의 굴신시, 몸 중 다른 부분들이 보상적으로 무리를 하거나
불필요한 인지가 될거 같다는 우려가 들었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몸이 그렇게 약하진 않다, 훨씬 안좋은 모션과 신체를 가지고도
수명의 위험을 느끼면서 살진 않으니까.
그러나 맞지 않는 동작, 지속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는 구조적 동작들은
분명 상식적으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건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알렉산더 테크닉은 어쩌면 이런 점에서 실질적인 활용서가 아닌
사유와 제시를 하고 있는 앞서가는 발상을 담았던 책이었다.
스스로 몸의 이상을 치료하고자 시작됐던 그의 노력과 고뇌가
알렉산더 테크닉이라는 이론으로 정립되었는데
그 이론정립의 시작은 저자 자신의 몸에 관한
문제점들을 관찰하고 조사하면서 깨우치게 된 관찰노트이자 고민의 답들이었다.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가, 그게 무엇이고 어떻게 고칠것인가.
고친다는 건 안하는 거, 그렇다면 무엇을 대신 해야 하는 것일까.
그래 이제 좀 찾은거 같다, 그런데 왜 진척이 없는 것일까.
이렇게 찾고 찾아 결국에는 어떤 단계들은 연결하고 지속하며
어떤 단계에선 모든 원래의 목적을 잊고
잊음으로써 무의식적으로 행할 수 있는 원래 가졌었던 몸의 프로그래밍을 눌러놓고
새로운 맞는 프로그램을 몸에 업로드 하는 식으로 변화를 해나간다.
사실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게 책의 출발점이었지만
그 결과물을 읽는 독자로써 이 책은
하나의 철학책이고 과학서적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거 같았다.
그러나 앞서 말했든 완전 백지상태로 보는 사람들에게나
실용적인 것만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외면도 당할수 있을 수준높음이 있다.
언젠가 너무 간단하고 뭐야 하는 책이 있었는데
나중에 그 책을 다시보니 느낌이 달랐었다.
그 책은 예전이나 그때나 그냥 그대로 있었고 나만 전과 후가 달라져있었을 뿐.
책은 그대로 거기에 있었는데 읽는 사람이 몰라보는 거.
그런 우를 범하지 않는게 행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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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아이를 병들게 하는 경피독 -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여성질환의 발생, 예방, 치료에 관한 모든 것
이케가와 아키라 지음, 오승민 옮김 / 끌레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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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곤 생각했다, 내 주변에 안전한 건 무엇인가...없었다.
물도 공기도 땅도 사람도.
이 생각을 비관론이라 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려면 해도 된다.
그러나 실제 그렇지 아니한가라고 되려 반문하고 싶다.
도대체 그 많은 소비 후 처리과정들은 어떻게 마무리 되는지 깊게 생각해 보았는가.
물도 화학적으로 정화하지만 완벽치는 않다.
내 집을 먼지를 털어 내겠다고 아무리 좋은 공기청정기와 청소기를 동원해도
결국엔 그냥 창문 밖 내집 담 밖으로 버리는 건데
그게 밖으로 평생 다신 안마주칠 격리처리로 마무리 되어지는가 생각해보면 그 답 또한 나온다.
아닌거다, 결국 그 모든건 다시 이쪽으로 넘어 온다.
물도 돌고돌아 오고, 공기도 돌고돌아 다시 온다, 다시...
경피독은 우리가 피부로 노출되고 흡수하게 되는
다양한 환경 호르몬들과 화학적 침투물들을 이야기 한다.
때론 직접적으로 때론 물이나 땀 등을 통해 섞여서 들어오기도 하며
우리가 직간접적으로 알게모르게 흡수해 버리는
각종 화학적 존재들을 일컫는 총체를 지칭하는 단어다.
특히나 산부인과 의사인 일본 저자이기에
여성에 대한 부분과 자녀에 대한 부분에 상당부분 더 자세함을 추가해 뒀다.
각종 생리불순증상들과 부인과 질병들, 그리고 경피독과의 연관성.
디톡스와 치료들로 배출을 모색해 볼 수 있지만
완전 차단이란 불가능한 환경에 살고 있다.
머리나게 해준다는 발모샴푸, 피부각질을 제거해준다는 각종 고급 스크럽 제품들,
화이트닝을 해준다거나 피부속을 채워준다는 다양한 기능성 화장품들...
경피독을 설명해 주는 부분들 중에 이런 부분이 있었다,
경피독이란 수중기를 통해서도 피부와 접촉됨으로써 들어올수도 있고
땀이나 물을 매개로 옷등을 통한 접촉에서도 들어 올수 있다고.
그렇게 간접적인 방법으로도 막을수 없는 독성이
어쩌면 직접적인 사례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결국 피부용도로 쓰게 되는 생활속 화학제품이란 공통점들이 있는
샴푸나 화장품 등의 경로를 통해선 전혀 몸에 쌓이는 경피독은 없다고 볼 수 있는 건가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독자로써의 의문들.
난 이책을 나 혼자만 보면 안된다는 생각을 책 보기전부터 하며 선택했었는데
책을 보면서는 더 강해진거 같다.
건강 염려증라거나 뭔가 깨닫게 해주려는 그런것만은 아니다.
내가 얘기해 줘봐야 책한권에 담긴 경피독에 대한 내용이나 느낌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스스로 읽고 직접 느끼게 해주고 싶은 그런 단순한 생각때문이었다.
좋자고 하는데 결국 좋지 않은거면 하지 않거나 줄여야 하진 않겠나.
이젠 자연속에서 산다고 해도 결코 인공적인 것들과 차단되어 살수 있는 세상은 아닌듯 싶다.
공기나 물 모두 순환되는 세상에서 어디라 한들 유일한 곳이 있을수 있으랴.
경피독에 대한 책 자체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나만 노력해서 된다고 할 수 없는 분야 중 대표적인 것이 아닐까 생각됐다.
책에서 자주 인용되는 책속의 책 '침묵의 봄'이란 책도 읽어보진 않았지만
침묵이란 단어와 봄이란 역설적인 조합에서 어떤 내용일지 대강의 느낌은 받았다.
그런 환경을 극복해내기 위해선 이런 책도 읽어야 함이고
혼자가 아닌 같이 실천하는 뭔가도 필요하단 생각을 해본다.
어차피 각종 인공화합물로 내일도 살아가겠지만
나부터 조금씩 더 책과 같은 의식을 넓히며 덜 화학물 친화적인 삶을 살아보려고 한다.
환경론자가 아니더라도 각자의 생존과 후손들의 더 나은 생존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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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 - 가장 기본적인 소망에 대하여
김승호 지음, 권아리 그림 / 스노우폭스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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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느껴지던 첫 느낌은 여유였다.
그리고보니 여유라는 말도 참 여러 방면으로 쓰이는 단어다.
옷사이즈가 넉넉해도, 경제적으로 풍요로워도, 정신적으로 평안해도
여유라는 이 한단어는 다양하게 쓸수 있는.
저자의 여유는 경제적인 부분도 물론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건지
아님 애초에 그런 그릇이 있는 건지 정확치는 않지만
그의 글에선 마음의 여유 정신적인 여유가 함께하고 있음이 전달된다.
그는 말한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것을 줄 수 있고
그걸 가져보는게 결코 나쁘진 않은거 같다고.
그러나 한번 그래보기 위해선 누구도 해줄 수 없는
각자 스스로의 변화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여기까지만 본다면 어느 자기계발서와도 같은거 아니겠느냐 하겠지만
많은 비슷한 책들을 접해왔던 나로서는 이 책만이 가지는 반짝임 같은게 느껴졌고
그냥 단순히 또한권의 자기계발서이자 이미 다른 책에도 등장했었던
비슷한 얘기들이라고 단순 치부될 수 없는 가치를 봤다.
매우 온돌같이 응근히 마음을 데워오면서 책을 끝까지 읽을 때까지
그 온기를 식지않게 해주는 진심같은게 책을 읽는 내내 같이 한거 같다.
집필기간 중 항시 목욕재개하며 글을 써왔다던데 헛말은 결코 아닌 듯.
누군가에게 강연장에서 명품시계를 채워주는 얘기에선 남다른 감흥도 있었다.
어쩌면 하나의 에피소드일수도 있겠고,
다른 한편으론 외국생활을 한 저자가 서양적인 마인드로
극적인 퍼포먼스를 순간 발휘해 내 감동과 여운을 만들어 냈을 수도 있다는
다소 불편한 진실을 담진 않은건가 상상도 해볼만하다고도 생각이 들었다.
어떤 순수함으로 인한 행동을 의심한다거나 색안경을 낀건 아니다.
그냥 어쩌면 이정도 흡입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면
그정도의 얘기거리를 던지는 것도 하나의 좋게 바줄만한
능력이라고 생각해 떠올려봤던 생각이었을 뿐.
결론을 말하자면, 진심이었던지 아님 해프닝이었던지보다
모든게 저자에게서 느껴지는 여유의 힘이 아닌가 하는 부분에
한가지 추가해서 기억할 수 있는 페이지였다고 생각했다.
요즘 비슷한 길을 알려주는 책들을 우연히 여러권 읽었다.
어떤 책은 치열한 내용을 매우 독하고 직설적으로 가이드해 주었고,
또다른 어떤 책은 다른 느낌으로 자각하고 깨우치는 가이드를 해 주었다.
그렇다면 이 책은 내가 어떤 느낌이었나 생각해본다면
서로 다른 책들이었지만 개인적으론 마치 원래 3부작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각각의 개연성이 한 궤적으로 이어지며 필요한 부분들을 체워주고
우연이었는지 필연에서였는지 나에게 다가와준 고마운 존재로 느껴졌다.
내가 1년 전에만 읽었더라도 아마 이런 감흥이진 않았었을거 같다.
너무 감명깊었다 너무 좋았었다가 아니다.
그땐 이렇게 안받아 들였을거 같다.
그땐 이렇게 얘기해줘도 그냥 책으로 남아버렸을거 같다.
근데 완전 새로운 내용들만은 아닌데도 여느 때와 달리
많은 것들이 내게 퇴적되듯 하나둘 쌓이고 울림을 만든다.
활자가 아닌 살아있는 생물처럼.
그중 이 책은 정말 온돌처럼 은은했지만
다른 모든 책을 아우를 수 있었던 포용력이 존재했다.
사례와 권유, 그리고 조언들.
세상에 자기 이름을 알리는 책들은 나름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발판이 되어줄 책이 될수도 있을 것이고 집필자체가 자기만족이자 자아실현의 장도 될수 있다.
이 책도 어쩌면 그런 부분이 분명 있을지도 모를것이다.
그러나 내가 느낀 저자의 진심은 말그대로 진심이었다.
누군가에게 돌아가지 말고 지름길로 가보라고.
나만 알고 있지 않고 당신도 알아도 우리 모두 상관없는 공유해도 되는 길이라고.
이 얼마나 고마운 발상이고 실천인가.
부의 재분배라던가 사회공헌같은 거창함이 아님에도 그보다 더 웅대함이 전달된다.
세상이라는 물에서 고기를 잡는 법을 피상적이지 않게 가르쳐주려는 가이드.
나에게도 어떤식으로든 지름길이 되어주리라 믿어지는 책이었고
개인적으론 부의 축적방법을 배웠다는 것 이상의
삶의 개인과외를 받았던 시간으로 기억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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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美, 의학과 미술 사이
전주홍.최병진 지음 / 일파소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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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하고 실험하여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는 것으로부터의 출발...
참 멋진 말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나온 의학 역사 중 한 구절이지만
의학의 시작이자 과정 중 한부분에 대한 부분적 설명인 동시에
어쩌면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멋진 문장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중국의학이 대표하는 한의학쪽은 굉장한 깊이가 있고
서양의학 쪽은 차갑고 테크닉이나 실증적인 면이 강한
매우 다른 성격의 두가지 의학분야라고 생각하는
보통의 생각들은 매우 틀릴 수 있단 느낌을 받았다.
도리어 서양의학의 발전 속에 한의학보다는 짧은 기간이었을지 몰라도
그 태동과 발전함에 있어서 동양의학과 비슷한 기간도 있었다는
역사적 흐름같은게 느껴졌다, 물론 무슨 기나 경락 또는
그와 유사하거나 비슷한 이론적인 부분이 있었다는 뜻이 아니라
발전과정에서의 인간치유에 대한 사고의 고뇌같은 부분들에서.
책은 의학의 발전사를 해당 스토리를 묘사할 수 있는 삽화를 좀더
이미지적으로 당시대의 의학관념들을 독자가 읽어보도록 돕는다.
비중은 그림보다는 의학에 관한 역사적 흐름이 더 주제로 부각된다고 보고
그림이 딱딱하고 건조할 수 있는 이 책에
필요한 보조자이자 색다름으로 추가돼 있다고 본다면 맞을거 같다.
의학과 미술 두가지를 똑같은 비중으로 일부러 맞춰놓진 않았다는 거다.
그리고 이 부분을 설명하면서 약간 다르게 이야기해 보자면
이 책의 가장 큰 흐름은 단지 의학의 발전사라기 보다는
의학의 발전사에 있어서 그때그때 마다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굵직하게 설명하고자 함이 커 보이는데
그 부분들을 임팩트있게 전달함에 있어서
그림이 글만큼의 비중은 아니지만 함축하고 보여줌에 있어서는
글에 못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고 그런걸 기획했을거라고도 본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이 상당히 많고 역사에 기인하 부분들도 많아서
용어들은 많은 편이지만 읽기에 어렵거나 부담스럽지는 않다.
읽으며 상당히 수준이 느껴지는 문장들이라 좋았고 그런 흐름이 좋았다.
후반으로 갈수록 약간 주관적인 전달력이 강해지고 있지만
전체적인 드라이함이 이 책이 가지는 파워가 아닐까 싶었다.
작가가 어떤 특정함을 강조하지 않아도
그냥 인문학적인 내용들 자체로 독자가 뭔가 사유할 수 있게 해주는 배려.
이 책엔 그런게 있다.
책이 다루는 내용들로 돌아가 읽었던 기억을 더듬으며
한가지씩 떠올려 보면 의학의 발전사로는 한 카테고리들이였지만
그 당시에는 얼마나 주류였을 것이며 그것이 지속된 시간은 또 얼마나 길었을까.
긴 역사에서는 한 부분이지만 그 당시의 시대에서는
그 지식들은 아마 만고불변의 진리같은 대접을 받았으리라.
그림들 중에 가장 쇼킹한 것들도 많이 떠올려진다.
사람을 잡고 절단을 하거나 구멍을 뚫는 장면들을 묘사한 그림들.
그 그림들의 묘사에 대해 서술한 부분들에선
그 그림속엔 당시의 환자들의 고통이 표정묘사로 생생하다는 간단한 설명도 들어있는데
그 그림을 그림 아닌 영화의 한장면처럼 떠올려 보면서
이것들에 대한 당시 상황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맞을까 상상을 해보았다.
그냥 모든 걸 떠나서 그냥 끔직하다가 있었고,
진정 고쳐주기 위한 불가피한 치료였다거나
그래서 고통을 줄 수 밖에 없었던 환경이었다던지
아님 완전 불필요한 고통일수도 있었을거 같다는 여러가지 상상들까지.
근데 여기에 중요한 것은 외과적 발전사만 보자면
마취라는게 지금처럼 적용되기 시작한게 얼마 안됐다는 거다.
그렇다면 그 고통스러운 수술장면들이 기록된 시기의 의학과
그 당시의 기술로 치료를 받던 사람들에게 의학이란 무엇이었을까...
고쳐주겠다고 원시시대 돌이나 도구들로
사람의 정수리 앞쪽에 큰 구멍을 냈던 흔적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의학이 가지는 살리고 치료한다는 가치가 과연
지금의 상식으로 지념해 보는게 맞는걸까 싶다.
그냥 단순히 한 인간으로써만 의학 발전사를 느낀대로 묘사해보자면
지금도 발전은 계속되고 있지만 어느 시점 이전
특히 해부학과 마취가 어느 정도 정립되기 이전과 이후로 나눠봤을 때
그 이전시대의 의학은 그냥 지금의 완전한 실험실같은 시기이며
너무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시기였던거 같은데
그 당시에는 전혀 그런 생각도 못해봤을거란 생각이
현재의 시점만으로 봤을 땐 그냥 매우 가슴이 아프다.
한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볼 수 있는 책이라
읽는 이마다 매우 다양한 지식과 느낌을 전해줄 수 있는 책 같고 매우 잘 씌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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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별을 팔자 - 별을 팔아 부활한 시골 온천 마을의 기적
나가이 다카히사 지음, 남혜림 옮김 / 처음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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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어느 시골마을 스키장
곤돌라를 타고 야간에 스키슬로프를 오른다.
그 곤돌라엔 연인이 타고 있고
매우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싶어한다.
그런 그들이 스키슬로프 꼭대기에서 하늘을 바라봤을 때,
별들이 일부러 만들어놓은 듯 가득하다면
그 감동은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그런 경험을 할 이가 부럽고
진짜 그런 곳이 있다면 꼭 가보고 싶어진다.
이 책은 이런 지역적 특성을 실제 상품화 한
일본 야치라는 마을의 이야기를 논픽현적 근거로 쓴
가공의 픽션이자 비지니스 소설이다.
작가 스스로 책의 가공적인 부분을 매우 강조하는 듯 느껴진다.
실존 인물들과 지역을 근거로 해서 썼지만
어감이 매우 논픽션이 아닌 픽션이고 허구가 많다는 점에
독자가 필요이상으로 오해하지 말아주것을 당부에 당부를 하는 기분이다.
그러나 그냥 거짓말 아니 상상으로만 만들어진 소설이나 창작물도
얼마나 즐겁고 감동스럽게 읽을 수 있는건데,
이 책이 가지는 허구성이 얼마이고 진실성이 얼마인지가 중요치 않게
소설이란 형식이 가지는 매력과 뭔가 이뤄보려고 노력하는
한 마을의 의지가 이 책의 전반에 느껴지면서
보기드문 희열을 가슴에 불러일으켜주는 책이라 만족하고 또 만족한다.
별을 판다는 말이 매우 함축적이고 정확한 말이기도 하지만
그 한 문장으론 표현하기 어려운 책의 흥미진진함과
경영학적 참고서로써의 가치가 책엔 매우 많다.
정확한 책제목과 영화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비슷한 컨셉으로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읽은 여학생이
그걸 학교 야구부에 적용해 성공신화를 써나가는 작품이 있었다.
그 작품들도 매우 인상깊게 봤긴 했지만
재미면이나 현실감 부분에선 이 책보단 왠지 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 책도 성과를 강조한 스토리텔링이 주요한 소재였지만
이 책에서 한 공동체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듯한
경영발상과 계획을 꾸려나가는 것과는 다른
관리형 성공담에 가까웠기 때문에 재미면에선
이 책이 더 스펙타클한 재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누군가는 그래 책의 소재도 알겠고
소재가 머리에 그려지니 어떻게 얘기가 흘러갈지
읽지 않아도 대충 알거같다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한권이 오로지 별이란 소재로
단순한 마케팅만을 보여주는 구성이었다면
이렇게 책으로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온천으로 유명했던 지역이 시간의 흐름속에서 멀어져 가면서
보강이냐 혁신이냐의 고민을 시작으로
자구책을 찾고 발전해가는 그 과정들과
숙고와 변수들 그리고 자체적 프로세스를 도입해가면서
한 마을이 아닌 한 스타트업 기업으로써의
면모를 독자에게 보여줌에 있어서
별을 판다는 소재자체는 일단 독자들 눈길을 끄는 정도의 역활을 하는 정도이고
이 책이 가지는 진짜 가치는 전체를 읽어 봐야지만 알수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일부분은 일부분일 뿐인거다.
전체를 보고 오랜만에 벅찬 느낌을 가져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시간과 여유가 허락한다면 어느 여행지보다
이 모델이 된 마을은 꼭 가보고 싶어진다.
작가는 너무도 많이 논픽션이 아니라 픽션이라 강조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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