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6월3주) <기간종료>
같이 상영중인 보고싶던 영화 2편 때문에 안해도 될 고민을 했다.
'거북이 달린다'를 볼까 '터미네이터4'를 볼까?...
나름 잠시 생각해 보다가 아무래도 먼저 개봉한 터미네이터가
좀더 일찍 극장에서 내려질까 싶어 거북이는 다음주 쯤으로 밀어두고
우선 '터미네이터 4 미래와의 전쟁'을 선택해 줬다.
그나저나, 크리스챤 베일은 복받은 배우다.
다른 배우들은 일생에 한번 맡기도 힘들 블록버스터 2편의 고정 주인공이라니!
저기선 배트맨, 여기선 터미네이터의 히어로라...
1편에선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근육으로 둘러쌓인 너무 큰 몸집탓에
둔해 보이기긴 했지만 원조 터미네이터 T-800의 캐릭터를 알렸었고,
2편에선 이전 보디빌딩 선수용 몸사이즈 보단 다소 슬림한 외형으로
신형 액체금속 터미네이터 T-1000과 선악의 싸움을 펼치는 스토리로 재등장해
이 영화의 신화는 이제부터라 해도 될만큼 큰 인기도 얻었고
속편에 대한 기대 또한 그 어느 영화보다도 컸었다...
헌데, 여성 터미네이터 TX와 늙은 아놀드의 대결을 보여준 이 3편흥행의 저조로
더이상의 속편제작과 인기회복은 힘들줄 알았었는데
역시나 에이리언4에선 3편에서 죽은 리플리를 살려냈듯,
터미네이터란 훌륭한 영화 아이템을 그냥 사장시키기엔 아까웠는지
주인공마저 과감히 바꿔버린 이번 4편으로
확실하게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앞으로도 건재할 것임을 보여줬다.
2003년 사형을 앞둔 죄수 '마커스'가
사형 후 자신을 살릴 수 있다는 실험에 자원하는 것으로 4편은 시작한다...
시간은 2018년으로 건너뛰어 존 코너(크리스챤 베일)가 저항군 리더로
활약하고 구형 터미네이터 모델 T-600과 사투를 벌이는 시대로 넘어와,
이 시리즈의 과거일 수도 아님 미래일 수도 있을 애매한 상황에서
전작들의 장점들을 적당히 믹스해 괜찮은 스토리와 장면들을 보여준다.
나약한 주인공이 아닌 전사의 이미지로,
기계인간 마커스를 등장시켜 '어떻게 진행시키려는 건가?'란 몰입도 시켜주고,
그래픽기술로 가장 성공작인 2편에서의 아놀드 모습을 부활시켜
아놀드가 빠져 김빠진 속편이란 느낌을 줬울 뻔한 우려도 해소시켜 준다.
터미네이터도 터미네이터지만 마커스란 새로운 등장인물이
영화전체에 힘을 실어주는 정도가 대단하다.
어쩌면 4편의 진정한 주인공은 존 코너가 아니라 마커스라 해도 될 정도다.
인간과 기계인간의 장점으로 오히려 무적의 터미네이터로 보이는 인물이
이번 새로 등장한 마커스가 아니가 싶다.
생각보다 큰 흥행은 못하고 있는 듯 싶은데,
아직 보지 않았다면 극장에서 그것도 꼭
'디지탈 상영관'에서 보길 권한다.
난 후회할 줄 알면서도 개인적 사정으로 일반 상영관에서 봤는데
이런 영화를 흐릿한 화면으로 보자니 정말 여러모로 아쉬웠으니까.
크리스챤 베일도 다음편에서 또 보고 싶지만,
'마커스'도 다시 살려내 줄 순 없을까?...
'I'll be back'의 힘을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아닌
새로운 인물 마커스에게 실어주고 싶었던 4편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