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도 많이 찍어봐야 늘겠지만 난 기계치라 보는 건 좋아도 찍는 건 영 그렇다.
그래도 오늘은 간만에 용기를 낸 건 9일, 10일 연달아 만료되는 적립금 있다고 알라딘에서 매일같이 오는 문자 때문이다. 전엔 그냥 알라딘 메인 알림에서만 알려줬던 것 같은데 계속 문자가 오니 마지막 날까지 기다리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무조건 지르는 수 밖에.
그런데 어제 무슨 마음에설까? 알라딘 굿즈를 뒤져보게 되었다. 그랬더니 연필깎이기 눈에 띈다. 그렇지 않아도 작년 올해 초 본의 아니게 연필 아니면 깎아 쓰는 색연필이 생겼다. 원래 그런 걸 쓸 리가 없는데 막상 생기고 보니 옛날 초등학교 시절도 생각나고, 바늘 가는데 실 간다고 연필깎이가 아쉬웠다. 근데 그게 눈에 띈 것이다.
만원이 채 안 되긴 하지만 연필깎이를 안 사 본 나로선 싼 느낌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냥 추억과 맞바꿔 보기로 했다. 나야 연필을 써 봤자 글씨기용이 아닌 책 밑줄 긋기용으로 밖에 쓰지 않는데 그것치고는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기계치인 나로선 비싼 기계는 잘 고장이 안 나는데 이런 자잘한 게 의외로 잘 고장 나더라. 오래 오래 잘 써야할 텐데...
그리고 그 밑에 있는 게 스티키 북마크다. 솔직히 이런 것도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나중에 책 팔려고 중고샵 나갈려면 이것부터 수거해야 한다. 그런데 우습지. 안 쓰면 모르겠는데 써 버릇하니까 밑줄 긋고도 붙이고 싶더라. 욕심이 나는 것이다.
시야가 좁아서일까? 전엔 책을 산다면 주로 일라딘 중고샵 직배송에 올라와 있는 책들을 샀다. 그러다보니 정가인하는 거의 보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목록을 보게 됐는데 의외로 군침 흘릴만한 책들이 많이 있었다. 내가 왜 지금까지 이걸 외면했던 걸까?
디트리히 본회퍼 평전이다. 이걸 보는 순간 급땡김이었다. 예전 같으면 비싸서도 안 샀겠지만 내가 요 근래에 좀 바뀌는 것 같다. 여전히 문학 편식이 심하긴 하지만 그런 중에도 기독교 서적에 관심이 간다.
작년에 아는 지인으로부터 그의 책을 선물 받기도 했는데 아직도 못 읽었다. 그의 생애를 알고 그 책을 보면 잘 읽혀질지도 모르겠다.
아, 근데 800페이지가 넘는 책이다. 가독성이 좋다고 하긴 하더만 언제 다 읽을런지 모르겠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