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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 - 엉뚱하고 발랄한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정경옥 옮김 / 살림 / 2009년 4월
평점 :
중간쯤 보다 이 책의 원제가 궁금해졌다.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영어산책'이란 제목과 그 아래에 붙은
'엉뚱하고 발랄한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란 부제가 왠지 어색해 보였기 때문이였는데,
대강 시간순을 따르고 있는 서술만으로 단순히 미국역사를 다룬 책으로 보긴 어려워
원제에도 실제 역사란 말이 쓰였는지 궁금해졌기 때문이였다.
내가 아는 역사서술 방식이 아니라 말 그대로 방대한 백과사전식 서술이라
크게 보면 역사란 제목도 맞겠지만, 개인적인 소견으론 상식사전에 가까워 보였기 때문이다.
'Made In America'...이게 원제였는데,
이 원제를 보고 저자의 집필방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내용만 630여 page에 달하고, 21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많은 내용을 담기 위해 글자의 폰트크기 또한 여타 다른 책들에 비해 작은 편인 책...
나 스스로에게 '이 책이 읽은 만한 책인가?' 다시 반문해 본다면
'한번 꼭 읽어봐라'란 대답이 절로 나올듯 싶다.
초반, 메이플라워 호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차근차근 읽다보면
점차 각종 정보의 늪에 빠지는 듯 하다.
각종 이야기들이 한가지 흐름을 타고 흐르는게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미국과 관련된 다양한 흥미로운 얘기들이 맞물려 이어지고
그에 대한 자세한 기원들을 덧붙이곤 마치 포뮬라1 자동차 경주하듯 쭉쭉 치고 달려간다.
생각해보라...각 장마다 거의가 듣지못한 새 이야기들로
어설프게 알고 있던 많은 것들이 수정되는 상황을...
모두가 개략적으론 한번쯤 들어본 단어들과 인물들,
사건과 역사들 임에도 내가 알고 있었던 그게 아니다.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Of the people란 구절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은 가슴뭉클했던 역사의 현장이 아니라
초안대로 그냥 읽어내는 식으로 2분 내외로 끝나버렸던 연설로
기자들조차 제대로 된 사진 한장 남기지 못한채 끝나버렸던 사건이었고,
몇백년전 미국의 청교도 시절에는 성적문란이란 개념이 없던 시대라
오늘날로 치면 성상납을 용인해 손님의 여독을 풀어주던게 예의였던 시절이었으며,
함부르크란 단어에서 파생됐을거란 햄버거의 어원추측과 더불어
미국의 유명체인 맥도날드 그룹은 창업자로 알려진
레이 크록이 사들여 오늘날의 규모로 키우기 전부터
그 옛날 맥도날드 형제가 이미 체인형식으로 운영하며
현재의 거의 모든 레서피와 서비스 방식을 시도했었고,
25살에 대서양 단독횡단에 성공한 젊은 비행사 찰스 린드버그가 비행을 하던 시대는
정부의 우편물 수송에 고용된 40명의 비행사 중 31명이 사고로 죽을 정도의
오늘날은 상상도 못할 불완전한 비행기와 항법기술만 있던 시기였기에
그의 성공은 천운에 가까운 일이였음도 들려 준다.
이 외에도, 정치, 외교, 항공, 돈, 우주, 섹스, 이민문제, 음식 등등
셀수 없이 다양한 미국의 변천사를 각종 신조어와 단어들을 활용해
각종 예와 더불어 다양하게 들려주고 있다.
저자의 박식함을 한번쯤 논하는 건 당연한 일인듯 싶고,
먼저 읽은 이로써의 책장을 덮은 후 바로 드는 느낌은
자국민이어야 알 수 있을 수많은 얘기들을 이해하기 쉽게 한 권의 책으로
이렇게 읽게 해준 빌 브라이슨이란 작가와 작업이 쉽지않았을 번역자에 대한 고마움이였다.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많은 것들의 기원을 알게 됨으로써 한층 내 지식으로 다져진듯 싶고
한편으론, 내가 알고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상식과 지식들의 대부분이
미국의 것이였음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나와 대부분의 한국인이 여러 이유로 글로벌한 세계인으로 큰 것인지
아님, 내가 우리것을 제대로 많이 알기보단 미국의 것에 더 친근해 왔었는진 모르겠다.
하지만, 양질의 정보들로 가득찬 좋은 책 한권을 읽은건 확실한 것 같아 나름 보람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