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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밴 어린시절
W. 휴 미실다인 지음, 이석규 외 옮김 / 일므디 / 2020년 6월
평점 :

서양권 저자가 쓴 내면아이에 관한 책이다.
사례들이 동양적인 정서나 일반적 경우와는
많이 다른 것들도 보이지만 무엇보다 이 책이,
이렇게 스테디셀러라는 훈장을 달고
다시 소개되는 것엔 필히 내실있는 책이란
반증을 하고 있다 봐줘도 무방할 것이다.
이 책은 그냥 보편적으로 쓰는
내면아이란 단어 대신, 내재과거아란
구체적인 시점 중심의 용어를 쓰고 있다.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 한 아이로써 지나왔던 과거가
한 인간의 정신적 문제로 살아가는 내내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슬프기도 하고 섬짓하기도 할 것이다.
스스로 못느끼고 살았던 아님, 뭔가 기억을 느껴왔거나
곱씹으며 살았던, 이래저래 지나며 만들어진 내적 아이는
계속 스스로에게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동거하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이 스테디셀러였던 이유를 읽으면서 찾아보고자 했는데,
문장면에서는 굉장히 학문적 퀄리티가 있기 보다는
원인과 결과를 잘 정리해놨다고 느껴지는게 장점 같았다.
내재과거아가 현재 자신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크게 9가자 정도의 성향이나 행동방식 등으로 묘사하는 부분이
그 자체로 이 책의 가장 핵심은 아닐까도 싶다.
완벽주의, 강압, 유약, 방임, 건강염려증,
응징, 방치, 거부, 성적자극 등으로 총 9가지다.
몇몇은 각 단어가 주는 명사적 정의만으로도
거의 책과 유사하게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을 주제이지만,
방임이나 방치 등의 몇몇 단어는 책의 설명을
직접 읽어보지 않는다면, 그런 모습을 보거나
스스로 행동해 왔을 때 그 이유를 알기 어려운 상징들이다.
이 책에선 아니지만, 앞서 읽었던 몇몇 책들에서
내적 자아의 어떤 문제점을 책 등을 통해 자각해보고
시발점 등을 추론해 볼 수 있지만, 현실에선
애초 나쁜 내적자아의 완전차단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인간이 한 인간을 완벽하게
좋은 식으로만 되물림해간다는 건 불가능하단 전제가 있었다.
즉, 사후 약방문이 안되려 해도 인간 본성상 스스로 불완전하니
완벽한 심리적 항체주입과 생성은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런 관점에서 난 이 책이 어쩔수 없는
인간이 인간을 기르고 가르치면서 생기게 될
내재과거아의 심리적 상처 등을
각자 알아보고 치료해가는데 필수적인 지식이
되어 줄거란 점을 좀더 크게 바라봐 주고 싶었다.
그래도 방법이 없거나 해결 불가능하다는게 포기가 아니라
결국 어느정도의 방법은 있고 그걸 해내는 건 어려울 뿐이란게
내재과거아의 문제라는 것에서 그나마 다행은 아닌가 싶다.
앞서 말한 방임과 방치 정도는 꼭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
혼자서는 결코 이유를 추론해보기 어려운
그냥 개성이나 특성 정도로 치부되기 쉬운 내용 같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