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너의 뒷모습을 마주했지
너는 의젖하게 줄 위에 서서 주변을 향해
너의 카랑한 목소리를 자랑했어
날카롭고 경쾌하며 찌르는듯 가로지르는 소리.

한동안 넋을 잃고 너에게 고정되었지
고개를 좌로 앞으로 다시 우로 두리번 거리던 너.
나의 시선을 느꼈을까 갑작스레 뒤돌았어
잔잔한 물결그리듯 내 왼쪽으로 너는 쏘아지나갔어

너를 향해 돌아서며 아쉽게 네 방향으로.
너는 또 어느 나뭇가지 위에 자릴잡고 경쾌하게!

ㅡ미미


너무 멋진 새를 보고 오랜만에 시를 지어봤어요.
꽃보다는 새를 보고 넋을 잃고 마는데 안타깝게도 아직은 새 이름을 잘 몰라요.
요즘 읽고 있는 <완벽한 날들>에서 메리 올리버는 새 이름을 줄줄이 말해 반갑고 좋았네요.
추위에도 아랑곳하지않고 신나게 비행하는 모습이 요즘 너무 멋짐.

다들 신나는 주말 되시길~♡

(이미지출처: 네이버블로그 라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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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30 15: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메리 올리버 시인줄 알았어요 멜로디만 붙여서♯♭♬♪♩ᕷ♯♭♬♪♩ᕷ 장범준이가 불러 줬으면 ◠‿◠

미미 2021-01-30 16:07   좋아요 2 | URL
앗ㅋㅋㅋㅋㅋ너무 좋은데요?! 부끄러워서 눌러보신 분들만 알게끔 메리 올리버님 책으로 위장을 했어요ㅋㅋ( ´╹ᗜ╹`*)

붕붕툐툐 2021-01-30 19: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시인이시군요! 멋지당!!

미미 2021-01-30 20:01   좋아요 2 | URL
앗ㅋㅋ감사해요!
( *ฅ́˘ฅ̀*)  민망합니다ㅋㅋㅋㅋ

mini74 2021-02-01 16: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이 반하신 그 새가 그려져요 *^^* 명랑한 새일듯 *^^*

미미 2021-02-01 17:03   좋아요 1 | URL
😳 새 도감을 사야하나, 요즘 부쩍 눈에 들어와요ㅋ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02-01 17: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두 메리 올리버 시인줄.^^ 미미님 지성 감성에 반했음요😍😍😍😍

미미 2021-02-01 17:59   좋아요 0 | URL
헤헷 🥰😳🙄😍 부끄럽지만 고맙습니다! 북플땜 감성적으로 되어가는 듯해요ㅋㅋㅋ
 

베르뒤랭 부인 댁에 도착하는 순간, 샤를뤼스 씨가 거대한몸을 휘저으면서 우리 쪽으로 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 뒤에는그가 원치 않는데도 깡패인지 거지인지 모를 녀석이 뒤따르고 있었다. 

지금은 그가 지나갈 때면 가장 한적해 보이는 길모퉁이에서도 꼭 그런 녀석이 나타나, 조금 떨어져 걷긴 했지만 마치 상어에 붙어 다니는 빨판상어처럼 그 힘센 괴물을 본의 아니게 언제나 호위했고, 그래서 샤를뤼스 씨는 내가 발베크에 체류한 첫해에 보았던, 근엄한 모습에 남성다움을 가장한 그런 오만한 낯선 존재와는 지극히 대조적인 모습을 하고있었다.

 마치 위성을 동반하고 지금까지와는 아주 다른 공전(公轉) 주기에 들어가 최고조에 도달한 모습을 보여 주기 시작한 별자리나, 몇 년 전만 해도 가벼운 종기에 불과해 쉽게 감출 수 있었기에 그 심각성을 의심하지 못했던 병에 온몸이 잠식된 환자처럼 보였다.  - P20

물론 각각의 인간에게 있어 타자의 삶은, 우리가 의심해 보지 못한 오솔길을 어둠 속으로 이어지게 한다. 자주 기만적이며 또 모든 대화를 이루는 거짓말은, 반감이나 이해관계, 일부러 방문한 듯 보이고 싶지 않은 방문, 또는 아내에게 숨기고 싶은 정부와의 한나절 도피를, 훌륭한 평판이 악습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은폐하는 것보다 완벽하게 감추지는 못한다. 

악습은평생토록 알려지지 않을 수 있지만, 어느 날 저녁 선창가에서의 우연한 만남이 그걸 폭로하며, 사실 이 우연도 그에 정통한제삼자로부터 우리 각자가 모르는 그 희귀한 말을 듣기까지는 흔히 잘못 이해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악습이 알려지는 건 두려운 일로, 이는 도덕성에 대한 우려보다는 거기서 광기가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 P21

정신과 의사의 연구 대상은 흔히 의사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 전에 어떤 막연한 성향이, 어떤 매혹적인 공포가 그에게 이런 대상을 택하게 한 것은 아닐까?
- P25

실제로 남극이나 몽블랑 꼭대기에서의 유배 생활도 내적인 악덕, 즉 타인과 다른사고 속에 오래 머무르는 것만큼 우리를 타인에게서 멀어지게 하지는 못한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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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2-01 08: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0권까지 다 읽으셨군요! ^^ 이제 두 권 남으셨어요. 민음사 판은 내년에 완간이라고 들었어요.

미미 2021-02-01 08:47   좋아요 2 | URL
앗! 그렇군요.저 거꾸로 읽는건데요!! 10권이 마지막인줄 알았어요!😳
귀한 정보 감사해요!
그래도 일단 읽어야겠어요ㅋㅋ🤔😁
 

영국을 예찬하던 학자의 딸로서 카롤리네는 당시 모던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알렉산더 포프, 데이비드 흄, 존 밀턴, 에드워드 영의 책들을 원본으로 읽었고 그것들을 또한 부지런히 발췌했으며 얼마 안 가 카를로골도니 희극 번역까지 시도했다. 

그 밖에 낭송에도 열정과 재능이 있었다. 따뜻하고 낮은 음색의 목소리는 청중을 사로잡았는데, 동생 루이제는 카롤리네가 책 읽어주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울음이 나온다고 말하곤 했다. 

문학적인 언어가 그녀에게 행사하는 거의 육체적인흥분이 청중에게까지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카롤리네는 동시대의 소설 외에 연극도 무척 좋아하여 순회극단이 변변치 않은 시설의 피팅거 극장에 들를 때면 꼭 청중 속에 끼었다.
- P86

카롤리네는 한 살 연상의 율리아나 폰 슈투트니츠와 간혹 틀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격식 있는 프랑스어로 서신을 주고받았다. 서신 교환의 주된 테마는 현재 무엇을 읽고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 P86

동양학자이자 신학자인 아버지의 장서에 동시대 문학 서적은 없었다. 하지만 카롤리네는 쉽게 책을 구할 수 있었다. 1763년까지는자신의 아버지가, 이후에는 친구 테레제의 아버지인 크리스티안 고틀로프 하이네 교수가 관장을 맡았던 대학 도서관이 바로 자신의 집맞은편에 자리 잡고 있었으니 말이다.  - P87

동시에 푹신한 소파에 앉아 소설에 푹 빠져 있는 여성들의 모습은남자들의 상상력을 불러일으켰다. 독서의 즐거움에 푹 빠진 사람의 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 겉에서는 거의 알 수 없는 법. - P89

소설 읽기는 현실감각보다는 가능성의 감각을 연마해주며, 그것은 현재 읽고 있는 텍스트 자체보다는 독서를 통해 발동된 상상력에 기인한다.  - P89

"레제부트 Lesewut"(독일어로 독서열이라는뜻) - P89

(독일ㅡ미미)1783년 여성잡지에는이런 글이 실렸다. "약 10년 전만 해도 젊은 여성 중 책을 읽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읽는다 해도 요리책이나 옥타비아누스 황제 이야기(1535년에 처음 나온, 기독교 전설에 기반을 둔 이야기) 정도에 불과했다.
반면 10년 전부터는 여성들은 거의 모든 것을 읽는다. 우리의 아름다운 성이 책에 빠져, 아이를 낳아 기르고 집안 살림을 하는 그를 본연의 임무를 망각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

여성의 독서 역사는 독서의 자유를 쟁취하려는 노력이었으며, 다른 한편 그들을 예속시키려는 통제에 반항하는 여성들의 역사였다.
- P90

주변에서 도로테아가 아버지의 지적 훈련 때문에 여성성을 희생당하고 있다고 비난해대자 열다섯 살이던 도로테아는 카롤네의 여동생 루이제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역사 수업을 듣는 것보다 음식하고 바느질하는 걸더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 친애하는 루이제 , 난 네게 우리가 열다섯 살의나이로 세상에서 결코 경험하지 못할 많은 일을 알려줄게. 어떤 책에도나오지 않는 것들, 하지만 내가 몇 년 전부터 일대일로 마주 앉아 넘겨받은 지식들을 말이야. 여자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건 남자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만은 아니야. 여자들도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이라고, 그러니까 남녀가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어야겠지.]
- P91

프리드리히 루트비히 빌헬름 마이어만.
그는 천재적인 예술 애호가였고, 빛나는 다독가이자 문학적으로 다분히 재능 있는 사람이었으며, 무엇보다 "옴므 아 팜므homme a femme "프랑스어로 여성에게 인기 있는 남자를 말함 ㅡ옮긴이)"였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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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각자는 모두 여러 사람이지.
내게 난 내가 생각하는 나,
남들에게는ㅡ각자 느끼는 대로
판단하겠지, 그리고 그건 엄청난 착오지.
- P86

"나는 탈주자"

나는 탈주자,
태어나자마자
그들은 날 내 안에다 가뒀지,
아, 그러나 난 도망쳤어.

사람들이 만약
같은 장소를 지겨워한다면,
같은 존재는 어째서
지겨워하지 않는가?

내 영혼은 나를 찾아다니지만
나는 숨어서 피해 다닌다.
바라건대 그것이 절대
날 찾지 못하기를.

하나로 존재한다는 건 사슬.
나로 존재한다는 건, 존재하지 않는 것.
나는 도망치며 살겠지만

제대로 산다. - P97

시선처럼, 이성도
신이 내게 준 것, 보이는 것
저 너머를 보라고 -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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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간단히 말하려고 그저 죽음‘이라고 하지만, 세상에는 사람들만큼 많은 죽음이 있다. 전속력으로 모든 방향에서 달려오는 죽음, 이런저런 사람을 향해 운명이 보낸 능동적인 죽음,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것을 볼수 있는 감각이 없다. 때로는 이삼 년이 지나서야 자기가 맡은 임무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죽음도 있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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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1-01-29 2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미미님은 10권 읽고 있네요!!! 저는 1권인데!!!!!!!!!!!!

미미 2021-01-29 22:17   좋아요 1 | URL
거꾸로요ㅋㅋㅋㅋ 중간에 만나요! 수연님~♡

서니데이 2021-01-29 23: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끝에서 시작해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끝을 알면서 앞의 일을 계속 읽는 것도요.
미미님,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미미 2021-01-29 23:53   좋아요 2 | URL
그렇겠죠?벌써 큼직한 결말을 좀 알았어요ㅎ 서니데이님도 편안하고 포근한 주말 되시길 바래요~♡

바람돌이 2021-01-30 0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그럼 거꾸로 읽는 것도 가능하다는 건가요? 신기한 책입니다. ^^

미미 2021-01-30 09:34   좋아요 1 | URL
앞권에 나왔다는 얘기들(3권참고,5권참고 막이런)무시하고 묵묵히 읽으려구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