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 - 이순신을 성웅으로 키운 초계 변씨의 삼천지교 ㅣ 윤동한의 역사경영에세이 3
윤동한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이 책을 보내주신다는 메일을 받고 바로 감사하다고 했다. 이순신 장군의 영웅적 일대기에 열광하는 나는 난중일기와 칼의 노래를 눈물 훔치며 읽었다.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그의 어머니에 대해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제목만 보고 이야기처럼 술술 읽히는 책일 줄 알았는데 방대한 역사적 자료를 담은 딱딱하지만 가치가 높은 책이었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이순신의 어린 시절 살았던 서울, 아산에서의 생활,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머문 여수, 그리고 어머니 변씨 가문의 후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순신은 서울 건천동에서 태어났다. 1545년생이니 해방 400년 전이다. 명보아트홀 앞에 이순신 생가터 표지석이 있다고 하니 혹시 근처를 지나게 되면 가서 보고 싶다. 성장 과정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서애 류성룡과의 만남이다. 그는 순신의 형 요신의 동갑내기 친구이자 동학 동기였다고 한다. 순신의 됨됨이를 잘 알았던 그는 이후 그를 정읍현감과 전라좌수사에 적극 천거하였고 임진왜란 중 그의 활약상을 난중일기 임진년 3월 기록 중 순신과 서애의 우정이 그려져 있다.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서울을 떠나 아산으로 가게 된 것은 가문이 쇠락하여 순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관직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녹봉을 받지 못하고 살림이 어려워져 서울 생활이 힘들어져 순신의 어머니인 초계 변씨는 친정행을 택한 것이다. 그녀는 그곳에서 담대하고 과감하며 민첩하고 냉철하게 가문을 지킨다.
3장에서는 아들과 어머니의 정을 절절히 느낄 수 있다. 난리 중에도 어머니와의 서신 교환을 수없이 하고 짬이 날 때마다 어머니를 찾아뵈었던 아들의 사랑과 노쇠한 몸을 이끌고 아들에게 향하다 배에서 병사하신 어머니의 애절함이 눈물겹다. 사랑하는 아들을 곁에 두기보다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으라는 말로 전쟁터로 보낸 어머니의 결기에 마음이 찢어진다. 이순신과 권율 같은 위대한 장수 뒤에는 눈물로 뒷바라지하던 어머니가 있었다는 것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눈물로 기도하는 어머니의 자녀들 중에는 위대한 인물이 많은 것 같다.
어머니의 사망 후에도 변씨 가문의 많은 청장년이 이순신과 함께 출전하여 죽음을 무릅쓰고 싸웠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이름 없이 죽어간 수많은 이들 덕분에 우리는 이 땅에 주인으로 살고 있음을 감사해야겠다. 많은 자료를 모아 책으로 쓴 저자의 노고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 위 글은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솔직한 생각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