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이 당연히 만들어진 괴물의 이름일거라는 착각과 원작의 작가는 당연히 남자일거라는 편견. 거기다 내용은 단순할꺼라는 근거없는 단정까지 붙여 여태껏 읽지 못한 이 훌륭한 소설을 드디어 제대로 만났다.

다락방님의 언급으로 나는 이 소설이 많이 궁금해졌고 게다가 많이 읽혀 여러 곳에서 번역되었다는 걸 알아 또 반가웠다.
어떤 계기로 하나씩 잘못된 편견이 깨지는 건 행운이자 큰 즐거움이다.

작가인 메리 W.셀리는 19세의 어린나이에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심지어 그녀의 어머니는
<여성의 권리옹호>를 쓴 메리 울프턴크레프트이고 여성이 차별받는 원인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서라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이른 나이에 사망,
정작 그녀의 딸인 메리 W.셀리는 계모에 의해 학교에 가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작품을 써낸 작가가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았으면 어땠을까? 우리에겐 <프랑켄슈타인>외에도 뛰어난 그녀의 작품이 남아 있었을 것이다.

<프랑켄슈타인>을 읽는 동안 <폭풍의언덕>을 읽을 때만큼 치밀한 심리묘사에 여러번 놀라고, 격정으로 내 몰린 프랑켄슈타인의 분열과 고통에 나까지 여러번 숨쉬는게 답답했다. 반복되는 액자식 구성 ㅡ이 작품에서 액자가 도대체 몇개였던가!!ㅡ은 조셉 콘레드의 <암흑의 핵심>을 떠올려 이러한 형태가 얼마나 사람의 집중을 끌어내는지 세삼 생각하게 되었다(다만 그 작품에선 액자가 한 개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거듭된 액자는 구성 그 자체로 더 흥미롭고 좋았다. -그래도 마지막 액자가 시작될땐 작가가 좀 짖궂다고 생각함ㅎ-결국 어제 자정이 다 되어 영화도 찾아봤는데 안타깝게도 내가 보는 ‘웨이브‘에는 현재 드니로님의 <프랑켄슈타인>은 없었고, 다행스럽게 진 와일더의
<영 프랑켄슈타인>은 있었다. 흑백이라 더 그럴듯한 음침한 분위기의 빗속에서 영화는 시작되고 생소하지만 매력적인 눈빛의 진와일더가 의대생들을 향해 뒤돌아보며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소설 다 읽고 보려고 여기서 끔ㅋㅋ)

간략히 몇 자 적으려다 중구난방 떠들고 말았네요. 아무튼 이 소설 안보셨다면 꼭 한번 봐야함요!ㅋ

굿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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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1-25 15: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랑켄슈타인>은 정말 명작 아녜요? 그것도 19세기 초에 말입지요.

미미 2021-01-25 15:10   좋아요 2 | URL
그러게 말이예요! 지금 과학에선 더구나 말이되는 상황이니 더 놀랍고 대단한듯해요.ㅋㅋ

scott 2021-01-25 15: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케네스 브래너 감독의 1994년영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제작하고 로버트 드니로가 나왔던 영화 봤어요 흔히들 원작은 어린이용으로 읽고 대부분 프랑켄슈타인은 영화로 먼저 접하게 되는데 원작을 읽으면 그시대 이런 작품을 썼다는건 원작자 셀리에 엄마에 삶(출산휴우증으로 사망)까지 알게 되면 시중에서 읽을 작품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슬퍼져요 영미권에서는 셜리에 엄마 메리울스턴 크래프트 자서전들이 속속히 출간되고 있지만,,,우리가 즐겨 읽는 디킨즈는 알고보면 아내에게 폭력을 서슴치 않았고 여성을 하등계급으로 취급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름앞에 ‘위대한‘이 붙어다니니 ,,,,

미미 2021-01-25 15:17   좋아요 2 | URL
헉..그랬군요!!! 덕분에 또 하나 배웠네요! <제2의 성1>에서도 여러 유명 작가들의 막말과 접할 수 있었는데 보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였어요. 또 제가 모르는 뭔가가 엄청 많을듯..그래도 그런 정보들 다 알고싶네요🤔

라로 2021-01-25 15: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중간에 끄는 게 가능해요??ㅎㅎㅎㅎ 저라면 절대 못함. 😅저는 어렸을 때 진 와일더의 영화를 흑백으로 봤는데도 넘 무서웠다는 기억이 있어요. 저에게 그래서 프랑켄슈타인은 무서운 얘기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슬픈 이야기. 이제 어른이 (응?) 되었으니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미미 2021-01-25 15:40   좋아요 2 | URL
네!ㅋㅋㅋㅋㅋㅋ너무 졸렸어요ㅋㅋ근데 정말 웰메이드로 느껴져서 꼭 다 보려구요. 흑백만의 매력도 있는 것 같구요!

행복한책읽기 2021-01-25 16:1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ㅎㅎ 메리의 일생일대 명작이죠. 저는 읽다 몬스터에게 감정이입돼 어찌나 슬프던지. 프랑켄슈타인박사가 얼마나 밉던지. 무책임한 부모를 떠올리게 했어요. 실제로 프랑켄슈타인의 모델은 남편인 퍼시 셸리라고 해요. 셸리는 뛰어난 작가였으나 자유분방한 남편이었어대요. 그러니까 책임감 제로??? 메리의 아버지 고드윈 또한 대단한 지식인이자 혁명가였으나 아버지로선 점수가 낮아요. 메리가 유부남인 셸리와 결혼하겠다고 하자 고드윈이 딸을 쳐다도 보지 않았대요. 자신은 자유연애. 부부독립을 주창했으면서도요. 암튼, 전 퍼시 셸리의 시를 사랑한 사람이었는데, 셸리의 저런 면을 알게 되고서 실망을 금치 못했으나 여전히 시는 좋다는 ㅠㅠ 셸리는 항해를 좋아해 처와 자식을 남겨두고 바다로 떠났다가 폭풍우를 만나 되졌어요. 증말 되졌다고밖에 말해줄 수가 없네요.^^ 메리의 엄마 울스턴크래프트 전기로는 국내 출간 번역서 <세상을 뒤바꾼 열정>이 있어요. 괜찮은 책이지만 정말 관심 있는 사람 아님 안 읽을 분량이고. 번역자의 노고에도 번역이 대단히 아쉬운 책이랍니나. 미미님 뒷얘기 좋아한다 해서 저도 주저리주저리 ㅋ^^

미미 2021-01-25 16:22   좋아요 3 | URL
어머머머×10 너무너무 재밌어요!!ㅋㅋㅋㅋㅋ 맙소사 이런 정보만 모은 책이 나온다면 당장 볼꺼예요!!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1-25 18:48   좋아요 4 | URL
아 저 되졌어요 보고 육성으로 터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1-01-25 18:5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1-25 19:30   좋아요 2 | URL
ㅋㅋㅋ그니까요~ 되졌어요가 너무 찰떡이네요~ㅋㅋㅋ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1-01-26 19:04   좋아요 1 | URL
되졌다는 표현이 웃겨서 빵터졌네요ㅎㅎ 좋은 뒷이야기 감사합니다^^

되졌어요. 멋진 표현이네요. 저도 꼭 써보고 싶습니다ㅎㅎ

mini74 2021-01-25 21: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들 알지만 읽은 사람은 드물다는 책들 중 하나아닌가요 ! ㅎㅎ 저도 생각해보니 어릴 적 문고판으로 읽고 만 것 같아요. 셀리의 일생을 담은 영화를 본 기억이 나는데 참 암울하다라고요

미미 2021-01-25 22:17   좋아요 2 | URL
묘하게도 읽지 않아도 다 아는것 처럼 여겨지는 작품이고 영화였어요! 셀리 영화 저도 보고싶네요~^^♡

mini74 2021-01-25 22:23   좋아요 1 | URL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이란 영화였어요 엘르 패닝이 예뻐서 ㅎㅎ

bookholic 2021-01-26 08:37   좋아요 1 | URL
저도<프랑켄슈타인>을 읽고 책 보다 지은이 메리 셸리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리고 <메리 셸리: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이란 영화도 찾아보고~~^^

미미 2021-01-26 09:56   좋아요 1 | URL
오~♡ 빨리 봐야겠어요!! 어떤 내용일지 너무궁금하네요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1-01-26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저도 <프랑켄슈타인>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소설이 재밌어서 놀라고 이 소설의 작가가 19세 여성이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반갑네요ㅎ

미미 2021-01-26 19:07   좋아요 1 | URL
읽으셨군요! 역시 북플 이용하는 분들 수준이 보통이 아니네요. 자주 놀람요ㅋㅋ
 

착상이 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혼돈에서 만들어진다는 것 - P14

눈과 얼음이 유배당한 땅 - P28

바로 저 별들이 내 승리의 목격자요 증인들입니다 - P38

그는 무척 점잖으면서도 무척 현명합니다. 그리고 지극히 세련된 교양을 지닌 듯, 입을 열면 엄선된 단어들만 쏟아지는데도 말이 빠르고 유창합니다.
- P43

풍부한 표현력과 영혼을 사로잡는
음악 같은 폭넓은 억양의 목소리
- P46

 아이작 뉴턴 경은 스스로를, 인간이 탐험하지않은 방대한 진실의 바닷가에서 조개껍질을 줍는 어린아이처럼 느꼈다고 한다. 

대화가 오가는 동안 나는 감방 한구석으로 물러나 있었다.
감방 구석에서는 내 끔찍한 고통을 숨길 수 있었다. 절망! 어느 누가 감히 절망을 말하는가!  - P119

인간의 어제는 결코 내일과 같지 않으니
변한다는 것 외에는 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으리 - P135

지식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오! 일단 머리에 들어온 후엔바위에 이끼가 끼듯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으니 말이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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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의 방식은 너무도 많다. 설명, 권고,
도덕적 교훈, 코미디. 그리고 반짝이(다른 용도로는 너무 작고 달콤할 수도 있지만)와 그 그림자들로 활기를 얻는 환상적인 이야기도 잊어서는 안 된다. - P14

우리는 시의 마법적 장치인 행갈이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물론 산문에서도 종이 끝에서 행갈이가 이루어진다. 아, 그 견실함이란! 시의 말馬이 날개를 가졌다면 산문의 말은 마구를 쓰고 있다. 질 좋고 튼튼하고 편안한 마구 나의 경우 밭을 갈기보단 나는 걸 더 좋아하지만 말이다.
- P14

그 시들은 작은 ‘할렐루야‘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시들은 산문과 달리 무엇을 설명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저 책갈피에 앉아 숨만 쉰다. 그 시들은 몇 송이 백합 혹은 굴뚝새 혹은 신비한 그림자들 사이의 송어, 차가운 물, 거무스름한 떡갈나무다.
- P15

나는 날마다 이른 아침에 물가를 거닐 때 다시 깨어난다. - P19

모든 생명력은 그것의 존재를 장려하는 메커니즘을 지닌다. - P20

우리 삶의 양식은 우리를 보여준다. - P29

만일 당신이 나와 너무 똑같다면 나는 당신에게, 당신은 내게 무얼 배우겠는가? 내가 사사프라스 잎을집에 가져가면 M은 그걸 보며 감탄한다. 그녀가 내게 마을과항구 위 하늘을 나는 기분을 이야기해주면 그 푸른 길에 대한묘사로 내 세계는 달콤해진다. 우리의 서로 다른 흥분을 접하는 건 함께하는 삶의 또 다른 선물이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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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1-23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맨 마지막 문단에서와 같이 저도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 책의 저자와 내가 생각이 똑같다면 내가 뭐 하러 책을 읽는가, 하고요. 나와 다름의 발견. 그리고 그 다름이 옳음이라고 여겨질 때 느껴지는 쾌감이 있지요.

미미 2021-01-23 12:42   좋아요 1 | URL
어머! 그렇네요. 독서 중에 저자와의 관계에서도 그렇죠! 와..저 지금 소름돋았어요!👍
 

우주가 무수히 많은 곳에서
무수히 많은 방식으로 아름다운 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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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22 2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약 살아계셨으면 이분이 노벨문학상을 받으셨을거에요 키우시던 강아지가 털이 폭실 폭실 양을 닮았는데 올리버 시인과 웃는 모습까지 닮더군요. ^ㅎ^

미미 2021-01-22 20:26   좋아요 1 | URL
오 그래요? 저는 이번에 처음 알게된 분이예요!
역시 스콧님😍👍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더이상 알 수 없을 때까지, 가짜로라도 스핑크스가 되어 질문을 던져보자. 우리는 사실 가짜 스핑크스에 불과하며우리가 정말로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삶에 동의하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것이다. 부조리야말로 신성한 것이다.
이론과 반대로 행동하기 위해서 이론을 세우고 거기에 대해 심사숙고하자. 우리의 행동에 모순되는 이론을 통해 우리의 행동을 정당화하자. 길을 만들고 그 길로 가는 게 아니라 정반대로 행동하자. 우리와상관없고, 그렇게 되기를 원하지도 않고, 그런 식으로 여겨지기를 바라지도 않는 어떤 행동과 자세를 취하자.
- P35

어떤 이들은 세상을 지배하고, 어떤 이들은 그 세상이다. 어느 미국인 백만장자, 카이사르 또는 나폴레옹이나 레닌, 작은 마을의 사회주의 지도자 사이에는 질적 차이는 없고 양적 차이만 있다. 그들 아래에는 우리같이 눈에 띄지 않는 이들, 즉 경솔한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학교 선생 존 밀턴과 방랑자 단테 알리기에리, 어제 나에게 우편물을 가져다준 배달원이나 잡담을 들려준 이발사, 바로 오늘 포도주 반병을 남긴 나를 보고 쾌차를 빌어주는 동지애를 발휘한 식당 종업원이 있다. - P37

문학이란 예술과 사상의 결합이며 현실의 흠을 덜어낸 결과로, 인간적인 모든 노력을 기울여 이루어야 하는 목표다. 그것이 동물적인 본성의 여분이 아니라 진정으로 인간적인 것에서 비롯된 노력인 한에서그러하다. 어떤 사물을 표현하는 것은 추한 부분은 빼버리고 미덕만을보존하는 일이다. 들판의 푸름에 대한 묘사에서 들판은 실제보다 더욱푸르다. 상상 속에서 묘사한 꽃의 색깔은 세포의 실제 생명력 이상의영속성을 갖게 된다.
- P39

움직이는 것은 살아 있고, 말해지는 것은 살아남는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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