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중시계 - 백범 김구 암살 전 5일간의 이야기
우장균 지음 / 트로이목마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494965944


  글 쓰는 것을 업으로 삼았던 사람이 그 일을 더 이상 못하게 되었을 때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이 소설의 저자는 원래 기자이다사회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고바른 정보를 전달하던 기자가 언론을 정치의 수단으로 여기는 일에 대해 참지 못하고자신의 소신을 지키다 해직 당하게 된다.해직 후 그가 선택했던 도서관행과 소설 쓰기는 어쩌면 답답한 마음의 돌파구가 아니었을까?

 

  역사는 되풀이되고치부는 덮으려 애쓸수록 세상에 추하게 드러나기 마련이다이 시대에 이승만과 김구를 다시 거론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저자는 정몽주가 단심가를 외면서 선죽교를 건너가던 일과 이순신이 갑옷을 입지 않고 노량해전에 나선 일이 김구가 맞닥뜨린 당시의 상황과 같음을 소설을 빌려 이야기한다옳은 일을 하고도 권력자에 의해 저지당할 수 있음은 과거의 일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 영화 <암살>과 <만화 토지시리즈를 보면서 일제 강점기의 일들을 접하며 혼란스러웠던 당시의 상황들을 상상해 보았다해방 이후 역시 엄청난 혼란 시대였음을 이 책을 통해 깊이 알게 되었다친일 경찰이 반공경찰이 되어 독립투사들을 공산주의자로 둔갑시켜 잡아들였던 일은 씻을 수 없는 치욕이다.

 

  혼란기에는 정치에 참여하기보다 초야에 묻히는 게 현명하다는 옛 성현의 말이 생각난다충신이 오히려 역적으로 몰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통일된 조국을 바라던 김구 선생님의 바람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오히려 그가 죽은 후 전쟁으로 38선은 휴전선으로 더 견고해져버렸다하루빨리 그의 소원이자 우리의 꿈인 통일이 되기를 바란다아마 그때도 해방 이후와 버금가는 혼란이 있을 것이다수십 년간 수많은 사람들이 오해받고 죽임 당하거나 고문당했던 시기를 보낸 걸 생각하며 통일 이후에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안정을 되찾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소설을 통해 역사를 반추하는 일은 의미 있다물론 역사적 사실과 다른 점이 많겠지만 말이다작가를 통해 역사가 숨을 쉬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한다읽는 사람은 팩션임을 자각하고진실에 다가가려는 노력을 더 해야 할 것이다.



- 권력의 부나방들은 마치 창녀와 같다. 절대권력에 처음 교언영색하기가 어렵지 한번 알랑거리고 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알랑거린다. 권력의 부나방들은 또 창녀보다 못하다. 창녀들은 몸을 팔지만 권력의 주구들은 몸뿐 아니라 영혼도 판다. (43쪽)

- 경교장 재정 사정은 전기요금을 내기에도 버거웠다. 이승만 정부가 들어선 뒤, 임시정부 청사와 다름없는 경교장에 대한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157쪽)

- 개성은 지금 혼란의 도시다. 이남과 이북에 각각 정부가 세워진 뒤, 개성은 남한군과 북한군이 이따금 국지전을 벌이는 전쟁터가 됐다. 개성은 38선을 끼고 있었다. (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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