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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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서로 다른 주인공이 등장하는 옴니버스식 구성을 지닌 소설이다. 각 소설에 빠지지 않는 주인공은 스스로 애칭을 소로리(헨리 데이비드 소로에서 가져온 이름)라고 부른 카페 도도의 주인이자 요리사이다. 가끔은 그의 모습을 벽에 붙은 그림 속 도도새가 보고 알려주기도 하는 독특한 형식이다. 주인공이 다른 이야기에서 잠깐씩 나오기도 하고, 마지막 장에서는 여럿이 등장한다.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떤 상처를 가졌을까 생각해 보았다. 1장에서는 속도는 빠르지만 어설프게 실수를 하는 가호와 느리지만 반짝반짝한 하즈키가 등장하여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속도가 있음을 말한다. 2장에서는 아버지를 잃고 괴로워하는 가즈키, 3장에서는 불임인 유나와 어렵게 아이를 가진 아즈사의 이야기, 4장은 자신 없는 외모로 자신감을 잃은 아카리가 나온다. 이들에게 봄이 올까? 밤에만 열리는 신기한 카페 도도에서 정성이 담긴 요리를 먹으며 자신이 가진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얻는다.

각 장에는 소로리가 주인공에게 건네는 상징적인 물건이 나온다. 풀, 대야, 옷걸이, 거즈천(망토)는 고민 중인 주인공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발상이 재미있다. 고민이 있을 때 거짓말처럼 해결해 주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소설 속 카페 도도는 누군가에게 배우자일 수도, 때로 부모일 수도, 아니면 책이나 여행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이 받은 상처를 잊어버리기보다 그대로 받아들이고, 극복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하다고 저자는 소로리를 통해 말하고 있다. 대야의 물은 물건이 떨어졌을 때 넘쳐나지만 넓은 강에는 물건 하나 떨어졌다고 해서 크게 요동하지 않는다. 내 마음이 넓고 평온하면 외부의 자극에 크게 상처받지 않는다. 가끔은 어떤 일에도 냉정한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책의 말들 중 ‘최고의 사치’는 ‘평온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조용히 기다림으로 보내는 시간이 허락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풍요라고 말한다. 나에게 주어진 작은 평온들에 감사해야겠다. 책을 읽다가 갑자기 그림을 그리고 싶어 져서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던 집 근처 미술학원에 문의했다. 조만간 일주일에 한 번씩 그림을 그리러 갈 것 같다. 책 속 카페 도도 단골인 텍스타일 디자이너 무스코 이소가 때문인 것 같다. 멸종한 도도새를 그림으로 되살린 70의 디자이너처럼 나도 그림으로 무언가를 살리고 싶다는 생각. 책은 다양한 방법으로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 같다.




*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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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보이 - 전면개정판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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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120쇄를 돌파했다는 리버보이를 만났다. 오래전 아이들 책장에 내가 어딘가에서 구입해 꽂아 둔 이 책을 읽지 않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책 정리하면서 헌책방, 혹은 재활용으로 버려졌을 이 책을 그때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이제라도 읽게 된 게 다행스럽다. 선생님들이 권하는 청소년 분야 베스트셀러인 이유를 알 것 같다.

부모님은 아픈 할아버지와 제스(제시카)를 데리고 할아버지의 고향으로 온다. 집이 불타는 비극을 뒤로하고 고향을 떠났던 할아버지가 인생 말년에 다시 고향을 찾고 싶어진 것이다. 강변에서 살았던 소년은 노인이 되었다. 할아버지의 모습만 기억하는 제스는 할아버지에게도 어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을까? 

내가 자라는 동안 ‘할아버지’라는 존재를 만난 적이 없다. 친할아버지는 태어나기 전 돌아가셨고, 외할아버지는 일본에서 다른 가족과 산다고 들었다. 대신 친할머니, 외할머니, 외증조할머니, 이렇게 세 분의 할머니가 계셨다. 외증조할머니는 내가 어렸을 때, 친할머니도 학창 시절에 돌아가셨고, 외할머니는 내가 아이들을 키울 때 돌아가셨다. 멀리 떨어져 있어 세 분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언제나 젊을 것 같던 나도 나이가 들어 엄마의 나이가 되고, 할머니의 나이가 된다.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가는 것처럼 말이다.

강을 다시 찾은 수영 잘하는 제스는 강을 바라보기만 해도 좋다. 그곳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까만 머리의 키 큰 소년, 그녀는 그를 리버보이라 부른다. 할아버지가 아픈 몸으로 그리고 있는 그림의 제목 말이다. 괴팍한 할아버지는 자신을 지극 정성으로 돌보는 아들을 함부로 대하기도 하고, 찾아온 친구 알프레드 할아버지를 무시하기도 하며 몸이 아픈 것을 불친절로 표현하지만 제스에게만은 따뜻하다. 그럴수록 제스는 할아버지에게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다.

자극적이지 않은 아름다운 문장으로 이루어진 청소년 소설이라 읽는 동안 행복했다. 아이들에게도 그럴 거라 믿는다. 아이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언젠가는 바다(훌륭한 어른)에 도착한다는 생각으로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란다.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 독자에게도 위로와 울림을 주는 책이다. ​

​*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지급받은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기록한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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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원, 은, 원
한차현.김철웅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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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작가의 다른 책 ‘늙은이들의 가든파티’를 재미있게 읽고 리뷰를 쓴 기억이 난다. 작가님이 신작 소설을 신 후 리뷰를 나에게 다시 부탁하셨다는 출판사의 메일을 받고 감사했다. 아무것도 아닌 글이 작가님에게 작은 힘이 되었다는 것이 기뻤다. 그러므로 이번 리뷰도 당연히 쓰겠다고 했다. 요즘 소설 쓰기에 빠져 소설을 줄곧 읽는 중이라 좋은 작가의 책을 받는 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이번에는 김철웅 영화감독과 함께 쓰셨다는 게 독특하다. 책 내용 중 김철웅 감독이 등장한다. 음식점에 붙은 사인이긴 했지만. 그 부분을 읽으며 웃음이 나왔다. 책 속에서 작가를 본다. 영화감독님과 함께 작업해서인지 책을 읽는 동안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에서 나올법한 잔인한 장면들도 있었다. 책의 시작은 은원의 실종 사건이다. 흔적 없이 사라진 은원을 찾아 여기저기 헤매는 차연은 은원과 햇수로 3년을 사귀었지만 정작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고 한탄한다. 제주도에서 사이좋게 여행하고 돌아온 뒤 바로 사라졌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이 원인이라는 생각은 적지만 작은 단서라도 찾을 수 있을까 하여 은원과의 만남을 비롯한 과거 일들을 끊임없이 회상한다.


사라졌던 은원을 다시 만나게 된 차연은 그녀가 기억을 잃어버린 것에 대해 원망이 없다.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그는 설레었으리라. 그녀의 어머니는 은원이 희귀한 병을 앓고 있다고 했다. 그녀의 소식을 알게 된 것은 좋지만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하는 일은 쉽지 않다.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과 다시 원래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안도해야 할까? 왜 SF소설이라고 소개되었는지 그때까지는 알 수 없었다. ‘늙은이들의 가든파티’처럼 내려놓을 수 없이 다음이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어떻게 보면 그 책의 앞부분 내용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책의 말미 인물의 행동에 의문이 들기도 한다. 작가와 만나게 된다면 물어보고 싶다.


작가의 말에서 그가 오랜만에 쓴 연애소설임을 알 수 있었다. 그간의 작품 속에 등장한 여러 차연은 서로 다른 인품을 가지고 다르게 행동하는 차연들이었다. 작가가 같은 이름의 인물들을 여러 작품에 등장시키는 이유가 궁금하다. 그것도 자신의 이름과 닮은 주인공을. '낯설게 하기'를 작품의 착상마다 넣어온 작가의 시도가 용기 있다. 미래에나 벌어질 것 같은 일을 가져온 것도 참신하다. 열다섯 번째 장편소설에 열아홉 번째 작가의 말이라니. 그동안 작가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컴퓨터와 보냈을까? 이번에는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꼭 찾아 읽어볼 것이다. 나도 이렇게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소설을 쓰고 싶다.



*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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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방에두고싶은 판타지아
김윤지 지음 / 칼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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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이 책을 받았다. 제목에 끌렸다. 요즘 독특한 소재의 SF 소설에도 관심이 생겨 ‘판타지아’라는 말에 혹했나 보다. 생각보다 책이 작고 얇아서 놀랐다. 그래서 내 가방에 두고 싶다고 제목을 붙였을까? 크고 무거운 것보다는 작고 가벼운 게 가방에 쏙 넣고 다니며 읽기에는 좋으니까.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앞쪽 세 편은 단편소설이고, 뒤에는 단편영화 각본이 두 편 실려 있다. 첫 이야기 V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폭력성이 생기는 브이 바이러스 감염병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마도 코로나로 인해 소재를 떠올리지 않았을까 싶다. 코로나 때 들었던 코호트 격리, 감염자와 비감염자와 같은 말들이 등장한다. 다른 게 있다면 접촉으로 인해 발생하는 코로나와 달리 브이 바이러스는 원인 불명이라는 것이다. 그 와중에 병을 활용한 사업까지 생기다니. 감염된 아이들에 비해 비감염자들은 폭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춤춤은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멀지 않은 미래에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인간의 이야기이다. 다른 사람의 아들 역할을 하며 돈을 버는 정훈과 자신을 대체할 로봇에게 모델이 되어주는 지은은 이 시대에 행복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세 번째 소설 요람의 괴물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지구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어 인간이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사지구 라온 36f에 가는 우주선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신선 이야기와 우주선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씌어 있다. SF에 익숙하지 않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단편영화 각본 뉴노멀V는 재미있었다.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새로운 뱀파이어 캐릭터가 등장했다. 큐알코드를 찍으면 드라마도 볼 수 있는데 회원가입을 해야 해서 각본으로만 읽었다. 마지막 메데이아의 딸은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엄마로 인한 상처가 어른이 된 후에까지 남아 자신과 어머니를 괴롭히는 심리 드라마 각본이었다.

책의 구성도 독특하고 각 이야기 뒤에 나오는 비하인드 스토리와 아이디어 스케치도 흥미롭다. 이야기를 어떻게 구상하고 써 나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평범하진 않지만 새로운 시도를 한 작가의 도전에 박수를. 앞으로도 끊임없이 시도하고 노력하실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긴다.


*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기록한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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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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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세 번째 읽었다. 2017년에 두 번째 읽으며 몇 년 전에 읽었다고 썼으니 몇 년을 주기로 반복해 읽게 되나 보다. 이번에 이 책을 잡은 것은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를 보고서이다.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이순신의 마지막 전투를 그린 영화를 감명 깊게 보았다. 영화에서 나오지 않았던 부분들이 책에는 있었고, 책에 자세히 그려지지 않은 전투 장면이 영화에 있었다.

이 책은 압송되어 고초를 당한 후 백의종군하는 부분으로부터 시작된다. 백성 돌보는 데는 지혜롭지만 정치적인 감각은 없었던 장군은 자신의 정치적 무지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실제로 전투를 치른 날이 얼마나 될까? 나머지 날들은 군량미 없이 스스로 수많은 병사들을 먹일 걱정을 하고, 농사를 짓고, 물고기를 잡게 하고, 된장과 장아찌를 담그고, 물고기를 팔아 받은 쇠를 녹여 무기를 만들고, 전염병에 쓰러지는 병사들을 돌보는 나날을 보냈다. 적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있던 곳을 떠날 때 백성들은 짐을 싸 들고 수군의 배를 끝없이 뒤따른다. 수군이 없는 마을에 언제 적이 쳐들어올지 모르는 불안 때문이다. 이순신은 패한 적 없는 위대한 장군인 동시에 부하들과 백성을 진심으로 아끼고 잘 살게 하고자 하는 진정한 지도자였다.

대담하고 용기 있는 장군은 의외로 약한 부분도 많다. 꿈속에 계속 등장하는 막내아들 면, 작가의 상상이 더해진 인물이긴 하지만 한 조선의 여성에 대한 기억, 심지어 벌목하다 압사한 적의 포로에게조차 연민을 느낀다. 그들을 묻는 다른 포로들의 울음을 보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적에 대한 연민이야말로 자신의 적임을 깨닫게 된다. 쌀이 없어 병사들의 끼니 걱정을 하던 장군은 어선들에게 통행세로 곡식을 받고, 소금을 만들고, 농사를 지어 군사를 먹이던 마지막 해(무술년)에 풍년을 맞지만 자신의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함대가 나갈 때 울고 돌아올 때우는, 늘 우는 백성들을 위해 그는 끝까지 싸울 계획을 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으며 철군을 명하자 왜군들은 배에 육군 병사들을 태우고 퇴각을 시도한다. 장군의 수군은 마지막 한 척까지도 그냥 돌려보내지 않을 각오로 노량 바다에 있었다.

적군의 배가 부서질 때 쏟아져 나오던 끌려간 조선의 격군들을 보며 장군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장군이 화물에 비유한 퇴각하는 배에 올랐던 수천의 무장하지 않은 육군들은 불타는 적군의 배 위에서 바다로 뛰어내린다. 적군의 면면에 마음이 흔들렸다면 대승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적군의 뇌물을 받고 약속을 어긴 명의 육군 유정, 몸을 사리는 진린을 뒤로한 채 의연히 싸우다 최후를 맞은 장군은 자신의 자연사(전쟁 중 전사)에 안도하며 눈을 감는다.

이 책은 장군의 칼을 보고 큰 감명을 받은 작가의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신문기자 생활을 오래 했던 저자에게 어떻게 이런 시적인 문장들이 숨어 있었을까? 오래전 작가의 휴가에 대해 읽은 기억이 난다. 일주일 동안 가방 가득 책을 싸들고 호텔에 가서 내내 읽으며 보내다 온다는 이야기. 이런 내 기억이 맞다면 작가의 문장은 아마도 그간 읽은 책에서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펜이 총을 이긴다는 등의 글 쓰는 이의 권위의식을 철저히 버리고 글 쓰는 삶을 밥벌이의 지겨움에 비유한 그의 겸손함이 오히려 작가를 귀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가 썼기에 이순신 장군의 삶이 더 고결하게 느껴진다. 앞으로도 때때로 꺼내어 읽게 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 말할 수 있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_0mJOdDLF3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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