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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니콜라 - Little Nichola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기대했던 것만큼 아주 재미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충분히 키득대며 볼 수 있는 영화임엔 틀림없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영화의 배경은 요즘이 아닌 듯하다. 6,70년 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 않을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저 니꼴라의 엄마와 아버지가 생각 보다 늙어 보인다. 요즘에 니꼴라만한 아이를 둔 부모가 저 정도일리는 없다. 아주 늦게 결혼한 것이 아니라면. 요즘으로치면아이가 적어도 중학생 이상이 되야하지 않을까? 옛날엔 뭐든지 지금 보다 나이들어 보였다. 그건 만국공통 같다. 그리고 니꼴라의 부모가 보여주는 심리도 어딜 가나 똑같은 것 같다. 이를테면, 처음엔 사장 부부를 초대해 좋아라 하다가, 막상 초대하려니 이것도 걸리고, 저것도 걸리고 그래서 취소하자고 했다가 남편이 옷도 사 주고 보석도 사 주자 열심히 식사를 준비를 하는 것.을 보면. 그 놈의 있어보여야 한다는 강박이란.
또한 봉이 김선달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여러가지 잡다한 것들을 섞고 이 물을 마시면 기운이 좋아진다고 허위 광고로 아이들을 현혹시키고 삥뜯기를 하는 니꼴라와 소위 그 일파들. 확실히 아이 때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그중 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니꼴라가 엄마가 동생을 가졌을 거라고 믿음 때문에 벌이던 만행들. 거기엔 위에 기술한 내용도 포함이 되어있다. 돈을 벌어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매번 실수와 불발로 끝난다. 이것은 니꼴라의 친구가 동생을 얻었기 때문인데 그로인해 부모님의 사랑을 더 이상 받지 못할 거란 강한 믿음을 니꼴라에게도 전해줬기 때문이다. 가장 큰 불발은 그 친구가 막상 동생을 얻고보니 나쁜 거 보단 좋은 것을 말하는 것을 듣고 마음을 바꾼 것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어렸을 때는 많은 혼란 가운데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허구인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나 역시도 보면 어렸을 때 그랬던 것 같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행동 거지를 바로 가르치기 위해 여러가지 상상력을 동원했었다. 왜냐하면 그래야 효과가 강력하니까. 예를들면, 어른들은 문지방에 서지 마라고 가르쳤다. 거지가 된다는 것이다. 하긴, 옛날에 거지들은 남의 집 문지방에 서서 먹을 것을 얻기까지 꼼짝하지 않았다. 그러니 역으로 그런 가르침을 줄 밖에. 또한 한숨 쉬지 말라고도 했다. 엄마 죽는다고. 그도 그럴 것이 엄마의 입장에서 우리가 커서 한숨 쉬는 인생이 될까 봐 걱정되어 미리 방패 교육을 시킬 참이었는가 보다. 그러니 니꼴라가 그런 상상을 주입받고 그런 만행을 저지르는 걸 보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가 동생을 보지 않는 것은 자기가 살기위한 굉장한 미션이었으리라. 더구나 동생이 태어나면 아버지가 자신을 숲속에 버릴거란 믿음 때문에 숲으로의 소풍만큼은 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막상 숲에 도착하지 차에서 내리지도 못한 채 문을 잠궈버리지 않던가?
나에게도 비슷한 가족에 대한 상상이 있다. 예를들면, 우리집은 공교롭게(?)도 2남2녀였는데, 그래서 그럴까? 이담에 크면 언니는 오빠와 결혼을 해야하고, 나는 내 동생과 결혼을 해야하는 줄 알았다. 그리고 다른 집도 우리와 같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건 또한 내가 동생과 소꿉놀이를 같이했던 영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뿐인가? 내가 자랄 무렵엔 TV에서 방영해 주는 만화영화들이 우리나라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것의 거의 90%가 일본에서 들여 온 것인 줄 알았을 때의 그 당혹감이란. 그때 당시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만화는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와 도날드 덕과 더불어 '철인28호'와 '아톰' 그리고 그 유명한 '요괴인간'이라는 것이다. 특히 요괴인간은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나긴 하지만, 주인공 소년이 정의롭고, 용감해서 신뢰감을 주지만 안타까운 건 알고보면 흉측한 요괴라는 것. 그래서 나는 한동안 나의 가족들도 사실은 알고보면 요괴는 아닐까? 상상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내가 이 속에서 살아 남으려면 최대한 그들이 요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으며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의 가족들을 대할 때 자연스러움이 지나쳐 부자연스러움으로 나타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는데, 그러면 나의 가족들, 특히 오빠와 동생은 대번에 나의 연극스러움에 "너 왜 연기하냐?"고 대번에 머리를 주워박곤 했다. 사람이 살기 위하여 자연스러워지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고나 할까? 참, 80년 대 중반에 'V'란 미드가 방영했을 때 나는, 이는 필시 제작진들이 '요괴인간'을 보고 본땃음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믿거나 말거나한 소리지만.
어쨌거나, 이 영화는 친구가 막상 동생을 보고나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고 떠버리는 친구의 말에 니꼴라도 생각을 바꾸게 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긴 한다. 하지만, 모르긴 해도 가족 구성원에게서 받는 혼란스러움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로 엄마는 결국 니꼴라의 동생을 낳았는데 그 친구처럼 남동생일거라고 굳게 믿었는데 막상 니꼴라의 동생은 여자였다. 그것 때문에 또 얼마나 머리가 혼란스러워지던가? 우리가 현실과 상상을 일치시킨다는 것이 결국 성숙이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그것은 내 뜻대로만 되지 않더라는 것의 또 다른 일면을 보는 과정과 같은 것은 아닐까? 어렸을 땐 자신의 상상에 현실을 꿰맞출려 했다면, 점점 커 가면서는 현실을 상상에 맞출려다 깨져버리는 과정으로 옮겨 가는 것은 아닐지? 그런 의미에서 니꼴라는 여전히 좌충우돌이고 ing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