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이 창의력 키워줄것 같아요?
읽고쓰고 생각하게 해야 공부가 되죠"

김태훈기자 scoop87@chosun.com

 


▲ 왼쪽부터 주경철 김재준 김종면씨. 이들은"읽고 쓰고 생각하는 언어 훈련이야말로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만들어낼 창의력의 바탕이며 연금술"이라고 강조했다. 신광현씨는 외국 출장중이다. / 이명원기자 mwlee@chosun.com
‘공부 잘하는 아들’로 평생 칭찬만 받고 자랐을 것 같은 남자 넷이 ‘우리 청소년들, 언어 공부 안 하면 한국의 미래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서울대 서양사학과 주경철 교수와 영문과 신광현 교수, 국민대 경제학부 김재준 교수, 조세연구원의 김종면 연구위원 등 네 사람 중 신 교수(서울대 영문과 80학번)를 제외한 세 명은 서울대 경제학과 79학번 동기동창. 주 교수는 서양중세사의 전문가로, 김 교수는 미술컬렉터로 유명하고, 김 연구위원은 토플시험 만점(1984년) 기록을 세웠던 인물이다.

이들은 3년 전 전세계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비교 자료를 접한 뒤 위기 의식을 갖고 ‘언어와 창의성’이란 주제에 매달렸고, 그 고민의 해답을 이번에 ‘언어사중주’(박영사 펴냄)란 책에 담아냈다.

“전세계 15세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보면 한국은 27개 국 가운데 과학분야 1위를 차지했고, 수학 분야에서는 일본에 이어 2위에 올랐는데 읽기는 6위였습니다. 그런데 진짜 공부 잘하는 그룹인 상위 5%로 가면 과학은 5등, 수학은 6등으로 처집니다. 읽기 성적은 더 충격적으로, 20위로 바닥권을 헤매더군요.”

대학에서 학생들과 접하며, 또 연구결과들을 보며 이들이 3년간 집중연구해서 찾아낸 이유는 “우리 교육은 창의력을 키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선행학습에 온갖 과외가 만발하는 한국식 공부 방법을 위기의 주범으로 찍었다. “영어 문장 읽으라고 하면 발음은 거의 원어민 수준인데 내용과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라면 갑자기 말을 못합니다.”(김종면) “요즘 서울대 들어오는 학생들은 기본기가 너무 약해요. 공부를 많이 하긴 했는데 비효율적으로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주경철) 무엇 때문에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의 권리를 박탈당한 채 그저 암기하는 기계로 자라서는 ‘2만불 시대’를 만들 창의력은 생각도 할 수 없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식 교육으로 1인당 국민소득 1만불 국가는 속성(速成)으로 달성했지만 진짜 선진국인 2만불 국가로 진입하는 데는 그런 교육 방식이 오히려 방해가 될 것”이라고 김 위원은 잘라 말한다. 김 교수 역시 같은 생각. “1학년 때 2학년 내용 미리 배우고 2학년 때 3학년 내용 미리 배우는 지금의 ‘선행학습’ 따위로는 절대 창의력을 키울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창의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네명의 공부박사들이 내놓은 처방은 ‘읽고 쓰고 생각하는 언어 생활’이다. 여기 곁들여, 국제 언어인 영어의 사고체계 자체를 이해하는 것은 필수다. “언어는 창의력을 키워내는 마음의 연금술”이라는 이들은 ‘상위 5% 학생의 읽기 능력 20위’라는 성적 속에 한국 교육의 모순이 있고, 동시에 해결의 도약대가 있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민주주의 국가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토론할 수 있는 시민들이 모여 이끌어 간다”며 “창의성 있는 인재도 언어능력에서 출발하고 권력을 감시할 수 있는 현명한 유권자도 중·고등학교의 언어교육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강조한다. “즉각적인 학습효과만 노리는 부모님들은 언어교육을 통한 창의성 제고를 강조한 이 책을 불온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면서도 “그러나 공부의 참된 의미를 곱씹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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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삶 사는 사람들을 음악으로 위로하고 싶어요"

박영석기자 yspark@chosun.com

 


▲ 박종호'풍월당' 대표
정신과 의사에서 클래식 전문 음반 가게 ‘풍월당’(서울 강남구 신사동) 대표로 변신한 박종호(44)씨는 “고단한 삶을 음악으로 위로받고 싶은 이들, 바쁜 일상에서 문화적 갈증을 느끼는 이들에게 친구 대하듯 좋은 음악을 안내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가 자신의 ‘부전공(음악)’에 대해 쓴 첫 책 ‘내가 사랑하는…’은 그의 말마따나 고리타분한 음악 해설서, 명반 가이드가 아닌 ‘30년 음악 편력’을 담아 선율의 세계에 친근하게 다가서도록 돕는 순수 매니아의 음악 ‘이야기’다.

“서로 관련된 음악·연주가·작품·음반·일화·여행기를 엮은 이야기 꼭지 34가지를 사계(四季)라는 큰 주제로 구성해 6개월 걸려 썼습니다.” 박 대표는 중학교 때 부산에서 열린 ‘광복 3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백건우의 피아노 연주를 접하며 느낀 진한 감회로부터 얘기를 건넨다. 라벨·무소르그스키 등 여러 유파(流派)를 두루 섭렵한 ‘건반 위의 순례자’ 백건우가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쇼팽 곡 연주 음반’으로 재출발했던 사실을 서술하면서 어느덧 쇼팽의 음악 생애를 오버랩한다. 스무 살 때인 1830년 고국(폴란드)에서 고별 콘서트를 벌이고 반생(半生)을 파리에서 살면서도 고향을 그렸던 쇼팽처럼 백건우가 쇼팽으로 재등정을 시작하며 ‘타향에서 고국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그리곤 자신의 음반 가게에서 사인회를 열 당시 진지하고 다감한 백건우의 에피소드를 이어간다.

이탈리아라는 동일한 공간적 배경으로 차이코프스키·괴테·브람스를 연결하기도 한다. 책에는 손수 촬영했거나 수집한 사진과 그림도 곁들였다.

 

박 대표는 유럽·미국·일본 등 외국에서 본 콘서트·오페라만 500편이 넘는다고 했다. 음악 감상과 잘츠부르크·밀라노·뮌헨·취리히 등 음악 도시 기행에 푹 빠져 부산과 구리에 열었던 정신과 병원을 1년 전 그만두었고, ‘풍월당’과 클래식 전문 감상실 ‘뮤지크바움’을 서울 신사동에 열어 ‘취미’를 생업으로 삼게 됐다. 그는 예술의전당에서 오페라 해설을 하고 일간지·음악 잡지 등에 칼럼을 쓰고 있다.

“대부분 직업이 마찬가지겠지만 정신과 의사로서 충전은 못하고 방전만 하는 느낌이 들었고, ‘사회적 성공이 전부는 아니구나’ 생각하게 됐죠. ‘돌았다’고 말하는 지인들도 많고 수입도 적지만 좋아하는 일이라 만족합니다.”

그는 책 말미에 ‘나만의 추천 음악’을 실었다. 판에 박힌 고전 명반이 아니라 좋아진 세상(음악 기술)에서 감상의 묘미를 더할 ‘애청 음반’ 위주로 소개했다고 한다.

“음악에 푹 젖어 산 지금의 경험이 훗날 환자를 다시 대할 때 좋은 약이 될 것 같아요.” 박 대표는 “오페라 얘기는 따로 쓰려고 이번엔 아껴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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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읽기의 열기가 더욱 뜨겁다. 올여름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서점가에는 그리스 관련서들이 쏟아져나오고, 그리스 신화는 다양한 독법으로 새롭게 읽히고 있다.

왜 그리스 신화의 신과 영웅들은 끊임없이 시간의 저편에서 돌아와 우리의 상상력을 잔뜩 부풀게 할까. 신화적 상상력을 탐구해 온 시인-문학평론가 남진우씨의 분석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리스 신화를 읽는 까닭은

독일계 감독 볼프강 페터슨이 연출한 헐리우드 영화 ‘트로이’는 호머의 서사시 ‘일리아드’를 바탕으로 했다. 너무도 유명한 고대의 문학적 정전을 현대 관객의 취향에 맞게 가공 변형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원작의 재해석 및 훼손 여부가 논란거리로 자연히 떠오르게 되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영화 속 인물들이 당시 그리스인들의 신앙 대상에 대해 보이는 상이한 반응이다. 그리스군 총사령관격인 아가멤논을 비롯해서 대부분의 그리스 전사들이 인간세상을 주관하는 신적 존재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반면, 오직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와 몇몇 노령의 사제들만이 신에 의지하다가 비참하게 몰락하고 만다.



 

 

 

 

 

 

 

 

 

 

 

 

 

철저하게 권력의 논리에 입각해 현실을 헤쳐나가는 자들은 성공하는 반면, 이들 늙은 세대의 왕과 사제는 비록 품위는 있을지언정 실제 현실에선 쓰라린 대가를 받게 된다.

세계는 신의 놀이터이며 인간의 운명은 신들의 주사위 놀이에 의해 결정된다는 생각은 이 영화에선 아득한 시절의 풍문일 뿐이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바탕을 두고 있는 이 영화가 정작 신과 신화에 대해서 회의적인 탈신화적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일인지 모른다.

그리스 신화는 이제 더 이상 신앙의 대상이 아니며 인류가 지난날 한때 만들어낸 허구적 창안물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리스 신화를 인류의 유년기에 잠시 통용된 미망의 산물 정도로 치부하고 말 수는 없다.

현대가 표방하는 세계의 탈마법화라는 구호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여전히 강력한 신화의 힘에 사로잡혀 있으며 이러저러한 신화의 지배 아래 있다. 그중엔 낡고 오래된 신화도 있고 탄생한 지 얼마 안 된 새로운 신화도 있다. 이런 다종다양한 신화 가운데 역시 가장 질긴 생명력과 광범위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신화는 고대 그리스 신화다.

그리스 신화의 흔적

그리스 신화는 종교와 분리됨으로 해서 오히려 그후 인류 역사에 지속적이고도 뚜렷한 힘을 행사해왔다. 중세 말기 르네상스 시절만이 아니라 현대에 들어선 이후에도 문학 철학 인류학 정신분석학 사회학 등 여러 분야에서 그리스 신화는 계속 탕진될 줄 모르는 해석과 논쟁의 진원지 역할을 차지해왔다.

오이디푸스 없는 정신분석학을 상상할 수 없듯이 메두사를 둘러싼 다양한 담론들은 페미니즘 이론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니체 철학은 아폴론과 디오니소스에 대한 해석에서 출발했고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은 늘 다이달로스와 이카루스 신화를 맴도는 여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도르노나 호르크하이머 같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거장은 계몽이성의 독재를 비판하기 위해 오디세우스의 편력을 참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단지 서구문화의 기원에 고대 그리스가 자리하고 있다는 통념의 새삼스러운 확인에 그치는 문제는 아니다. 또한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연대기나 영웅들의 계보에 대한 지식이 그 자체로 쓸모 있다는 것도 아니다.

한 신화학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화는 삶의 무수한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해 심오한 감수성을 보여주며 역사와 신성의 밀접한 관계를 알게 해준다. 신화 속의 신들은 인간세계에서 원초적 의미를 갖고 있는 총체적 경험의 형상화를 나타낸다. 인간은 신화를 통해 삶의 뿌리를 찾으며 고립된 개체를 넘어선 집단적 정체성을 부여받기에 이른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오늘날 과거의 신화를 뒤적이는 것은 허황한 전설에 대한 탐닉이나 현실적 유효성을 상실한 박물지적 지식에 대한 호사 취미의 소산이 아니라 현실을 바로 보고 읽고 해석하고 비판하기 위해 늘 대조하고 참고하지 않으면 안 될 전거의 확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신화 속의 분쟁과 사랑, 변신과 기적은 바로 우리 주변에 펼쳐지고 있는 정치적 도덕적 군사적 시장경제적 상황의 음화(陰畵)로서 존재한다. 신화 ‘속’에 살았던 고대 그리스인들은 뇌성과 더불어 번쩍이는 번갯불에서 제우스를 보았고, 곡식이 물결치는 들판에서 데메테르를 보았고 기다리던 봄의 도래에서 페르세포네의 귀환을 보았다.

마찬가지로 신화 ‘밖’에서 사는 현대인들은 기회주의적 정치인의 식언에서 제우스의 몰락을 보고 텔레비전 화면을 어지럽히는 여배우의 관능적인 몸매에서 아프로디테의 유혹을 감지하며 중동의 사막에 쏟아지는 폭탄 속에서 자제력을 상실한 아레스의 질주를 떠올린다. 신화는 인간 역사를 재조명하고 반대로 인간 역사는 시간의 흐름 속에 침전되어 신화가 된다.

신화는 비판적으로 읽어야

가부장제적 도시국가였던 아테네가 왜 하필이면 여신 아테나를 후원자로 삼았을까. 어떤 신화학자는 여신의 처녀성에서 도시의 지속적인 방어에 대한 은유를 발견한다. 그녀의 처녀성은 적을 막아내는 성벽이라는 것이다. 머리카락이 뱀으로 뒤덮인 여성 괴물 메두사를 보는 순간 남성이 돌로 변한다는 것은 무엇을 나타내는가.

프로이트는 소년이 여성의 성기를 처음 보았을 때 느끼는 ‘거세 공포’라고 풀이한다. 그러나 돌처럼 굳어졌다는 표현을 발기의 은유로 해석하지 말란 법도 없다. 따라서 포르노그래피를 응시하고 있는 남성 관객은 무의식적으로 거세와 발기라는 극과 극의 경험을 동시에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크레타문명에서 미케네문명으로 이어지던 시절 고대 그리스인들은 찬란한 신화적 황금기를 구가했다.

건조한 기후와 척박한 토질 때문에 올리브나 포도 외에는 별다른 작물이 자라지 못했고 그래서 올리브 기름과 포도주 그리고 그것을 담는 도자기가 주요 수출품이 된 이 해양국가의 구성원들은 지중해의 여러 연안을 돌며 원시적 사나움과 풍부한 관능성, 발랄한 상상력과 유머가 담긴 신화를 전파했다.


▲ 남진우·시인-문학평론가·서울예술대 교수

이 위대한 신화 서사에서 서구 문화가 시작되었고 그것은 오늘날 동아시아 끄트머리에 위치한 우리에게도 정신적 형성물의 일부로 자리잡기에 이르렀다.

집단적 자기만족이 창궐하는 시대에 신화적 인식은 우리에게 근원적 반성의 기회를 제공한다. 당파적 주장이 정치적 진실을 독점하고 나설 때 신화적 사유는 우리에게 진실의 복수성에 눈뜨게 해준다. 특정 신화에 대한 무비판적 맹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신화는 거듭 비판적으로 다시 읽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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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04-07-11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스 로마 신화가 가지고 있는 남성우월주의와 가부장적 성격을 찾아내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이아손의 아내였던 메데이아는 이아손이 불러온 비극마저 자신이 온전히 다 뒤집어 쓴 채 악녀라고 손가락질 받고 있으며, 아가멤논의 아내이자 엘렉트라와 오레스테스의 어머니인 클리타임네스트라의 경우도 철저히 악녀라고 손가락질 받죠.. 사실은 모든 것의 원인은 남성들에게 있었는데 말이죠~ 트로이 전쟁도 헬레네에게 원인을 전가시켜 버리기도 하구요, 사실은 자신들의 야심과 자존심 때문에 일어난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stella.K 2004-07-12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 대단한 통찰이시옵니다.^^
 
 전출처 : 마립간 > [퍼온글] 통일국호 Corea

“C-코리아, 통일조국의 지름길”
 COREA 되찾기 연대회의 첫 포럼 가져
COREA 국호개정운동의 의미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일까?

29일 오후 2시 서울 경희대 종합강의동 509호에서 열린 ‘통일국호 COREA되찾기연대회의 제1차 포럼’ 참가자들은 국호개정운동이 제국주의 잔재로부터 벗어나 민족적 자주성을 발현시키려는 운동이며 조국의 통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운동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COREA 국호개정운동은 8천만 민족의 운동

박인주 서울 흥사단 대표는 COREA 국호개정운동에 대해 “남과 북이 통일이후 구호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운동이며 남.북.해외를 아우르는 8천만 민족의 한민족 공동체를 구성하여 통일뿐만 아니라 문화공동체, 역사공동체로서 이 지구촌에 민족적 자존심을 드높일 수 있는 운동이다”고 설명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김승국 평화운동가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옛 국호, 지명 되찾기 운동에 대해 역사청산을 통한 통합, 통일, 화해를 시도하고 있는 의미 있는 운동이라고 평가하고 “북조선을 조센징이라 부르거나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에 대한 일본인들의 위협감을 담아 ‘북’이라 부르는 등 조선인을 폄하하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의도를 눈여겨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칭하는 이름은 일본인들의 세계관을 담고 있기 때문이란 것이 김승국 평화운동가의 설명이다.

이어 COREA란 명칭이 중립통일국가의 국호로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단일기에 COREA를 새겨 아테네 올림픽에서 사용한다면 멋진 운동이 될 것이라 제안했다.

오정윤 한국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은 COREA 국호개정문제를 역사회복과 결부지어 발제했다.

오정윤 소장은 일제시대를 살아왔던 역사가들이 사대적인 역사관을 벗어 던지지 못하고 해방이후 주류 세력으로 자리잡은 친미세력들에 편승해 북한의 역사를 배제한, 반 쪼가리 역사서를 기술해왔다고 지적하고, COREA 국호개정운동을 시작으로 남북 시대사를 새로이 정리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이어 “K-코리아가 과거를 상징한다면 C로 시작하는 코리아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80년대 이후 새로운 흐름을 주장하는 사람, 즉 미래의 코드”라 설명하고 기존의 친일, 반공, 친미의 역사의식과 그들 세력의 비호아래 누렸던 권력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주류가 국내문제와 주변국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COREA 국호개정운동은 고구려사를 기본 축으로 한 고조선-고구려-발해로 이어지는 대륙사의 복원을 의미하며 이는 속국의식, 패배주의, 소아주의를 버리는 첫 걸음인 동시에 동북아 허브를 지향하는 움직임이란 것이 오정윤 소장의 주장이다.

COREA를 되찾아야 하는 이유는 동북공정을 주장하는 중국에 맞서기 위한 것

장의균 민예총 남북문화예술교류위원장은 국호 COREA를 되찾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동북공정을 주장하는 중국에 맞서기 위함이라 설명하고 인터넷이 사회전반을 이끄는 ‘신 유목사회’를 맞아 우리 문화의 원류인 유목문화의 바탕에 깔려있는 시스템을 되살리기 위해 먼저, 우리의 본디 영문 표기를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현석 COREA 연대회의 실무위원장은 한국사회가 시민들이 주도 하에 민주주의를 건설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화 운동이 다시 제도권으로부터 편입되면서 ‘위로부터의 민주화운동’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하고 광화문 촛불로부터 다시금 시작되고 있는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사회의 담론들이 COREA 국호개정 문제로 모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화운동의 발전과정을 잘 계승하고 우리 민족의 정체성, 주체성들을 미래에 맞게끔 재창조하는 과정 속에서 COREA 국호개정운동을 봐라 보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7천만 겨레가 함께 고민하는 생활 속 운동으로 자리잡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현석 실무위원장은 국호개정 문제를 북측과 함께 논의하기 위하여 북 민화협과 금강산에서 공동행사를 하자고 합의한 바 있으나 룡천역 사고로 중단되었으며, 이후 북측이 이 문제를 오는 8.15 행사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나 남측은 아테네 올림픽에서 단일기에 COREA를 새기고 함께 응원하는 사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과 북은 COREA 공동행사를 2005년 다시 제안키로 했다.

송 위원장은 이외에 서명운동 등의 일상 캠페인, 정기적인 COREA포럼 개최, COREA운동의 취지를 대중과 교감하는 교육사업, 강연회 등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성근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사무차장은 이에 덧붙여 2003년 8월 남북학자들이 모여 학술회의를 열고 COREA가 고유 국호였으니 통일국호로 사용하자고 합의한 바 있으나 그 이후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진척되지 못했다고 설명하고 베이징 등 제3국에서 모여 학술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전국대학생 5월 한마당’에 참가중인 학생들과 통일연대 한상렬 대표 등 시민사회단체 인사 40여명이 참여했으며, COREA 연대회의 첫 포럼을 계기로 이후 포럼을 활성화 시켜 국호개정운동이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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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r830 2004-07-09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쉬기 딱 좋은 장소네요^^어딜까요??^^;;
퍼갈께요^^

icaru 2004-07-09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진짜...벤치가 날 부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