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음, 정영훈 엮음, 이나래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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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이지만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오래전 신문기사들을 통해 이 책을 처음 접한 후

원전으로 읽어봐야지 했던게 너무 오래 지나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중요한 내용들은 

여러 기사들이나 사람들을 통해 계속 언급돼

그런 부분들만 읽어 온 것으로도

이미 책내용이 어떨 것이며

어떤 방향성을 띨지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서야 읽고난 후 가장 처음 든 생각은

그렇게 짜집기 식으로 읽으며 쌓았던 지식들과

실제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란 책 전체가 주는 느낌은

의외로 매우 다르다는 것, 인상적이었다.


대부분 언론에선 어떤 주장을 하는 스피커들이

이 책을 정치철학이나 사회흐름을 설명하는데

본인 사상과 연결하며 말하기 위해 사용했는데,

사회심리를 연구한 저자이기에 당연 

그렇게도 응용될 내용의 책인 것도 맞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 책은 '인간심리' 그 자체를 다루고 있었다.


심리...

보통 심리는 개인의 것을 가리킨다.


하지만 책 '군중심리'에서는 

이걸 하나의 심리가 아닌 여럿이 모였을 때

하나의 유기체처럼 그 공통이 지향하는 

흐름에 빠져버리는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한 

설명하기 심든 걸 설명하기 위한

심리분석이라 부르는게 맞겠다.


사람의 마음으로 논하기엔 맞지 않은 존재이면서도

군중을 이루는 개개인의 마음을 

하나의 심리로 엮어야만 독자에게 설명가능 하기에 

결국은 개인의 심리문제라 보며 

군중심리를 이해하고 읽어야 할 부분이 많다.


쉽지만 흥미로운 내용 중 하나는

개인의 도덕성이 아닌 군중의 도덕성을 다룬 부분.


쉽게 정의내릴 때의 도덕성이란 

어떤 규칙을 영구히 따르려고 하고

이기적인 충동을 끊임없이 컨트롤 하며

공공선을 따를 수 있는 자질이라 설명될 수 있는데,

군중심리로써는 이런 개인의 도덕성을 따르기엔

불가능한게 원래는 맞다고 책은 평가한다.

그냥 충동적도 아닌 너무나 충동적이 될 수 있고

변덕스럽기는 또 이루 말할 수 없을 가능성까지 띤 존재로써.


하지만, 

만일 도덕성을 이런 항상심이나 억제만이 다가 아닌

헌신, 무욕, 자기희생, 공정성, 이타성으로도 따져 본다면

때론 군중이란 공통이 따르는 심리적 일관성 또한

매우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평가한다.


오히려 어떤 경우엔, 군중심리 속 도덕성이

개인이었다면 착복하였을 탐욕의 범위조차

공공연히 누르고 공공의 이익을 쫓는다며

본능적 탐욕마저 누를 수 있는게 

때론 군중심리 때문일 수 있어서

이런 군중심리 속 도덕성은 

개인과 군중을 딱 나눠 평가할 수 없는

이중잣대 같은 기준일 수 있음도 설명했다.


어떻게 보면,

공공선을 위해 불법을 저지르지만 

정당성을 최면처럼 부여할 수 있음도

저자는 군중이 지닌 공동운명체란 느낌이

군중에게 강요되는 특이점이라 봤을지도.


그러나 이런 도덕성을 또다시

개인의 이성과 비교 생각해 봤을 땐

양립할 수 없는 벽같은 느낌도 느끼게 했다.


이성이란 합리성을 말한다.

논리적인 설득과 연동해 의미를 갖기도 하면서.


하지만, 군중을 크게 자극하는 것은 

이성이 아닌 감성이며 

이성은 오히려 역효과임을 고려해 보는 저자다.


이성적 추론의 영향을 받지 않고

단순한 연상작용으로 조잡하게 연결된 개념만을 

군중심리는 이해하고자 할 뿐이라고 정의하며,

이런 군중을 가장 잘 이끌고 자극하기 위해서는

이성이 아닌 감정의 자극만이 최고의 무기이자

이성에 호소하지 않고 감정을 부추기게

군중심리를 자극하는 최고 스킬이라 평한다.


책은 군중심리란 기제 자체를 

단순 옳고 그름으로 평하는 것이 아닌,

얼마나 불완전 할 수 있고 

왜곡된 다수가 기준이 될 수 있는지의 

그 가능성을 이해시킨다.

저자의 조국 프랑스의 역사 속

불운한 선택들을 되집어 보면서.


이미 100년이 넘은 책임에도 

실제 사람이 모여 만들어진 군중 뿐만 아닌

심리적 방향성만 지닌 여론이라 일컫는 

보이지 않는 군중심리까지도

통틀어 군중심리로 고려해 볼 수 있는

내용을 생각해 보는 책인게 놀라웠다.


읽기 전엔 시대에 뒤떨어 진 내용도 포함됐을 수 있겠고 

지나간 흐름 속 어찌됐건 책으로써의 생명력은 보전한 

하나의 고전일 수도 있겠다도 싶었지만,

통찰이란 건 시대를 뛰어넘을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배우게 해주는 내용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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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엄마
김재성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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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이지만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어머니를 추모한다는 뜻을 가진 사모곡이란 말은

이를 한자풀이 해야하는 수고는 있겠지만

엄마를 잃은 심정을 표현하는 가장 압축적인 단어같다.

저자 김대성에게 이 책은 

무당엄마를 둔 아들로써의 의미보다는

결국 사모곡을 이해해야 하는 아들이자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들의 심정을 담은 

개인적인 글로 보여지는 부분이 많았다.

형식은 소설이라고 밝혔지만

돌아가신 엄마와의 기억을 적은 에세이.


무엇이 실명이고 무엇이 아닌지 모르지만

자신의 엄마가 살아생전 본인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달라는 유지 또한 남겼다 하니

이를 받들듯 책을 쓰고 싶었다던 아들의 회고도 담겼다.


결국 본인이 잃은 엄마에 대한 절절함과 막막함은

책의 주제가 되어 무당엄마의 삶을 공유하며

읽는 독자 각각에게 전달될 흐름이기도 하고.


왜 이리 안좋은 친척들과 주변인들은

오지랖 넓은 옳곧은 한명의 가족에게만 집중될까?

형제자매 또는 부모를 둘러쌓고

희노애락 중 희는 그 오지랖 넓은 

순수한 가족 구성원과 나누지 않은채

고민과 걱정만을 그에게 나누자며 살려 할까?


한 가정 속 고민만이 아닌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모여 이뤄진 가족 속에서

인간이라면 겪어야 하는 삶의 일부로써도 다가서는 이야기들.


무당엄마라 부르는 저자의 친엄마는,

이 직업 전엔 재래시장에서 김을 구워파는 일을 해서

손맛과 장사수완으로 큰 돈을 벌기도 했지만

결국 이혼과 자신이 무당이 되지 않는다면

아들이 신을 받아야 된다는 말에 

그녀 스스로 무당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그를 무당이 되게 도운 신엄마나

무당이란 직업과 얽혀있는 주위의 사람들,

돈때문에 고초를 겪어야 했던 당시 사정들을 고려하면

정말 운명적인 무업이었던가는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할 듯.

잘되던 점집이 어느 순간 안되는 가운데

신엄마란 사람의 시기서린 행동이 있었다는 일화나

제자라 가르치면 그녀의 재능만을 사사받고는

모두 떠나버린 일 등은

엄했던 무당엄마 본인의 성정 때문만이라기 보다는

신을 모시고 앞날을 예견할 수 있다는 이 직업군들 안에서도

사리사욕과 시기가 꽤나 작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신기라는 것도 어쩌면

스스로의 고민을 해결하고자 하는 강한 바램과 

그로 인해 방출되는 과도한 정신에너지가 낳은

노파심과 걱정의 발휘는 아닐까도 싶고.


그녀 혼자 짊어지고 책임지려한 

살아생전 수많은 일들은 고됐지만

그런 노력이 누군가에겐 공수로

누군가에겐 묘책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번 돈들은 계속

자신과 주변사람들의 집안살림에 

크고 작은 도움이 됐음은 물론이며.

이런 의미에서 

저자가 주된 소재로 잡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무당엄마의 인생을 많이 괴롭히고

양 어깨에 무거웠던 건 돈문제가 아니었을까.


돈으로 인한 곤란은 소수만 겪는 일은 아니지만

여자로써 가장 고소득에 속하는 일이라 

저자 본인이 스스로 평한

무당으로써 엄마가 선택한 특별한 직업성과

빚으로 인해 겪은 일들은, 

한 여자가 자기 인생보다는 

무엇을 짊어지더라도 한 가정을 이끌어나기 위해

단순히 엄마가 아닌 가장으로써의 

선택한 무게가 분명 느껴졌다.


무당엄마가 처음 자신의 아버지와 

어떻게 인연이 되어 자기란 아들을 낳았고,

굿에 전혀 경험이 없던 엄마가 이를 배우기 위해

얼마나 독학으로 열심히 했는지,

하나뿐인 아들인 저자가 엄마의 그늘에서

금전적으로는 부담없는 얼마나 편하게 

대학시절을 보낼 수 있었는지 등은

여러모로 아들과 어머니 그 자체의 인연에서도

독자에게 여러가지를 떠올리게 해줄수 있겠다.


어머니가 수면제를 먹고 잠들다

구토로 넘어 온 약을 뱉어내지 못한 나머지

기도를 막아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최후는,

못내 어머니가 모시던 신에게조차

그 원망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서사다.

자신을 모시는 57세밖에 안된 여자의 운명 하나

신이면서 제대로 보살펴 줄 순 없었느냐고 말이다.


무당이란 직업이 두드러질 책 같지만

아들로써 어머니와의 추억을 정리하면서

스스로 홀로됐음이 더 깊게 다가오는 

회고라고 책 전체가 보여진다.


독학으로 굿에 필요한 12개의 춤가락을 익혀야 했던

새내기 초짜 무당의 힘겨움은 

옆에서 지켜본 아들의 기억 속엔

열정과 능력으로 복원된다.


누구나 죽음으로 서로를 떠나가지만 

같이 있을 때 까지는 내일은 항상 있을거 같은게 

모든 가족들의 모습...

저자에게도 그랬던 엄마의 부재라

이제는 그 일상이 더욱 그리운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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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이란 무엇인가 2 - 교정학자가 묻고 사형수가 답하다 감옥이란 무엇인가 2
이백철 외 1인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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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이지만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교정시설, 즉 교도소 안의 삶을

그런 경험이 전무한 일반인들이 

바르게 이해하기란 불가능 하다.

이런 류의 책에 담긴

저자와 토크 상대방이 되어준 

한 사형수의 대담을 못 접해봤다면 더욱 더.

 

미리 밝힌 이런저런 집필의도와는 달리 

독자에게 와닿는 것이 의외로 많았는데,

보여주려 한다는 책초반 내용소개엔

가능한 오해나 억측은 피해달라는 첨언이 담겼고

이 조차도 오해를 살까 매우 조심하고 있는 것도 특이점.


어떤 진심이건 독자로써 일단 

책을 읽고 판단하기로 미뤄뒀는데,

읽는 내내 놀랐던 건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내 상식이란 범주 안에서 

많은 것들이 짐작으로 존재했을 텐데

내가 모르는 현실을 알게됐다는 것과

이 사형수가 보낸 시간이 묻어있고

그간 경험으로 되살아난

그의 지혜섞인 해석들이 참으로 놀라웠다.


교정시설 안의 삶에 큰 관심도 없었고

처우개선이나 진실한 교화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안 믿는다기 보다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믿는 편으로

책을 읽은 후에도 획기적인 변화까지는 아니지만

분명 '케이스 바이 케이스' 속 어떤 케이스를 바라보는

고정관념만은 매우 크게 바뀐거 같다.


책을 펴낸 저자는 

교정시설을 드나들 수 있는 외부 전문가지만,

실제 책내용을 채우는 건 

그 안에서 30년째 수형 중인 사형수의 육성이다.


가볍게는 이 한사람의 인생과 

그가 저지렀던 중범죄가 어떤 것이었나를 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겪어 온 몇십년간의

교도소 내 환경 변화나 음식, 인적구성요소, 자정능력 등

매우 세세한 것들까지 이해해 볼 수 있는 글들이었다.


가장 놀라운 건 

이 사형수의 식견이나 표현 능력.


적어도 60대 전후의 연령일거 같은 이 사람은

읽어온 수많은 책들을 바탕으로

사건사고나 변해 온 시대 풍조에 관해

교정전문가와 의견을 나누며 

자신만의 의견을 피력하는데

지식이 뒷받침 된 사견이라 

무게실린 말들에 경청하게 된다.


표현 중 특이한 게 있었다, "몸부림"이란 표현.


많은 범죄의 배경엔 

그들에게 부여된 삶에

자기 식대로 몸부림치며 살아온 측면이 있는데,

실은 스스로도 형언 못할 

삶이 부여한 족쇄가 있었던거 같다고 설명할 때

몸부림 같은 단어를 여러번 사용하고 있다.


스스로 해왔던 수많은 일탈들을 말하며 

그런 과거에 대해 고백하며 평하길,

이런 모든 선택 후엔 항상

최종적으로 행복이 아닌 공허거 남아

가장 힘들고 더 자신을 타락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것들이 아주 특별한 경험들이라서가 아니라,

외롭고 소외되고 무시받고 

인정받고 싶던 자신의 결핍을 

당시엔 설명할 수 없었다는 점 때문에

그의 삶을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결국 마음놓게 된 시점은 

자신의 죄에서 벗어나려 

도망다니고 몸부림 쳤을 때가 아니라

오히려 잡혔을 때란 점도.


그럼에도,

독자로써 판단할 때 

이런 모든 긍정적 변화의 구심점은,

고독한 수형생활이 줬을 성찰의 시간과

그 안에서 주어진 시간을 

독서와 지혜로 채울 수 있는 선택을 한

그의 어떤 갈구가 크게 다가왔다.


보통 이런 모습을 회개라고 한다.


하지만 책 안에서

누구도 이런 말을 구체적으로

자주 쓰려고 하진 않는다.


결코 자기 변명을 위해서나 

가해자가 오히려 피해자처럼 보이려는 듯

깨어난 모습을 연출하는 것도 아니라고 느낀다.

그럼에도 분명 피해자는 존재하는

원죄를 저지른 당사자임은 분명할진데 말이다...


적어도 이 사람에게서만은

변화된 무언가는 확실히 느껴지고

죄를 지으며 살 동안은 모호했고 부정적이던 

세상을 향한 시선 또한

철저히 고립된 공간 속에서 

일정부분 긍정적으로 발휘되도록

변화되어 온 측면이 있는 건

수감자임을 떠나 인정해주고 싶어진다.


1997년과 2000년을 기점으로 많은게 바뀌었다는 

교정시설 안의 삶들도 알 수 있었고,

그 안에서 겪은 그들만의 코로나 사태도 알 수 있었다.


어쨌건 저자나 이 사형수 모두

피해자들에게 가해자가 잘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오해는

다른 식의 2차 가해가 될까봐 조심하는 부분이 보이는데,

죽음을 죽음으로 갚지 않았다는 점이

많은 사람에게 불합리한 것으로 보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가 그 안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모습이

그저 공짜로 주어진 의식주란 측면으로 

과분한 행복이라 분노하기에는 

기존 상식이 바뀌는 부분들도 많았다.


살아가는 공간으로 감옥을 이해해 본 

책이 준 특별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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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머슨의 자기 확신에 관하여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솝희 옮김 / 레디투다이브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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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속도가 나야하는 보통의 뚜께임에도 

한권을 다 끝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이미 읽었던 단행본 '자기신뢰'와 

같은 저자의 책인 이 책의 차이가 

과연 뭔지 의문을 갖고 이해하려 읽고보니 그랬다.


일단, 나와 같은 의문에서 

이 책을 출발할 사람들을 위해 선험자로써 

그 질문에 대한 팁을 주겠다.


유명한 책 '자기신뢰'는 이 책 중 

한 챕터만을 차지하는 부분으로써,

더 정확하게는 1841년 출간된 랄프 왈도 에머슨의 에세이집 

'First Series' 중 일부가 '자기 신뢰'다.


그럼에도 굳이 이 책을 읽고 싶던 건, 

단순 '자기신뢰' 때문이 아닌

'자기 확신'이란 제목을 가진 이 책이

자기신뢰 이미지와 비슷한 듯 

보완적 뉘앙스를 띄기에 읽고 싶었던건데,

아쉽게도 이런 제목은 원제 '1st 시리즈'와는 관계없이

독자의 선택과 이해를 위해 붙인 제목이라 이해된다.


하나더 이 책에는 랄프 왈도 에머슨에 관한 정보나

그가 쓴 저작들에 관한 정보를 따로 다루는 부분은 없다.

이런 부분들은 오히려 전에 읽은 

단행본으로부터 다시 얻을수 있었는데,

그로인해 이번 원본과 이전 책을 비교하며

의미있는 독서를 해볼 수 있었고,

'자기신뢰'를 먼저 읽어 봤거나

나처럼 그의 책을 더 읽어보고 싶었던 사람들에겐

'자기신뢰'가 담긴 원전 전체를 읽어 본다는

그런 의미는 줄 수 있는 구성이겠다.


'랄프 왈도 에머슨'이란 이름은

수많은 책들에서 아무 관계없이 

어떤 한 챕터를 열기전 뜬금없이 마주칠 수 있는

명언과 그 말을 한 인물로 등장했던 걸 

기억력 좋은 사람이라면 떠올려 볼 수 있을 이름같다.


나에게는 그 정도 인연의 모르는 누군가였지만

반년 전쯤 읽었던 꽤 괜찮았던 자기계발서에서

그 저자가 매년 한해의 시작을 

에머슨의 '자기 신뢰'를 읽으며 시작한다는 말에

책 자체를 읽어보게 됐는데,

그때나 지금 이 책을 읽기 전까진 그 '자기신뢰'란 책이 

이 에세이집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은 몰랐었고.


유명한 이 '자기신뢰' 이외에도 

책에 등장하는 모든 내용들은 명쾌하다.


저자 자체가 추구했고 담고자 했던게 '자기 신뢰'로 대표되는 

'아무리 신을 믿더라도 자신을 놓고 쫓아가듯 믿지 말고

자신에 관한 믿음을 지닌채 달려가라'는 주장을 담기에

문장마다 실린 거의 모든 뉘앙스들은 

읽는 독자들 본인들이 1인칭 시점에서 자신만의 판단력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힘을 유지할 것을 강조하기에 그러하다.


책 속 유명한 설화 하나를 소개하고자 하는데

이 자체가 의미하는 바와 내가 이해하는 바가 

다소 차이나기에 정리겸 해본다.


'길거리에 술을 먹고 쓰러져 잠든 한 남자...

그를 업어와 씻기고 옷을 갈아 입힌 후

공작의 침대에 공작과 같은 매무새로 단장시켜 눕혀놓았다.

술에서 깨 일어난 후 그 남자는 말한다.

"이제서야 내 누군지 알겠다"라고...'


책 자체에서 전달하는 바는 단순하지만 중요하다.

제정신을 차린 인간에 대한 비유이기에.


하지만, 술취한 남자가 공작의 침소에서 깬 후

자신을 공작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마냥 정상적인 깨달음처럼 와닿지만은 않았는데,


원래 자신의 가치를 망각하고 살던 누군가가

우연히 고귀한 자리에 놓여지자 

자신이 원래 그리 고귀한 자임을 깨닫는 것인지,

아님, 술에 취해 인사불성으로 떠돌던 실제 공작 자체가

지인들의 수고로 자기 집으로 옮겨져 와서는

술이 깬 후 순수하게 읊은 말인진 알 수 없겠으나,

공작의 모습으로 그 침대에서 깨어난 걸 

깨달음이란 은유로 표현하고 싶어한

랄프 왈도 에머슨의 뜻이 얘기와 같이 이어지니

정확하게 의미하고자 하는 분명할 것이고.


하지만, 책은 

처음부터 술취한 자를 공작이라 칭하지 않았고

공작이던 아니던 공작처럼 깨어났을 때

공작같은 신분의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고결성만을 부각시켰다.


만일, 이 남자가 공작이 아닌 사람이란 전제를 완전 무시해야만 한다면

이 이야기가 주려는 교훈엔 억지도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순 없었다.


'리플리 증후군'이나 '뮌하우젠 증후군' 등

현실의 나와 이상적인 나와의 간격이 모호한

해리된 판단능력일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이나,

술과 공작이란 대비가 깨달음으로 치환되기엔

술은 완벽한 타락이고 공작은 선이란 동의가 쉽지 않아서.


'자기신뢰'란 챕터와 그 전체를 담은 책이 가진 상징성을 넘어

자기 확신, 자기 신뢰, 회복탄력성 같은

비슷하지만 분명 묘하게 다른 

뉘앙스들의 참뜻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겐

한번쯤은 거쳐가면 좋을 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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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엘리트들은 사주를 보는가? - 서울대 출신 IT 전문가가 알려주는 사주풀이
김대영 지음 / 어깨위망원경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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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흐르듯이 말하듯이 서평을 써보고자 한다.


사주란 말을 꺼내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말을 꺼내는 나도 사주는 배워 봤음에도

누군가가 사주를 믿냐 안믿냐만을

내게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면,

아쉽지만 그에 대한 정확한 답 대신

나만의 정확한 답을 내놓고 싶다.

내놓는 답은 '믿지 말라'지만

내 안의 답은 '믿는다'라는 이율배반적일 대답으로.


저자는 정해일주를 가진 

서울대 출신 공대생의 이력을 가진 삶을 살았고

지금은 전업 역학자로 살아가고 있는 듯 하다.


'있는 듯'이라고 해보는 건, 

저자의 약력이 소개된 부분에

역학관련 SW개발자나 유튜버로써의 부분들은 있지만

굳이 역학자로 소개하려한 부분은 없는듯도 해

독자로써 역학자로 확정지어 부르는 게 좀 그렇다.


책을 폈을 때 

내게 가장 처음 들어오던 건 영화 '파묘' 언급이였다.


아주 신기하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다만, 책 읽기 하루 전 봤던 이 영화를

책첫장에서 다시 만났다는 우연은 있었다고는 해야겠다.


보고는 싶었던 영화라 처음에 봤을 땐 

대강 보고 나중에 다시 봐야지 했다가

어제에서야 2번째 기회를 가진 셈...


마지막 장면쯤 주된 갈등이 해결되는 장면에서

최민식은 오행원리를 담은 대사를 쳤다.

일본에서 한국에 심은 인간 대못이라는 설정을 모티브로.


영화가 아주 오컬트 하지만은 않다는 

의외의 반증이 될 대사도 있는데,

한국에서 발견된 일제시절 박힌 쇠못들이

단순 측량을 위해 필요했고

그게 와전됐다는 조사가 이미 있다고

영화 내에서 언급하기 때문이다.


영화야 이 쇠못이 원래 떠도는 부정적 설대로 

한국정기를 끊는 용도라 말하는 소재임에도,

쇠말뚝이 지적도를 위한 측량도구였다는 

연구와 이론도 소개해 놓음으로써

2개의 가설을 다 모르는 사람들이나

1개의 설 중 하나만 아는 사람들에겐 

매우 큰 판단근거를 던져주기도 한건 

처음 볼 땐 놓쳤었던 장면.


이야기가 다소 샜는데, 

최민식의 이 장면속 마음속 독백이 

의미하는 바가 이 책과 연계해 좀 보면

의외로 좋겠다 생각해서 꺼냈으니 

본론으로 넘어가 보려한다.


1만명의 적을 벤 큰 키의 일본무장은

일본 음양사에 의해 한국에 심어지는 

'인간 대못'이 됐다는 설정이고,

게다가 영화적 재미를 위해서 이 죽은 무장의 존재는

금(金) 즉 칼로써 철을 의미하는 동시에

화극금인 불타는 칼로도 설명되었다.


여기에 죽음의 위기에 놓인 최민식은

이 무사를 상징하는 오행 요소 금(金)을 극하는 무기로

자신의 부러진 곡괭이 자루를 움켜잡는다.

금을 극하는 목(木)으로써.

사실 원리로는 되려 금극목으로

금이 목을 극하는 관계설정이라야 맞겠지만

그냥 대칭관계로써 금과 목이 서로 

상극관계로 설정한 듯 싶다.

화극금이고 금극목이지

단어배치상 목극금은 아닐테니까.

그래도 여기서는 목극금...


이 설정에 하나를 더 더해,

백말피에 자신의 피까지 섞인듯한 핏물들로

나무쐐기로 쓰일 자루에 손으로 피를 바른다.

피를 물(水)로 말하며 이걸 바른 후 

'물에 젖은 나무'라 일컫는 최민식...

즉, 불타는 칼(화금)은 젖은 나무(목수)로 무찌른다는...


사주가 아닌 오컬트 장르라 불렸던 영화지만

결국 오행이 설명으로 들어갔을 땐 

사주에 쓰이는 오행요소들을 이해 못한다면

쉽게 와닿지 않을 영화적 요소였다.


이 책은 서울대 공대를 나와 

관련 엔지니어 생활을 했던 저자가

일반인들에게 사주에 대한 상식을 공부시켜 주며

사주에 대한 본인의 열정과 믿음 또한 

정리하는 관점에서도 쓴 책처럼 보인다.


매우 기본내용을 꼼꼼하게 잘 정리해 다뤄

사주를 한번 배워봐야지 했던 사람들에겐

알아야 할 한자나 용어의 장벽은 가급적 없이

유용하게 사주란게 뭔지 접해볼 수 있는 

현대적 서술을 내용으로 담았다.


12운성을 다룬 운지법은 

백영관 씨 책에 실린 내용으로 봤던거 같은데

워낙 여기저기 많이 쓰인 그림이니

원전을 말하기엔 내 기억도 가물거리고 

사실 내가 아는게 부족하다.

그럼에도 이 운지법을 말해보는 건

저자 김대영씨가 이것까지 실어

삽화로 보여주고자 했다는 그 정성 때문이다.


근묘화실, 12운성, MBTI, 

하물며  SWOT까지 언급하려한 기타의 노력들에서

저자가 해온 공부의 방향들과 정성이 느껴진다.


정해(丁亥)...저자의 일간이다.

책의 몇페이지를 할애해 저자가 느낀

본인 사주 속 대운과 실제 벌어진 일들을 매칭했다.


보면서 신기했던 건

임자가 연주가 아닌 월주였다면 

어땠을까란 나름의 다행인 구조,

그리고 해(亥)란 글자가 자꾸 눈에 밝힌다는...


전체적으로 물이 과하다는 느낌이나

그로인해 극약하다는 말은 사실은 

사주풀이가 아닌 한 인간으로써의 삶에서 

아주 중요해 보이진 않았다.


다만, 저자의 사주로만 봤을 땐

사주를 중히 여기며 자세히 해석하며 살아야 할 

특별한 사주구조가 아니라는 느낌과

굳이 지살을 사고수 설명 등이 기억에 남는다.


난 저자처럼 사주에 전문성도 없고

그만큼의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보지도 못했으나,

사주란 도구에 대한 애정은 있는 입장에서

소개된 많은 내용들에 공감하며 읽었다.


주로 초보자들을 위한 내용이기에 

책 자체가 아주 정교한 학술적 내용일 순 없지만

사주를 멀리했던 사람들에겐 일종의 정서적 환기를

사주를 모르는 사람들에겐 교양서로써 충분히 좋은 내용들이다.


뉴욕타임즈에 실린 별자리 점성술(astrology)에 대한 기사를

서양권이 사주를 다룬 내용으로 언급한 건 다소 오류가 아닐까 싶다.

오히려 사주가 아닌 자미두수를 연결해서 소개했다면 

나름 관련성 있게 매칭됐을 텐데도 싶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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