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0월5주

 

 

 

 

 

 

 

 Let Me In(내가 들어가도 된다고 허락해줘...)

영화의 제목은 말 그래로 이런 뜻이었다.
변형된 뱀파이어 소재의 영화인 듯 하면서도
흡혈귀 영화로서 기본을 가장 잘 지키며
완성해 낸 독특한 스토리를 보여준 영화...

12살 오스카와 12살에 시간이 멈춘 흡혈귀 소녀 엘리는
우정과 사랑을 오가는 특이한 러브라인을 보여주는 듯 하다.
미성년인 그들의 관계를 사랑이란 말을 붙이는게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여자의 감안할 수 없던 나이를 볼 때
소년이 나이를 뛰어넘어
소녀가 가진 성인의 감수성을 닮아가는 것으로
이 영화의 내러티브를 읽는게 맞지 않나 싶다.

시대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관객이 보고 있는 현시점 보다는
다소 과거라 여겨지도록 영화의 무대는 되어있다.
눈이 있지만 마음 따뜻해지는 겨울의 분위기는 아니고,
슬픔과 기쁨이 오가는 감정의 기복이 있는 영화는 더더욱 아니다.

푸르고 잿빛이 떠오르는 영화...

생면부지의 사람을 거꾸로 매달아 피를 뽑아내고,
착하기만 했던 한 여자가 흡혈귀로 변해 고통스레 죽어가고,
호의를 베풀다 얼어버린 하수구에 버려지게 된 뚱뚱한 중년남자...

이런 장면만을 떠올려 본다면
분명 엘리와 그를 돕는 친구는 악인이 분명할진데
영화에 빠져들어 보면 볼수록
가장 강자인 흡혈귀 엘리를
가장 약자로 바라보게 만드는 연출의도에 휘말려 버리는 듯 하다.

부모마저 모든걸 지켜줄 순 없었던 12살 오스카에게
보호자이자 동시에 보호를 받는 이로써의 엘리는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

친구로 다가와 연인처럼 되버린 엘리는
오스카의 나머지 인생 전부를 가져가버린 듯 하다.
하지만 이 선택은 강요되거나 의도된 게 아닌
순수한 소년의 마음 오스카의 선택일 뿐이다.

상자의 사이에 두고
모스 부호로 서로의 존재를 전하는 두 아이들...

렛미인...

인간이 들어오라 허락해주지 않는 한
편히 들어갈 수 없는 벰파이어 엘리에게
오스카는 자기의 공간뿐이 아니라
마음까지 열어 허락했음이
앞뒤 못가리는 눈먼 사랑이 가진 힘이었을까,
아님 이나마 가질 수 있도록 둘이란 행복을 느끼게 해준
엘리의 배려라 칭할 수 있을까?

쉽지만 어려운 영화 '렛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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