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글쓰기
마르그리트 뒤라스 / 창작시대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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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876556439


  학창 시절, ‘연인이라는 파격적인 영화를 보고 충격을 받은 기억이 납니다그녀의 이야기는 너무 강렬해 오랜 세월 기억에 남아 있었는데 최근 원작을 읽으면서 그렇게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선선히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말년에 이르기까지 어린 남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어쩌면 행복했을 그녀가 말하는 고독한 글쓰기가 어떤 것일지 궁금했습니다알라딘 헌책방에 책을 잔뜩 싸 들고 가 팔고는 구입한 책입니다그녀의 고백 섞인 글쓰기 책일 거라 예상했는데 뜻밖에 소설집으로 분류되고 있었습니다다섯 개의 소설로 이루어졌다는 이 책의 앞부분 두 글은 그녀가 글을 어떻게 쓰는지 잘 알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별한 구성이 없이 손 닿는 대로 써 내려가는 스타일을 추구했다는 그녀의 글은 정말 특별한 스토리가 없습니다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하는 느낌으로 글이 씌어 있기 때문입니다어쩌면 흠이 될 수 있었을 그녀의 글쓰기 방식이 오히려 그녀만의 매력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 받는다니 사람은 유명해지고 볼 일입니다.

 

 그녀는 거대한 저택에 들어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글을 씁니다사실 그 외에 다른 일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아이를 낳듯 글을 써 내려갔다는 그녀의 고독의 깊이가 얼마일지 짐작할 수는 없지만 글쓰기에 대한 열망 만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늘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 만으로 시간만 보내는 나로서는 산책 도중 하나의 비석을 보고 그 아래에 묻힌 사람에 대해 여러 페이지에 걸쳐 이야기를 적어 내려간 그녀가 부럽기만 합니다글쓰기는 거창한 활동이 아님을 증명합니다그저 스쳐 지나는 단상을 흘려보낼 것인가글로 남길 것인가에 따라 평범한 사람과 작가로 나뉠 것입니다앞으로 작은 것도 놓치지 않고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야겠습니다뒤라스처럼 나이 들어서도 많은 이에게 사랑 받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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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글쓰기 연습법, 베껴쓰기
송숙희 지음 / 대림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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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846054073

 

  글을 잘 쓰고 싶다고 하면서 글쓰는 데 시간을 들이지 않는 사람은 밥 숟갈을 뜨지 않고 밥을 먹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글쓰기를 연마하려면 그만큼 읽고 쓰기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창조는 모방에서 비롯된다는 말처럼 다른 이의 좋은 글을 따라 쓰다 보면 문장구성 능력이 튼튼해질 것이고, 언제 어디에서 글을 쓰더라도 매끄러울 것입니다. 머리 속에서만 이렇게 써야지, 한다고 글이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반드시 손으로 쓰든 타자를 치든 손을 움직여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두뇌는 보다 복잡한 움직임을 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대가들이 처음부터 글을 잘 쓴 것은 아닙니다. 많은 수련 기간을 거쳐 자기만의 문체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힘을 갖추었을 때 그 글이 더 빛나게 됩니다. 그전날 읽은 <<인간의 굴레에서>>를 쓴 서머셋 모옴도 그 이야기를 시간이 지나 다시 썼을 때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처럼 쓰면 쓸수록 글솜씨도 더 늘 것입니다.

 

  매일 아침에 바이올린 연습을 하러 가면서 느낀 것은 매일 일정하게 무슨 일을 꾸준히 하면 그 성과가 눈에 뜨일 만큼 큰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아침 달리기를 한 하루키가 달리기에도 일가견을 보였듯 아침 시간에 무엇을 규칙적으로 하느냐에 다라 우리가 발전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 매일 규칙적으로 (특히 아침시간을 활용하는 대가들이 많습니다.) 글을 쓴다면 글쓰기가 서툴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매일 새벽에 눈을 뜨면서 간절하면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글 쓰기가 절박한 사람이라면 아침 시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메모공책에 베껴쓰던 것을 타자로 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더 적게 걸리지만 손으로 직접 쓰는 것보다는 효과가 덜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디지털 기계가 발달해도 아날로그적인 노작활동만큼 우리의 두뇌를 발달시키는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매일 시를 한두 편 필사했다 좋은 것들을 모아 자신만의 필사 시집을 만든 안도현님처럼 나도 규칙적으로 베껴쓰기를 실천해 보고 싶습니다.

- 김연수 작가는 매일 한두 편의 시를 써서 시집 분량이 되면 옥석을 가려 대학노트에 정서하여 한 권의 시집을 만든다. 앞 페이지에 서문도 쓰고 제법 시집 모양을 갖춘 필사본 시집을 다섯 권이나 만들었다고 한다. 이 작업을 통해 그가 느낀 것은 시가 점점 좋아진다는 것이다. (188-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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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일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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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읽은 책에서 언급되었던 이 책을 구입하려다 도서관에서 먼저 빌려 읽었다. 이름이 낯설지 않다 했더니 얼마 전에 읽은 책에 대한 책을 쓴 작가였다. 원래 시인이었는데 소설도 쓰고 에세이도 쓴다고 한다. 그가 쓴 작품들을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통해 유쾌하면서도 밝은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글쓰기에 관한 책인데도 딱딱하지 않고 소설처럼 재미있다.

 

  소설가는 글을 쓰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이 쓴 글을 고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김연수 작가도 이야기한다. 자신의 초고는 너무나 보잘 것 없으며 고쳐 쓸수록 좋아진다는 것은 어느 작가든 동일하게 말하는 바다.

 

  작가가 현대소설을 추리소설의 일부라고 이야기한 것에 동의하고 싶다. 요즘 읽는 책을 보면 첫 부분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왜 이러고 있을까? 그런 의문이 있어야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까, 하는 마음에 계속 책을 잡고 있게 된다. 어떤 책은 마지막에 가서야 그 이유를 비로소 이야기하기도 하고, 어떤 책은 아예 베일에 싸인 채 독자들 마음대로 상상하게 두기도 한다.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김작가가 여행지에서 작품을 하나씩 썼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제주도에서 하나, 외국 어디에서 하나……. 누군가는 여행을 갈 형편이 안 되어 못 쓰겠다하는 핑계거리를 댈 수 있는 조항이다. 여행을 가면 일상의 끈을 어느 정도 끊을 수 있으니 작품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은 거의 확실한 일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외국에서 작품을 많이 썼다고 하는 걸 읽은 기억이 난다. 그렇다고 책 쓰자고 무작정 여행을 갈 수는 없는 일이다. 일상에서 잠시 동안 스스로를 격리할 곳을 찾아 규칙적으로 글을 써야겠다. 이런 책을 읽고 나면 마구 글 쓰고 싶어진다. 그래서 자꾸 읽게 되나보다.

 

- 1932년 자신의 첫 소설인 <<북회귀선>>을 쓰면서 헨리 밀러가 창안한 11계명 (24-25쪽)

1. 한 번에 하나씩 일해서 끝까지 쓰라.

2. 새 소설을 구상하거나 <<검은 봄>>(그의 두 번째 소설)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지 마라.

3. 안달복달하지 마라. 지금 손에 잡은 게 무엇이든 침착하게, 기쁘게, 저돌적으로 일하라.

4. 기분에 좌우되지 말고 계획에 따라서 작업하라. 정해진 시간이 되면 그만 써라!

5. 새로 뭘 만들지 못할 때도 일은 할 수 있다.

6. 새 비료를 뿌리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땅을 다져라.

7. 늘 인간답게!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저런 곳에 다니고, 내킨다면 술도 마셔라.

8. 짐수레 말이 되지 말라! 일할 때는 오직 즐거움만이 느껴져야 한다.

9. 그러고 싶다면 계획을 따르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다음 날에는 다시 계획으로 돌아와야만한다. 몰입하라. 점점 좁혀라. 거부하라.

10. 쓰고 싶은 책들을 잊어라. 지금 쓰고 있는 책만을 생각하라.

11. 언제나 제일 먼저 할 일은 글을 쓰는 일.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듣고 친구를 만나고 영화를 보는 등, 다른 모든 일은 그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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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스타일이다 - 책읽기에서 글쓰기까지 나를 발견하는 시간
장석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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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816826434

 

장석주 - 시인, 비평가, 에세이스트, 문장노동자, 독서광,

, 산책, 음악, 햇빛, 바다, 대숲, 제주도를 좋아하고

서재와 도서관을 사랑한다. (책날개)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즐기는 멋진 사람이다. 이 책을 만난 건 상암동 북바이북 헌책 코너이다. 이 책을 보는 순간 눈이 번쩍 뜨였었다. 지은이 이름이 익숙하다 했더니 <<마흔의 서재>>를 쓴 작가였다. 책에는 자신이 글을 쓰면서 느낀 것, 배운 것, 그리고 작가들의 문체에서 배울 점 등이 소상히 나와 있었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의 글이어서인지 지적이면서도 겸손이 묻어나와 읽는 내내 가슴이 설레었다.

 

  그는 글쓰기가 쉬운 일이라 말하지 않는다.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이 없이는 힘들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럴 각오 없이는 뛰어들지 말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직업적 글쓰기가 아니라 일기 정도라면 적극 권한다. 일기는 개인의 역사라는 평범한 이야기도 그가 하면 왠지 멋져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것을 느꼈는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이 철학과 소설이 한 가지에서 피어난 다른 잎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철학은 고상한 책, 소설은 흥미로운 책 정도로 서로 완전히 다른 것으로 생각해 왔는데 그게 아닌 것이다. 사실 소설은 작가와 등장인물들이 가진 개인의 철학이 담겨 있다. 인류 보편적인 철학과 그 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기도 하다.

 

  그는 글을 잘 쓰기 위해 책을 많이 읽을 것을 놓치지 않는다. 특히 책을 험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책으로 넘쳐나는 방이긴 하지만 책을 한 번 읽고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생각나면 다시 들게 되는 걸 생각하면 소장이 상당히 가치 있는 일임은 분명하다. 단지 공간이 충분하다면 말이다.

 

  이 책을 읽고 글쓰기 책 세 권을 또 빌렸다. 당분간 글쓰기 책에 빠질 것 같다. 책에서 책으로 이어지는 독서여행, 무엇에 빼앗기고 싶지 않은 큰 즐거움이다.

      

- 마음 편안하게 살고 싶다면, 애초에 작가의 꿈을 꿔서는 안 된다.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가혹한 풍랑이 자신만을 피해 가는 행운을 기대해서도 안 된다. 그보다는 웬만한 풍랑에도 끄떡도 하지 않을 단단한 체력과 강인한 심장을 갖기를 바랄 일이다. (53쪽)



- 글쓰기는 책상 앞에 앉아서 하는 노동이다. 또한 글쓰기는 삶의 거친 바다에 뛰어드는 모험이요, 육체의 수고가 동반되는 가차 없는 노동이다. 생의 핵심을 꿰뚫으며 직격하는 노동에의 헌신과 용기 없이는 작가로서 살아가기란 불가능하다. (115쪽)



- 일기는 내면의 편력과 함께 한 개인의 의식 단면을 통해 역사를 동시에 보여준다. 일기가 하루치의 자서전이라면 나날의 일기들이 모인 일기장은 한 사람의 역사로 기억되는 어엿한 기록물이 될 테다. (121쪽)



- 철학과 소설은 한 가지에서 피어난 다른 잎이다. 하나의 뿌리를 갖되 철학은 사유를, 소설은 서사라는 잎을 피우는 이란성 쌍둥이인 것이다.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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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클래식 보물창고 19
찰스 디킨스 지음, 김율희 옮김 / 보물창고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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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787521121

 

  어렸을 때 교과서에서 스크루우지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구두쇠로 대변되는 그의 이름은 세계적으로 너무나 유명해졌습니다. 이 인물은 찰스 디킨스에 의해 창조되었습니다. 영화 <마틸다>의 주인공 마틸다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디킨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의 책을 아직 많이 접하지 못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왜 좋아하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풍자적이고, 유머가 있어 읽는 동안 미소 짓게 됩니다. 얼마 전에 같은 제목의 애니메이션을 재미있게 보았는데 영화가 얼마나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천하의 구두쇠, 한여름에도 찬바람이 쌩쌩 불 정도로 얼굴 표정까지 굳어버린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가 되어도 함께 할 가족도, 기쁨을 나눌 친구도 없이, 게다가 자신이 외롭다는 것도 깨닫지 못한 채 돈을 지킬 궁리만 하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말하는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 같습니다. 그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할 리는 없겠지요? 자신의 직원의 노동력까지 착취하며 쥐꼬리만 한 월급을 줍니다.

 

  그러던 그에게 엄청난 일들이 일어납니다. 헛것이 보이고, 들리기 시작합니다. 오래 전에 죽은 동업자 말리가 쇠사슬을 쩔그렁거리며 나타나 겁을 주고, 또 다른 유령은 그를 과거와 미래로 데려가기도 합니다. 자신에게 최후의 순간이 다가올 것이고, 그 이후에 사람들이 어떻게 평할지 늘 생각하고 사는 사람이라면 그와 같이 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미래를 본 그는 새로운 사람이 됩니다.

 

  하루아침에 변해버린 그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은 처음에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사람이 갑자기 변하는 건 정말 드문 일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걸 본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디킨스의 유쾌한 개과천선 이야기입니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습니다.

 

- 오! 하지만 스크루지 그는 맷돌 손잡이를 틀어쥔 손처럼 인색하기 짝이 없는 구두쇠였으니! 쥐어짜고, 비틀고, 움켜쥐고, 박박 긁어모으고, 들들 볶아대는 탐욕스러운 늙은 죄인! 제아무리 쳐도 불꽃 한 번 너그럽게 일으키지 않는 부싯돌처럼 무정하고 날카로웠다. 굴처럼 속을 알 수 없으며 옹고집에다 독불장군이었다. 내면에 들어찬 차가움 때문에 스크루지의 늙은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버렸다. 뾰족한 코는 보기 흉한 매부리코가 되고, 뺨에는 주름이 지고, 걸음걸이는 뻣뻣해졌다. 눈은 벌겋게 충혈되고, 얇은 입술은 시퍼렇게 변하고,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로 약삭빠르게 입을 놀렸다. 얼음장 같은 서리가 스크루지의 이마에, 눈썹에, 억센 턱에 내려앉았다. 스크루지만 나타났다 하면 주변 기온이 뚝 떨어지고 말았다. 스크루지의 사무실은 삼복더위에도 찬바람이 쌩쌩 불었고, 크리스마스가 되어도 눈곱만큼도 더 따뜻해지지 않았다.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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