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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밀리언셀러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 이 책들은 어떻게 독자를 사로잡았는가?
박돈규 지음 / 북오션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22743103
이번 생일에는 아이들이 선물을 주는 바람에 감동했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일 주일 용돈을 털어 선물을 준비한 아이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도 생일 선물 중 하나입니다. 선물을 받았다는 것보다 더 기쁜 건 나를 위해 책을 고른 아들의 마음 덕분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내가 혹시 읽었을까봐 어떤 책으로 할까, 하며 이 책 저 책 들었다 놨다 했을 생각을 하기만 해도 흐뭇합니다.
우리는 밀리언셀러가 단순히 작품성이 좋다거나 작가가 훌륭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 의하면 그런 이유들 위에 한 가지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다분히 시대를 잘 타고난 덕분이라는 것입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편집자가 잘 읽어 그에 맞는 책을 펴냈을 때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시 큰 사랑을 받았던 마시멜로 이야기나 아침형 인간이 요즘에 나왔다면 큰 성공을 이룰 수 없었을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일리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편집자가 사회의 분위기에 편승해서 그에 걸맞는 책만 만들어내는 것은 반대합니다. 독자들은 독자이고, 작품은 작품이라는 도도함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갑에 대한 회의에서 인기를 얻은 <<미생>>, 중국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정글만리>>, 앞만 보고 달리는 현대인들에 경종을 울린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청춘의 방황을 함께 아파한 <<아프니까 청춘이다>>, 엄마의 마음으로 세상을 본 <<엄마를 부탁해>>, 진정한 리더십에 대한 갈망으로 인기를 얻은 <<칼의 노래>>, 이름 자체가 걸작인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등 최근 출판계를 비롯해 문화를 주도했던 책들이 탄생하게 된 계기와 사랑을 받았던 내용을 자세히 기록한 한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실록에 가까운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살아온 시대를 되돌아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지금까지 거쳐 온 시대를 보면 앞으로 나아갈 세상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미디어의 발달로 출판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영화의 흥행으로 책까지 덩달아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처럼 앞으로의 세상은 콘텐츠가 서로 유기적으로 관계하면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여전히 스토리는 사랑받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찾아내기 위해 경쟁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대의 출판인들은 세태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로 꾸준히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예들처럼 시대는 변하고 어제의 천덕꾸러기가 오늘의 보석으로 거듭날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 18세기 산업혁명이, 20세기 정보혁명이 새 부가가치를 만들었다면 21세기는 ‘이야기 혁명’시대다. 세계 각국은 더 좋은 이야기 자원을 손에 넣기 위해 고요하지만 뜨거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라이언 킹>, 중국 설화에서 가져온 <뮬란>은 모두 남의 나라로 팔려간 뒤 세계를 지배하는 히트작이 됐다. 밀리언셀러는 2015년 이후에도 등장할 것이다. 생물학적 목적을 위해서도 인간에게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세상은 음모, 책략, 제휴로 가득하며 그것을 탐지하는 게 생존에 유리하다. 톨스토이는 "이야기는 전염병처럼 작동한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논픽션을 읽을 때와 달리 픽션 앞에선 이성의 방패를 내려놓는다. 인간은 기꺼이 이야기에 감염될 준비가 되어 있다.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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