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럴 클래식 보물창고 19
찰스 디킨스 지음, 김율희 옮김 / 보물창고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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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787521121

 

  어렸을 때 교과서에서 스크루우지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구두쇠로 대변되는 그의 이름은 세계적으로 너무나 유명해졌습니다. 이 인물은 찰스 디킨스에 의해 창조되었습니다. 영화 <마틸다>의 주인공 마틸다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디킨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의 책을 아직 많이 접하지 못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왜 좋아하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풍자적이고, 유머가 있어 읽는 동안 미소 짓게 됩니다. 얼마 전에 같은 제목의 애니메이션을 재미있게 보았는데 영화가 얼마나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천하의 구두쇠, 한여름에도 찬바람이 쌩쌩 불 정도로 얼굴 표정까지 굳어버린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가 되어도 함께 할 가족도, 기쁨을 나눌 친구도 없이, 게다가 자신이 외롭다는 것도 깨닫지 못한 채 돈을 지킬 궁리만 하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말하는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 같습니다. 그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할 리는 없겠지요? 자신의 직원의 노동력까지 착취하며 쥐꼬리만 한 월급을 줍니다.

 

  그러던 그에게 엄청난 일들이 일어납니다. 헛것이 보이고, 들리기 시작합니다. 오래 전에 죽은 동업자 말리가 쇠사슬을 쩔그렁거리며 나타나 겁을 주고, 또 다른 유령은 그를 과거와 미래로 데려가기도 합니다. 자신에게 최후의 순간이 다가올 것이고, 그 이후에 사람들이 어떻게 평할지 늘 생각하고 사는 사람이라면 그와 같이 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미래를 본 그는 새로운 사람이 됩니다.

 

  하루아침에 변해버린 그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은 처음에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사람이 갑자기 변하는 건 정말 드문 일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걸 본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디킨스의 유쾌한 개과천선 이야기입니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습니다.

 

- 오! 하지만 스크루지 그는 맷돌 손잡이를 틀어쥔 손처럼 인색하기 짝이 없는 구두쇠였으니! 쥐어짜고, 비틀고, 움켜쥐고, 박박 긁어모으고, 들들 볶아대는 탐욕스러운 늙은 죄인! 제아무리 쳐도 불꽃 한 번 너그럽게 일으키지 않는 부싯돌처럼 무정하고 날카로웠다. 굴처럼 속을 알 수 없으며 옹고집에다 독불장군이었다. 내면에 들어찬 차가움 때문에 스크루지의 늙은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버렸다. 뾰족한 코는 보기 흉한 매부리코가 되고, 뺨에는 주름이 지고, 걸음걸이는 뻣뻣해졌다. 눈은 벌겋게 충혈되고, 얇은 입술은 시퍼렇게 변하고,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로 약삭빠르게 입을 놀렸다. 얼음장 같은 서리가 스크루지의 이마에, 눈썹에, 억센 턱에 내려앉았다. 스크루지만 나타났다 하면 주변 기온이 뚝 떨어지고 말았다. 스크루지의 사무실은 삼복더위에도 찬바람이 쌩쌩 불었고, 크리스마스가 되어도 눈곱만큼도 더 따뜻해지지 않았다.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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