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란 무엇인가 1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인터뷰 1
파리 리뷰 지음, 권승혁.김진아 옮김 / 다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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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25000038

 

  소설가들이 자신의 책과 습관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미가 있습니다. 이 책은 소설가들이 유명 소설가들을 찾아가 인터뷰한 내용을 모아 담고 있습니다. 움베르토 에코, 무라카미 하루키, 폴 오스터, 이언 매큐언, 밀란 쿤데라, 헤밍웨이, 포크너, 이름만 대도 알 만한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과 글쓰는 습관, 그리고 창작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내용이 너무 유익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의 작품들을 모두 읽은 것이 아니라 생소한 제목의 책에 대한 내용은 조금 어렵기도 했지만 아는 책이 나올 때는 이렇게 썼구나하며 구미가 더욱 당겼습니다.

  

   작가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글쓰기 방법이 있습니다. 만년필로 초고를 쓰는 사람도 있고, 타자기로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문명의 이기인 컴퓨터로 여러 번 자유롭게 고쳐 쓰는 작가도 있습니다. 시간을 정해 두고 일정하게 쓴다는 사람도 있고, 마음 내킬 때 문을 걸어 잠그고 몇 날 며칠을 고뇌하며 작업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책을 쓰는 동안 내리 책을 읽는 작가도 있습니다. 이들의 방법을 모두 받아들이는 건 문제가 있겠지요. 저마다 나름의 방법이 있으니까요. 그 중에 만년필로 글을 쓴 다음에 타자기나 워드로 옮겨 친다는 내용이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손으로 쓰면 속도는 느리지만 더 많은 생각을 하며 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식탁이나 도서관 칸막이, 심지어 차 안에서까지 작업을 하다가 자신만의 호사스런 방을 가진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레이먼드 카버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나도 얼마 전 안방을 개조해 한 평 짜리 작은 서재를 만들었는데 이곳에서 글을 쓰면 잘 써질 것 같습니다.

 

  이런 책을 읽으면 글을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대가들에게 개인 레슨을 받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이 책을 읽고 내키는 대로 짧은 글을 하나 써서 아이들에게 읽어 주었습니다. 자신들이 들어간 이야기를 읽으며 연신 웃어대는 걸 보며 흐뭇하기도 했습니다. 나도 언젠가는 작가가 되어 예비 작가들에게 내가 글 쓰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집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작업해야겠습니다.

 

  이 책 리뷰를 올리다가 책이 시리즈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2권과 3권도 있었습니다. 조만간 다음 책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 제가 사유하는 방식에서는 책 한 권을 여러 장으로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소설을 쓸 때 줄거리 전체를 미리 생각하고 있다면 – 대개는 미리 알고 있지요. - 전체 줄거리를 각 장으로 나누어서 각각의 장에서 일어나게 하고 싶은 세부 사항들을 생각하지요. 그렇지만 반드시 1장에서 시작해서 순서대로 써 나가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글이 막히게 되더라도 별로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지요. 생각이 가는 대로 계속 쓰면 되니까요. 첫 장부터 다섯 번째 장까지 쓰고 나서 재미가 없으면 15장으로 넘어가서 거기서부터 계속 쓸 수도 있답니다. - 오르한 파묵 (75쪽)



- 세월이 너무 빨리 바뀌니 오늘날의 책은 100년 후에는 아마 잊힐 겁니다. 극소수만 읽힐 거예요. 200년 후에는 요즘 쓰인 책 중 다섯 권 정도만 살아남겠지요. 내가 그 다섯 권 중에 들어갈 책을 쓰고 있다고 확신하는가? 하지만 그 점이 글쓰기의 의미인가? 200년 후에 읽힐지에 대해서 내가 걱정해야 하는가? 삶에 대해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내 책이 미래에 읽힐 거라는 위안이 필요한가? 이런 생각을 늘 하면서 계소 끌을 써나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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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는 책방 - 동네서점 북바이북 이야기
김진양 지음 / 나무나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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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22794717

 

  어느 때부터인가 동네 책방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문제집을 주로 팔긴 하지만 동네마다 작은 서점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익명성이 중요해지면서 서점은 책만 사는 곳이 아닌 문화의 공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굳이 책을 사지 않더라도 약속을 해서 만날 수 있는 장소로 이용하거나, 하루 종일 서서 책을 골라도 눈치 볼 필요 없는 곳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손이 많이 가는 서점은 어느새 대형 기업들에 자리를 내주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지 오래 되었습니다. 이런 세태를 역행한다면 용기 있다고 할까요, 무모하다고 할까요?

 

  오랜 회사생활에 지칠 때 쯤 대부분의 샐러리맨들은 자영사업을 꿈꿉니다. 자본이 많이 들어가지 않고 쉽게 뛰어들 수 있는 것을 찾아 섣불리 회사를 나왔다가 가진 것을 잃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 책의 저자도 자신만의 콘텐츠를 잘 살린 작은 사업을 시작합니다. 방송국들이 들어서기 전 상암동에 자리를 잡은 동네책방 북바이북은 이렇게 탄생하게 됩니다.

 

  독특함이 생명인 저자의 가게는 우리나라에서는 아마 책맥의 선구자가 아닐까 합니다. 책과 맥주의 만남을 위해 일본의 책방을 돌며 벤치마킹하기도 한 저자는 우리나라에 맞는 책방을 만들어 성공을 이룹니다. 커피도 맥주도 그리고 안주까지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는 저자였지만 무게중심을 모든 것에 두지 않고 힘을 살짝 빼는 센스도 잊지 않습니다. 여러 종류의 커피를 준비하기보다는 책방 본연의 구실에 비중을 두는 것이지요.

 

  하나의 책방을 위해서도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출판사들의 협조, 안주를 댈 작은 사업주들과의 원만한 관계, 가장 중요한 동네 주민들의 호응을 동시에 얻어내야만 소기의 성과를 이룰 수 있습니다. 몸은 힘들지만 오롯한 자기만의 사업체를 꾸리는 기쁨은 월급 생활자의 그것과는 사뭇 다를 것입니다.

 

  책을 읽고 나니 책방에 가 보고 싶어 상암동을 방문했습니다. 생각보다 좁은 실내였지만 많은 책들이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읽고 싶었던 <<인간 실격>>을 하나 구입하고 회원가입 후 자리에 앉아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건 함께 앉아 읽는 분들이었습니다. 책 읽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어 자꾸 가고 싶은 동네책방입니다.  

 

- 만약 자신이 나이에 비해 철이 덜 들었다고 생각되어 고민이 된다면 사업을 해보길 적극 권한다. 그렇다면 적어도 철이 없음으로 인하여 인간관계를 그르치거나 일을 그르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사업은 그만큼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을 알게 해주는 인생의 큰 스승인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더더욱.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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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밀리언셀러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 이 책들은 어떻게 독자를 사로잡았는가?
박돈규 지음 / 북오션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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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22743103

 

  이번 생일에는 아이들이 선물을 주는 바람에 감동했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일 주일 용돈을 털어 선물을 준비한 아이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도 생일 선물 중 하나입니다. 선물을 받았다는 것보다 더 기쁜 건 나를 위해 책을 고른 아들의 마음 덕분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내가 혹시 읽었을까봐 어떤 책으로 할까, 하며 이 책 저 책 들었다 놨다 했을 생각을 하기만 해도 흐뭇합니다.

 

  우리는 밀리언셀러가 단순히 작품성이 좋다거나 작가가 훌륭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 의하면 그런 이유들 위에 한 가지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다분히 시대를 잘 타고난 덕분이라는 것입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편집자가 잘 읽어 그에 맞는 책을 펴냈을 때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시 큰 사랑을 받았던 마시멜로 이야기나 아침형 인간이 요즘에 나왔다면 큰 성공을 이룰 수 없었을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일리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편집자가 사회의 분위기에 편승해서 그에 걸맞는 책만 만들어내는 것은 반대합니다. 독자들은 독자이고, 작품은 작품이라는 도도함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갑에 대한 회의에서 인기를 얻은 <<미생>>, 중국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정글만리>>, 앞만 보고 달리는 현대인들에 경종을 울린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청춘의 방황을 함께 아파한 <<아프니까 청춘이다>>, 엄마의 마음으로 세상을 본 <<엄마를 부탁해>>, 진정한 리더십에 대한 갈망으로 인기를 얻은 <<칼의 노래>>, 이름 자체가 걸작인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등 최근 출판계를 비롯해 문화를 주도했던 책들이 탄생하게 된 계기와 사랑을 받았던 내용을 자세히 기록한 한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실록에 가까운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살아온 시대를 되돌아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지금까지 거쳐 온 시대를 보면 앞으로 나아갈 세상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미디어의 발달로 출판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영화의 흥행으로 책까지 덩달아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처럼 앞으로의 세상은 콘텐츠가 서로 유기적으로 관계하면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여전히 스토리는 사랑받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찾아내기 위해 경쟁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대의 출판인들은 세태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로 꾸준히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예들처럼 시대는 변하고 어제의 천덕꾸러기가 오늘의 보석으로 거듭날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 18세기 산업혁명이, 20세기 정보혁명이 새 부가가치를 만들었다면 21세기는 ‘이야기 혁명’시대다. 세계 각국은 더 좋은 이야기 자원을 손에 넣기 위해 고요하지만 뜨거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라이언 킹>, 중국 설화에서 가져온 <뮬란>은 모두 남의 나라로 팔려간 뒤 세계를 지배하는 히트작이 됐다. 밀리언셀러는 2015년 이후에도 등장할 것이다. 생물학적 목적을 위해서도 인간에게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세상은 음모, 책략, 제휴로 가득하며 그것을 탐지하는 게 생존에 유리하다. 톨스토이는 "이야기는 전염병처럼 작동한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논픽션을 읽을 때와 달리 픽션 앞에선 이성의 방패를 내려놓는다. 인간은 기꺼이 이야기에 감염될 준비가 되어 있다.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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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만년필 박완서 산문집 2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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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14404487

 

  도서관 서가를 지나다 만년필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릴 때 엄마가 늘 만년필로 가계부를 쓰시는 걸 봐서인지 만년필로 글 쓰는 게 좋습니다. 심지어 만년필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런데 만년필은 관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필통에 넣고 다니다 보면 금세 잉크가 다 말라버리기도 하고, 요즘 나오는 얇은 종이에 썼다간 번지기 일쑤입니다. 몇 십 년 전 작가들은 타자기도 없었을 때 원고지에 연필이나 만년필로 소설을 쓰고, 수필을 썼을 것입니다. 그런 동경 때문인지 자주 쓰지는 않지만 만년필을 갖고 싶어집니다.

 

  이 책은 고 박완서님이 쓰신 산문들을 모은 것입니다. 시리즈 중 두 번째 책인데 제목에 끌려 이 책을 먼저 빌려와 읽었습니다. 서울대를 잠깐 다니다 전쟁 통에 학교를 그만두고 온갖 고생을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해 아이들을 낳고 키우는 동안 많은 시간이 흘러갑니다. 40대의 어느 날 여성잡지를 보고 처음으로 1200매나 되는 소설을 써 투고해 곧바로 당선이 됩니다. 얼마나 감격스러웠을지 상상만 해도 내가 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이후 글을 계속 쓸 것인지 아닌지 고민도 하고, 작은 돈벌이를 위해 산문들을 의탁 받아 기고하기도 합니다. 물론 후에 좋은 소설들도 많이 쓰셨습니다. 이 책 속에 그런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만년필 이야기는 책 속 여러 글들 중 하나입니다.

 

  그동안 작가님이 그렇게 많은 글을 쓰셨다는 생각은 못했었는데 작품들도, 산문집도 많이 있다는 걸 알고 더 대단하게 여겨졌습니다. 아이들 키우는 틈틈이 책상 한쪽에 정갈하게 앉아 만년필로 글을 쓰는 작가의 모습을 떠올리면 같은 여자로 부럽기도 하고, 희망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비오는 날 버스에서 잔돈을 줍기 위해 딱 붙은 동전들을 집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구걸하는 사람을 스치며 갈등했던 모습, 시조작가로부터 좋은 글을 써 달라는 말과 함께 만년필을 받고 마음의 부담을 느끼던 것, 박수근 작가를 우연히 알게 되고 함께 이야기 나누던 것들, 모두 아름다운 이야기들입니다. 작은 것에도 마음 쓰고, 가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며, 소외된 사람들을 감싸주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함께 아파할 줄 알았던 작가의 삶이 그대로 느껴져 작가가 더 좋아집니다.

 

  파카 45 만년필을 받았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니 나도 그 제품으로 구매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년필이 두 개나 있는데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서인지 찾아봐도 보이지가 않아 혹시 못 찾으면 나를 위한 선물을 해야겠습니다. 며칠 전 생일이라 부모님이 상품권을 보내주셨는데 옷이나 다른 것보다 만년필로 살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러다가도 가지고 있던 만년필들도 자주 쓰지 않았는데 또 사서 쟁여만 놓는 게 아닐까 하는 망설임도 가져 봅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살까 말까 망설이는 내 모습을 보면 우습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진 게 많지 않아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아는 내가 좋습니다. 박작가님의 책을 읽고 나니 내가 박작가처럼 마음이 아름다워지는 것 같아 기분 좋아집니다. 내가 쓴 글을 읽고 누군가가 이런 마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남자들이여, 부디 딛고 선 여자로부터 그대의 억센 발을 거두라. 그리고 여자가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라. 그 여잔 혼자 일어나기엔 너무 오래 짓눌려 있었다. 그리하여 여자를 억누르는 쾌감보다 여자와 손잡는 즐거움에 눈뜨라. 여자와 더불어 같은 수평면에 손잡고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남자는 비로소 남자다워질 테고, 남자가 남자다워질 때 여자 역시 진정한 의미의 여자다움을 회복할 것이다. (101쪽)



- 어머니란 이들이 너무 아는 게 많고 욕심이 많아졌다. 도대체 어수룩한 구석이라곤 조금도 없다. 가뜩이나 학교생활도 예전에 비하 바 아니게 심한 학습과 경쟁으로 아이들에게 긴장을 강요하고 있는 터에, 집에 와도 긴장을 풀 도리가 없다면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다. 아이들에겐 나무라지도 않고 어리광을 받아줄 맹목의 사랑이 필요하다. 긴장 해소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고 그게 결코 아이들을 해칠 까닭이 없다. 수염이 시커먼 우리들의 남편조차 가끔 그들의 울분과 긴장을 마누라의 치마폭에서 풀고자 어리광을 부리지 않는가. 그들의 어리광을 맹목으로 달래려들지 않고 꼬치꼬치 따지고 든다면 어찌 현명한 아내랄 수 있을까.(1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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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가겠다 - 우리가 젊음이라 부르는 책들
김탁환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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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20281008

 

  김탁환님은 글쓰기 책으로 먼저 접했습니다. 작가의 삶과 노하우라고 할 수 있는 <<쉐이크>>라는 책을 읽고 너무 좋아 그가 쓴 책들을 몇 권 접하기도 했습니다. 책읽기에 관한 책들도 몇 권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책입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책들은 아주 유명하거나 어디선가 들어본 책들이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자기 앞의 생’, ‘어린 왕자’, ‘연인’, ‘모모처럼 내가 인상 깊게 읽은 책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접할 수 있어 좋았고, ‘모두 다 예쁜 말들이나 서부전선 이상 없다같은 좋아하는 작가의 다른 책을 알게 된 것도 좋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우주만화불멸같은 처음 들어보는 책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책에 대한 소개의 글을 읽는 것은 행복합니다. 내가 읽고 생각한 것과 같으면 반갑기도 하고, 새로운 해석을 만나면 또 다른 눈을 뜨기도 합니다. 전혀 낯선 책도 읽고 싶은 생각이 들면 도서관에 바로 검색해 보기도 합니다. 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스쳐 지나가는 책 제목도 그냥 넘길 수가 없습니다. 여러 번 들은 제목은 읽게 되기도 쉽지요. 그런 의미에서 책에 대한 책은 책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정보입니다.

 

  이 책을 읽고 코맥 매카시가 쓴 모두 다 예쁜 말들이라는 책을 빌렸습니다. ‘더 로드라는 책을 영화와 함께 접하고 그의 문체에 매력을 느낀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책에 관한 내용을 접하면 언젠가 그 책을 만나기게 되기가 쉽습니다. 점점 책보다는 전자기기에 익숙해져 가는 젊은 세대들도 아날로그적인 책의 매력에 빠지게 되기를 바랍니다. 책을 친구로 삼아 사이토 다카시처럼 자신만의 고독을 통해 성장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작은 힘이지만 책 리뷰를 쓰는 일은 어떤 의미에서 참 보람 있는 일입니다.

- 헤밍웨이의 문체를 한마디로 말하면 건조체이지요. 헤밍웨이는 쓸데없는 형용사를 모두 지워버리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주어와 동사가 가장 중요하단 겁니다. 깔끔하면서도 단단하지요. 코맥 매카시는 헤밍웨이처럼 주어와 동사를 중점에 두면서도 묘사에 탁월합니다. 특히 서부의 황량한 벌판을 묘사하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요. 선택하는 단어들이 무척 견고하고 또 상징적입니다. 암시가 강합니다. 그래서인지 남성적인 느낌을 풍길 수밖에 없지요. 이런 풍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 독자들은 사실 코맥 매카시를 싫어하지요. 하지만 이런 단어 선택까지도 이 작가의 세계관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코맥 매카시의 작품을 읽어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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