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하우스, 콘텐츠케이 제공>

 

아무리 드라마라고 해도 남의 사랑엔 그다지 관심이 없는지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쫌 보다 말려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계속 보게 된다. 안판석의 드라마는 희안하게도 약간 우중층하다. 전에 봤던 <풍문으로 들었소>도 화면이 꼭 밝다고마는 할 수 없었다. 뭐 PD마다 자기 고유의 연출 색깔이 있을 것이고, 안판석도 그중 하나일텐데 그걸 뭐라고 해야할지, 왜 그런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6회째였나? 윤진아가 전 애인과 심한 몸싸움을 하는 바람에 스마트폰이 내동댕이쳐지고 그 바람에 고장이 났다. 아무튼, 진아와 준희는 어느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고 지하철역에서 헤어지는데 잠시 있다 준희가 전동차 타는데까지 헐레벌떡 내려온다. 마침 진아는 전철을 기다리는 중. 그는 진아에게 새로운 핸드폰을 살 때까지 자신의 핸드폰을 빌려주기로 한다. 그리고 곧 전동차가 오고 진아는 올라 타고, 준희는 밖에서 손으로 전화하라고 하곤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전동차가 제속도를 낼 때까지 같이 달려준다. 그는 그렇게 해서라도 단 1초라도 진아의 모습을 자기 눈에 더 담아두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이게 은근 나의 마음을 뺐는다. 남이 볼 땐 닭살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역시 게으른 사람은 사랑을 못하겠구나 싶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어도 지하철역 앞에서 한참 아쉬운 작별을 하고도 애인을 그냥 보내기가 아까워 기어이 지하철 전동차 타는데까지 들어 와 주는 남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또한 그런 남자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역시 사랑은 움직이는 거라더니 움직여도 한참 많이 부지런히 움직여줘야겠구나 싶다. 하지만 사랑하면 그 정도 하는 거 당연한 거 아닌가...?ㅋㅋ

 

그 장면을 보면서 (아무리 드라마라지만)이들은 절대로 헤어지지 못하겠구나 싶다. 또 우린 바로 절대로 헤어지지 못할 것 같은 상대에 대한 로망이 있지 않나? 하지만 지금까지의 드라마의 법칙을 보면 남녀가 너무 살갑게 사랑하면 신이 질투해 둘을 갈라놓게 만들기도 한다는데 이 드라마는 웬지 거기까지는 안 갈 것 같고, 난 이 드라마를 어디까지 보게 될지 나도 잘 모르게 됐다.

 

그런데 웬지 이 두 사람을 보면 실재로도 저렇게 사랑을하게 될 것만 같은 다. 느낌적 느낌이 든다. 그래서 왠지 송송 커플만큼이나 화제를 낳게될 것만 같은데, 내 예감을 틀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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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8-04-21 1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손예진 배우에 대해 호감도 비호감도 아닌 상태였는데 여기서 참 예쁘더군요. 중간중간 잠깐씩 본 거긴 하지만요. 챙겨볼 것 같진 않지만 남자배우도 예쁘고^^; 두 사람 잘 어울려서 진짜 좋은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싶었어요. 호호^^

stella.K 2018-04-23 13:37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죠? 요즘은 정해인이 대세여요.
어느새 CF를 거의 다 점령했더군요.
둘이 잘 어울려요.^^

페크pek0501 2018-04-22 0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관심을 갖고 봐야겠군요. 내일 재방송을 찾아야겠어요.
드라마는 갈등을 보여 줘야 하니까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사건이 생기거나 방해꾼이 나타나 둘이 헤어질 뻔한 장면이 연출될 듯. 그러다가 이별 또는 해피엔딩이겠지만 어쨌든 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난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봐야겠군요.

드라마 작가는 이런 생각을 할지 몰라요. ‘자, 보시라. 갈등을 이들이 어떻게 풀어 나갈지 잘 지켜 보시라.‘라고.

이런 전개의 기술보다 더 훌륭하게 생각되는 건 캐릭터의 일관성인 것 같아요. 각 인물들에게 딱 자기 캐릭터에 맞는 대사만 주는 작가의 솜씨. 거의 신의 한 수처럼 여겨져요. 그래서 드라마 작가들이 존경스러워요. (하늘은 왜 내게 이런 재능을 안 주셨는지... 크응)

stella.K 2018-04-23 13:44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게요. 왜 신은 내가 원하는 재능은 안 주시는지 모르겠어요.ㅋㅋㅋ
이 드라마에서 방해꾼은 윤진아의 전 애인 이규민이죠.
직업이 변호산가 하는데 어찌나 진상으로 나오는지.
변태, 또라이기도 있어보이죠.
그가 그러면 그럴수록 서준희는 더욱 남자다워지고
둘의 사랑은 불타오르죠.
이규민의 역할은 이제 끝난 거 같구요,
사랑의 불똥은 이제 가족들에게로 옮겨간듯 해요.
저는 이 드라마를 언제까지 봐야하나 고민중이어요.ㅋㅋ
 

 

                     

 

생각 보다 별로다. 괜찮았다. 좋았다. 말 많았던 <신과 함께>를 보았다.

이 영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난 좋게 봤다. 글쎄, 생각 보다 별로란 말을 염두해 둔 덕분이었을까? 그렇게 생각하기엔 썩 괜찮은 측면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난 우리 영화가 아직도 건재함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이 영화는 그 영역을 한층 확장시켜 나간 것 같아 좋았다. <전설의 고향>이나 <구미호> 같은 호러 영화나 만들 줄 알았지 본격 저승 세계를 다룬 적이 있었나? 내 기억엔 없지 싶다. 이는 주호민 작가의 원작 웹툰에 힘입은 바 클 것이다.  

 

감독이 누군가 했더니 <국가대표>, <미녀는 괴로워>등을 만든 김용화 감독이다. 그런 일련의 영화를 만든 감독이라면 선택하는데 후회할 것 같지는 않다.

 

영상이 다소 만화적이긴 하지만 풍부한 상상력과 CG가 그럴 듯하다. 얼핏 주인공이 자홍 역을 맡은 차태현 같기도 하지만, 사제복 같은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이승과 저승을 왔다갔다 하는 하정우에 좀 더 비중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하정우를 많이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옷을 그렇게 입으니 쫌 멋있어 보이기도 한다.   

 

사제복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원래 복식사에서 보면 치마는 처음 남자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게다가 그건 카톨릭 신부들의 상징이기도 하다. 나도 어렸을 때 한때는 카톨릭 신자였던 관계로 사제복을 입은 신부를 자주 볼 수가 있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내가 다녔던 성당의 주임 신부님이 배가 적당히 나온 할아버지 신부님이였다. 그런데도 사제복을 입으면 배가 가려지면서 좀 멋있어 보이기는 했다. 그러니 젊고 풍채가 좋고 지적인 신부님이라면 어쩔뻔 했겠는가. 성당 미사실 한쪽 귀퉁이의 속죄소에 여신도들이 줄을 서지 않았을까?ㅋ

 

앞서도 말했지만 이 영화는 주호민의  웹툰<신과 함께>를 영화화한 것이다. 제목만 언뜻 들으면 영화 <신과 함께 가라>가 생각이 난다. 나는 이 영화를 두 번쯤 봤는데 물론 서로 전혀 상관이 없다. 하지만 이 영화를 아직 안 봤다면 한번쯤 봐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미 봤다면  말나온 김에 한 번쯤 더 볼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든 영화다. 물론 두 영화는 아무런 연관성은 없다.

 

오히려 영화를 보다보면 데이비드 핀쳐 감독이 쵸서의 캔터베리 서사사에서 7대 죄악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던 <세븐>이 생각나기도 한다. <신과 함께>도 7가지 죄악이 나온다. 그런 점은 같지만 <세븐>은 서양식으로 인간의 죄악을 다루었고, <신과 함께>는 동양식으로 다루었다. 또한 <세븐>은 영계를 다루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실적이며 그로테스크한 것이 갈수록 포악해지고 죄악에 둔감한 인간의 죄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수작이다.

 

주호민 작가는 언제 또 우리 신화를 탐독했을까. 그도 그렇지만 감독이 각본도 맡았는데 원작 그대로 하지않고 자기식의 새로운 인물을 창조했다. 이를테면 원작에서 주인공의 직업은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영화에선 소방관으로 좀 더 역동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불에 갖힌 소녀를 구하다 사고로 죽어 저승에서 재판을 받는 것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이야기의 설정 자체도 흥미롭다. 저승법에 의해 49일 동안 7가지 죄악에 의거한 재판을 한다.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이렇게 7개의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한 망자만이 환생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게다가 염라대왕은 저승차사 세 명, 강림(하정우)과 혜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에게 천 년 동안 49명을 환생시키면 그들 역시 인간으로 환생시켜 주겠노라고 한다. 그러니 19년만에 나타난 마지막 49명째가 될지도 모르는 소방관 자홍(차태현)에게 거는 기대는 상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최승이 단테의 <신곡>을 소설로 풀어 쓴 3부작이 생각났다. 지옥과 연옥에 관한 부분은 읽었지만 천국은 책만 사 놓고 아직 읽지 못한 것이 생각났던 것이다. 그리고 역시 <단테의 지옥여행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단테의 지옥여행기>도 충분히 무섭긴 하다. 특히 구스타브 도레가 그린 삽화가 내용의 으스스함을 더한다. 물론 영화도 충분히 지옥답다. 그 무서운 지옥을 어떻게 보여주느냐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어차피 이승은 물질계지만 지옥은 사후 세계다. 죽어보지 않고서야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데도 그곳을 갔다오거나 말거나 영계는 우리의 관심사인 건만큼은 사실이다. 물론 어떤 사람은 나는 사후세계에 대해 관심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면 뭐에 관심이 많아서 보게될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죽고 난 후 그 영혼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있지 않을까? 이건 아무래도 인간의 근원적인 질문임엔 틀림없는 것을 것이다.  

 

내가 이 영화에 꽂힌 것도 오래 전 나의 아버지가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는 오빠가 통과했을지도 모를 곳에 대한 상상 때문이기도 하다. 나 역시 죽으면 통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내세관이 기독교적 관점과 동서양의 그것이 조금 다르다. 기독교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믿었느냐 안 믿었느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가리지만(물론 그게 다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선 살아있을 때 얼마나 착하게 살았느냐에 촛점을 맞춘다. 아무래도 이런 스토리는 권선징악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하나님을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이런 스토리 때문에라도 세상이 조금이라도 착해진다면 바라건대 이런 이야기는 자꾸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너무 그래도 관객들은 식상해 하겠지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진행 방식도 마음에 든다. 원래 이야기는 이건가 싶으면 저것이고, 저것인가 싶으면 새로운 무엇이 나오는 것이 좋은 이야기 방식이다. 그건 충분히 흥미롭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보게 만든다. 세 명의 차사는 저승 재판에서 자홍의 옳음을 계속 증명하고 응원해야 하지만,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고 자홍 역시도 까 보면 잘한 것이 하나도 없는 죄인이다. 그래서 판관들은 할 수만 있으면 자홍의 죄를 들추어 그를 지옥으로 보내고 싶어한다. 그래서 벌의 구렁텅이에 빠질 것만 같지만 또 그럴 때마다 옳음이 증명되 극적으로 구제를 받곤한다. 만화 같지만 흥미롭다.

 

          

 

그런데 아무래도 영화를 짠하게 하는 건 자홍의 동생이 죽기 전 어머니와의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모르긴 해도 이제 대표 어머니 역은 나문희에서 자홍모 역을 맡은 예수정으로 넘어간듯도 하다. 이 배우는 맡는 역마다 약하지만 강한 어머니상을 맡는다. 이 영화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어찌보면 가장 한국적인 어머니상을 보여주지 않나 싶기도 하다. 

 

영화 전편에 흐르는 것도 자홍이 죽기 전 어머니를 뵙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자책이 깔려있다. 무엇보다 이 어머니는 말을 하지 못한다. 게다가 첫째인 자홍뿐만 아니라 곧이어 둘째 아들도 총기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두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처량함을 예수정 배우는 잘도 연기했다. 그러니 그런 어머니를 두고 이승을 떠난 두 아들의 마음은 또 어떻겠는가? 가끔 꿈에 죽은 사람이 보이곤 하는데 이를 두고 현몽이라고 하는가 보다. 둘째 아들 수홍이 어머니를 위로한다고 꿈에 나타나는데 그때 어머니의 혀가 풀리고 모자가 얘기를 하는데 순간 뭉클했다. 나도 가끔 아버지와 오빠가 꿈에 보고 울다가 깨곤 하는데, 현몽이란 정말 있는 걸까? 

 

관객을 안타깝게 하는 건 자홍이 죽기 전 언젠가는 누룽지 기능이 되는 전기밥솥에 편지를 넣은 어머니를 위한 선물을 전하지 못한 것인데 그걸 보면서 역시 어머니는 밥으로 대비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우리나라 인사법 중에, 밥은 먹었냐, 밥은 먹고 다니냐 뭐 이런 것인데 그 질문을 남자가 할 땐 밥을 사 주겠지만, 여자 그것도 어머니가 하면 그 어머니는 꼭밥상을 차려온다. 못 먹고, 못 살아서라고 생각했는데 오래도록 그것이 지배하는 걸 보면 그것 이상의 뭔가가 있는 것은 아닐까? 적어도 밥은 모성의 하나로 대비되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물론 여기선 누룽지지만. 자홍모는 누룽지를 잘 만드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그것을 자홍은 전기밥솥이 대신하길 바란다. 역시 인간이 기계를 이기지 못하는 것 같다. 또한 영화든 드라마든 모성 이야기를 하면 거부할 수 없게 만드는 것도 있다.   

 

영화는 정말 꿈 같은 것이긴 한가 보다. 자홍이 7가지 심판을 다 통과를 해서 드디어 환생 티켓을 따낸 것 같은데, 역시 염라대왕은 그냥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거 웬만하면 세 명의 저승차사에게 환생할 기회를 줄 일이지 후편을 예고하며 끝나니 역시 이번 생에서도 환생은 어려운 듯 싶다. 기대가 되긴 하는데 이런 거라면 16 또는 8부작 정도하는 시리즈물로 해도 되지 않을까?       

 

그런데 환생이란 게 참 그렇긴 하다. 어쨌거나 그렇게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 환생을 한 누군가는 이번 생을 살고 있다면 세상은 조금 나아져야 할 것도 같은데 여전히 죄에 매여살고 있지 않은가? 이런 세상에 다시 태어나기 보다 그냥 극락왕생이 낫지 않나? 저 저승차세도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야만할 이유가 있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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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4-21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인 가구 인구가 늘어나도 ‘어머니=집밥’으로 연결된 모성을 강조하는 프레임은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가정’에 대한 향수를 소환하는 소재로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쓰일 거예요.

stella.K 2018-04-21 13:27   좋아요 0 | URL
그건 뭐 거의 이야기의 법칙이지.
그런 엄마가 또 좋은 엄마잖아.
자식이 잘못하고 들어와도 암말 않고 밥상 차려
밀어 주면 이 세상 다른 사람은 다 욕해도
엄마만은 나를 믿어주는구나. 그래서 세상 살아가는 힘을
얻는 것 아니겠어?
결국 내편, 나에게 힘을 주는 사람의 상징이 엄마라서 그런 것 같아.^^
 
나는 왜 니나 그리고르브나의 무덤을 찾아갔나
송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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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 오래 전부터 들어 본 이름이긴 했다. 하지만 난 언제나 그렇듯 우리나라 대표 작가들, 그것도 80년대 활동한 작가들 외엔 그다지 아는 바가 없다. 물론 그도 이때를 전후로 활동했을 것이다. 내가 이제야 그를 알아봤다는 건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긴 내가 이름만 알고 책 한 권 읽어보지 못한 작가가 어디 송영뿐이랴? 그렇게 생각하면 그는 차라리 늦게나마 운이 좋은 작가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작가는 지난 2016년도에 유명을 달리했고, 이 책은 그의 유고집이다. 그가 아직도 살았다면 게으른 독자인 나는 여전히 그를 외면했을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알고 봤더니 나름 꽤 유명한 작가겸 예술가다. <땅콩 껍질의 속의 연가>란 제목은 나도 들어 본 것 같다. 이게 난 영화 제목만으로 알고 있는데, 베스트셀러 소설이고 후에 뮤지컬과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밖에도 몇 편의 소설이 있긴 하지만 알려진 명성에 비하면 과작이고, 클래식과 바둑에도 조예가 깊다고 한다. 또한 책 제목에서 얼핏 알 수 있듯이 작가는 러시아 문학에 심취하기도 했다. 책에도 나오지만 <의사 지바고>를 무려 3번이나 읽었고, 표제작인 <나는 왜 니나 그리고브나의 무덤을 찾아갔나>에선 러시아 현지의 어느 문학 회의에서 대학교 때 읽은 톨스토이의 <참회록>아니면 <인생독본>을 읽고 전율하다시피 했다며 작가의 러시아 문학 사랑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이 단편집의 특징이라면 맨 마지막에 나오는 <투계> 정도를 제외하고 모두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겼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친했던 자신의 둘째 형이 눈앞에서 죽고 그로인한 충격으로 아버지가 정신분열을 앓게 된 사연. 탈영해 7년 동안 숨어 살다가 잡혀 모진 고문을 당한 이야기와 표제작을 비롯해 <라면 열 봉지와 50달러>, <금강산 가는 길> 같은 경우도 어디서 누구를 만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시시콜콜하게 이야기 한다.

 

이를 두고 장석주는 해설에서 왜 송영의 소설 세계는 원체험을 되풀이하고 변주한다고 썼는지 모르겠다. 그는 또 사적 체험이 작품의 모티프를 이룬다고도 했는데, 솔직히 이건 여타 소설가들이 많이 하는 거 아닌가? 내가 볼 때 송영은 자신의 경험을 그대로 옮겼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본명을 밝힐 수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이니셜을 사용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거의 대부분 등장인물은 실명을 그대로 사용했다. 예를 들면 최인호 같은 작가는 이름 그대로 나온다. 물론 그래봐야 아주 짧게 나오지만 뭔가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것도 같고 약간의 흥미와 생동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또 어찌 보면 작가가 그렇게 한 것은 그리도 경외해마지 않았던 <의사 지바고>처럼 리얼리즘을 추구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여기서 우린 무엇을 소설이라 하며, 소설은 어때야 하는 것인가를 좀 더 진지하게 물어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일단 소설에 붙는 용어가 다양해졌다. 순수소설, 장르소설은 기본이고, 비소설, 논픽션 소설, 르포 소설, 일명 교양 소설이라 부르는 자전 소설에 에세이 소설 등 이 모든 것을 어떻게 구분해야할지 대략 난감해졌다.

 

무엇보다 송영의 작품들은 장석주의 말마따나 심심할 정도로 사건이 없다. 그래서 읽는 사람에 따라 지루할 수도 있고, 기승전결을 따지고, 플롯과 장르 따지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 소설이냐며 읽다가 던져버릴지도 모른다. 나 역시 좀 지루하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흥미롭게 읽었다. 한 작가의 삶의 기록으로서의 소설로 읽힌다면 말이다. 어차피 작가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 소설이라면 굳이 그것을 모티프로 하고 변주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냥 나의 있는 그대로 써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소설은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오래 전 나도 소설가을 쓰고 싶어 했던 적이 있었다(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때 누가 그렇다면 무슨 소설을 쓰겠냐는 말에 대답을 못한 적이 있다. 그건 정말 말문이 막혀서가 아니라 나도 송영 같은 사실주의 소설을 쓰고 싶었다. 그런데 그땐 그런 것도 소설로 볼 수 있는지 확실하게 장담할 수가 없어 말할 수가 없었다. 자전 소설이라면 모르겠는데. 그리고 설혹 있다고 해도 뭉뚱그려서 자전 소설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만큼 소설을 보는 시야가 그리 넓지 못했다는 얘기다. 하긴 카프카의 소설은 미완성 소설이 대부분이다. 그러면서도 그 자체로도 소설이라고 본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나라 같은 문학 풍토에서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일까? 이런 되다만 소설을 감히 들이 대냐고 화를 내야 맞는지도 모른다. 이것은 어느 문학상 후보에도 들지 못하고 몇 줄 읽다 자동 폐기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완성 소설은 이 소설집에도 나온다. 이를테면 첫 번째 수록작 <화롄의 여인>이나 <나는 왜 니나 그리고르브나의 무덤을 찾아 갔나>가 그것인데 그에 대한 작가의 변이 작가노트에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습작 같은 느낌도 드는데 우린 또 습작을 얼마나 우습게 보는가? 습작이야 말로 미완성 작품이라고 보기도 하는데 어쩌면 우린 그 작가의 완성작 보단 이런 습작 또는 미완성작에 더 주목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완성작은 어찌 보면 독자와 평론가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듬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책으로 나오기 전 편집자 같은 타인들이 초고라고 받는 작가의 작품은 사실 작가에겐 최소한 재고를 거친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러니까 습작 또는 미완성작은 어떤 의미에서 작가에겐 최초의 초고(?). 누구 눈치 보지 않고 쓴 그야말로 날것 그대로의 원고. 그것을 보는 건 좀 더 의미가 있을 것도 같다. 이를테면 정사 보단 야사가 더 흥미롭고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는 이치와 같지 않을까.

 

사실 작가는 처음부터 어떤 소설을 쓰겠다고 해서 쓰지는 않는 것 같다. 물론 큰 그림을 그리고 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가는 자신이 뭘 추구하는지도 모르고 단지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욕망을 가지고 블록을 쌓듯이 한 작품, 한 작품 쓸 뿐이다. 그러다 보면 작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비로소 자신도 알아듣고 그때야 비로소 자신의 작품 세계를 말하지 않을까?

 

사람들 저마다 자신이 습관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그게 그 사람을 말해주기도 한다. 작가와 작가가 아닌 사람을 구분하는 건 바로 그런 것일 게다. 작가가 아닌 사람은 말만하지만 작가는 자신의 말을 글로 쓴다. 말은 휘발성이 있지만 글은 문자로 남는다. 작가는 누구를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쓴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글은 나를 세우는 글이어야 하고, 자기 성찰적이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물며 그것을 소설로 풀어내는 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또 그런 의미에서 장석주의 해설은 너무 기존의 소설의 틀에서 작가의 글을 풀이한 것 같아 조금은 아쉬웠다. 다른 장르는 몰라도 소설은 언제나 열린 사고를 가지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작가가 성공한 작가일까? 난 솔직히 작가가 작품에서 어떤 문인 협회에 가담하고 그 덕에 중국도 가고(화롄의 여인), 러시아도 가고(나는 왜 니나 그리고르브나의 무덤을 찾아갔나), 금강산도 가고(금강산 가는 길), 몇몇의 우리가 잘 알만한 작가들과 교류했다는 게 부럽긴 했다. 하지만 그게 반드시 성공한 작가일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궁극적인 건 아닌 것 같다. 독자로서 어떤 작가의 작품을 한 번 읽어주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 작가가 구축하는 문학을 이해하고 지켜봐 주는 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독자를 한 명이라도 가진 작가가 있다면 그 작가야 말로 행복하고 성공한 작가는 아닐까? 송영. 그가 지금도 살아 여전히 작품 활동을 했더라면 오래 지켜보고 싶은 작가임에 틀림없다. 사람이 잊힌다는 게 제일 서럽다는데 작가는 내게 너무 늦게 온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동시에 유고집이란 이름으로 만날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늦게나마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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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4-18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로필사진 바꾸셨군요. 어느 집 앞 자전거네요.
stella.K님, 즐거운 수요일 보내세요.^^

stella.K 2018-04-18 16:15   좋아요 0 | URL
ㅎㅎ 네. 좀 지루한 것 같아서요.^^

2018-04-18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4-18 17:58   좋아요 0 | URL
ㅎㅎㅎ 할렐루야! 알겠습니다.
꼭 첫번째 독자로 모시도록하겠습니다.ㅋㅋㅋ

페크pek0501 2018-04-19 2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이상한,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점을 정확하게 포착해 그것에 대해 깊게 이해하게 되어 소설을 쓰게 되는 경우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안 비밀을 독자들에게 터뜨려 주겠어.‘ 하는 생각으로. ㅋ

stella.K 2018-04-20 14:27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죠. 그런 이유로 소설을 쓰기도 하죠.
그러고 보면 언니도 뭔가 생각해둔 소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터뜨려 주세요!^^
 

 

사진제공 = 드라마하우스, 콘텐츠케이

 

<하얀 거탑>에서 존재감을 알린 안판석PD. 그후 <풍문으로 들었소>를 기대하고 봤다 점점 이야기가 꼬이는 바람에 싫증이나서 안 봤다. 그후 그의 작품을 볼 기회가 없었다.

 

솔직히 <풍문...>은 연출이 잘못됐다기 보단 작가가 누군지 작가의 잘못이 더 크지 않나 싶었다. 그래도 TV 드라마는 작가 보단 PD가 더 책임이 더 큰지라 그도 이제 한물간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그는 계속 어디선가 작업을 계속했을 것이다. 그러다 실로 몇년만에 만난 그의 작품 <밥 잘 사 주는 예쁜 누나>. 뭐 별것있겠나 특별히 기대를 하지 않고 봤다. 아니 솔직히 난 안 PD 보단 저 손예진과 정해인 때문에 보기 시작했다. 손예진이야 새삼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 생활>에서 주인공은 따로 있긴 하지만 정해인이 눈에 들어왔다.    

 

글쎄, 그냥 훈남이라고 말해도 되겠지만 좀 더 디테일하게 말하자면 뭔가 다부지고 똘똘하고 그러면서도 다분히 감성적이게 생겼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 정보를 더 알고 싶어서 인터넷을 뒤져 보았더니 나이는 30세라고 한다. 드라마에선 제 나이대로 나오는가 본데 문제(?)는 손예진이다. 드라마에선 35세로 나오지만 실제 나이는 그 보다 2살을 더한 37세. 그러니까 둘은 실제로는 7살 차이가 난다는 말씀.

 

하지만 이런 건 이야기꺼리가 못 될지도 모른다. 요즘 워낙 연상연하 커플이 많은지라. 게다가 손예진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아직도 탱탱하다. 오히려 정해인이 이야기 거리가 더 있는데, 그가 무려 조선 시대 존경 받는 실학자 정약용은 6대손이란다.  그가 똘똘해 보이는 이유가 있긴 있었나 보다. 일단 그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솔직히 난 이 드라마를 조금 보다 말려고 했다. 2, 30대의 알콩달콩한 다람쥐 같은 사랑이야기 별로라서. 아무리 좋은 배우가 나오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 뭔가 사로잡는 게 있다. 일단 난 손예진이란 배우를 좋아하는데 그녀는 확실히 작품을 장악하는 장악력이 있다.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뭔가가 있다. 마치 그 드라마가 그녀를 위한 작품인 양 또는 배우를 하기위해 태어난 사람은 아닌가란 생각이 들만큼 연기를 잘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출연하는 영화마다 후에 무슨 영화상을 획득한다. 그녀는 멜로퀸이란 수식어를 일찌감치 가지고 있는데 그런 그녀가 이 작품을 맡지 않으면 누가 맡겠는가.

 

정해인이 손예진 앞에 출연하는 것도 좀 재밌다. 길을 걸어가는데 그가 탄 자전거가 그녀 주위를 빙빙돈다. 과연 그다운 출연이라고 생각하는데 설정이 좋다. 아, 그래서 말인데 조만간 그녀가 나온 영화를 봐야할 것 같다. <공범>을 볼까, <덕혜옹주>를 볼까? 언젠가 누가 허진호 감독 역사성이 발바닥이라고 막 몰아 세워서 볼 생각을 별로 안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일단 한 번 봐야할 것 같다. 영화는 꼭 역사를 통째로 왜곡했으면 모를까 난 허진호 감독의 영화 나쁘지 않다고 본다.

 

또한 이 드라마에서 계속해서 나오는 음악이 있다. Stand by your man’과 ‘Save the last dance for me’가 그것인데. 이 두 곡은 이미 오래된 팝이고, 솔직히 난 이 음악 때문에 안판석이 한물 간 사람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 음악도 적당히 쓰면 좋은데 너무 빈번히 나온다싶은 것이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독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이 두 음악은 리메이크 곡이기도 한데 드라마를 위해 편곡을 한 것인지 아니면 리메이크 저작을 사서 쓰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나쁘진 않는데 역시 형만한 아우없다고 음악은 역시 오리지날 버전이 좋다.

 

내용은 특별히 이렇다하게 극적인 것이 없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렇다. 있다면 이들의 연애가 언제 표면에 드러날 것이냐인데 특별히 이렇다하게 놀랄 것은 없을 것 같다. 솔직히 우리의 삶이라는 게 그렇지 않나? 별로 놀랄 것이 없이 잘 먹고, 잘 산다. 또 살 먹고 잘 사는데 무슨 놀랄 것이 있겠는가? 그러니 드라마라고 해서 꼭 드라마틱하란 법은 없다. 그러면서 계속 보게 만든다면 그거야 말로 진짜 능력이다. 더구나 지상파은 60분을 넘기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는데 반에 종편은 그런 것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그렇다보니 거의 70분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16회 한다고 생각해 보라. 제작진은 머리털 빠진다. 그래도 좋다고 하고 또 하는 걸 보면 운명이고 팔자소관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뭐라고 말하리?

 

아무튼 그래서 난 요즘 다시 주말에 하는 드라마 보기가 즐거워졌다. 이 드라마는 금토로 하지만, 요즘 인기리에 방영중인 노희경의 <라이브>는 토일로 한다. 배종옥이 언젠가 <릿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다지. 이 세상에 드라마와 영화, 소설이 없었다면 세상은 얼마나 삭막했겠냐고. 나 역시 그 말에 동감한다. 벌써 또 주말이 기다려진다.주말이여, 빨리 오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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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4-09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방금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들으니
카롤라 브루니가 부르는 Stand by your man
전에 이미 나왔단다. 샹송풍으로.
그러니 드라마를 위해 나온 노래는 아니란 말씀.

서니데이 2018-04-09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예진은 정말 예쁘네요. 요즘은 재미있는 드라마가 많은 것 같은데, 보고 싶어도 어쩐지 잘 되지 않는 요즘입니다. 한 편을 보고 나면 다음 편이 보고 싶어지도록 만드는 것은 가끔 마법같은 기분입니다. stella.K님,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stella.K 2018-04-09 20:21   좋아요 1 | URL
ㅎㅎ 그렇죠. 그래서 가급적 드라마 안 보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정말 괜찮은 명품 드라마가 있어요.
그런 건 꼭 봐줘야 합니다.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어요.
요즘 울나라 드라마 정말 잘 만들어요.
전 미드 좋다고 하는데 옛날 같으면 모를까 요즘엔 굳이
보고 싶지 않더군요. 영어를 위해서라면 모를까.
자막을 보는 게 이젠 싫더라구요. 눈도 나쁘고
빨리 빨리 읽지도 못하겠더라구요.ㅠ

지금행복하자 2018-04-09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ave the last dance for me 는 브루스윌리스가 부른 버전이라고 해요~ 저는 장면마다 이 노래들이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

stella.K 2018-04-10 13:23   좋아요 0 | URL
앗, 브루스 윌리스가 부른 거예요?
전혀 몰랐네요. 브루스 아직도 활동하는가 봅니다.
반가운데요? 국내든 국외든 옛날 배우들
뭔가를 한다고 하면 반갑더라구요.
브루스 윌리스 예전에 대단했는데 말입니다.ㅎ

페크pek0501 2018-04-10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보다가 그냥 지나쳤는데 앞으론 봐야겠네요.

stella.K 2018-04-10 13:27   좋아요 0 | URL
ㅎㅎ 특별할 건 없는데 이상하게 보게 만들더라구요.
그게 능력인 것 같습니다.
<라이브>도 꼭 보세요. 노희경은 다 좋더라구요.
아, 거기 정유미 좋아하는 경찰 선배로 나오는
남자 배우있는데 진짜 훈남이에요.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호사죠.ㅋㅋ

후애(厚愛) 2018-04-10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화유기가 끝나고 나서 볼 드라마가 없어서 티비를 잘 안 봐요.^^;;
화유기 정말 재밌게 봤는데 결말이 마음에 안 들었어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stella.K 2018-04-10 13:29   좋아요 0 | URL
화유기 저도 첨엔 좀 봤는데
전 역시 판타지가 좀 안 맞더라구요.
차승원 땜에 볼까 했는데...ㅠ

후애님도 좋은 하루요!^^

서니데이 2018-04-12 14: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보다는 조금 조용한 느낌이 드는 오후예요.
요즘 봄날씨, 꽃샘추위, 그리고 이른 초여름 같은 날씨가 매일 매일 다르게 오는 것만 같아요.
그러다 4월이 많이 지났어요.
stella.K님,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나의 카프카 - 카프카와 브로트의 위대한 우정
막스 브로트 지음, 편영수 옮김 / 솔출판사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지난 번 카프카의 <일기>를 읽고 혼쭐이 났다.

일기만큼 그 사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게 또 있을까? 무엇보다 어렵게 쓰이지 않았다는 것과 어느 정도 관음증을 만족시켜준다는 점에서 일기를 읽는다는 건 만만찮은 재미와 흥미를 갖게 만든다. 그런데 카프카는 그것을 완전히 무산시켰다. 누가 어려운 작가 아니랄까봐. 그렇게 생각하니 왠지 모를 외로움이 느껴졌다. 카프카를 좋아하는 독자도 많다만 나는 좀처럼 좋아지질 않으니.

 

카프카의 일기에 혼쭐이 났다면 다시는 도전을 안 할 것 같은데 또 하고 말았다. 이번에도 또 도전을 하고 말았다. 이번엔 그가 직접 쓴 것이 아니고 그의 친구가 쓴 책이다. 이번엔 좀 쉽지 않을까 아니 읽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먼저 읽은 것에 비하면 그나마 읽히긴 한데 나을 것은 없다. 그 알량한 읽힘도 책 자체가 좋아서라기 보단 그나마 읽어준 것이 있어 읽혔다고나 할까? , 이렇게 어려운 작가에, 이렇게 어려운 친구라니.

 

글쎄. 이 책을 규정하기를 평전이라고 했는데 글쓴이가 당대 카프카 못지않은 지식인이었으니 오죽 할까 싶기도 하지만 나는 왠지 평전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모르게 좀 아니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러면 단번에 네가 카프카를 알아?’ 타박과 오해를 받을 테니 입을 다물어야 할 것 같다.

 

물론 평전이 맡긴 맡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 개인으로 볼 때 카프카에 대한 (친구라도) 존경과 경의의 뜻으로 쓴 일종의 고급진 에세이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글도 보면 앞에 나오는 전기에서 저자가 느끼고 봤던 일인칭 시점에서 카프카를 묘사하기도 했다. 평전은 그 보다 더 객관적이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무래도 저자 자신의 카프카에 대한 감정과 주관적 느낌이 들어갔다는 점에선 평전이라고 보기엔 다소 애매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또 전기 이후에 나오는 카프카의 신앙과 학설, 작품에 나타난 절망과 구원 등을 보면 저자가 얼마나 카프카의 문학을 학문적으로 잘 정립하려 했는지 그 애정과 열정을 느낄 수가 있다. 그런 것을 보면 평전은 평전일 것이다. 그 사람에 짐작이 아닌 직접 보고 느끼고 연구한 것을 쓴 것이니까.

 

책을 읽으려고 펼쳐든 순간 도대체 카프카가 저자에게 어떤 존재였기에 이런 글을 쓸 수 있단 말인가? 새삼 부럽기도 했다. 나에 대한 평전은 고사하고 내가 죽고 난 뒤 내가 어떠한 사람이었다고 글 한 줄이라도 남겨줄 사람이 나게 과연 있는가? 난 또 그러리만치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며 살아왔을까? 거기에 대해 나는 결코 긍정할 수가 없다.

 

<일기>를 읽었을 땐 무조건 어렵다고만 느꼈고, 이 책 역시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저자로 인해 카프카를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난 이 책에 좀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사실 카프카에 대해선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을 땐 시쳇말로 좀 찌질 하지는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평생 아버지를 어려워했고, 그렇게 많은 글을 썼음에도 늘 자신은 글을 조금밖에 못 썼다고 자책하며 살았다. 게다가 전업 작가가 된다는 건 아예 꿈도 꾸지 않았고 평생직장을 그만두지도 못했다. 게다가 결혼을 번복했으며 더구나 자기네 집을 돌봐주던 가정부와 결혼할 생각도 가졌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그는 한마디로 사회부적응자는 아닐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 책 읽어보면 이런 판단이 얼마나 섣부른 판단인지를 반성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카프카는 지적인 사람이었다. 물론 그는 문학에 뜻이 있었음에도 법학 학위까지 받았고, 저자의 말에 따르면 조용하고 겸손하지만 어느 순간 농담도 잘하고 유쾌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또한 관용과 확고한 사람으로도 묘사되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 브로트가 언젠가 니체를 사기꾼이라며 비판하고 성토하는 자리에서 카프카는 그렇지 않다며 반박했고 그 후 브로트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어줬다고 한다. 그리고 둘은 평생지기로 살았다.

 

카프카의 연애도 그렇다. 일개의 가정부와 결혼할 생각을 했었다면 그는 연애는 해 봤을까 싶기도 하겠지만 그는 확실히 연애를 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밀레나에게 그렇게나 많은 편지를 보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는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았고 적대자가 없었다고 브로트는 말한다. 또한 그가 평생직장에 다녔던 건 밥벌이를 위한 직업과 글쓰기 예술은 날카롭게 서로 분리되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저널리즘이 표현하는 직업과 글쓰기의 혼합을 거부했다고. 그것을 브로트는 직업과 소명을 얻기 위한 투쟁으로 본 것이다. 그러니까 글 써서 돈을 못 벌 것이라는 판단 하에 직장을 병행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글쓰기의 신성함을 유지하기 위해 직장을 다녔던 것이다.

 

뭐 이런 것만 보더라도 카프카가 얼마나 성실하고 선량하며 유쾌한 사람인지 짐작이간다. 그러므로 그의 사후 세간의 이목에 의해 덧씌워진 잘못된 이미지를 좀 벗겨낼 필요도 있어 보이고, 이 책은 그러기에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브로트와 카프카가 친구가 된 후로 그 둘은 거의 매일 만났고 필요하면 하루에 두 번도 만났다고 한다. 과연 대단하다 싶다. 우린 아니 적어도 난 아무리 좋아하는 친구라도 거의 매일 만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에 들이는 공력도 공력이지만 매일 만나면 아무리 좋아하는 친구더라도 좀 질리지 않을까? 그럴 수 있는 이면엔 서로 간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새삼 궁금하기도 하다.

 

이 책서도 카프카의 일기와 편지가 빠지지 않는다. 카프카는 작품도 작품이지만 이제 일기와 편지로 더 유명한 하지 않을까? 그의 시대나 요즘이나 편지를 주고받는 인간관계란 흔치 않아 보인다. 그런 점에서 부러운 것도 사실이고 꽤나 지적여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모든 것을 말 보단 글로써 풀어내려고 했던 카프카가 뭔지 모르게 짠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건 왜일까? 그건 하나의 깊은 확신이기도 하겠지만 말로써 풀어내지 못하는 그의 내적인 한계가 있어서는 아닐까? 그냥 네 멋대로 생각해 본다. 그래서도 그는 작가로 충실했던 거고.

 

, 카프카에 대한 이미지 중 또 하나는 고독이라는 건데 이 책 그 이미지도 다소나마 걷힌 느낌이다. 이렇게 몰랐던 (또 알더라도 잘못 알고 있는)카프카를 알아가는 건 (작가들의 삶을 알아가는)나에겐 상당히 의미 있는 시간이다. 이 책 카프카에 대해 가장 직접으로 알 수 있는 책은 아닐까 한다. 카프카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복근에 힘을 뽝 주고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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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3-27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프카는 작품 속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독특한 내면 세계가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직장이나 옆집 이웃으로 만났다면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이었을 것 같습니다. 실은 만나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어쩐지.^^:
stella.K님, 저녁 맛있게 드시고,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stella.K 2018-03-28 14:20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막상 그 사람의 실재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걸 편견이라고 하는 거겠죠?
저는 이 책으로 카프카가 조금은 더 가까워진 느낌이긴 하지만
여전히 카프카는 아니 어쩌편 독일 문학(폴란드가 포함된)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ㅠ

2018-03-28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3-28 14:23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우리나라에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있지만 누구 하나 그의 친구가 평전을 써줬다는 말은
들어 본적이 없는데 역시 그 사람에 그 친구라고 해야할까요?
부럽기도 하고. 저 주위의 사람들은 저를 어떻게 평가할지
것도 참 그렇더라구요.ㄷㄷㅋㅋ

서니데이 2018-03-30 06: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매일같이 공기가 좋지 않은 날이 이어지고 있어요.
알레르기와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18-03-30 13:30   좋아요 1 | URL
아, 네. 서니님도요.^^

희선 2018-04-01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카프카 소설은 거의 읽지 못하고, 《카프카 평전》(이주동)을 봤어요 한국 사람이 쓴 거예요 한국 사람이 써서 잘 읽히고 괜찮습니다 작품 이야기도 조금 하지만... 카프카가 살던 때는 편지를 많이 썼지요 카프카는 브로트한테 자기가 쓴 글 다 태우라고 했지만 브로트는 책으로 냈어요 브로트만 그런 건 아니군요 카프카가 마지막에 사귄 여자도 카프카가 쓴 글을 가지고 있다가 책으로 냈는지 자손한테 물려줬는지... 이건 기억이 잘 나지 않는군요 카프카가 쓴 글을 없애지 않아 지금 사람이 읽는 거네요


희선

stella.K 2018-04-02 13:25   좋아요 1 | URL
아, 읽으셨군요.
이책은 문체가 좀 어렵더군요.
우리나라 사람이 쓴 책이 좋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이해를 돕도록 썼을 테니.

맞아요. 태우지 않고 출판을 했으니 우리가 읽은 거죠.
그런 점에서 브로트나 카프카의 마지막 연인에게 고마워해야죠.^^

서니데이 2018-04-01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주는 미세먼지가 많았지만, 날씨가 매일같이 따뜻해지는 시간이었어요.
오늘도 따뜻한 날이예요. 바깥에는 꽃이 피는 시기이고요.
stella.K님, 오늘 부활절입니다. 기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부활을 축하합니다.^^

stella.K 2018-04-02 13:30   좋아요 1 | URL
아, 고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저의 성경공부 리더님이
부활절 계란을 선물로 주시더군요.
어제 못 먹고 좀 아까 점심으로 먹었습니다.ㅋ

내일 모레 비오고 조금 추워질 거라더군요.
아무래도 한식이 지나야 완전 봄날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제는 미세먼지 보통이라더니 좀 뿌옇더군요.
외려 오늘이 좀 낫나요?
5월까지는 미세먼지낀 날이 많을 거라네요.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요.^^

2018-04-03 06: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3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