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엘리트들은 사주를 보는가? - 서울대 출신 IT 전문가가 알려주는 사주풀이
김대영 지음 / 어깨위망원경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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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흐르듯이 말하듯이 서평을 써보고자 한다.


사주란 말을 꺼내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말을 꺼내는 나도 사주는 배워 봤음에도

누군가가 사주를 믿냐 안믿냐만을

내게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면,

아쉽지만 그에 대한 정확한 답 대신

나만의 정확한 답을 내놓고 싶다.

내놓는 답은 '믿지 말라'지만

내 안의 답은 '믿는다'라는 이율배반적일 대답으로.


저자는 정해일주를 가진 

서울대 출신 공대생의 이력을 가진 삶을 살았고

지금은 전업 역학자로 살아가고 있는 듯 하다.


'있는 듯'이라고 해보는 건, 

저자의 약력이 소개된 부분에

역학관련 SW개발자나 유튜버로써의 부분들은 있지만

굳이 역학자로 소개하려한 부분은 없는듯도 해

독자로써 역학자로 확정지어 부르는 게 좀 그렇다.


책을 폈을 때 

내게 가장 처음 들어오던 건 영화 '파묘' 언급이였다.


아주 신기하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다만, 책 읽기 하루 전 봤던 이 영화를

책첫장에서 다시 만났다는 우연은 있었다고는 해야겠다.


보고는 싶었던 영화라 처음에 봤을 땐 

대강 보고 나중에 다시 봐야지 했다가

어제에서야 2번째 기회를 가진 셈...


마지막 장면쯤 주된 갈등이 해결되는 장면에서

최민식은 오행원리를 담은 대사를 쳤다.

일본에서 한국에 심은 인간 대못이라는 설정을 모티브로.


영화가 아주 오컬트 하지만은 않다는 

의외의 반증이 될 대사도 있는데,

한국에서 발견된 일제시절 박힌 쇠못들이

단순 측량을 위해 필요했고

그게 와전됐다는 조사가 이미 있다고

영화 내에서 언급하기 때문이다.


영화야 이 쇠못이 원래 떠도는 부정적 설대로 

한국정기를 끊는 용도라 말하는 소재임에도,

쇠말뚝이 지적도를 위한 측량도구였다는 

연구와 이론도 소개해 놓음으로써

2개의 가설을 다 모르는 사람들이나

1개의 설 중 하나만 아는 사람들에겐 

매우 큰 판단근거를 던져주기도 한건 

처음 볼 땐 놓쳤었던 장면.


이야기가 다소 샜는데, 

최민식의 이 장면속 마음속 독백이 

의미하는 바가 이 책과 연계해 좀 보면

의외로 좋겠다 생각해서 꺼냈으니 

본론으로 넘어가 보려한다.


1만명의 적을 벤 큰 키의 일본무장은

일본 음양사에 의해 한국에 심어지는 

'인간 대못'이 됐다는 설정이고,

게다가 영화적 재미를 위해서 이 죽은 무장의 존재는

금(金) 즉 칼로써 철을 의미하는 동시에

화극금인 불타는 칼로도 설명되었다.


여기에 죽음의 위기에 놓인 최민식은

이 무사를 상징하는 오행 요소 금(金)을 극하는 무기로

자신의 부러진 곡괭이 자루를 움켜잡는다.

금을 극하는 목(木)으로써.

사실 원리로는 되려 금극목으로

금이 목을 극하는 관계설정이라야 맞겠지만

그냥 대칭관계로써 금과 목이 서로 

상극관계로 설정한 듯 싶다.

화극금이고 금극목이지

단어배치상 목극금은 아닐테니까.

그래도 여기서는 목극금...


이 설정에 하나를 더 더해,

백말피에 자신의 피까지 섞인듯한 핏물들로

나무쐐기로 쓰일 자루에 손으로 피를 바른다.

피를 물(水)로 말하며 이걸 바른 후 

'물에 젖은 나무'라 일컫는 최민식...

즉, 불타는 칼(화금)은 젖은 나무(목수)로 무찌른다는...


사주가 아닌 오컬트 장르라 불렸던 영화지만

결국 오행이 설명으로 들어갔을 땐 

사주에 쓰이는 오행요소들을 이해 못한다면

쉽게 와닿지 않을 영화적 요소였다.


이 책은 서울대 공대를 나와 

관련 엔지니어 생활을 했던 저자가

일반인들에게 사주에 대한 상식을 공부시켜 주며

사주에 대한 본인의 열정과 믿음 또한 

정리하는 관점에서도 쓴 책처럼 보인다.


매우 기본내용을 꼼꼼하게 잘 정리해 다뤄

사주를 한번 배워봐야지 했던 사람들에겐

알아야 할 한자나 용어의 장벽은 가급적 없이

유용하게 사주란게 뭔지 접해볼 수 있는 

현대적 서술을 내용으로 담았다.


12운성을 다룬 운지법은 

백영관 씨 책에 실린 내용으로 봤던거 같은데

워낙 여기저기 많이 쓰인 그림이니

원전을 말하기엔 내 기억도 가물거리고 

사실 내가 아는게 부족하다.

그럼에도 이 운지법을 말해보는 건

저자 김대영씨가 이것까지 실어

삽화로 보여주고자 했다는 그 정성 때문이다.


근묘화실, 12운성, MBTI, 

하물며  SWOT까지 언급하려한 기타의 노력들에서

저자가 해온 공부의 방향들과 정성이 느껴진다.


정해(丁亥)...저자의 일간이다.

책의 몇페이지를 할애해 저자가 느낀

본인 사주 속 대운과 실제 벌어진 일들을 매칭했다.


보면서 신기했던 건

임자가 연주가 아닌 월주였다면 

어땠을까란 나름의 다행인 구조,

그리고 해(亥)란 글자가 자꾸 눈에 밝힌다는...


전체적으로 물이 과하다는 느낌이나

그로인해 극약하다는 말은 사실은 

사주풀이가 아닌 한 인간으로써의 삶에서 

아주 중요해 보이진 않았다.


다만, 저자의 사주로만 봤을 땐

사주를 중히 여기며 자세히 해석하며 살아야 할 

특별한 사주구조가 아니라는 느낌과

굳이 지살을 사고수 설명 등이 기억에 남는다.


난 저자처럼 사주에 전문성도 없고

그만큼의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보지도 못했으나,

사주란 도구에 대한 애정은 있는 입장에서

소개된 많은 내용들에 공감하며 읽었다.


주로 초보자들을 위한 내용이기에 

책 자체가 아주 정교한 학술적 내용일 순 없지만

사주를 멀리했던 사람들에겐 일종의 정서적 환기를

사주를 모르는 사람들에겐 교양서로써 충분히 좋은 내용들이다.


뉴욕타임즈에 실린 별자리 점성술(astrology)에 대한 기사를

서양권이 사주를 다룬 내용으로 언급한 건 다소 오류가 아닐까 싶다.

오히려 사주가 아닌 자미두수를 연결해서 소개했다면 

나름 관련성 있게 매칭됐을 텐데도 싶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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