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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암시 - 자기암시는 어떻게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까
에밀 쿠에 지음, 김동기.김분 옮김 / 하늘아래 / 202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연히 인연이 되어 만나게 된 이가
꽤 오래 만나게 되는 친구가 되거나,
인연이 아니라 생각한 대수롭지 않던 뭔가가
예상보다 훨씬 소중하게 됐었을 때 신기하다.
이 책도 그런 인연의 책이 될거 같다.
저자는 우리와 전혀 만날 수 없는
거의 한세기 이전의 삶을 살았고 이 이론을 남겼다.
그런데, 그런 책이 그저 수명을 다한
뒤처진 희망없는 내용이 아님에 놀랍다.
정보가 차고 넘치는 세상을 살면서 어쩌면
옛날 책 속에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의
익숙한 듯 신선한 해결책을 볼 수 있게 됐을 땐,
요즘 것인 듯 알고 있던 산박한 지식의 기원이
어쩌면 이미 선견지명의 지혜를 발휘한 누군가로 인해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고, 그랬던 그 것을 누군간
다시 인연이 닿는다, 다시 누군가와는 무인연으로 남게 되겠지만.
이 책이 말하는 자기암시란 그냥 암시와 다르지 않다고 설명한다.
그저, 암시를 자신이 끌여들였을 때 의미를 갖게 되는
그 차이 정도만이 이 두개의 용어가 다를 뿐.
그럼 이 자기암시의 힘은 어떻게 무의식을 움직일까.
그건 무의식과 반대되는 힘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의지에 빗대어 생각해 볼 때, 무의식의 작동은
상상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한다.
그 예로써는, 웃음을 참으려 죽을 힘을 쓰다가도
그만 실소를 터트려 버리게 되는 건
정말 너무 웃겨셔 일수도 있지만
웃음을 의지로써 막을 순 없다는 증거일 수 있다고 한다.
또는, 위험을 감지했을 때 그걸 피하려 노력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그 위험상황을 역으로
그냥 뻔히 감수한 듯 지나쳐 통과해 버리는 무모함이란
의지만으로는 완전히 컨트롤 할 수 없는
무의식의 경험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너무 많이 알려진 심리실험 2가지도 등장한다.
흔히, 벼룩 효과라 불리는 실험이 그 하나로
벼룩을 인간으로 비유하자면
100층 높이의 건물을 뛰어넘어 버리는
괴력의 점프력을 발휘하는 셈인데,
위가 막힌 깡통에 넣어두고 계속 뛰게 만든다면
어느 순간부터 깡통뚜껑에 부딪히지 않을 높이로만
한계를 지어놓고 힘껏 뛰지 않는다는 실험결과다.
즉, 100층 높이의 점프력은 깡통에 갖혀 버렸을 땐,
깡통 높이 정도를 평생 자신의 한계로 받아들이고
그 상태에 그저 적응해 버리고 산다는 것.
또다른 실험 하나는, 건물과 건물을 건너는
긴 널판지를 가정하고, 그 널판지를 실제
두 건물사이에 놓았을 때와 그냥 땅바닥에 놓았을 때
일반 사람들은 그 위를 어떻게 걸을까란 문제였다.
고층 건물사이에 있는 널판지라면 일반적으로
공포감으로 인해 실패를 당연시한 걸음을 내딛을 것이고,
땅위에 그냥 놓인 널판지 위를 걷는 거라면
그 안전함에 부담없이 널판지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편안하게 걸어갈 수게 된다는 심리의 원리.
이 둘은 모두 인간이 가진 잠재력과
스스로 한계짓고 행동하는 선입견을 잘 설명하고 있다.
즉, 자기암시란 결국 자신이 가진 숨겨진 초능력 같은
힘의 발휘가 아니라, 스스로 지어놓은 한계 자체를 잊고
과감해 질 수 있게하는 상상력의 발로라 할 수 있었다.
이런 상상의 힘이란 건 애초에 의지와 상충하는 개념인 것이다.
책의 끝으로 갈수록, 나열되어 있는 내용들은
오늘날의 일반적인 자기계발서 속 내용들과 비슷했다면,
오히려 초반부터 중반까지의 서술적 설명들에
이 책의 가치가 더 많이 느껴지고 담겨있는게 많았다.
자기암시를 자기에게 거는 최면정도라 예단 말고
부담없이 이 책으로 자기 암시란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 정도 만으로 읽어보게 되더라도
이 책을 읽은 이유와 보람은 충분히 찾게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