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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은 당신을 닮았다 - 나를 몰라서 사랑을 헤매는 어른을 위한 정신과의사의 따뜻한 관계 심리학
전미경 지음 / 더퀘스트 / 2021년 4월
평점 :

심리학자가 쓰는 심리의 이야기보다
정신의학 전문의가 푸는 심리학을 더 선호한다.
전달하는 바가 모호하지 않고
글에 투영된 그 방향성도 대부분 명료함이 있어서다.
이 책의 작가인 전미경 전문의가 쓴
바로 전 냈었던 책을 읽었었다.
그때가 이 저자를 처음 알게 된 계기이자
저자의 책 중 처음 만난 책도 그 책이니
이래도 저래도 내겐 저자와의 첫만남이었다.
너무 좋은 책을 만났었다는 기억을 남겼고,
솔직히 개인적 취향으론
이전 책의 내용이 내겐 더 내게 맞았다.
하지만 왠지, 이 책이 더 많이
대중적으론 사랑 받을거 같다.
왜냐면, 이 책은 사랑을 다루니까.
사랑을 잘하려고 읽던, 사랑을 실패한 후 기댈 곳을 찾던
아님 사랑을 책으로 배웠어요를 한번 실천해 보려고 하던간에
그 어떤 경우에라도 사랑에 관해서라면 전천후가 되줄 책 같다.
다만, 재기발랄한 내용은 기대 말았음 싶다.
왜냐면, 독자 스스로 훨씬 깊게 자신을 이해하고
상대방을 재차 바라보며 정리해 갈 것들이 기다리니까.
책 내용으로 들어가지 전에,
제발 더이상 책의 글자크기는 줄이지 말아주시길.
책의 사이즈를 줄이고자 글자가 작아졌는지는 모르지만,
사이즈는 작아지는 대신 두께가 두꺼워지는 한이 있더라도
바라건데 시원시원하진 않더라도
조금더 편안한 보통크기 이상의 활자크기로
책을 내주시면 정말 감사할거 같다.
좋은 내용이라도 너무 깨알같이 모여있는 내용들을 읽기보단
조금 릴렉스하게 편안하게 배치된
글씨체부터 만나게 된다면 행복할 듯.
자, 이제 책속으로.
책에 담긴 사연 중 하나로,
한 여성이 남자친구의 인턴과정 때
헤어진 사연을 다룬 상담사례 하나가 등장한다.
사연은 본인만큼은 아니더라도
읽는 것만으로도 속상이 느껴질 사연이다.
왜냐면, 헤어진거 자체만도 분명 속상할 테지만
그녀가 겪은 일들, 더군다나 헤어진 후의 상황은
독자로써 더 안타까움이 많이 일었다.
동거를 하며 뒷바라지 해왔던 그녀.
결혼 후를 생각해 많은 것을 남자쪽에 맞추었다.
경제적인 면까지 어느정도.
그러다 남자의 바람으로 헤어진 걸로 나오는데
독자로써 진짜 심각하게 느껴진건
그 남자가 자신의 일로 스트레스 받을 때
애먼 그녀에게 가해진 폭력의 흔적들이었다.
일회성이 아니었다고 하니 복수로 일컫겠다.
저자는 이미 그녀가 공동의존 단계에 있었다고 했는데
쉽게 이야기 하자면 그녀는 스스로 구원자의 역할로써
가족 또는 이성 등 가까운 누군가의 곁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환경 안에서
숙명인 듯 수용하고 떠나지 못했단 의미.
의사가 될 남친을 떠나지 않겠단 결심을 했었다는게
흔히 알코올 중독자 가정 등의 가정에서
주로 사용되는 공동의존 개념까지 동원되야할까 싶겠지만,
그녀 스스로 공동의존하도록 만들게 된 건
남자친구의 장래에 자신의 미래를 기댄 바도 크지만,
본인에 대한 최선을 타인에 의존하는 것으로
너무 많이 대체해 완충할 뭣도 남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임을 따져보는 것도 상대가 사라지지 않았을 때
가능한 것일텐데 이젠 홀로 회한만 남은 그녀.
이 얘기의 마무리로는, 그녀는 이후
원래의 밝던 성격이 좀 시니컬하게 변했고
인생의 많은게 뒤틀릴 수 있을 수
위기가 느껴진다 전문의의 걱정으로
슬픈 러브스토리는 대강 끝을 맺는다.
참 아프다. 그리고 아쉽다.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이 휴유증이
본인 스스로 차후의 좋은 새로운 기회를 만났을 때
전 남자친구와의 경험으로 생긴 그 회의감이
다시 찾아온 기회를 기회로써 보지 못하게 할까봐.
책전체가 이와 비슷한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진 않고,
더 다양한 주제와 사연들로 책은 전개 되기에
앞서 말한 것처럼 실연, 연예, 심지어 비혼에 까지
사랑이 품을 수 있는 다양한 주제의 글들이 실렸으니,
독자마다의 읽고 싶어지는 이유에 맞춰
책이 주는 찾아보며 읽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책의 말미쯤 자기 성찰을 병식에 비유해
설명하는 글도 기억에 남는데
이 둘의 의미와 같은 뜻으로 쓰인
심리학적 자아찾기가 어쩌면 더
그 이해를 도울 표현이란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론 병식이 가장 분명한 표현 같지만
종교적이나 명상용어 같은 자기성찰의 1차적 느낌보다는
심리학적 자아찾기가 그 느낌을
정리하는데는 가장 좋을 단어 같기도 하다.
자아 성찰. 그리고 자아 찾기.
끝이 있거나 찾더라도 완성형을 기대하는 건 무리겠지만
자신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는
분명 필요한 것을 남기리라 생각되는 노고라 느껴졌다.
그냥 상황상황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심한 낙담만은 본인을 위해 피하라는
저자의 충고로 받아들이고 싶은 부분이었다,
적어도 사랑에서 만큼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