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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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512433087


  얼마 전 영화 <마션>을 보면서 정말 재미있긴 한데 중간 중간 끊어지는 부분들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에어로크가 왜 폭발했는지기나긴 시간 이동했던 로버에 가지고 간 장비들은 무엇인지짧은 러닝 타임 동안 보여주지 못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리라그래서 책으로 자세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주문한 책이 도착하자마자 무거운데도 지하철에서 이동할 때 들고 다니며 재미있게 읽었다영화처럼 책도 독자를 사로잡는 매력이 있었다.

 

  화성탐사를 위해 왔다가 예상치 못하게 큰 폭풍으로 일찍 화성을 떠나게 되었지만 불의의 사고로 한 명을 남겨두게 된다죽은 줄만 알았던 마크 와트니. 겨우 살아남긴 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첩첩산중으로 펼쳐진다자칫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기를 수도 없이 만나면서도 그는 특유의 유머감각을 잃지 않고 난관을 헤쳐 나간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들을 음악과 TV, 그리고 책으로 낙을 삼으며, 꼼꼼하고 성실하게 해내는 마크의 일상을 엿보며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세에 감동받았다.

 

  책을 읽는 동안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다저자의 해박한 과학적 지식과 실감나게 들려주는 화성에서의 생활 묘사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치밀하기 때문이다기나긴 시간을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인간 승리를 보여주는 책과 영화. 8살 때 아이작 아시모프의 SF 소설을 탐독했다는 그가 이런 작품을 쓴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개인 웹사이트에 연재하고 자비로 전자책을 처음 출판했던 그가 15살에 국립연구소에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입사했다니 정말 머리가 좋은가보다.

 

  영화에서 의문 났던 점들을 책을 통해 환히 알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읽으면서 후련한 느낌이었다영화가 책을 충실히 반영한 것 같다하지만 마지막 부분이 조금 다르다영화를 더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바꾼 것이리라. SF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 책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허구가 아닌 다큐멘터리를 읽는 것처럼 실제적이다.

 




* 영화 리뷰

http://blog.naver.com/kelly110/220504234230



- 화성은 붉은 행성으로 유명한데, 산화철이 모든 것을 뒤덮고 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곳은 그냥 사막이 아니다. 너무 오래돼서 말 그대로 녹슬고 있는 사막이다. 거주용 막사는 내게 유일한 문면의 표시이므로, 그것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인정하고 싶지 않을 만큼 불안해졌다. (127쪽)

- 기분이 참 묘하다. 어디를 가든 내가 최초가 아닌가. 로버 밖으로 나가면? 그곳에 발을 디딘 최초의 인간이 된다! 언덕을 오르면? 그 언덕을 오른 최초의 인간이 된다! 암석을 걷어차면? 그 암석은 백만 년 만에 처음 움직인 것이다! (167쪽)

- 나는 화성이 얼마나 적막한 곳인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화성은 사실상 소리를 전달하는 대기조차 없는 황량한 세상이다. 내 심장박동 소리도 들릴 정도다. (461쪽)

- 참, 이제 로버를 바로 세웠으니 다시 침실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삶에선 단순한 것들이 중요한 법이다. (5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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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 2008년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백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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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506954592


  며칠 전 파주 북소리에서 백영옥 작가를 처음 만났다인터넷으로 그녀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었지만 실제로 만난 그녀는 사진으로 만난 것보다 훨씬 진솔해 보여서 좋았다오래 전 도서관에서 우연히 읽게 된 그녀의 첫 장편소설이자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스타일>>은 당시 소설을 즐겨 읽지 않던 나에게 엄청난 재미를 주었었다오는 길에 주문했던 책이 오늘 도착했기에 박스를 열자마자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내용이 자세히 기억나지 않았는데 다시 읽다 보니 새록새록 떠올랐다어쩌면 내가 소설을 쓰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한 게 이 책을 읽고부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자라면 한 번쯤 꿈꿔 보는 패션에디터물론 그네들의 삶은 우리의 상상과는 다를 것이다고급 옷이나 가방구두를 신고유명 인물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사진 찍는 화려한 삶이 아니라 밤늦게까지 파김치가 되도록 글을 쓰고사람들을 만나기 위한 섭외로 많은 시간을 허비하면서 스토커 소리를 듣기도 하고잡다한 소품들을 나르느라 몸을 쓰는 힘든 직업 중 하나임을 이 책을 읽으니 조금은 알겠다.

 

  일에 찌들어 사느라 연애도 잊은 서른 한 살 싱글여성은 늘 외롭다담배와 일, 커피그리고 다이어트가 머릿속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느라 연애할 시간도마음의 여유도 없다회사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사를 요구하고마감시간을 보내면 또 다른 마감시간이 기다리고 있다아마도 현대 직장인들의 모습이 다 비슷하지 않을까내용은 다르겠지만 말이다.

 

  주인공 이서정이 가진 이중적 갈등 또한 마찬가지다기부도 하고 싶지만 비싼 물건도 갖고 싶은 것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기지만 나 자신도 소중한 아이러니는 누구나 가진 딜레마가 아닐까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더 공감하는지도 모른다몇 초 간격으로 미소를 번지게 만드는 유머와 일관된 주인공의 다이어트 노력어설픈 연애그리고 경력을 쌓기 위한 고군분투 또한 이 책의 매력이다.

 

  작가의 중학생 시절모나미 볼펜으로 눌러썼다는 연애소설 덕분에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많았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여러 명이 보려고 공책을 나누고다음 이야기 빨리 쓰라고 재촉했다는 당시 그녀의 친구들처럼 나도 그녀가 쓴 이 소설 속 연애 이야기가 재미있다.



- 벚꽃의 망울이 팝콘처럼 부풀어 톡톡 터지기 시작했다. (13쪽)

- 어차피 우린 편견을 통해 이 세상을 다시 구성해 나간다. 20대엔 새로운 편견을 수집하기 위해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리고 30대부터는 그 사소한 편견들을 점점 확신하고 강화해간다. (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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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 1
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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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505277726


  얼마 전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이 책을 구입했다두 권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영화를 봐서인지현재형으로 진술하듯 쉽게 써 내려간 덕분인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독특하게도세 명의 화자가 돌아가며 두세 챕터를 나누어 이야기한다영화에서 주인공이기도 했던 이 세 명의 주인공이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사건 진술을 통해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다.

 

  몇 십년 전 아직 서로 다른 출입구로 건물에 들어가고음식점에서 같은 자리에 앉지도 못하던 시절을 살았던 흑인 여성들이 선택한 최선의 삶은 무엇이었을까공식적으로는 노예제가 철폐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그녀들은 백인의 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하고 있었다같은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집 바깥에 가정부용 화장실을 따로 만든 것을 무슨 대단한 일을 한 것인 양 거들먹거리는 콧대 높은 백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현재의 우리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갑의 입장이 되었을 때 나타나는 본연의 모습은 우리를 질리게 하지 않는가?

 

  이 책이 나온 것은 불과 얼마 전인데도 저자가 수많은 반대에 부딪히고출판을 거절 당하면서 무엇을 느꼈을까지금은 평범해 보이는 미국 사회지만 아직 남아있는 인종간의 갈등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가정부에게 친절하게 대하고가족처럼 지낸 가정들이 얼마든지 있었을 텐데 이 책을 통해 그런 사람들이 오해받지 않을지 저자는 걱정했다흑인 금지 구역에 갔다는 것만으로 폭행을 당하던 사건은 과거 비일비재했던 모양이다작가는 그런 과거를 잊지 말자는 의도에서 용기를 내었을 것이다.

 

  이 책은 모두 허구라는 말을 하고 있다하지만 어느 정도는 자전적인 내용이 들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그녀 역시 갓 태어났을 때부터 돌봐주던 가정부가 있었기 때문이다모든 사람이 자신과 같지 않듯,당시에 있었을 법한 인종 차별적 상황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이 책을 썼을 것이다영화화 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 책 이후에도 경찰의 과잉진압에 죽어 가는 흑인들이 있다재미있는 스토리이기도 하지만 점점 글로벌화 되어가고 다문화 사회로 변해 가는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 사람은 모두 같은 대우를 받으며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책이다.

 

  다른 사람과 나를 나누는(갑을눈에 보이지 않는 선은 사실상 우리 스스로의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것이라는 아이빌린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우리는 스스로 선을 그어두고 있지 않는가? ‘나는 할 수 없어나는 못 가는 곳이야.’ 이 책은 스스로 선을 긋고 자신을 가둔 채 살아가는 우리에게 용기를 주기도 한다.



- 내가 단화를 벗고 포치 계단을 내려가자 어머니는 백선이나 뇌염에 걸릴지 모른다며 얼른 구두를 신으라고 소리친다. 구두를 신는다고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남편이 있다고 죽음을 막을 수는 없다. (1권 100쪽)

- 나는 벤 프랭클린 잡화점에 들러 필기판과 2호 연필 한 상자, 표지가 푸른 천으로 된 공책 한 권을 산다. 칼럼의 첫 마감일이 내일이다. 골든 씨의 책상에 두시까지는 올려놓아야 한다. (1권 152쪽)

- 아이빌린은 입을 앙다물고 자기가 쓴 글을 내려다본다. 이전에 보지 못한 표정이 감돈다. 기대감, 흥분의 빛이다. 나는 나 자신에게만 몰두해 있느라 뉴욕 편집자가 자기 이야기를 읽는다는 사실에 아이빌린 역시 나처럼 설렐 거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나는 웃으며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희망은 더 강해진다. (1권 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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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중시계 - 백범 김구 암살 전 5일간의 이야기
우장균 지음 / 트로이목마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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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494965944


  글 쓰는 것을 업으로 삼았던 사람이 그 일을 더 이상 못하게 되었을 때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이 소설의 저자는 원래 기자이다사회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고바른 정보를 전달하던 기자가 언론을 정치의 수단으로 여기는 일에 대해 참지 못하고자신의 소신을 지키다 해직 당하게 된다.해직 후 그가 선택했던 도서관행과 소설 쓰기는 어쩌면 답답한 마음의 돌파구가 아니었을까?

 

  역사는 되풀이되고치부는 덮으려 애쓸수록 세상에 추하게 드러나기 마련이다이 시대에 이승만과 김구를 다시 거론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저자는 정몽주가 단심가를 외면서 선죽교를 건너가던 일과 이순신이 갑옷을 입지 않고 노량해전에 나선 일이 김구가 맞닥뜨린 당시의 상황과 같음을 소설을 빌려 이야기한다옳은 일을 하고도 권력자에 의해 저지당할 수 있음은 과거의 일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 영화 <암살>과 <만화 토지시리즈를 보면서 일제 강점기의 일들을 접하며 혼란스러웠던 당시의 상황들을 상상해 보았다해방 이후 역시 엄청난 혼란 시대였음을 이 책을 통해 깊이 알게 되었다친일 경찰이 반공경찰이 되어 독립투사들을 공산주의자로 둔갑시켜 잡아들였던 일은 씻을 수 없는 치욕이다.

 

  혼란기에는 정치에 참여하기보다 초야에 묻히는 게 현명하다는 옛 성현의 말이 생각난다충신이 오히려 역적으로 몰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통일된 조국을 바라던 김구 선생님의 바람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오히려 그가 죽은 후 전쟁으로 38선은 휴전선으로 더 견고해져버렸다하루빨리 그의 소원이자 우리의 꿈인 통일이 되기를 바란다아마 그때도 해방 이후와 버금가는 혼란이 있을 것이다수십 년간 수많은 사람들이 오해받고 죽임 당하거나 고문당했던 시기를 보낸 걸 생각하며 통일 이후에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안정을 되찾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소설을 통해 역사를 반추하는 일은 의미 있다물론 역사적 사실과 다른 점이 많겠지만 말이다작가를 통해 역사가 숨을 쉬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한다읽는 사람은 팩션임을 자각하고진실에 다가가려는 노력을 더 해야 할 것이다.



- 권력의 부나방들은 마치 창녀와 같다. 절대권력에 처음 교언영색하기가 어렵지 한번 알랑거리고 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알랑거린다. 권력의 부나방들은 또 창녀보다 못하다. 창녀들은 몸을 팔지만 권력의 주구들은 몸뿐 아니라 영혼도 판다. (43쪽)

- 경교장 재정 사정은 전기요금을 내기에도 버거웠다. 이승만 정부가 들어선 뒤, 임시정부 청사와 다름없는 경교장에 대한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157쪽)

- 개성은 지금 혼란의 도시다. 이남과 이북에 각각 정부가 세워진 뒤, 개성은 남한군과 북한군이 이따금 국지전을 벌이는 전쟁터가 됐다. 개성은 38선을 끼고 있었다. (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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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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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473102693


  이 책을 몇 년 전에 불편한 마음으로 읽은 적이 있다당시 내 아이들은 어렸고청소년들이 어떤 갈등을 겪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인지 공감하지 못했던 것 같다이번에 디지털대학교 강의를 들으면서 청소년도서 목록에 있는 걸 보고 과제도 할 겸 다시 읽게 되었다그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을 갈등과 고민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친어머니를 슬프게 잃고사회적으로는 꽤 괜찮아 보이는 새엄마를 얻은 후 말문을 닫아버린 소년은 자신의 영역을 점점 옥죄어 오는 그녀로 인해 늘 주눅 들어 지내고 있었다심지어 집에서 밥 먹기 싫어 빵으로 아침저녁을 해결하는 안쓰러운 그는 어느 날 얼토당토않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도망하기에 이른다늘 단골로 빵을 사 먹던 24시간 빵집에 몸을 숨긴 후 그곳에 은둔하며 결코 다정하다고 볼 수 없는 점장과 의문의 소녀와 지낸다.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숨어버리는 사춘기사소한 모든 것들이 고민의 대상이고자신이 누구인지가족 속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끊임없이 걱정하고 고민하는 시기이다그나마 친구들을 만나 수다 떨면서혹은 운동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는 그들에게 만약 친구마저 없다면 그야말로 지옥 같은 삶일 것이다.

 

  아버지에게서조차 따스한 말 한 마디 듣지 못한 그는 외톨이가 따로 없었다그런 그에게 점장과 소녀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자신이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 역할을 하고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얻었으리라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잔소리만 하기 보다는 마음을 알아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그리고 우리 아이뿐 아니라 아이들의 친구또 다른 주위 청소년들에게도 따스한 말 한마디 건넬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마법이 등장하는 황당한 내용이기도 하지만 오죽하면 마법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마법으로라도 되돌리고 싶은 과거는 누구에게나 있을 테니까 말이다.

- 제과점 남자와 나의 공통점은 입만 다물고 있으면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다는 거였다. 우리 둘 다 몸속 어딘가 나사가 하나씩 풀려 있다는 걸. 그런 이유 때문에 나는 그에게 호기심 내지는 동질감이 생겼다. (18쪽)

- 처음에는 분명 몸을 피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조금만 더 이들을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가 굽는 빵의 결마다 사람들의 어떤 욕망이 배어 있는지, 그 위에 얹어놓은 잼마다 어떤 악의가 끈적하게 매달려 있는지. (115쪽)

- 틀린 선택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게 아니야. 선택의 결과는 스스로 책임지라는 뜻이지. 그 선택의 결과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너의 선택은 더욱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갈 거란 말을 하는 거야. (200-2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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