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란 무엇인가 2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인터뷰 2
파리 리뷰 지음, 김진아.권승혁 옮김 / 다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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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36027975

 

  얼마 전 <<작가란 무엇인가 1>>을 읽고, 2편을 도서관에 예약했습니다. 책을 받고는 아껴 가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1권에 비해 여성작가들 인터뷰가 많아 좋았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작가들도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 스티븐 킹이나 주제 사라마구와의 인터뷰도 있어 반가웠습니다.

 

  작가들이 들려주는 글쓰기 이야기는 늘 재미있습니다. 읽다 보니 작가들마다 글쓰기 습관이나 생활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공통점이 있다면 미련하리만치 앉아 글쓰기와 씨름을 했다는 것입니다. 쉽게 얻는 건 가치가 크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천재 작가라도 퇴고의 시간을 통해 인고를 배웠을 것입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이라면 그런 작업이 고된 일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글을 쓰지 않는 시간이 더 힘들다고 묘사하는 것을 보면 말이죠.

  

  어떤 작가는 어릴 때부터 글을 쓰고, 어떤 작가는 인생의 반환점을 돌고 나서 시작합니다. 시작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열정을 가지고 임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입니다. 꾸준히 읽고, 쓰며, 자신만의 색채를 가꾸어 나간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더라도 사람들이 그 가치를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어느 정도 정치적인 일이라는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사회의 부조리를 드러내고자 했던 주제 사라마구의 글에는 힘이 실려 있습니다. 그가 가진 사상 때문에 그의 책은 더 큰 가치를 지닙니다. 나도 앞으로 글을 쓸 때 약한 사람들의 대변인의 입장에서 쓰고 싶습니다. 좋은 작품은 미사여구나 문장의 화려함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속에 담겨있는 주제와 사상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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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아의 작은 집 - 작은 집도 넓게 쓰는 독일식 정리.수납 생활
가도쿠라 타니아 지음, 조우리 옮김 / 홍시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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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35997945

 

  <<월든>>이라는 책을 매일 조금씩 읽고 있습니다. 한 번에 읽기 아까운 책입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삶의 자세가 너무 멋져서 닮고 싶어집니다. 외적인 것을 늘리기보다 내면의 가득참을 더 소중히 여겼던 그의 삶은 너무나 소박하고 아름답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타니아는 일본계 독일인으로 남편을 따라 일본에서 생활하며 독일과 일본의 삶의 방식을 접목해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창조하고, 실천하며 꾸준히 책을 내고 있습니다. 작고 간소한 집에서 물건으로 넘쳐나지 않는 소박한 삶, 하지만 각각의 물건은 특별한 쓰임과 의미를 지닌 멋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얇은 책 속에는 공짜라고 좋아하며 뭐든지 받아 쟁여놓고 어디에 두었는지조차 모르는 오늘날의 많은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릴 만한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우리는 뭐든지 크면 좋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집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같은 반 학생들 사이에서도 집이 몇 평인가?’를 궁금해 는 요즘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 줍니다. 넓은 집에 고가품으로 가득 채우기보다 우리의 마음을 채우고, 간소한 생활을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멋있는 삶이 아닐까 합니다.

 

  요즘 교실을 정리하면서 그동안 서랍에 종류대로 넣어만 두었던 잡동사니들을 모두 꺼내 칸을 나누어 정리하는 데 재미를 붙였습니다. 집에 와서도 서랍을 하나씩 하나씩 정리하다가 오늘은 타니아의 책을 보고 바구니를 사 양념 칸을 정리했습니다. 책을 읽고 배우고 작은 실천을 하면 조금이나마 양질의 삶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뿌듯한 기분입니다.

- 저는 간소한 걸 좋아해서 집에 필요 이상의 물건은 않으려고 애씁니다. 무언가를 소유하면 관리를 해야 하니까요. 짐이 적으면 기분도 가볍고 청소도 쉽습니다. (11쪽)



- 임대주택에 살더라도 내가 지낼 때만큼은 그곳이 나의 아지트입니다. 이사를 자주 했지만 집은 언제나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일에 지쳐 돌아왔을 때 편안히 쉴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건 인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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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드런 액트
이언 매큐언 지음, 민은영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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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31995569

 

  나이 예순을 바라보는 영국 고등법원 판사라는 피오나는 오랜 시간 함께 지내왔던 남편 잭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음을 알게 됩니다. 수많은 추억을 간직한 그녀에게 그건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의연하게 받아들입니다. 복잡한 그녀의 머릿속과 별개로 법정의 일들에 몰두하기도 합니다. 그녀가 맡은 중요한 재판들로 인해 쓰라린 마음을 되새길 여유 없이 바쁘게 보냈을지도 모릅니다.

 

  여러 재판들 중 종교적인 이유로 수혈 받기를 거부하는 한 소년이 그녀에게 아주 큰 사건으로 다가옵니다. 직접 소년을 찾아가 만난 후 그녀는 아직 법적으로 스스로 결정할 나이가 안 된 만큼 종교보다 생명이 우선이라는 판결을 내리게 됩니다. 그녀의 멋진 모습에 반한 소년은 어렵사리 그녀를 찾아와 함께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재판으로 인해 만난 사람과 개인적인 친분을 유지하는 것을 꺼리는 피오나는 많은 나이 차이에도 소년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곧바로 돌려보내고, 그 결과 끔찍한 소식을 듣기도 합니다.

 

  법정 이야기와 개인사의 팽팽한 긴장감, 그리고 소설 전반에 흐르는 음악으로 인해 읽는 내내 소소한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멋진 여성 판사, 바람난 남편 앞에서 의연한 아내, 죽음을 앞둔 소년을 찾아가는 열정,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로 연주를 준비하는 과정 모두 멋졌습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 <<속죄>>를 오래 전에 영화와 책으로 접한 기억이 납니다. 저속하지 않으면서도 심리묘사가 뛰어난 그의 작품이 좋습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많은 사람과 인터뷰를 하고 조사한다는 작가의 열정을 배우고 싶습니다.

 

 

- 잭은 굳은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하더니 뒤로 돌아 방을 나갔다. 멀어지는 등을 보며 피오나는 또 한 번 싸늘한 두려움을 느꼈다. 무시당할까 겁나지만 않았다면 그를 불러 세웠을 것이다. 그런데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안아줘, 키스해줘, 그 여자를 가져. 복도를 따라 걷는 발소리, 침실 문이 단단히 닫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아파트 안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침묵, 그리고 한 달 동안 멈추지 않는 빗소리. (17쪽)



- 그녀는 부엌에 들러 탁자에 놓인 봉투에서 사과와 바나나 한 개씩을 꺼냈다. 그것들을 손에 들고 침실로 향하노라니 상대적으로 행복했던 퇴근길의 산책이 떠올랐다. 어느 정도 편안해지기 시작했다고 느끼던 시간이다. 이제는 되살리기 힘들어진 느낌. 피오나는 문을 밀고 들어가 침대 옆에 새침하게 서 있는 바퀴 달린 여행 가방을 보았다. 그리고 그때, 자신이 잭의 귀환에서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깨달았다. 정말 단순했다. 그건 실망이었다. 남편이 조금만 더 오래 나가 있었으면 했던 마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단지 실망. (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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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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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25044859

 

  이 소설은 사진 몇 장과 함께 수기를 건네받은 사람이 그 세 편의 수기를 공개하는 형식으로 씌어 있습니다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익살맞았던 어린 시절을 보냈으나자신의 내면을 숨기고 껍데기만을 공개했던 요조는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점점 자신을 파괴해 가기 시작합니다사회적으로 금기시 되는 것들에 손을 대면서 급기야 약물 중독에 이르기까지 그는 서서히 나락으로 빠져들어 갑니다여러 번의 자살 시도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이 내용은 어떻게 보면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허구화 한 것이라고도 보입니다다섯 번째 시도에서 저세상으로 간 작가의 삶과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인 딸 오오타 하루코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 다자이 오사무는 전쟁 이후 허무주의적인 내용으로 이 소설을 써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는데 그래서인지 읽는 동안 안타까운 마음이 계속 들었습니다.전 후 혼란스럽던 사회상을 반영하기도 한 이 책은 자살에 대해 그다지 터부시 하지 않는 (어떤 의미에서 숭배하기까지 하는일본 특유의 문화가 스며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기독교를 잠시 접하기도 했던 그는 온전한 신앙을 갖지 못하고 다시 방황하게 되는데 이 책에 함께 실린 직소는 예수님의 제자 유다의 이야기를 쓴 것입니다성경의 내용과 흡사하여 그가 성경을 얼마나 가깝게 접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자살을 죄로 여기는 기독교와 그의 자살 시도는 서로 상충되는 감이 있습니다.

 

  행복마저도 두려워하는 겁쟁이인 스스로를 숨기기 위해 익살스럽게 지냈던 요조의 삶이 읽는 내내 서글프게 다가왔습니다혼란스러운 시기에 연약한 정신으로 부유하듯 세상을 살다 간 그의 삶이 고스란히 느껴져서인가 봅니다.

- 저한테는 단체 생활이라는 것이 아무래도 불가능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또 ‘청춘의 감격’이라든가 ‘젊은이의 긍지’라든가 하는 말은 듣기만 해도 닭살이 돋았고, ‘고교생의 기개’라느니 하는 것은 도저히 좇아갈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교실도 기숙사도 비뚤어진 성욕의 쓰레기통으로 느껴졌으며, 저의 완벽에 가까운 익살도 거기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43쪽)

- 저는 태어날 때부터 음지의 존재였던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이 세상에서 떳떳하지 못한 놈으로 손가락질당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언제나 다정한 마음이 되곤 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그 ‘다정한 마음’은 저 자신도 황홀해질 정도로 정다운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또 ‘범인(犯人) 의식’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저는 이 인간 세상에서 평생 동안 범인 의식으로 괴로워하겠지만 그것은 조강지처 같은 나의 좋은 반려자니까 그 녀석하고 둘이 쓸쓸하게 노니는 것도 내가 살아가는 방식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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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의 힘 -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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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25883260

 

  요즘 혼자 놀기의 달인이라는 내용으로 개인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간관계에 지친 사람들이 자신만의 공간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로망이 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진 건 사실 오래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 책이 그런 분위기에 일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혼자 다니거나 밥 먹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카페나 음식점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이들을 많이 봅니다. 자신을 가다듬는 시간은 그 사람의 내면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점점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저자는 병적일 정도로 혼자인 시간을 오래 누린 경험이 있습니다. 너무 오랜 시간 혼자 지내면 오히려 악영향이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적당한 조절이 중요하겠지요? 지혜롭게 극복하고 성장한 저자는 성공적인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혼자 시간을 보낸다고 하면서 컴퓨터나 핸드폰에 빠져있는 것은 온전한 고독이 아니라고 합니다. 심지어 저자는 음악을 듣는 시간도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이 아니어서 혼자만의 고독을 느낀다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악기 연주 연습이나 개인 공부, 책을 읽고 사색하는 것이 진정한 고독이며 그것을 통해 성장한다고 했습니다.

 

  남들과 함께 있을 때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것을 스스로 고립되어 느껴보고 새로운 환경에 자신을 던져 넣기도 하면서 신선한 도전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는 일은 참 가슴 설레는 경험이기도 합니다. 때때로 혼자가 되어 고독도 즐길 수 있을 때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도 보다 의미 있게 보내지 않을까요?

 

 

- 피아노로 명곡을 연주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프로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어른이 되어 시작해도 괜찮다. 일정 시간 혼자서 연습해야 곡 하나를 칠 수 있기 때문에 피아노를 잘 친다는 것은 고독과 정면으로 마주하여 단련했다는 증거다. 피아노를 치는 순간에는 오로지 악보를 보며 혼자 고독한 시간을 견뎌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포기하기 때문이다. (186-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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