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해도 괜찮아 - 똑같은 생각만 강요하는 세상을 색다르게 읽는 인문학 프레임
박신영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블로그에 글을 써 출판하게 된 블룩(blog+book)의 예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온라인 상의 글답게 잘 읽히면서도 신선하다. 이야기나 설화, 책, 영화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자신만의 관점으로 풀어나간 저자의 입담이 흥미롭다.

 

  건강한 사고방식을 가진 저자는 사회를 보는 우리들의 고정관념에 과감하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배워 온 것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념들이 다가 아님을 말해 준다. 과거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것들이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전환되는 것을 보며 과거에 배운 것에 대해 우리들이 더 이상 배우지 않을 경우 예전의 사고방식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데서 오는 수많은 오류들을 접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그러므로 끊임없는 공부와 자기연마가 필요하다. 과거에 배워 미래를 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이 부분이 가슴 깊이 와닿았다. 늘 배우고 공부하는 교사가 되어야겠다.

 

  이 책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관점은 기존 여성에 대한 편견에의 거부이다. 사람으로 변한 웅녀의 이야기부터 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여성에 대해 갖고 있는 순종적이고, 나약한 이미지로 살지 말고 당차고 자신의 주장을 펴는 위대한 여성들로 살아가기를 촉구한다.

 

 

  나이가 들수록 책을 읽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편견을 버리고 열린 마음을 갖자는 그 기본적인 사상이 나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이 이 책을 통해 널리 알려지기를 간절히 바래 본다. 책을 아무리 많이 읽고, 여러 곳을 여행해도 자신만의 아집에 갇혀 있으면 아무 것도 얻을 것이 없다는 말에도 동감한다. 열린 마음으로 책과 여행을 통해 세상을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되 굳어지지 않고 유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존 작가가 아닌 블로거의 관점이라 신선하게 다가온 책이다.

 

--- 본문 내용 ---

 

- 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는 우리에게 인간의 단점을 어떻게 생각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그냥 지저분한 방귀 이야기나 하는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이렇게 우리 옛이야기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재미있는 예를 통해 교훈을 주기 때문에 나는 어떤 현대의 자기계발서보다 옛날이야기 책이 늘 마음에 더 와 닿는다. (40쪽)

 

 

- 인간이 만든 제도라는 것은, 그 제도에 잘 적응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 제도가 몸과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지 못한 채, 세상이 말하는 결혼 적령기가 되어 등 떠밀리듯 옆에 있는 적당한 사람과 결혼하는 것은 위험하다. (110쪽)

 

- 자신의 희생을 강조하며 자식에게 죄책감을 불어넣어 끝까지 자식과 자신 사이의 탯줄을 끊지 않으려는 미성숙한 부모, 그들은 자식이 보기에 자신을 잡아먹는 흉포한 호랑이일 뿐이다. … 서로에게 과도한 의무감을 갖거나 집착하지 말 것. … 중요한 것은 당신이 성숙하는 것이 바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것! (142-143쪽)

 

- 부디 여럿 있을 때는 좀 겸손하게, 혼자 있을 때는 마음껏 자만하며 살자. 사람들은 이를 거꾸로 하는 경우가 많다. (164쪽)

 

- 신용카드를 꺼내 들기 전에 먼저 생각하자. 그 물건으로 무엇을 할지를. 그 물건 자체가 아니라, 내가 그 물건으로 어떤 가치 있는 일을 해내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234-235쪽)

 

- 살다 보면 그런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정말 책도 많이 읽은 사람인데 예상외로 무식하고 본질을 보지 못한다. 해외여행도 많이 다녀온 사람인데 인종에 대한 편견이 있다. 사람 많이 만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인데 타인과 사회에 대한 너그러운 마음이 없다. 왜들 이럴까? … 읽은 책들과 보고 듣고 여행한 사람들을 그저 자신의 고루한 베이스가 옳음을 입증하는 데만 사용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이런 사람은 아무리 일 년에 책을 백 권 읽고 평생 백여 개 나라를 여행했어도 우물 안 개구리다. (255쪽)

 

- SNS의 역기능도 자주 거론된다. 남이 좋은 데 놀러 가거나, 비싼 물건 사거나, 맛난 걸 먹거나, 즐거운 모임에 가서 올린 인증 사진을 보면 상대적으로 자신이 불행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는 말이 종종 들린다. … SNS는 혼자 있는 나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좋은 길벗이 아니라 내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는 도둑일 수도 있다. (279-280쪽)

 

- 이야기와 책은 자신과 타인을, 사회를, 세상을 이해하게 만들어준다. 타인의 힘든 상황을 이해하고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사람은 스스로 책을 읽은 후, 다른 사람과 세상을 만나야만 자아가 확장되어 타고난 본성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나’ 안에 매몰되어 남에게, 세상에 피해 주는 언행을 하면서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도 깨닫지 못하게 된다. (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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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 (반양장) - 박노해 사진 에세이, 티베트에서 인디아까지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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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고난의 시간을 보냈던 박노해 시인의 삶.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의 대변인이 되어 살아온 그가 이번엔 아시아의 여러 곳을 다니며 그들의 소박한 삶을 찬양한다.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인도, 티벳, 라오스, 그리고 미얀마 등 관광객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들을 찾아다니며 자연과 닮은 그들의 삶을 흑백 카메라에 담았다. 선택해서 태어날 수 없는 우리네 인생은 세상에 나오면서부터 살 곳과 할 것이 정해지고, 거기에 순응하느냐 벗어나느냐는 오직 자신의 선택이다. 가난하지만 마음은 부자인 그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갖는 건 어쩌면 지나친 자만이 아닐까? 실은 그들 속에 더 큰 평화와 행복이 있는데..

 

  거칠어진 손과 발. 겁먹은 눈빛. 시인의 카메라에 담긴 소외당한 사람들의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동정할 수만은 없는 이들의 생활. 소통과 세계화로 오히려 소외당하는 건 그들이 아니라 우리가 아닐까? 통신 기기 속에 갇혀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느껴야 할 것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가 오히려 동정 받아야 할 사람은 아닌지..

 

  시인의 눈을 보는 세상. 그의 생각이 너무 멋지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다른 길.

 


--- 본문 내용 ---

 

- 세계의 토박이들은 오늘의 도시 문명과 인류의 밥상을 떠받치고 있는 피라미드 밑돌과도 같은 존재이다. 이 지상의 작고 힘없고 가난한 이들이 무너져 내리면 지금 우리가 딛고 선 세계는 여지없이 무너지리라. (29쪽)

 

- “제 손으로 커피 체리를 딸 때마다 저 안개 너머에 지금 커피잔을 들고 미소짓는 누군가를 떠올리곤 해요.” 내가 마시는 커피를 만드는 최초의 인간, 토박이 커피 농부들에게 경배를! (37쪽)

 

- 아내와 아이의 배웅을 등에 받으며 맨발로 내딛는 가장의 걸음에는 할 일을 다한 자의 당당함이 실려 있다. (55쪽)

 

- 돈으로 살 수 있는 능력은 적어도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이 큰 사람들. 창조란 가장 단순한 것으로 가장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최고의 삶의 기술은 언제나 나쁜 것에서 좋은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59쪽)

 

- 마을마다 있는 공용지는 아이들의 놀이마당. 나무토막을 모아 자기들만의 오두막을 짓고 진흙으로 살림 도구를 만들고 들꽃을 따다 요리를 하고 지금 막내는 밥을 짓는다고 후우후우 불을 지핀다. 염소도 병아리도 함께 놀고 있다. 이 아이들에겐 TV도 게임도 인터넷도 없지만 심심하게 비워진 흙마당에서 이리저리 궁리하며 날마다 자신들만의 새로운 놀이를 창조해낸다. 너무 재밌어진 세상에서 우리 조금 더 심심해지자. 그래야 친구를 부르고 내 안의 창조성이 발동할 테니. (67쪽)

 

- “이 의자는 아이가 처음 말하던 날 만든 것이구요 이 목마는 아이가 첫걸음마 하던 날 만든 것이구요 오늘은 대나무를 깎아 새장을 만들어 줄 거예요.” 아빠가 아이에게 주었던 것은 ‘시간의 선물’. 사랑은, 나의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다. (69쪽)

 

- 탐욕의 그릇이 작아지면 삶의 누림은 커지고 우리 삶은 ‘이만하면 넉넉하다’. (99쪽)

 

- 미군의 폭음과 홍수가 휩쓸고 간 오지 마을. 영하의 추위에 난로도 외투도 양말도 없고 책걸상도 공책도 칠판도 선생님도 없다. 자습이 끝나자 늘 허기져 눈만 큰 아이들이 품에 싸온 제 몫의 감자 한 알을 나에게 내민다. 아, 이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 지구의 벼랑 끝, 막다른 코너에 몰린 생의 아이들. (113쪽)

 

- 세계에 가득한 탐욕의 공기가 내 안까지 깊숙이 파고드는 시대.

나는 날마다 원칙과 고독의 가시우리를 단호히 두르리라.

하지만 세계의 햇살과 바람이 자유롭게 드나들게 하리라.

그렇게 ‘참사람의 숲’을 이루어 한 줄기 빛의 통로를 열어가리라. (157쪽)

 

- 해마다 새로 짓는 나무다리의 역사를 따라 서로의 믿음 또한 시간의 두께로 깊어진다. 오늘도 이 다리를 오가는 다양한 발걸음들은 마치 오선지 위에 어우러진 음표들처럼 가슴 시린 희망의 노래를 연주하고 있다. ‘함께하는 혼자’로 진정한 나를 찾아 좋은 삶 쪽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에게는 분명, 다른 길이 있다. (244쪽)

 

- 삶에서 가치 있는 것들은 이렇게 꾸역꾸역 불굴의 걸음으로 밀어가야 한다는 듯이, 쟁기를 잡은 농부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337쪽)



출처: 제 네이버 블로그 '천 권의 약속'

http://blog.naver.com/kelly110/40209785312?copen=1&focusingCommentNo=10870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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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주얼리 상인 - 맨해튼의 벨보이에서 파리의 비즈니스맨이 되기까지
장영배 지음 / 푸른향기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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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소개되는 외국에 나가 성공한 사례들은 많다. 하지만 파리에서 주얼리로 성공하신 분의 이야기는 처음 접했다. 가난을 벗어나고자 열심히 공부하고, 미국에 유학 가서도 학비를 벌기 위해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인 저자는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주얼리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첫 직장을 시작한다. 워낙 성실했던 그는 발품을 팔고 미국 전역을 누비며 영업을 해 엄청난 매출을 올린다. 하지만 우연한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되고, 다니던 회사를 나와 조그마한 회사를 차려 점점 키워간다. 그러던 중 이국 체류 문제로 인해 쫓겨나다시피 한국으로 떠날 수밖에 없는 그에게는 이미 임신한 중국계 프랑스인 아내까지 있던 터였다. 한국에 와서 절망을 느낄 즈음 프랑스로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말도 통하지 않는 멀리 타국에 아내와 함께 살고자 떠난다.

 

  파리에서의 생활은 녹록치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처가 쪽의 배려로 점점 적응하게 되고, 새로이 차린 주얼리 회사가 승승장구하여 40대 중반에 세계를 대상으로 보석을 판매하는 기업인이 된다. 사업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은 프랑스. 심지어 외국인으로 은행계좌 하나 만드는 데 한 달여의 시일이 걸린다는 그 나라에서 사업으로 성공한 데는 한국과 미국에서의 고군분투와 쓰라린 경험들이 자양분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 책에는 비단 영업이나 기업 운영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는 게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직장에서 점점 중요한 임무를 띠게 되면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가 있다. 학급에서 교사로 리더십을 발휘할 뿐 아니라 부장교사가 되면서 나 또한 선생님들이나 부모님들 또는 지역 인사들을 상대해야할 때가 점점 늘고 있다. 나서기 싫어하고, 다른 사람의 그늘에 가려져 있기를 편안해 하던 내가 앞으로 더 이상 숨어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으로 다른 사람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확고한 신념과 자신감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남들 앞에서 말 하려면 두근거리던 가슴을 안고 떨리는 목소리에 주눅 들던 내가 아니라 당당한 자세로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소신 있는 사람이 되어 감을 느낀다. 아직은 멀었지만 이런 책들을 통해,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언젠가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차고도 넘치게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아버지의 성실한 모습을 보며 자란 저자는 자신도 그런 삶을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성실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아마도 최고의 자녀교육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 아이들도 저자처럼 큰 꿈을 꾸고, 원칙을 지키며, 한 발 한 발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 나가 저마다의 꿈을 이루어 내기를 기도한다.

 

 

--- 본문 내용 ---

 

- 태어나서 처음 물건을 판매하는 일은 상당히 낯설었다. 다음날 반스앤 노블에 가서 주머니가 허락하는 대로 영업 관련 책을 샀다. 출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정독을 하며 영업하는 방법을 하나씩 배워 나갔고, 밤마다 책을 보며 고민하다 잠이 들곤 했다. 주말에는 집에서 쉬면서도 책을 읽었다. 내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책밖에 없었다. 그 누구도 내게 영업을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이야기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책을 읽으며 간접경험으로 터득하는 방법이 가장 빠르다고 느꼈다. (64-65쪽)

 

- 군대 생활하면서 4년간 매일같이 영자신문을 구독했었다. 처음에는 너무도 어려웠고, 불가능하게 생각되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후 영자신문은 한글신문처럼 쉽게 다가왔다. 마찬가지로 불어도 공부하면 되는 일이지 두려움의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118쪽)

 

- 어찌 보면 돈이 없는 게 사업을 알차게 운영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사업을 시작해서 일궈낸 회사들은 웬만한 풍파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130쪽)

 

-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문제에 부딪혔을 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문제에 힘들어하고, 그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144쪽)

 

- “프랑스 사람들은 여유가 많은 것 같아 좋아 보이네요. 한국처럼 죽으라고 일도 안하니까 살맛이 나는가 봐요. 모두 다 웃는 얼굴이네요.” 그들이 웃는 얼굴을 가진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주 서른다섯 시간만 일하고, 가정적인 생활을 하며, 친한 친구나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최소 5주의 유급휴가를 보내고, 확실한 은퇴연금제도를 갖고 있는 이 나라에서 그들이 찌든 모습을 갖고 사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 아닐까. (175쪽)

 

- 프랑스에서 사회적 가치관은 돈이 아니다. 세 개의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는 아이들이 다니는 클럽 관장의 경우도 월급이 한 달에 170만 원 정도라 한다. 그만큼 이곳 프랑스는 돈을 최우선 가치에 두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180쪽)

 

- 언어는 지능이나 머리가 아니라, 노출이라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언어 공부를 시키는 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쏟지 않았다. 아이들이 삶에 임하는 바른 마음가짐을 갖도록 생활 속에서 유도한다. 지식도 중요하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서 지혜가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똑똑하고 마음씀씀이가 곱지 못한 아이보다는 좀 덜 똑똑하더라도 착하고 마음이 바른 아이의 미래가 더 밝다고 믿고 있다. (182쪽)



원본: 제 네이버 블로그 "천 권의 약속"

(http://blog.naver.com/kelly110/40209785312?copen=1&focusingCommentNo=10870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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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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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며칠 전 <폼페이: 최후의 날> 영화를 보고 집에 꽂혀 있던 이 책이 생각났습니다. 언젠가부터 꽂혀 있는데 두꺼운 데다 폼페이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었던 나는 이 책을 읽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헌책방에 갈 뻔한 위기도 있었는데 책이 너무 예뻐서 남겨 두었었습니다. 영화 <폼페이: 최후의 날>의 원작인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영화보다 훨씬 큰 재미를 느꼈습니다.

 

  영화에는 볼거리를 위해서인지 모르지만 검투노예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그의 액션 장면이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책에는 로마 시대 수도기사(아쿠아리우스)인 마르쿠스 아틸리우스가 주인공입니다. 수원의 끌어내어 지하수로를 통해 폼페이를 시작으로 인근 아홉 개 이상의 마을에 물을 공급하는 수도교는 사라져버린 전임자를 대신해 갑자기 말라 가는 수도관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그를 폼페이로 보냅니다. 

 

  베수비우스 산이 폭발하기 전 몇일 간의 일은 공적인 임무를 띠고 가는 그의 노정으로 시작됩니다. 가는 동안 17년 전 베수비우스 화산 분출 후 살아남아 거액의 땅과 재산을 갖게 된 노예 출신의 졸부 암플리아투스의 살아 있는 노예를 뱀장어에게 던지는 극악무도함을 마주치기도 하고, 그의 딸인 코렐리아의 아름다움에 반해 화산 분출 중에도 그녀를 다시 찾아가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로마의 상원의원과 원치 않는 결혼을 해야만 했던 카시아처럼 코렐리아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빼앗긴 집에서 살고 있던 호색한 루시우스 포피디우스와 약혼한 상태였던 것도이 비슷합니다.

 

  이 책에서 수도가 지니는 의미는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도관은 문명의 상징입니다. 꼭지를 열면 콸콸 쏟아져 나오는 물로 폼페이를 중심한 연안 지역은 휴양지로 최고의 가치를 갖게 되지요. 목욕탕도, 축제도 수도로 인해 호황을 누릴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폼페이 시민들은 퇴폐와 향락, 호색에 물들어 노예를 부리며 사치하고, 먹을 수 있는 만큼 먹은 후 토하는 쾌락의 상징이 됩니다. 사라진 전임자를 찾아 수도관을 조사하는 것을 통해 화산이 곧 분출할 것을 예감하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영화와 다른 이 책의 마지막 연인의 결말 부분의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하지요. 오래 전 눈부시게 발달된 문명을 누리던 인간이 자연의 힘 앞에 무력화되는 극과 극의 설정이 이 책의 재미를 더해 줍니다.

 

  등장 인물 중 인상적인 사람은 플리니우스 제독입니다. 임진왜란 중에 난중일기를 남겼던 이순신 장군처럼 그는 화산이 폭발하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도 부하에게 기록하도록 지시합니다. 결국 그는 장엄한 최후를 맞게 되지만 그의 기록은 오늘날까지 전해져 당시의 생생한 상황을 추측하게 하지요. 그가 폼페이로 가게 된 계기는 렉티나가 소장하고 있던 도서관의 수많은 소중한 장서들을 빼내고 피난민들을 구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사람의 생애보다 역사 속에서 책이 가지는 의미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렉티나의 애절한 편지도, 그 책들을 위해 심장병이 있음에도 불구덩이로 향하는 그의 용감무쌍함도, 코렐리아를 구하기 위해 플리니우스의 배를 함께 타고 가는 아틸리우스의 듬직함도 화산 폭발과 함께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화산 폭발이 가장 중요한 사건이겠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간 군상에 대한 묘사와 당시의 건축, 문화, 예술 등 수많은 연구와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한 정밀한 서사로 인해 사건들이 과거의 일이 아니라 지금 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작가의 깊이 있는 연구와 그걸 글로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 작가 <<고구려>>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 분야의 역사소설을 쓴 김진명 작가가 생각났습니다. 책 표지에 이 소설을 ‘팩션’이라고 써 둔 걸 보고 찾아보았더니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꾸며낸 이야기(fact+fiction)를 일컫는 장르라고 합니다. 역사를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지만 역사적 사건들을 리얼하게 꾸며낸 이런 책을 통해 역사에 더 관심을 갖게 한다는 것에 저는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 본문 내용 ---

 

- 그는 눈에 힘을 주고 폼페이 쪽을 바라보았다.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이 세상이 파멸되고 있는 게 아니라고…. 철학자들이 ‘로고스’라 이름붙인, 전 우주를 결합시키는 그 힘이 와해되고 있는 게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단 말인가? 그는 무릎을 꿇고 앉아 손으로 모래를 팠다. 그리고 그 순간 손가락으로 모래알을 꽉 움켜쥐었을 때처럼 모든 것은 사라져버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도, 플리니우스도, 코렐리아도, 헤르쿨라네움의 서재와 함대, 네아폴리스 만 일대의 도시들, 수도, 로마, 카이사르도, 한때 이 세상을 살았던 것들이나 건설되었던 것들은 모두 결국 돌멩이가 되어 끊임없이 물결치는 바다에 쓸려간다는 것을…. 그들 가운데 어떤 것도 발자국 하나, 기억 하나 남기지 못할 것이다. 그는 이 해변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죽을 것이고 그들의 뼈는 가루가 되어버릴 것이다. (417-418)

 

- 인간은 스스로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범했다. 그리고 인간은 언제나 스스로를 만물의 중심으로 생각한다. 바로 이것이 인간의 가장 잘못된 독단이다. (453-454쪽)

 

 

* 제 네이버 블로그 '천 권의 약속' http://blog.naver.com/kelly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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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김병완 지음 / 아템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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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과 독서를 예찬하는 이 책의 저자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도서관에 칩거하면서 3년 동안 어마어마하게 방대한 양의 책을 읽고 뻗어 나오는 창작욕을 이기지 못해 토해 내듯 책들을 세상에 쏟아내고 있는 사람이다. 바쁘게 살다 보니 책 읽을 여유가 없었던 저자는 한 순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멀리 부산으로 이사를 가서 도서관에서 성현들의 가르침을 받은 셈이다. 수많은 멘토가 있었을 것이며, 걸어가 보지 않고도 많은 시간과 장소를 여행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그는 날카로운 통찰력과 뿜어져 나오는 필력을 갖게 된다.

 

  사실 이 책에서는 세련된 문장의 묘미나 깊은 사색에서 나온 곱씹을 만한 내용들이 실려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말하는 프리 라이팅, 즉 떠오르는 대로 썼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책이다. 하지만 독서나 도서관에 대한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정말 뜨끈뜨끈했다. 책에 대한 이야기라면 어떤 것이든 관심이 있는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두근대는 가슴을 감출 길이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저자가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직 독서뿐’이라는 그의 주장이다. 물론 그는 독서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책에 푹 빠져 있는 동안 걱정이 없을 수 있었던 건 어쩌면 그전에 일했던 ‘삼성’에서 많은 돈을 벌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생계를 팽개치고 삼 년이라는 시간 동안 오직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만 매달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그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며 한편으로는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가정이 생기고 아이들을 키우는 중이라면 그 가족은 희생 아닌 희생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위인이 한 명 나오기까지도 주변에 돕는 사람들이 많듯 그는 아마도 그를 잘 이해해 주는 가족이 있었을 것이다. 독서가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은 나도 변함이 없고 기회만 된다면 모든 것을 뒤로 미루고 책만 읽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삶 속에서 책이 동반자가 되어 읽은 책의 내용을 생활에 실천하는 것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짧은 시간 동안 펴냈다는 30권 이상의 책들을 다 읽어볼 수는 없지만 이 책과 잠깐 본 그의 강연을 통해 뜨거운 열정만은 느낄 수 있었고 본받고 싶었다.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한 권의 책을 내기까지도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 비해 그의 출판은 쉬워 보여 부럽기도 하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작가들이 등장하여 여러 장르의 책들을 쓴다면, 그리고 스마트폰보다 그 책들이 더 흥미롭다면 책을 읽는 인구가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는 그의 말에 동의한다. 나도 흥미로우면서도 가치 있는 책을 쓰고 싶다.그리고 저자가 인용한 프리드먼의 말처럼 나만의 컨텐츠를 지녀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고 싶다.

 

   

--- 본문 내용 ---

 

- “자신의 행복이 아닌 다른 목표를 추구한 사람만이 실제로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존 스튜어트 밀<<자서전>> (31쪽)

 

- 대도시를 월든 숲으로 만드는 방법은 세상과 정신적, 사회적으로 단절하고 단순한 삶을 사는 것이다. 나는 신문과 뉴스도 보지 않고, 심지어 친구나 지인들의 전화도 받지 않은 채 그렇게 능동적 고립 상태로 나의 환경을 만들었다. (82쪽)

 

- “성공한 삶이란, 얼마나 성취했는냐를 이야기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일하고 애쓰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다면 우리는 문화적으로 굶주리게 되고 영혼이 가난해진다. 우리는 여가생활을 어떻게 아름답게 가꿀지, 그것을 이용해서 어떻게 더 우아하고 지적인 휴식을 누릴 수 있을지를 궁리해야 한다. … 게으름은 우리를 명상하게 하고, 창조력을 꽃피우고, 발명에 불을 붙인다. 그 게으름의 에너지들이 녹아서 문화가 되고, 시가 되며, 음악, 철학, 그리고 예술이 된다. … 진정한 게으름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한다.” -알렉산더 그린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94쪽)

 

- 훌륭한 저술가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글을 잘 쓰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롭고 독특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창조해낼 수 있고, 그것을 독자들에게 쉽고 분명하게 잘 전달해줄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130쪽)

 

- 나는 한국 사회의 문제는 책이 너무 많이 출간되는 게 아니라, 그 반대로 책을 쓰는 작가들이 너무 적고, 그로 인해 다양한 책들이 너무 적게 출간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지금보다 10배 정도 다양한 견해와 의식을 가진 더 많은 작가들이 한국 사회에 존재한다면 그만큼 출간되는 책의 종류가 다양해질 것이고, 그로 인해 잠재 독자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도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될 것이다. (133쪽)

 

- 우리 모두는 알게 모르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고, 시간 경영을 하며 살아가고 있고, 자기계발에 목숨을 걸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모두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수도 없이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되기 위한 것이라면 어떨까? (162쪽)

 

-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고민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을 근심해야 한다.” -공자<<논어>> <학이>편 (197쪽)

 

- “평소에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자기 하나만의 세계에 감금되어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이라도 손에 책을 들기만 하면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별천지에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린위탕 <<생활의 발견>> (217쪽)

 



* 제 네이버 블로그 '천 권의 약속' http://blog.naver.com/kelly110 에 오시면 더 많은 책과 영화 리뷰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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