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또 눈이 왔다.
그나마 다행인 건 별로 춥지 않아 눈은 거의 다 녹았다는 것.
1. 동태 옆에 생태
홍해가 잠시 갈라지듯 한파 중 어제 오늘은 그나마 춥지 않았다. 울어머니는 이 틈을 타 집에서 먼 재래시장으로 장을 보러 나갔다 생각지도 않게 동태를 사 오셨다. 예전 같으면 흔했지만 언제부턴가 동태는 귀한 식재료가 되었다. 재래시장을 가는 건 그렇게 생각지도 않은 것들을 싸게 사는 즐거움 때문일 것이다. 저녁엔 오랜만에 동태 매운탕을 먹을 생각에 들떠 있었는데 엄마는 어딘가 모르게 편치않은 표정이었다. 결국 엄마는 고백하듯,
"사실은 잘못 샀어. 동태 옆에 생태가 있었는데 토막치고 나니까 보이는 거야. 그러니 생태를 또 살 수는 없잖아."
듣고 보니 확실히 아깝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긴했다. 그걸 못 보다니. 아주 드물긴 하지만 그럴 때가 있긴하다. 사 놓고 보니까 바로 옆에 더 좋은 게 보이는 거. 하지만 어쩌랴. 이미 돈까지 치른 걸. 그래도 오랜만에 먹은 동태 매운탕은 맛있었다. 뭐 동태나 생태나. 북어나 노가리나 뱃속에 들어가면 똑같은 거지.
그나저나 그 맛있는 걸 먹으면서 인증샷 하나 남기지 못했다.ㅋ
2. 요즘 벽돌책에 관심이 뜨겁다.
예전 같으면 이렇게 두꺼운 책 같으면 분권으로 낼 일이지 왜 이렇게 내냐고 볼멘 소리를 할 법도한데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 같기도 하다. 하긴, 요즘 책이 좀 비싸야 말이지. 분권을 하면 그만큼 제작비가 아무래도 더들테니 손목을 감수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TV에 잘 나오지 않은 관계로 잘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 같은데 예전에 고명환이란 개그맨이 있었다. 그가 언젠가 모 TV 강연자로 나온 적이 있었다. 뭐 주로 자기계발쪽에서의 책을 내고, 지금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국수집을 경영하기도 하고, 뮤지컬 같은 공연기획도 하고 나름 바쁘게 사는가 보다.
아무튼 그가 자기계발 전반에 관한 강연을 하다 (잘 듣지도 않았지만) 독서법에 대해서도 하더라. 그런 건 아무래도 관심 영역이라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는 매일 10권인가 하는 책을 매일 10쪽씩 읽는다고 했다. 그렇게 읽으면 아무리 두꺼운 벽돌책이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에게 아무리 못 읽어도 3권은 그렇게 읽어 보라고 권한다.
나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일 페이지를 정하고 읽은 적이 있는데 정말 끝까지 읽을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책을 읽다가 포기하게 되는 건 이 두꺼운 책을, 또는 이 재미없는 책을 언제 다 읽지 하다가 지레 그만두게 된다는 것. 하지만 그렇게 읽으면 언제 어디서건 부담이 없다. 게다가 한 권만 들이 파고 읽지 말고 여려 권을 함께 읽으면 머릿속에서 서로 엉키고 설켜 더 좋은 아이디어나 나온단다.
좀 일 리가 있는 말 같긴하다. 난 그 말을 듣는 순간 다시 그렇게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보통 요즘 나오는 책들은 300 페이지 내외다. 그걸 매일 3권을 10쪽씩 읽으면 넉넉잡고 한 달하고 일주일 정도면 다 읽을 수 있다.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말인데, 기왕이면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자신만의 독서법이 있으면 알려주시라. 특별히 벽돌책을 어떻게 읽는지 그 노하우 좀 공유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