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예찬하던 학자의 딸로서 카롤리네는 당시 모던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알렉산더 포프, 데이비드 흄, 존 밀턴, 에드워드 영의 책들을 원본으로 읽었고 그것들을 또한 부지런히 발췌했으며 얼마 안 가 카를로골도니 희극 번역까지 시도했다. 

그 밖에 낭송에도 열정과 재능이 있었다. 따뜻하고 낮은 음색의 목소리는 청중을 사로잡았는데, 동생 루이제는 카롤리네가 책 읽어주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울음이 나온다고 말하곤 했다. 

문학적인 언어가 그녀에게 행사하는 거의 육체적인흥분이 청중에게까지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카롤리네는 동시대의 소설 외에 연극도 무척 좋아하여 순회극단이 변변치 않은 시설의 피팅거 극장에 들를 때면 꼭 청중 속에 끼었다.
- P86

카롤리네는 한 살 연상의 율리아나 폰 슈투트니츠와 간혹 틀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격식 있는 프랑스어로 서신을 주고받았다. 서신 교환의 주된 테마는 현재 무엇을 읽고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 P86

동양학자이자 신학자인 아버지의 장서에 동시대 문학 서적은 없었다. 하지만 카롤리네는 쉽게 책을 구할 수 있었다. 1763년까지는자신의 아버지가, 이후에는 친구 테레제의 아버지인 크리스티안 고틀로프 하이네 교수가 관장을 맡았던 대학 도서관이 바로 자신의 집맞은편에 자리 잡고 있었으니 말이다.  - P87

동시에 푹신한 소파에 앉아 소설에 푹 빠져 있는 여성들의 모습은남자들의 상상력을 불러일으켰다. 독서의 즐거움에 푹 빠진 사람의 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 겉에서는 거의 알 수 없는 법. - P89

소설 읽기는 현실감각보다는 가능성의 감각을 연마해주며, 그것은 현재 읽고 있는 텍스트 자체보다는 독서를 통해 발동된 상상력에 기인한다.  - P89

"레제부트 Lesewut"(독일어로 독서열이라는뜻) - P89

(독일ㅡ미미)1783년 여성잡지에는이런 글이 실렸다. "약 10년 전만 해도 젊은 여성 중 책을 읽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읽는다 해도 요리책이나 옥타비아누스 황제 이야기(1535년에 처음 나온, 기독교 전설에 기반을 둔 이야기) 정도에 불과했다.
반면 10년 전부터는 여성들은 거의 모든 것을 읽는다. 우리의 아름다운 성이 책에 빠져, 아이를 낳아 기르고 집안 살림을 하는 그를 본연의 임무를 망각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

여성의 독서 역사는 독서의 자유를 쟁취하려는 노력이었으며, 다른 한편 그들을 예속시키려는 통제에 반항하는 여성들의 역사였다.
- P90

주변에서 도로테아가 아버지의 지적 훈련 때문에 여성성을 희생당하고 있다고 비난해대자 열다섯 살이던 도로테아는 카롤네의 여동생 루이제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역사 수업을 듣는 것보다 음식하고 바느질하는 걸더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 친애하는 루이제 , 난 네게 우리가 열다섯 살의나이로 세상에서 결코 경험하지 못할 많은 일을 알려줄게. 어떤 책에도나오지 않는 것들, 하지만 내가 몇 년 전부터 일대일로 마주 앉아 넘겨받은 지식들을 말이야. 여자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건 남자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만은 아니야. 여자들도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이라고, 그러니까 남녀가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어야겠지.]
- P91

프리드리히 루트비히 빌헬름 마이어만.
그는 천재적인 예술 애호가였고, 빛나는 다독가이자 문학적으로 다분히 재능 있는 사람이었으며, 무엇보다 "옴므 아 팜므homme a femme "프랑스어로 여성에게 인기 있는 남자를 말함 ㅡ옮긴이)"였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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