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5주

 

 

 

 

 

 

 

  

강아지가 꼬물거리는 모습은 언제봐도 좋다.
영화의 첫 장면을 '퀼'과 그 형제자매들의 탄생부터 보여주는 이 영화는
이렇게 강아지를 향한 관객들의 따사한 감정을 자극하며 시작한다

'퀼'이라 불리우는 맹도견(맹인 인도견)의 탄생에서 죽음
인간들과의 '교감'을 담백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감동받기를 원하는 관객들의 기대를 적정한 수위로 이끌어 가면서
비슷한 영화들과 같은듯 하지만 색다른 잔잔한 감동을 그려냈다.

강아지들이 여러마리 태어나자 1마리는 꼭 맹도견으로 만들고 싶다며
주인이 관계기관에 그 실현가능성을 문의한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방법이란 "강아지들을 불러보세요"라는 말...
10마리는 될법한 강아지들이 주인이 부르는 소리에 재빠르게 모여든다.
그리곤 다시 수화기에서 들리는 대사가 참으로 백미다.
"불렀을 때 온 강아지들 말고 그냥 있는 녀석이 있다면
그 강아지가 맹도견이 될 자질이 있는 겁니다."

어정쩡히 가만히 있다 주인에게 다가와 눈을 맞추던 한마리의 강아지는
안정제를 맞고 비행기에 태워져 전화속 그 목소리의 남자에게로 보내진다.
이 강아지가 영화의 주인공 '퀼'!

사람이 개를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개가 사람을 보호해 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맹도견같은 개들은 분명 '총명함'을
제1의 덕목으로 가져야만 할 개들 같았다.
하지만, 영화로 알게 된 맹도견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점은
지능이 아닌 '우직함' 그것이었다.

큰 소리에도 놀라지 않아야 자신의 주인을 안심시킬 수 있기에,
사람에 대해 친근함을 넘어 충복같은 모습을 보일 수 있어야 하기에
바보처럼 우직한 개들이어야만 비로써
눈이 안보이고 개들에게 100% 자신을 의탁해야 할 맹인들에게
믿음직한 맹도견이 될 수 있었다.

'희생'처럼도 보이는 퀼의 '일생'...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개들의 삶을 보고 있노라니
개나 사람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애가 소년이 되고, 소년이 어른이 되며
그 어른이 흘러흘러 결국 노인이 되어가는 인생(人生)은
퀼의 견생(犬生)과 닮아있고
우리가족 누군가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생각...

오랜만에 따뜻하지만 억지감동은 요구하지 않는 잔잔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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