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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답이다
조윤선 지음 / 시공사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정치진출 이전의 전직도 훌륭했던 약력의 소유자이지만
현직은 정치쪽인데 왜 굳이 '문화가 답이다'란 문장을
책제목으로 골랐는지 처음엔 이해도 안갔고
왠지 어느 정도 스스로의 격을 고려한
계산된 제목은 아닐까 오해도 가졌었다.
하지만 조윤선의 약력을 보다보니 이 부분이 조금 설명이 됐다.
지금은 모르겠으나 책 발간 당시 그녀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런 주제와 제목으로 책을 쓸만한
위치였구나 단편적으로 이해됐지만
또 동시에 어떻게 정치인이 '문화'란 주제로
책한권을 이끌고 나갈런지 다시 의아해졌었다.
그러나 읽다보니 정치인이 어느 정도 자신을 덜 오픈하면서
읽는 사람에게 나름의 정보도 되고
격조있는 자료들도 보여줄 수 있는 주제가
직접적인 '정치'보단 '문화'란 주제가 아주 훌륭하구나 싶어
하나 배웠단 생각도 들면서 저자의 실제경험과 생각이
적당히 스며들고 배분된 재미는 책으로 읽을 수 있었다.
문화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들 이외에
음식, 종교, UN구호활동, 템플 스테이,
스포츠, 한류, 반한류, 코메디언 김병만까지
다양한 분야와 인물들을 현시대 속 '문화'란 틀에 넣어
과장되지 않게 그 역할들을 잘 설명해 놓았고
자신의 생각도 구석구석 잘 접목해 넣은 글을 쓴 거 같다.
정치인들의 책들은 대필작가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영역인데
그녀가 사시 수험생 시절 얘기나 여러가지 개인사를 들려줬던
구절들을 보니 본인이 쓴 글일거란 믿음이 많이 생겼었다.
그냥 수험생의 신분으로 아는 아주머니를 버스정류장에서 만났을 때
그분이 사시공부 잘하고 있냐며 아는 척하며 자신에게 말을 걸었을 당시
그때 자신의 분위기를 보면 굳이 안 묻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텐데
말을 걸어 불편했던 기억을 우울하게 회고하는 부분이나,
줄리어드 음대생이 진로를 바꿔 변호사가 되려고
자신이 근무하던 로펌에 교육생으로 들어왔었을 때
음악을 포기하고 변호사로 돌아선 그녀의 이유를 듣고
공감했던 기억을 끄집어내는 장면 등은
자신만 보려고 썼던 일기장 한 페이지를 공개하는 듯
사실적이고 큰 꾸밈이 없어 당시의 메모나 일기 등을 바탕으로
과거 속 자신을 이번 책에서 솔직하게 공개하는 듯한 느낌도 받았고
사는 세상이 달랐던 먼 존재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 근처에 있던 한 친구나 이웃의 얘기처럼 다가왔었기 때문이다.
기존과 다른 색다른 느낌의 정치인 책이라 얘기해도 맞겠지만
여러 정치인들의 책을 읽어오면서 못 느껴봤던
감성적이고 진솔한 느낌을 매우 많이 담은 책이었다.
그녀의 직책 중 '한국 참전용사 후손'을 위한
'한국전쟁 기념재단'의 부이사장 겸 홍보대사란 직함은
그녀의 따뜻한 이면을 느낄 부분으로 보이기도 하다.
좋은 일이고 뜻깊은 일이지만 다른 재단들보다는
국내에선 덜 알려질 만한 직책 같았고
그녀 스스로에겐 일한 성과가 끝내 들려오지 않을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해야 할 일들 같았기에
노력한만큼 보이는 즉각적으로 가시적 성과가 보여야
계속되는 정치생명에 도움이 더 될텐데
따뜻한 일이지만 생색이 덜 날 수 있는 일에
나름 큰 직책과 함께 홍보까지 2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는 것에 따뜻한 인간성을 느꼈다.
시험 등락에 불안해 하던 젊은시절 그 감수성과
다양한 무대를 경험하며 멋있게 살며 완성되어 가고 있는
현재의 감수성이 잘 어우러져 멋진 정치인,
멋진 엄마, 멋진 아내의 모습으로
웃는 모습을 쭉 봤으면 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