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리움 -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 제작지원 선정 도서
복일경 지음 / 세종마루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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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년 100세 생일을 맞은 고영재. 그의 집에는 닭과 돼지가 애완동물로 돌아다닌다. 원래 치킨과 삼겹살을 좋아했건만 이젠 마음대로 먹을 수가 없다. 그 이유가 이 책에 펼쳐진다. 채식을 권하는 이야기라기엔 너무 재미있고 박진감 넘친다.

원래 고기를 그다지 즐기거나 찾아 먹지는 않는 편이긴 하지만 육식이 사라진다는 걸 상상하기도 어려운 나는 책을 읽는 동안 갈등하고 있음을 느꼈다. 수의사였던 젊은 시절의 고영재는 준영 선배와 함께 가축을 키우는 100층 건물 센트리움에서 동물들과의 평화로운 공생을 위해 애썼다. 어느 날 우리에 갇힌 채 처절한 삶을 살고 있는 센트리움의 닭과 돼지와 소들은 그간 이어온 삶을 스스로 내려놓고자 한다. 센트리움이 생기기 전 대재앙을 맞았던 대한민국은 먹을 것이 고갈되어 괴로운 시절을 보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그나마 풍요로운 대재앙 시기를 보내고 센트리움에 취직한 고영재는 동물을 잔인하게 다루는 최실장의 행태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스스로 죽음을 택한 동물들을 바라보는 수의사들과 사육사들의 이야기가 처절하게 펼쳐진다. 지금까지 읽어본 적 없었던 내용이라 신선했고, 사육당하는 동물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절로 숙연해졌다. 책을 읽는 사이에 가족과 소고기를 먹으며 죄책감 아닌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센트리움의 멸망과 가축의 자유로운 삶과 같은 세상이 펼쳐질 수 있을까? 다분히 비현실적인 이야기에도 갖은 상상을 더해 가며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그동안 읽어온 작가의 스토리텔링과는 또 다른 발전을 느끼고 존경스러운 마음이 생겼다. 복일경 작가님의 발전 과정을 목도하는 동시에 소설을 쓰고 싶은 나의 소망을 함께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나는 육식을 멈출 수 있을까? 일부러 찾아 먹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거부하지도 않는 소극적인 육식주의자인 내가 변하게 될 날이 올까? 아마도 앞으로 고기를 먹을 때마다 책 속 장면들이 떠오를 것 같긴 하다. 사실 고기보다 해산물이 나에겐 더 큰 숙제다. 생명의 소중함과 인간의 고귀함. 어느 것이 먼저일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무한 육식이 허용된 사회라 할지라도 가혹할 정도로 동물을 학대해 가며 만들어낸 고기를 행복하게 먹을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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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된 어린왕자 - 이대윤 선생님의 독박육아 유니버스
이대윤 지음 / 읽고쓰기연구소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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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님으로부터 추천사용 파일을 받아서 이 책을 읽었다. 아이 셋을 키우는 부부교사의 이야기다. 부인은 일을 하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아빠들이 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저자도 그중 한 명이다. '독박육아'가 주로 엄마에게만 쓰이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빠들 중에도 감당하는 이들이 있고, 여느 엄마와 다르지 않은 하루하루를 살고 있음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책에도 나오지만 저자는 <얘들아, 다시 불을 켤 시간이야>라는 초년생 교사의 눈으로 본 교실 이야기를 5년 전에 쓴 적이 있었고 간간이 강의도 했던 모양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아쉬운 건 혼자 음악 들으며 책 읽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마도 부모라면 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가 낮잠을 자는 시간, 일찍 재운 후, 어린이집 가는 시간과 같은 짬에 어떻게든 책 한 자라도 읽으려 노력하는 저자의 처절함에 나의 그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쁨과 환희는 그 어떤 것에 비길 바가 아님을 저자를 비롯한 세상의 부모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하루하루 힘들지만 살아간다.


교사라는 점, 기독교인이라는 점, 여러 아이를 키운다는 점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의미와 좋은 점을 찾으려 노력하는 삶의 자세가 본받을 만하다. 지금은 학교에 복직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저자가 독박육아 시절을 그리워할지, 아니면 현재에 만족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스스로를 불쌍히 여겼던 처절한 시절이지만 지나고 보면 고통마저도 달콤함으로 남기도 하니까.


어려움 속에서도 읽고 기록하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 멋지다. 저자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다.






- 자고 있는 네가 그립다! (54쪽)

- 내 공간을 소개해보겠다. 그래도 여러 방 중 하나를 내 서재로 만들어놓은 건 참 다행이다. (75쪽)

- 나는 내가 불쌍하다. 이런 생활을 지속해 온 아내의 젊음이 불쌍하고, 우리 엄마와 아빠의 과거도 불쌍하다. 그리고 육아 동지들의 삶도 불쌍히 여길 줄 알게 되었다. 요즘 나는 자주 운다. 항상 긍정적인 나였음에도, 육아는 나를 이렇게 만들고 말았다. 자기 연민. 너무 깊이 빠지면 안 되겠지만, 누군가에 대한 연민을 몸소 느껴볼 수 있음이 유익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76쪽)

- 7시 30분. 아내가 일어난다. 그 시간이면 나는 이미 내 시간을 두 시간이나 가진 상태, 즉 내 영혼이 충만한 상태다. (101쪽)

- 최소한 누군가의 삶이 저마다의 짐과 무게로 점철되어 있다는 것만은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우리 모두의 삶은 저마다의 깊이로 힘들고 짠하다. 모두에게 위로가 필요하다. (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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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위한 치유의 미술관 - 삶에 지친 마음을 어루만질 그림 속 심리학
윤현희 지음 / 다산초당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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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주신다는 메일을 받고 요즘 관심이 많아진 그림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보내주시라고 했다. 책에는 네 가지 고민을 장으로 하여 각 장에 네 명이 화가가 소개되어 있다. 화가마다 네댓 개의 작품이 들어있었다. 화가와 작품소개에 더하여 이들이 겪었을 정신적인 고통과 그림을 통한 극복 과정이 담겨 있는 것이 좋았다. 심리학 박사인 저자는 자신의 지식과 임상 경험을 살려 화가들의 당시 심리 상태를 파악하여 진단하고, 그림에 드러난 심리 변화까지도 담았다.

가난과 질병 극복을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구원에 이르도록 노력했던 고흐가 물감을 두껍게 칠하여 시각과 촉각을 합한 임파스토 기법을 사용했음을 알았다. 고난은 인생의 매장이 아닌 파종일 수 있음을 알고 고난의 때에 힘을 응축하기를 권한다. 에드왈드 뭉크는 태어날 때부터 죽음의 공포와 삶의 고통을 지니고 살았다. 가족 상실이나 여성에게 받은 피해의식과 같은 내면의 어둠을 덮어두지 않고 직면하며 고통에 이름을 붙여 나간 그의 용기가 대단하다. 크뢰위에르는 처음 들어본 화가이다. 자연의 빛과 색채 포착에 주력한 인상주의 화가로 자신의 조울증과 정서장애를 자연주의 화풍으로 극복하려 했다. 에곤 실레는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그림에 여과 없이 분출했다. 로댕에게 배운 크로키 기법을 구사했던 그는 후기에 한결 편안한 그림을 그렸다. 피카소는 군더더기를 걷어낸 본질과 핵심을 간략하게 표현하고자 노력했던 화가이다. 자기애가 강했던 그는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기도 했다. 저자는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스스로 독립성을 가지고 단호하지만 부드럽게 대처하라고 조언한다.

베르트 모리조는 프랑스 여성 작가이다. 가족과 남편의 후원으로 평생 그림을 그렸으나 독립된 작업실이 없었고, 공식 서류에 무직으로 기록할 정도로 가면증후군(임포스터 신드롬) 양상을 보인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따뜻한 후원자가 되어줄 필요가 있다. 수잔 발라동은 ADHD 성향을 보였다. 미혼모의 딸로 서커스에 들어갔으나 부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르누아르의 모델이기도 했고 에릭 사티와 연애를 하기도 했던 그녀는 파격적이지만 솔직한 그림을 그렸다. 폴 세잔은 은둔적 화가로 드로잉에 충실했다. 저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목표에 이르는 과정을 즐기라고 조언한다. 세잔은 사망 1년 후 재조명받기 시작하여 ‘현대 회화의 아버지’로 불린다.

에두아르 마네는 파리의 성적 문란과 사회적 위선을 비판하는 그림을 그렸다가 외설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고 한다. 미움받을 용기를 가졌던 자신감 넘치는 그는 자기 확신을 가진 화가였다. 바실리 칸딘스키는 예술의 힘으로 세상을 밝히고자 하였다. 모네의 작품에서 감화받은 그는 법학교수를 사퇴하고 화가로 전향했다. 따뜻한 추상을 그렸던 그는 형태 재현만이 미적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여겼다. 작품 <구성8>이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를 시각화한 것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저자는 감정과 생각을 타인과 공유하는 예술을 공감의 통로이자 자아확장의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 디에고 벨라스케스 역시 공감이 뛰어난 화가였다. 난쟁이, 광대, 노예와 같은 이들에 측은지심을 가지고 이들의 초상화를 그렸다. 평범한 삶을 그렸으며 자신의 노예에게 독립 화실을 마련해 주고 화가로 성공하도록 돕기까지 한 그는 공감적 행동을 실천한 사람이었다.

그랜마 모리스는 76세에 그림을 시작하여 20년 동안 2000 점을 남겼다.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순수하고 소박한 그림(나이브 아트)으로 사랑받았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그림에서 생생한 계절감과 전원생활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스스로 젊다고 느끼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뇌의 인지기능이 향상되고 신체와 정신이 건강하다고 한다. 헤르만 헤세는 전쟁과 망명으로 입은 상처를 그림으로 치유했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대상을 향한 사랑을 표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 그는 많은 수채화 작품을 남겼다. 앙리 루소는 세관원으로 은퇴한 후 바이올린과 그림을 가르치며 생활비를 벌었다. 주말 화가(전업이 아님)라는 말을 들었지만 독자적 화풍을 완성했다. 평범한 삶을 불행으로 여기지 않고 스스로 정신적 풍요를 찾아낸 사람이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숲 속의 고독한 은자라 불렸다. 초록색이 주는 회복탄력성을 인식했을까? 그는 나무가 가득한 공원이나 고즈넉한 마을을 즐겨 그렸다.

때로 고통을 잊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강인한 자신감으로 남의 평에 굴하지 않고 작품 활동을 했던 이들은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유명한 화가로 남았다. 요즘 그림을 그리면서 느끼는 거지만 그림을 그리는 동안은 무아지경에 빠져든다. 불행한 삶을 살았다고 여기는 고흐가 사실은 그리 불행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자신이 가진 약점을 그림으로 극복하고, 때로는 좌절하지만 그래도 작품 활동을 지속한 덕분에 결국 인정받은 이들의 생애를 읽으며 스스로를 믿고 나만의 철학으로 세상을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과거를 살았던 화가들과 한결 친해진 느낌이다. 훗날 이들의 작품을 만나게 되면 반가울 것 같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5xYLG7BvexE



* 위 글은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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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소통 - 나를 위한 지혜로운 말하기 수업
박보영 지음 / 성안당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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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소통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이들이 있다. 요즘은 NBTI의 극 I로 대변되는 사람들이다. 저자도 과거에는 여리고 낯가리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아시아나 항공 cabin 승무원 시절 교육 교관을 거쳐 호텔과 청와대를 비롯한 관공서에서 소통법 강의를 25년째 해 온 유튜버이기도 하다. 진심은 통한다는 말이 있지만 제대로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가 속속들이 마음을 알 수 없다. 출판사에서 받은 이 책을 반쯤 읽다가 미용실에 가져가 마저 읽었다. 새겨들을 부분이 많았다. 자존감과 EQ에 대한 부분은 연구 보고서에 추가해 넣으려고 한다.

나 스스로를 생각하는 마음인 자존감과 상대가 바라보는 나를 인지하는 마음인 자존심은 조금 다르지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하였다.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47쪽) 학자들이 21세기는 “IQ가 높은 사람보다 EQ가 높은 사람이 자신의 삶을 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말은 감성 지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자존심을 지켜낸다는 의미라고 한다. (53쪽) 감성 지능이 뛰어난 사람은 이기적이고 영악하고 자기중심적이지만 그 앞에 ‘이타적’이라는 말을 붙인다. 이기적 소통이라고 제목을 붙인 이유일 것이다. 다른 이와의 올바른 소통은 결국 나를 이롭게 한다.

우리 감정의 뇌 편도체는 화가 나거나 긴장했을 때 제대로 기능하기 어렵다. 부정적인 감정, 불쾌함, 당황, 불안, 공포 등의 상태에서는 ‘뱀의 뇌’로 변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상대가 뱀의 뇌 상태일 때 나까지 뱀의 뇌가 되면 다툼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럴 때는 사람의 것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한다. 저자는 부드러운 목소리톤과 이름이나 호칭을 불러줌으로 사람의 뇌로 돌아오게 할 수 있다고 하였다. (77쪽)

청소년의 편도체는 아직 성장 중에 있다. 쉽게 말하면 철이 아직 덜 들었다는 뜻이다. 사춘기 아이들과의 소통 과정에 중요한 건 수백 번 넘어지며 성숙해 가는 과정을 보듬으며 기다려주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144쪽) 교사로서 귀담아들을 만한 이야기였다. 소통을 위해서는 ‘당부하는 뇌’보다는 ‘느끼는 뇌’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마음이 열려야 귀도 열린다는 저자의 말(160쪽)을 명심해야겠다.

상대의 마음을 사기 위한 특별한 말하기 팁이 있다. 거절을 할 때는 ‘적어도 세 마디’로 하라고 하였다. 거절하는 말, 호칭, 그리고 대안이다. (176쪽) 같은 답이라도 한 마디로 단호하게 하는 것보다는 호칭을 넣어 부드럽게 말하고, 대안까지 알려주면 거절당하는 상대의 기분이 덜 나쁠 것이다. ‘객관화 과정’이라는 좋은 기술도 있다. 나의 감정을 조절해 소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초작업으로 흥분된 감정이 정돈되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준다고 하였다. (191쪽) 자녀의 잘못된 습관을 바라보며 한탄하기보다는 한발 떨어져 ‘남의 집 아이’에게 있는 일처럼 생각해 상황을 객관화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화가 덜 난다고 저자는 말한다. (192쪽) (실천이 어려울 수 있다.)

늘 화내는 상사, 말 안 듣는 자녀를 보며 속상해하지 말고 ‘아는 그림’으로 ‘오늘도 그는 이렇게 할 것이다’하고 미리 예상하면 그런 상황이 놀랍지 않다. 저자의 말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래도 그나마 ~해서 다행이야.”(204쪽) 거절할 때도 단호히 ‘안 돼’가 아니라, 일단 긍정하며 ‘네, 하지만~’으로 이야기하는 게 좋다. 같은 말이라도 어투에 따라 전혀 다르게 들리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목소리 톤과 어조는 중요하다. 대화를 시작할 때 ‘호칭’을 부르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호칭은 그 사람이 원하는 것으로 불러준다.

칭찬과 감사는 네 단계로 하는 걸 권한다. 호칭, 칭찬(감사), 질문, 다시 칭찬(감사). (264쪽) 생각해 보니 호칭을 제외하고는 평소에 나도 이렇게 하는 경우가 있다. 앞으로는 호칭을 꼭 붙여 말해야겠다. 이 책에는 감탄사도 중요하다고 나온다. 고등학교 때부터 별명이 감탄사였던 나는 어딜 가나 호응은 잘하는 편이다. (가끔 진심인지 의심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옷차림도 소통 방법이라는 말을 새겨들어야겠다. 어딜 가든 나 편한 대로 입는 경향이 있는데 앞으로 중요한 자리에는 예의 있게 입고 가야겠다.


* 목소리 리뷰

https://youtu.be/N6-2LPiCgFw



*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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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영화 속 생명과학 빼먹기 - 2024 문화체육관광부 제작 지원 선정 도서
루카 지음 / 글씨앗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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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작가로 만나 지금은 리뷰어와 출판사 대표님 관계가 된 복일경 님이 글씨앗에서 새로 과학책을 발간했다고 책을 보내주셨다. 저번에도 리뷰한 적 있는 루카 님의 책이다. 청소년들에게 과학을 재미있게 알려주기 위해 책을 쓰신다는 저자는 저번에는 SF영화에 숨은 우주과학의 신비를 알려주셨고, 이번 책에는 흥미롭게도 좀비 영화에 숨은 과학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영화를 워낙 좋아하는 나는 책을 받자마자 읽어 내려갔다. 책은 세 개의 장으로 나뉜다. 오리지널 좀비관, K-좀비관, 별의별 좀비관이다. 오리지널 좀비관은 좀비 영화의 기원인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으로 시작한다. 제목은 많이 들었지만 어떤 영화인지 전혀 몰랐던 나는 유튜브에 있는 아주 오래된 흑백 영화와 새롭게 리메이크된 영화 요약 영상을 보았다. 요즘 좀비와는 조금 다르지만 시초라고 하니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복어 독을 주입했다는 부두교도의 이야기와 실제로 좀비를 만들기 위해 연구한 학자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어지는 영화들을 통해 분노 바이러스와 항원 항체, 유전물질과 DNA, RNA와 같은 전문 과학 지식을 아버지가 딸에게 설명해 주는 방식으로 알기 쉽게 들려준다.


연가시라는 영화를 통해 곤충을 좀비로 만드는 동충하초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부산행에서는 좀비의 진행 단계와 좀비 상태에서의 증상, 그리고 신체적 특징이 나온다. 좀비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신 모양이다. 영화 기묘한 가족에서는 젊어지기 위해 좀비에게 물리는 노인이 나와 노화에 대해 설명한다. ‘지금 우리 학교는’ 부분에서 미국 국방부에서 좀비 발생 시 작전 계획을 수립해 두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실제로 여러 관계 기관들이 합동 재난 훈련을 했다고 한다. 미국 질병통제관리본부에서는 좀비 발생 시 생존 요령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고 하니 실제로 좀비를 예상한 건 아니겠지만 유사 사건 발생 시에 대응 방안을 체계적으로 세워둔 것 같다.


바이러스와 박테리아(플래닛 바이러스), 전자파의 유해성(셀), 좀비의 사랑(웜 바디스), 부성애(카고), 군집 생활(아미 오브 더 데드)에 대해 3장에서 다루고 있다. 책을 읽다가 영화들을 계속 찾아보았다. ‘나는 전설이다’라는 영화는 있는지도 몰랐다가 쿠팡 플레이에 있는 걸 알고 책 읽는 도중에 다 보기도 했다. 2편을 찍고 있는 모양이다. 너무 빠르고 무시무시한 좀비 떼와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들의 대조가 감명 깊었다. 카고와 아미 오브 더 데드는 넷플릭스에 있어 조만간 볼까 하고 웜 바디스는 책으로 만나보려고 한다.


좀비 영화에서 과학의 원리를 찾을 기발한 생각을 하신 작가님이 정말 대단해 보인다. 다음에는 또 어떤 영화들을 통해 과학의 원리를 알려주실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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