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음, 정영훈 엮음, 이나래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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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이지만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오래전 신문기사들을 통해 이 책을 처음 접한 후

원전으로 읽어봐야지 했던게 너무 오래 지나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중요한 내용들은 

여러 기사들이나 사람들을 통해 계속 언급돼

그런 부분들만 읽어 온 것으로도

이미 책내용이 어떨 것이며

어떤 방향성을 띨지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서야 읽고난 후 가장 처음 든 생각은

그렇게 짜집기 식으로 읽으며 쌓았던 지식들과

실제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란 책 전체가 주는 느낌은

의외로 매우 다르다는 것, 인상적이었다.


대부분 언론에선 어떤 주장을 하는 스피커들이

이 책을 정치철학이나 사회흐름을 설명하는데

본인 사상과 연결하며 말하기 위해 사용했는데,

사회심리를 연구한 저자이기에 당연 

그렇게도 응용될 내용의 책인 것도 맞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 책은 '인간심리' 그 자체를 다루고 있었다.


심리...

보통 심리는 개인의 것을 가리킨다.


하지만 책 '군중심리'에서는 

이걸 하나의 심리가 아닌 여럿이 모였을 때

하나의 유기체처럼 그 공통이 지향하는 

흐름에 빠져버리는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한 

설명하기 심든 걸 설명하기 위한

심리분석이라 부르는게 맞겠다.


사람의 마음으로 논하기엔 맞지 않은 존재이면서도

군중을 이루는 개개인의 마음을 

하나의 심리로 엮어야만 독자에게 설명가능 하기에 

결국은 개인의 심리문제라 보며 

군중심리를 이해하고 읽어야 할 부분이 많다.


쉽지만 흥미로운 내용 중 하나는

개인의 도덕성이 아닌 군중의 도덕성을 다룬 부분.


쉽게 정의내릴 때의 도덕성이란 

어떤 규칙을 영구히 따르려고 하고

이기적인 충동을 끊임없이 컨트롤 하며

공공선을 따를 수 있는 자질이라 설명될 수 있는데,

군중심리로써는 이런 개인의 도덕성을 따르기엔

불가능한게 원래는 맞다고 책은 평가한다.

그냥 충동적도 아닌 너무나 충동적이 될 수 있고

변덕스럽기는 또 이루 말할 수 없을 가능성까지 띤 존재로써.


하지만, 

만일 도덕성을 이런 항상심이나 억제만이 다가 아닌

헌신, 무욕, 자기희생, 공정성, 이타성으로도 따져 본다면

때론 군중이란 공통이 따르는 심리적 일관성 또한

매우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평가한다.


오히려 어떤 경우엔, 군중심리 속 도덕성이

개인이었다면 착복하였을 탐욕의 범위조차

공공연히 누르고 공공의 이익을 쫓는다며

본능적 탐욕마저 누를 수 있는게 

때론 군중심리 때문일 수 있어서

이런 군중심리 속 도덕성은 

개인과 군중을 딱 나눠 평가할 수 없는

이중잣대 같은 기준일 수 있음도 설명했다.


어떻게 보면,

공공선을 위해 불법을 저지르지만 

정당성을 최면처럼 부여할 수 있음도

저자는 군중이 지닌 공동운명체란 느낌이

군중에게 강요되는 특이점이라 봤을지도.


그러나 이런 도덕성을 또다시

개인의 이성과 비교 생각해 봤을 땐

양립할 수 없는 벽같은 느낌도 느끼게 했다.


이성이란 합리성을 말한다.

논리적인 설득과 연동해 의미를 갖기도 하면서.


하지만, 군중을 크게 자극하는 것은 

이성이 아닌 감성이며 

이성은 오히려 역효과임을 고려해 보는 저자다.


이성적 추론의 영향을 받지 않고

단순한 연상작용으로 조잡하게 연결된 개념만을 

군중심리는 이해하고자 할 뿐이라고 정의하며,

이런 군중을 가장 잘 이끌고 자극하기 위해서는

이성이 아닌 감정의 자극만이 최고의 무기이자

이성에 호소하지 않고 감정을 부추기게

군중심리를 자극하는 최고 스킬이라 평한다.


책은 군중심리란 기제 자체를 

단순 옳고 그름으로 평하는 것이 아닌,

얼마나 불완전 할 수 있고 

왜곡된 다수가 기준이 될 수 있는지의 

그 가능성을 이해시킨다.

저자의 조국 프랑스의 역사 속

불운한 선택들을 되집어 보면서.


이미 100년이 넘은 책임에도 

실제 사람이 모여 만들어진 군중 뿐만 아닌

심리적 방향성만 지닌 여론이라 일컫는 

보이지 않는 군중심리까지도

통틀어 군중심리로 고려해 볼 수 있는

내용을 생각해 보는 책인게 놀라웠다.


읽기 전엔 시대에 뒤떨어 진 내용도 포함됐을 수 있겠고 

지나간 흐름 속 어찌됐건 책으로써의 생명력은 보전한 

하나의 고전일 수도 있겠다도 싶었지만,

통찰이란 건 시대를 뛰어넘을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배우게 해주는 내용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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