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꿀꿀할 땐 웃기는 장르가 최고. 물리학, 수학 이야기가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병맛을 기본 장착하고 옵션으로 물리학,수학계 인물 정보를 망라하는 만화책을 읽었다. 뭐 당연히 이런 부류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그러니 당연하겠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킬킬대며 뒹굴거고. 싫어하는 분들은 꽤 시간 아까워하고 종이 아까워할 그런 수준이다. 어찌됐든 나만 좋으면 장땡!! (내 기준에는 별 5개 안아깝다) 욕을 먹으면 내가 쓰고 그린거 아님, 웃기다면 그러게 내가 추천하지 않았느냐고 등짝 스매싱을 날리면 그만.






발톱 자국만 보아도 사자임을 알겠다니. 뉴턴의 자국이 어떤 것인지 너무 궁금하다. 직접 봐도 그게 임팔라 자국인지 사자 자국인지 나는 모를것도 같다만은.




폰 노이만의 임종 썰이다. 라틴어로 암송했겠지? 축구는 세리머니로 천재의 임종은 암송으로? 



무기력하고 똘끼 충만한 며칠을 보냈다. 장마 때문에 무기력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장마가 소강한 시점에도 무기력했으니 장마탓만은 아니었으리라. 마음에 다이너마이트가 가득해 누가 불씨만 건내주면 언제라도 터뜨릴 수 있는 그런 시기를 건너는 중이었던, 그랬던 것이다. 하루는 이런 상태를 벗어나보고자 음악을 들으며 공원을 돌고 집에 돌아오던 중에 좁은 골목길에서였다. 좁으니까 우측으로 붙어 걷고 있었는데 저 만치 50미터 앞에서 마주오는 남자가 보인다. 개를 산책시키고 있다. 그런데 그는 좌측으로 붙어 나를 향해 오고 있으니... 순간 거슬렸다. 비켜주기 싫었다. 드디어 거리가 좁혀지고 '니가 비키느냐 내가 비키느냐' 결전의 타이밍에 이르렀다. 가까워져 마주선 찰나에 그가 백기를 들고 조금 뚱한 표정으로 한쪽으로 비켜서는데 똘끼 충만해 기세등등 그를 노려보던 내 앞에 이 남자. 잔나비 최정훈과 흡사하다. 순간 내 기분은? 1번 갑자기 두근두근 심쿵, 2번 그러거나 말거나 이겼으니 장땡! 그냥 많이 닮은 사람이었을까? 최정훈은 이 동네에 안 살것 같은데, 야밤에 우리 동네로(굳이?) 와서 개를 산책시키고 있던 걸까? 나름 길거리에서 연예인 잘 찾아내던 나였는데 확신이 없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비슷한 시간대에 다시 운동을 나가봐야겠다. 





어쩌다보니 비슷한 시기 이 책을 같이 읽었다. 앞 책과는 물리학이라는 장르적 유사성, 서사적인 면에서는 좀 많이 차별성을 띈 이 작품을 펼치자 마자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과학사와 역사를 다 이런 식으로 기술한다면 공부는 더이상 괴로운 노동이 아닐수도 있겠다고 생각함. 물론 팩트를 반영한 논픽션이라는 것만 빼고! 그래도 이정도면 충분히 매력있다. 단, 몇 번의 느닷없는 시인과 물리학자의 발기 이야기는 분명 거슬렸다. 폰 노이만의 임종썰 처럼 뭔가 근거가 있어서 표현하다보니 거기까지 갔을까? 하긴 물리학자라고해서 성과 무관한건 아닐테니까. 그래도 이런 책을 읽을땐 그런 사정까진 굳이 알고 싶지 않은 그런 저런 마음. 나만 그런가? 그 부분만 제외하면 가독성 좋고 재독하고 싶은 글이었다. 



발신인 이름은 커다란 핏자국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아인슈타인은 장갑을 끼고서 나이프로 봉투를 개봉했다.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진정한 천재의 마지막 불꽃을 담은 편지였다. 편지를 쓴 사람은 천문학자이자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이자 독일군 중위 카를 슈바르츠실트였다. "아시다시피 전쟁이 제게 호의를 베푼 덕에 집중포화 속에서도 이 모든 소동을 벗어나 당신의 개념의 땅을 이렇게 거닐 수 있었습니다"라는 마지막 구절에 이르기까지 아인슈타인은 어안이 벙벙한 채로 읽어내려갔다. 독일에서 가장 존경받는 과학자 중 한 명이 러시아 전선에서 포대를 지휘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다가올 재앙에 대한 친구의 알쏭달쏭한 경고 때문도 아니라, 편지지 뒷면에 쓰여 있던 것 때문이었다. 돋보기를 대고서야 간신히 분간할 수 있는 잔글씨는 일반상대성 방정식에 대한 최초의 정확한 해였다.- P46


하이젠베르크는 보어와 함께 걸으면서 아원자 세계가 거시 세계와 극단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직감했다. 보어는 하르츠 산지의 산덩이를 가늠하다가 그에게 말했다. "고작 흙 입자 하나에 원자 수십억 개가 들어 있다면 대체 어떤 방법을 써야 그토록 작은 것에 대해 유의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겠나?" 시인과 마찬가지로 물리학자 또한 세상의 사실들을 단순히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은유와 정신적 연결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뜻이었다. P.125





어떤 문장들이 와닿아서 이 책을 골랐다. 막상 읽고보니 특별히 새롭다거나 감동적인건 없었는데 그래도 가볍게 한 번쯤 읽어볼만하다. 작가가 등장하는 영화가 생각보다 꽤 많다는 걸 알았다. 책을 읽으며 하나하나 기록해두었는데 제목이 나올때마다 옮겨적다가 도중에 토나올뻔했다. 영화에 등장한 사람들이 모두 책을 쓴 작가는 아닌것 같고 시나리오 작가도 포함되어 있다. 나름 영화좀 본다고 자부하고 다니는데 이 리스트에는 내가 본 게 별로 없어 놀랐다. 


작가가 등장한 영화들:


파울로 코엘료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호밀밭의 반항아/ 사랑의 역사

가짜 암살자의 진짜 회고록/완벽한 거짓말ㅡ미셸 우엘벡/ 베티블루 37.2/ 더 레이디 인 더 밴ㅡ앨런 베넷
하나 빼고 완벽한 뉴욕 아파트/ 파더 앤 도터/ 작은 아씨들/ 타임 투 러브/ 매직 오브 벨 아일/ 알렉스와 엠마
허리케인 카터/ 책도둑/ 녹터널 애니멀스/ 5 to 7/ 줄리&줄리아/ 달콤한 악마의 유혹/ 헤밍웨이&결혼
마틴 에덴/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 릴라 릴라/ 더 챔프/ 미스 리틀 선샤인/ 새벽의 약속/ 괴테
더 스토리 세상에 숨겨진 사랑/ 더 와이프/ 해피 엔딩/ 에브리띵 윌 비 파인/ 스턱 인 러브/ 비포선셋
갈매기/ 시드니 홀의 실종/ 매니페스토/ 죽은 시인의 사회/ 매직 오브 벨 아일/ 스모크
신과 나눈 이야기/ 실화:숨겨진 비밀/ 빗나간 동작/ 영 어덜트/ 원더 보이즈/ 실비아/ 완벽한 거짓말
패터슨/ 알렉스,엠마/ 타임투러브/ 날 용서해줄래요/ 블랙 버터플라이/ 리미트리스/ 지니어스
트럼보/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 바이올렛:그녀의 뜨거운 삶/ 혹스:욕망의 법칙/ 더 스토리:세상에 숨겨진 사랑
사이드웨이/ 환상의 그대/ 내 책상 위의 천사/ 달콤한 악마의 유혹/ 당신은 나의 베스트셀러
미스 포터/ 원더 보이즈/ 논 픽션/ 시드니 홀의 실종/ 매직 오브 벨 아일/ 사이드웨이/ 타인의 삶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거절. 그 형식적인 답변들에 대하여'란 제목의 글이었다. 당연하겠지만 작가의 꿈을 꾸고 출판사에 투고하는 글에 거절 메시지를 보내주는 곳도 있고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는 곳은 더 많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다가 얼마전 읽은 잠자냥님의 페이퍼도 생각났는데 https://blog.aladin.co.kr/socker/13704073

프루스트를 비롯해 유명한 작가들 또한 거절을 수없이 당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작가 지망생들이 번번이 투고를 거절당하는 건 작가의 길로 들어서는 과정의 일부일지도 모르겠다. 



보내주신 원고는 잘 받았습니다. 귀하의 부단한 노고가 느껴지는 원고였습니다.

희곡을 검토해 본 결과 전반적으로 내용이 부실하며 캐릭터에 공감이 가지 않고,
운율이 제대로 맞지 않으며, 기본 형식을 갖추지 못해 출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_영화 '괴테'
- P172

(괴테가 이런 거절을 당했었다니...)


‘당신 작품같이 형편없는 건 처음입니다. (..) 당신의 형편없는 작품에 유감을 표하며 돌려드립니다.
이런 원고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당신의 머릿속으로‘
_영화 '베티블루 37.2'
- P174

(이렇게 거절하는 경우가 과연 실제로 있을까? 조금 잔인한데 웃기다.)



아직도 나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그러고 보니 코로나 전에 대중목욕탕에서 온탕에 들어갔다가 놀란일이 있었다.  대각선 방향쯤에 딱 봐도 많이 먹어야 고딩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가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아니 저 아이는 핸드폰을 왜 탕까지 가지고 들어왔지? 카메라 찍는건 아니겠지??? 찍어서 용돈 벌려고?? 도대체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 그 아이에게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라 용기가 나질 않았다. 그러고 보면 소유는 사람을 나약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늘 생각해왔었는데 한벌의 옷은 자존감을 위한 최소한의 무기인것도 같다. 무소유를 실천한 간디도 그래서 입고 다녔던 거겠지. 그나저나 오늘은 뭐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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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2-07-06 15: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라임이 착 달라붙는 냉정과 열정 사이 추천드려요

미미 2022-07-06 16:28   좋아요 2 | URL
저 아직 그 영화 안봤는데 어떻게 아셨나요ㅎㅎ 조만간 보겠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7-06 15: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반가워요^^ 가끔은 그렇게 무기력한 날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땐 멍도 때리고 머리도 식히고 정리가 안되더라도 안되는 채로 지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려주신 영화들 보니 저는 정말 외국영화와 담쌓고 사는구나 싶어요ㅋㅋㅋ

미미 2022-07-06 16:33   좋아요 3 | URL
저도 반갑습니다 ^^ 여름마다 유독 이러네요. 장마철이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게다가 이게 다 작가들이 나오는 이야기라니 놀랍죠? 하나씩 제취향이다 싶은건 보려고요ㅋ.ㅋ

페넬로페 2022-07-06 16: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마음속의 다이너마이트가 뭘까요?
요즘 서재에 뜸하셔서 혹시 몸이 안 좋으신가 걱정했어요.
해결 안 된 일이 있고 맘이 무거워도 언뜻언뜻 스치는 최정훈같은 미소를 만나게 되면 잠시 웃다가고~~
뭐 그런게 인생 아니겠습니까.
더운 날씨에 그래도 힘 내십시요^^

미미 2022-07-06 16:43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님~♡ 제 안에 감당안될 별게 다 들어있어요. 사람마다 그렇겠지만요ㅎㅎ
최정훈 닮은 꼴이었는지 아무튼 꽤 잘생겨서 잠시 너그러워졌던것 같습니다. 그렇겠죠? 그런게 인생이지요! 더위 조심하세요 ^^

다락방 2022-07-06 16: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야밤의 공대생 만화> 재미있죠?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었는데, 이 페이퍼 보니까 살까.. 싶어지네요.
음.. 사야겠어요, 역시. ㅋㅋ

안그래도 요즘 미미님 왜 뜸하신가 했어요. 무슨 일이 있으신건가.. 하고요.
속히 마음의 평안을 찾으시고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최정훈이라니.. 알라딘의 다락방이 소울메이트 하고 싶어한다고 전달좀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미미 2022-07-06 17:04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도 이 책 보셨군요!! 저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어요ㅋㅋㅋ아 저도 살까말까 고민중이랍니다

무기력하기도 하고 큰 문제도 있었는데 문제는 다행히 해결이되었어요.^^
걱정들해주시니 울컥하고 감동입니다.

그분 좌측으로 걸으시던데 우측으로 걷다 또 마주치면 꼭 전달하겠습니다ㅋ.ㅋ

새파랑 2022-07-06 17: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요새 꿀꿀하셨군요 ㅜㅜ 그래도 책으로 기분을 푸셔서 다행입니다~!! 나만 좋으면되죠 ㅋ 타인이야 어쨌든간에~!!

냉정과 열정사이 책으로도 강추 입니다 ^^

미미 2022-07-06 17:24   좋아요 2 | URL
꿀꿀해도 책 읽기는 계속 했습니다(스스로 기특ㅋ)
일단 내 맘에 들어야 좋은 책인거죠?ㅋㅋㅋ

냉정과 열정사이 책이 있다는걸 잊고 있었네요. 새파랑님 강추하시니 꼭 읽어볼께요!! ^^

Yeagene 2022-07-06 18: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야밤의 공대생 만화 재밌게 봤어요ㅎㅎ 살짝 아쉬운 건 그림 조금만 더 신경써주지 라는 ;;;;
미미님 저도 요즘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다니는 심정입니다.하지만 저라면 미미님처럼 제 심정을 고급스럽게 쓰지는 못 할 것 같아요ㅎㅎ 역시 책 많이 읽으시고 영화 많이 보는 미미님답습니다♡

미미 2022-07-06 19:38   좋아요 1 | URL
예진님도 읽어보셨군요!! 아이참 등짝 스매씽 철썩🖐)))ㅎㅎㅎ
그쵸 대충 성의없이 그린것 같아요. 조금더 신경써서 2권 3권 써주었음 좋겠어요^^
이런 심정이라도 쓰질 않으면 이곳에서 잊혀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적어봤는데 예진님 응원해주시니 힘이납니다~♡헷

stella.K 2022-07-06 1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여름... 고온은 좋은데 다습한 건 영...ㅠ
앞으로 족히 한 달은 더 이러고 살아야할 테니 여름은 확실히 저에겐 애증의 계절입니다.
냉열사 영화를 여적 안 보셨다니 미미님답지 않으십니다.
미미님 보시면 틀림없이 좋아할 텐데...^^

미미 2022-07-06 19:43   좋아요 2 | URL
스텔라님 저 겨울에 태어나서 그런지 추운건 제법 버티는데 더위는, 더구나 습한 날씨는 너무 괴롭습니다ㅜㅜ
바다에 가거나 북유럽 혹은 북극으로 당장 떠나고싶은데 상황이 안따라주네요. 냉열사 아까 찾아놨습니다 헤헤 오늘 밤 완독.. 아니 완청?하겠습니다 ^^ v

mini74 2022-07-06 2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가님이 잘생기기까지 하셨죠. ㅋㅋ 저는 아이가 추천해줬어요. 인터넷에서 책내기전 이미 유명했다고 ㅠㅠ뭍으로 올라온지가 언젠데 , 장마때만 되면 다시 물 속에서 허우적되니 힘들수밖에없다는 생각들어요 ㅎㅎ 아가미호흡 해야될것 같아서 제습 기능 틀었어요 미미님 오늘밤은 아무생각없이 꿀잠 주무시길 *^^*

미미 2022-07-06 23:26   좋아요 1 | URL
미니님~♡ 미니님 아이 너무 궁금해요!! 저랑 잘 통할것같고요ㅎㅎ(아이들이 저 좋아함ㅋ)이곳은 지금 비가 다시 쏟아집니다. 지난번 알려주신 책 중 하나 오늘 업어왔어요ㅋ 미니님도 뽀송, 꿀잠 주무세요 ^^

기억의집 2022-07-06 2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킹도 무수히 많은 거절 편지를 받어 작가 그만두려고 했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세계적인 작가인 것만 봐도 재능을 알아보는 편집자가 있기는 한가 봅니다.

미미 2022-07-06 23:33   좋아요 1 | URL
오! 스티븐 킹도 그랬군요ㅎㅎ편집자들이 읽어야할 분량이 어마어마할테니 작가지망생들은 감안하고 끈기있게 도전해야할듯 합니다 ^^

공쟝쟝 2022-07-07 1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두 여름 싫어요... 힝 ㅜㅜㅜㅜ 더버라 덥다... 오늘 저 쉬는 날인데... 점심 먹고 도서관으로 피신 가야 겠어여.. ㅜㅜ

미미 2022-07-07 12:38   좋아요 2 | URL
저도 요즘 시원한 도서관 자주가서 책읽어요! ^^ ‘그래도 남미에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다‘ 이러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최근 온열질환으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50명쯤이래요...ㅠㅠ

독서괭 2022-07-07 18: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재미있으셨군요! 궁금하다~하면서 읽다가 발기 얘기에 읭?? 했네요;; 갑자기 호감도가 내려간다...
목욕탕에 폰 들어고온 예의범절은 대체 뭐일까요;; 예전에 탈의실에서 셀카인지 찍었는데 뒤에 옷 갈아입는 다른 사람 찍혀서 그게 문제되어 기사화 된 거 본 것 같은데.. 찜찜하셨겠어요 ㅠ
미미님 다음 산책에서 또 그분 만나신다면 꼭 다락방님 얘길 해주시면 좋겠네요 ㅋㅋㅋㅋㅋ

미미 2022-07-07 18:38   좋아요 2 | URL
그러게말입니다. 글을 참 잘 쓴다고 느꼈는데 더구나 물리학사를 이렇게 흥미롭게 썼다는데 큰 점수를 주고싶어요. 그만큼 발기관련 페이지에서 좀 당황하고 실망스러웠습니다.하... 그래도 그것만 빼면 분명 읽어볼만합니다.^^

셀카는 뭐라도 한마디 했어야했는데.. 워낙 부끄러운 상태여서ㅜㅜ
카메라는 목욕탕보다는 최정훈 앞에서 들어야죠?ㅋㅋㅋㅋ다시 만나면 놓치지않고 다락방님을 언급할께요ㅋ

coolcat329 2022-07-07 18: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세상을...>저도 사다 놨습니다~~미미님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니! 더욱 기대가 커집니다.
요즘 날씨가 사람을 들었다놨다 합니다. ㅠㅜ
저도 지금 정상이 아닙니다.😵‍💫 우리 함께 기운내요~^^

미미 2022-07-07 18:45   좋아요 1 | URL
잘하셨어요!! ^^ 잠시 더위를 잊게 할만큼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쿨캣님도 읽는 즐거움을 느끼실거라
예상합니다ㅎㅎ 저처럼 더위에 약하시군요? 추울땐 정신이 오히려 명료해지는데 더위엔 판단력이 뚝 떨어지고 넘나 무기력해지더라구요. 어서어서 장마철 지나고 가을오길 기대하고 있어요~ 더위조심! 파이팅입니다ㅎㅎ
 

I was happy at school, with lots of friends, and we hada good time. I liked pop music ㅡthe Rolling Stones, DavidBowie and Jake Rosso were my favourites.
Jake Rosso was my favourite singer. He died in a caraccident the year I left school, but I listened to his poprecords all the time. I had hundreds of pictures and photosof him on my bedroom wall. - P1

I was sitting on a chair near the door, and I could justhear Greta Ross‘s voice speaking on the phone.
‘I think I‘ve found someone,‘ she was saying. ‘She hasa daughter, but the girl can work in the garden or on thefarm... Don‘t worry, they‘ve been away from England
for ten years...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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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당대표가 ‘성상납 문제‘로 윤리위에 회부되었지만 당은 지방선거를 핑계로 한참 시간을 끌더니 뒤늦게(어제) 심의에 들어갔다. 결론을 못냈다는데, 웃긴게 당대표 성상납에 대해 증거인멸 의혹을 받고 있는 당대표의 정무실장에게는 징계절차에 들어갔다고한다. 대표가 잘못을 했으니 실장이 뒷수습을 하려던 걸텐데 대표는 놔두고 실장만 징계라니? 그래도 이건 이미 당대표가 죄가 있다는걸 감안한 대처로 보인다. 2주후 당대표에게 직접 소명듣고 그에게도 가타부타 결론을 낸다니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할지.


이 와중에 최강욱 의원에 대한 민주당의 앞선 윤리위 징계는 반가운소식이었다. 아직 본인은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이 징계를 두고 민주당에서 찬반의견이 갈려 최의원을 두둔하는 측이 징계를 환영한다는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또 비난하고 있는데 답답한 노릇이다.


이런 행태는 절대 민주당에 득이될리 없다. 민주당의 성추문 문제는 끝임없이 지속되고있고 당을 위기로 몬 큰 원인중 하나다. 계속되는 부인과 미흡한 대처는 보수당,보수 지지자들으로부터도 더듬어민주당이라는 조롱섞인 타이틀을 얻어냈다. 제대로 인정하고 쇄신하는 모습이 없으니 성추문, 성 관련 사건은 잊을만하면 반복되어 당 이미지를 갉아먹고 있다. 최강욱을 두둔하는 분위기는 또다른 가해자들과 피해자를 만들게 뻔하다.


이것도 못털어내면서 어떻게 진보라고 할 수 있는건가? 어떻게 보수들과 구분되고 어떻게 그들과 싸울 수 있나? 그러니 내로남불 소릴 계속 듣는거 아닌가? 들고있는 무기가 썪고 낡았다면 버리고 새것으로 써야하는데 이미 낡은 무기에 미련을 못버린 이들 때문에 답이 안보인다.


실망이 계속되서 정치얘기는 별로 쓰고싶지 않았는데 <가부장제의 창조>를 읽다가 아래 대목을 보고 지금 정치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써봤다. 문정부때 민주당에서는 여성장관후보의 사생활문제가 붉어져 사퇴로 이어지는일이 있었다. 여론도 그녀의 도덕성을 질타했다. 누구는 녹화되는 장소에서 발언해도 두둔하고 누구는 카더라로 전국적인 망신을 당하는 이 현실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그나저나 2주후 당대표가 징계를 받고 당대표에서 물러나는 등 어떤 식으로든 절차가 이뤄지면 2030의 대거 이탈이 예상된다는데 이걸 두둔하다가 징계에 불복해 이탈하는 2030세대는 대체. 그들이 원하는 정치란 대체 뭘까?






ost는 답이 없었어로.








함무라비법전은 국가권력의 한 측면인 가부장적 가족의 제도화가 시작되었음을 표시한다. 그것은 여성의 지위가 남성 가장의 사회적 지위와재산에 의해 결정되는 계급사회를 반영한다. 

빈곤한 평민의 부인은 그녀의 의지나 행동과 무관하게 남편의 지위변화에 의해 존중받을 만한 여성에서 채무노예나 매춘부로 바뀔 수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 어떤 남성도 자신의 성적 행동 때문에 사회적 지위가 낮아지지 않는 데 비해, 간통 등결혼한 여성의 성적 행위나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순결을 상실하면 그녀의 지위가 낮춰질 수도 있었다.

ㅡ가부장제의 창조. - P249

푸틴은 여러 면에서 현대 우익 포퓰리스트들의 롤모델이자, 도둑정치계의 진정한 혁신가라 부를 만한 인물이다. 푸틴은 시민사회가 사실은 전혀 시민사회가 아니며, 거리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진짜 국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점을 ‘증명‘하면 그만이라는 점을 몸소 보여주었다. 이는 무엇보다도 포퓰리즘의 논리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전략이다. 일단 "우리가, 우리만이 국민을 진정으로 대표한다"고 주장하고 나면 국민의 진정하고도 유일한 대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가짜 국민일 수밖에 없지않겠는가?

-민주주의 공부.얀 베르너 뮐러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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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6-23 1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박지현 탓하는 민주당 너무 꼴보기 싫어요. 황희두 도 요즘 박지현 죽이기 하고있고 김진애도 최강욱 편들고. 아주 돌아버린것 같아요. 박지현이 이런 와중에 꿋꿋하다니 존경 존경. 진짜 큰 인물 되실 분이에요. 정봉주였나 박지현은 9급공무원 준비나 하라고.. 미친……. 자기나 똑바로 살것이지 어딜 겨나와서.. 아오 빡쳐요 진짜 ㅠㅠ

미미 2022-06-23 11:21   좋아요 4 | URL
미투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정봉주가 그런 소릴 당당하게하는 민주당의 현실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그러니 박지현도 욕먹어가면서도 꾸준히 사과를 하라고 했던거라 봅니다.제대로 털기 위해서죠. 사과는 잘못의‘인정‘이니까요. 그래야 또 다른 가해자들이 뻔뻔한 짓을 못할텐데 이런분위기...아직 왜 졌는지 왜 민심잃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정신못차렸다는 의미겠죠ㅜㅜ

공쟝쟝 2022-07-07 11:12   좋아요 1 | URL
정봉주 옥수수 털어야겠네 ㅋㅋㅋ 어디서 뚫린 입이라고 ㅋㅋㅋㅋ

미미 2022-07-07 11:38   좋아요 1 | URL
정봉주 뻔뻔해지면서 어쩐지 관상도 바뀌는 듯한느낌입니다. 쟝쟝님이 남김없이 털어주세요!!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6-23 1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박지현 홀로 고군분투ㅜㅜ 남은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요. 본인들 쇄신할 생각은 안하고 쇄신하려는 사람은 내치면서 자신들의 허물은 구렁이 담넘어가듯 시간이 지나가길 바라는 것 같습니다. 에효~

미미 2022-06-23 11:45   좋아요 4 | URL
그쵸ㅜㅜ 이준석의 갈라치기식 포퓰리즘과 다를바 없다고 생각해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도 자신의 이익을 중심으로 결론내고 자기와 같이하지 않으면 적이라는 마인드요. 이들이 이렇게 내부총질하면서 이준석을 비판할 수 있을지. 그와 다르다고 스스로 자신하는지 답답하고 궁금합니다.

바람돌이 2022-06-23 12: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민주당이 무슨 진보일까요. 걔들 하는 짓이나 정책이나 국함이랑 다를게 뭐 그렇게 있다고요.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고도 지들이 정말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한은 희망은 없다고 봅니다. 박지현씨 같은 사람이 하는 문제제기의 말뜻도 못알아듣고 있는건 아닌가 의심도 들고요

미미 2022-06-23 12:57   좋아요 3 | URL
진보인척 했지만 수구보수와 다를바 없음을 이런 일들로 드러내고있죠. 진정한 진보, 제대로된 보수가 필요합니다. 척하는 가짜들이 이렇게 득세하지 못하도록 말이죠. 박지현에게 막말하는걸 보면 답도 없고 양심도 없어보입니다.

페넬로페 2022-06-23 14: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정말 정치인들의 행태가 거기서 거기 같아 뉴스보기가 겁나요. 그러면서 그러면 안되지만 관심이 없어지기도 하고요.
제가 지지하는, 아님 지지했던 정당의 꼴이 더 보기 싫어요.
다른곳은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고요.
참 막막하고도 힘든 요즘이예요~~

미미 2022-06-23 14:52   좋아요 4 | URL
네 페넬로페님!! 기본적으로 우리의 독특한 안보상황이 수구집단을 배불리고 가짜진보의 연극을 지속되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국민들의 의식은 성숙했는데 정치가 못따라준다는 의견도 있더라구요. 저도 뉴스보기가 참 꺼려지는 요즘입니다.

새파랑 2022-06-23 15: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존에 있는 잘못된걸 털어내는게 쉽지만은 않은거 같아요~ 정상적인게 당연해지면 좋겠습니다~!!!

미미 2022-06-23 16:06   좋아요 3 | URL
예~옳고 그름에 관한 문제가 내부총질로, 계파간 갈등으로 왜곡되어진다는게 씁쓸합니다. 아닌건 바로잡고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정상화로, 올바른 정치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2022-06-24 1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4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06-24 1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기회에 국민들 정치에 학을 떼게 하려는거 아닐까 생각들 정도로 지치네요 ㅠㅠ

미미 2022-06-24 17:41   좋아요 2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미니님~♡ 누가 누가 더 국민들 학 떼게 하나 경쟁하는듯 보여요.ㅠㅠ 저런 정치인들은 입을 꿰매주고싶은 심정입니다. (잘 꿰매줄 수 있는데ㅋ)
 



타인에 대한 오해도 나쁘지만 나에 대한 오해는 더 나쁘고 아프다.


어릴 때 집에서 내 별명은 '방안 퉁수'였다. 찾아보면 퉁소(악기)의 방언이라고 한다. 즉 방안에 있는 퉁소니까 히키코모리 같은것. 특히 중학교땐 코앞에 (5분거리. 달리면 1분도 가능.아마?)학교가 있어서 퇴근하고 나면 집콕이 내 생활의 전부다시피했다. 친한 친구를 집에 부르거나 자고가게 할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혼자 멍때리길 좋아해서 엄마(나와 달리 마당발)가 늘 나를 그렇게 부르곤 했다. 자꾸 놀림받으니 멍때리는게 나쁘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그래서 점점 강박적으로 나를 다그치며 살았다. 그렇다고 뭐 대단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지는 못하면서 멍 때리기를 자제하고 쫒기듯 '알차게' 시간을 보내야한다는 강박이 생긴 것. 예를들면 한 가지 일을 앞두면 그것만 하는게 아니라 다른 것들도 함께 처리하는 식이다. 직장 다닐때는 그런내가 돌쇠처럼 일을 즐기는 인간으로 보였던것 같다. 멀티 플레이어가 좋은 건줄 알았다. 내가 지치는 줄도 모르고... 나중에서야 빌게이츠를 통해 알았다. 멍 때리는게 뇌 발달에 좋다고. -물론 빌게이츠와 나 사이엔 아득한 간극이 있다는걸 안다.- 그는 일부러 일년에 며칠씩 멍때리는 휴가를 보낸다고 한다.(이른바 '생각주간') 영감과 창의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인걸 우리 엄마도 몰랐겠지만 그걸 그렇게 생각하는 부모가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과연 몇이나 될까 싶기는 하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경우에서 보듯 기술적 인공물은 인간이 쓴 시나리오대로만 작동하지 않는다.  p.15 (하물며 하찮은 인간인 나는 어떻겠나...)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임소연


그렇게 쓸데없이 바쁜척하면서 방황했는데 대충 방황했다. 차라리 제대로 방황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가끔 후회가된다. 난 늘 그런식이었다. 어중간한. 끝장을 보질 못하는. 여기저기 두루 관심은 많은데 조금 시작하다 싫증내고 다시 한눈팔고. 그러다 보니 뭐든 대충 아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중학교에 다니던 사촌이 갑자기 집을 나가 친구랑 중국으로 간다고 했을 때 걱정도 됐지만 덜컥 겁이났다. 가서 크게 성공하면 어쩌지? 나는 그런 용기가 없었으니까. 물론 그 애가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런 무모함이 질투나고 두려웠던것 같다. 그래서 당시 가출청소년을 찾아주는 방송에 제보해 그 애를 찾았다. 한동안 원망을 들으면서. 요즘은 그 애와 통화하면 제발 더 늦기전에 어디로든 떠나라고 한다. 



내 모순을 인정할 때 다른 사람의 모순에 관대해지는 것 같다. 그걸 알게된건 책을 읽으면서 조용히 저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다. 그게 수필이던, 시 또는 소설이던 마찬가지다. 책을 읽고 제대로 숨은 뜻을 들으려면 '내 생각'을 멈춰야만 가능하다. 그렇게 책을 통해 '경청'을 하면서 내가 잘못된 '자기애'로 나를 속여왔다는걸 알게되었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라는걸. 나의 모순을 인정하고 한결 편안하다. 나에 대한 이해와 타인에 대한 이해는 결코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나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으면 타인에게도 그렇게 된다. 그러나 정신줄 놓고 그저 사는대로 살다보면 나를 제대로 읽기보다 속이기가 훨 편하다. 이제 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기로 했다. 목표나 목적이 없어도 괜찮아. 하루하루 그저 살아내는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지잖아? 기대치를 낮추고 편안해지자. 실수해도 괜찮아. 누군가 실망시켜도 괜찮아. 하루를 망쳐도 괜찮아. 이제 대충 설렁설렁 살아보고 싶다. 너무 욕심내다가 또 지치지 않게. 다시 실컷 멍도 때리면서.말랑말랑해지자. 


과학기술학이 주는 최고의 가르침은 자연이 천재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순간의 번득이는 아이디어만큼 반복되는 실험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노동이 필요하다. 외곬수 천재보다는 사회문제에 관심 있는 과학자가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p.16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임소연







*게으른 완벽주의자 탈출법-by 김노을

(완전 내 얘기.넷플릭스와

헤어스타일,의자,커피까지ㅋ)

https://brunch.co.kr/@b259f84b48cf4ce/10




예측과 통제가 불가능하고, 나의 것이지만 나의 것이 아닌 몸에 순응하기도 했다가 저항하기도 했다가, 서로 설득하기도 하고 도구의 힘을 빌려 제압하기도 하는 엉망진창인 일상의 기록이다. p.165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임소연





이 세상 모든 책들이 

그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아

하지만 가만히 알려주지

그대 자신 속으로 돌아가는 길


그대에게 필요한 건 모두 거기에 있지

해와 달과 별

그대가 찾던 빛은

그대 자신 속에 깃들어있으니


그대가 오랫동안 책 속에 파묻혀

구하던 지혜

펼치는 곳마다 환히 빛나니

이제는 그대의 것이리


ㅡ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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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7-11 08:21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 페넬로페님*^^*
더위를 이겨내고 부지런해지고 싶어요!
시카고 타자기 저도 아직이라 보고싶습니다~^^

독서괭 2022-07-11 1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많은 공감을 불러온 이글! 미미님 축하드려요^^

미미 2022-07-11 13:40   좋아요 1 | URL
저는 늘 괭님 글에 공감만땅입니다.ㅎㅎ 감사해요 괭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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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지난 몇년간 읽은 소설 중에서도 가장 감동적이었다. 다 읽고 난뒤 바라본 표지 속 파도는 마치 읽는 내내 나를 두드리고 휘감은 감정의 파고와 같았다. 1600년 초 에도시대 농사짖기 힘든 척박한 골짜기에 하세쿠라로 불리우는 주인공 사무라이가 살고 있다. 그는 그 지역 일족의 총령이었지만 가족들과 함께 마을 사람들 사는 수준으로 고되게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가고 있었다. 그나마 얼마 나지 않은 곡식은 연공으로 영주에게 거의다 바쳐야만 한다. 그런 와중에도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하여 집안의 유일한 어른이신 숙부는 사무라이를 찾아올때마다 비옥했던 과거 영지(구로카와)에 대한 미련을 기나긴 한탄으로 반복했다. 어느날 주군인 이시다로가 어쩌면 구로카와를 되찾을 수도 있다며 영주에게 가보라고 한다. 영주는 사무라이에게 이국풍의 대형 무역선이 만들어지고 있으니 40여명의 남만인(서양인)들, 100명이 넘는 일본인 상인과 일꾼들과 함께 배를 타고 멕시코에 사절로 가서 통상제의를 담은 서한을 총독에게 전달하고 오라는 임무를 맡긴다. 왜 달변가도 중신도 아닌 하필 자신들같은 하위 계급을 먼 나라에 사절로 보내는 것일까? 의문을 가졌지만 시키는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눈이 내렸다. 저물녘, 구름 사이로 자갈투성이인 강가에 연한 빛을 비추던 하늘이 어두워지자 사위가 돌연 고요해졌다. 두 송이, 세 송이 눈발이 흩날렸다. 눈은 나무를 베고 있는 사무라이와 하인들의 일옷을 스치고, 덧없는 목숨을 호소하듯 그들의 얼굴이나 손에 닿았다가 사라졌다. 하지만 인간들이 묵묵히 손도끼만 움직이고 있으니 이제는 그들을 무시하듯 이리저리 주위를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저녁 안개가 눈과 섞여 퍼지자 시야는 온통 잿빛이 되었다. P.7



바울회 선교사인 스페인출신 벨라스코 신부는 또한명의 주인공이다. 일본의 기리시탄(크리스천의 포르투칼어)박해에도 일본어에 능통해 살아남았다. 버림받은 나환자들을 위해 아사쿠사에서 병자들을 돌보던 그는 통역사로 이 사절단에 참여하게 된다. 신부라기보다 책략가에 가까운 그는 이번 임무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주교가 되어 종교적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당시 천주교는 베드로회와 바울회로 나뉘어 반목하고 있었는데 베드로회는 벨라스코가 몸 담은 바울회의 선교활동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을 로마 교황청등에 보고하곤했다. 반면 벨라스코는 베드로회의 일본에서의 과욕과 만행으로 인해 기리시탄이 탄압받게 된 거라고 생각한다. 두 달이 넘는 항해와 몇차례의 폭풍을 통과해 멕시코에 도착한 사절단은 처음 마주하는 낯선 세상만큼이나 예상과 다른 그곳의 반응에 갖은 어려움을 겪게된다. 



베드로회의 수도사들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나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능숙하게 조종하지 못한 데다 에도성에 파고들어 있는 불교 고승들을 회유하지도 못하고, 반대로 그런 요직에 있는 자들에게 반감과 의혹의 씨를 뿌렸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그는 한편으로 자신의 야심을 부끄러워하면서도 주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 P.25



물과 기름만큼 다른 성향의 사무라이와 벨라스코는 여정이 이어지는 동안 결코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영주가 바라던 성과를 내기 위해 무려 4년간 이어진 긴 여정끝에 드디어 결실을 맺으려던 그때. 일본 현지의 급변한 정치상황이 서신으로 그들앞에 전달된다. 그로인해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버린 사절단은 그제서야 서로에게 강한 유대와 동질감을 느낀다. 일본 사절들의 귀환을 위해 멕시코에 남게된 벨라스코를 제외하고 다시 험난한 항해끝에 사절단은 일본으로 돌아온다. 그들 앞에는 과연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책을 읽어보시길.



골짜기의 밤은 깊었다. 골짜기의 밤을 모르는 사람은 진정한 어둠과 어둠의 침묵을 모른다. 정적이란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정적이란 뒤쪽 숲의 초목이 스치는 소리, 때때로 들려오는 새의 날카로운 울음소리, 그리고 가만히 이로리의 작은 불꽃을 향하고 있는 사내의 모습이다. -P.463



껍데기에 갇힌 달팽이처럼 눈덮인 골짜기의 삶만이 자신에게 주어진 업인줄 알고 살아가던 말 수가 적은 사무라이와 일본이란 나라의 포교를 삶의 목표로 살아오던 벨라스코 신부의 긴 여정 이야기가 수기형식으로 번갈아 이어지며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어디까지가 기록된 역사적 사실이고 어디서부터가 소설적 구현인지 후반에 실린 해설을 통해 대략적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소설은 죽어있는 것을 살려내는 작업이라는 것을 엔도 슈사쿠의 작품을 읽으며 체감한다. 작가가 살려낸 이야기는 독자의 '읽기'와 '공감'을 통해 비로소 맥이 흐르고 생명력을 얻는다. 더구나 역사적 사실들을 기반으로 작가가 창작으로 디테일을 첨가하면 그 생명력은 누군가의 심장에 귀를 대고 듣는 심장박동처럼 강력한 감각을 동반한다. 내 안에서 사무라이와 벨라스코, 요조는 다시 살아났고 이 작품을 읽는 내내 나를 온통 흔들어놓았다.



거품을 일으키며 해변을 덮치는 파도가 옥졸이 떠내려 보낸 거적을 삼키고 부딪치며 물러간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겨울 햇빛은 긴 모래사장에 내리쬐고 바다는 바람소리 속에 여전하게 펼쳐져 있다. 대울타리 안에 이제 관리나 옥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P.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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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6-10 22: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몇년 간 읽은 소설 중 가장 감동적이셨다니 미미님을 제대로 홀린 엔도 슈사쿠군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창작이 오히려 독자들에게 감동을 이끌어내기 더 어려운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독자들 입장에서는 궁금해질법한 일이죠^^ 북플에 엔도 슈사쿠 바람이 한동안은 계속 이어질 것 같네요!ㅎㅎ

미미 2022-06-10 22:35   좋아요 4 | URL
‘소설이란 모름지기 이래야한다‘는 것을 가장 잘 표현한 작가라고 느꼈어요^^*
마지막 두 페이지에서
오열했고요ㅠㅠ
역사적 배경이 오히려 감동을 끌기 어려운 면도 있군요? 저같은 경우는 <침묵>도 처음엔 아예 다 창작인줄 알아서 더 놀랍더라구요ㅎㅎ슈사쿠 폭풍이 일었으면 좋겠어요!! 거리의 화가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2-06-10 22:4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너무 좋더라구요 ㅜㅜ 사실 선입견으로 종교적인 느낌이 강할까봐 손이 안갔었는데 침묵을 읽고 아주 놀랬습니다~!! 이 책도 고뇌가 너무 느껴지고 공감이 되더라구요. 역시 좋은 책은 서로 공유해서 읽어야 합니다 ^^

미미 2022-06-10 22:50   좋아요 6 | URL
작년에 리뷰가 몇개 올라오길래(새파랑님도 그때쯤 읽으신줄 알았어요)
사두었다가 이번에 읽으시길래 저도 꺼냈는데
오롯이 이야기속에 빠져서
저도 바다를 건너고 또..ㅠㅠ 이제라도 슈사쿠를 알아 다행입니다
좋은 문장도 너무 많죠^^*

alummii 2022-06-10 23: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무라이 사짜만 봐도 안 땡겼었는데 ㅋㅋ 급 읽고 싶어졌어요 ~~

미미 2022-06-10 23:14   좋아요 5 | URL
저도 사무라이시대 역사도 전혀 알지못해 이런 소설은 읽을일이 없을 줄 알았거든요. 나오는 이름들도 헷갈리고 낯설어서 이것저것 메모하며 읽었는데 어느순간부터였는지... 몰입도가 굉장한 소설입니다. 강추합니다^^*

유부만두 2022-06-10 23: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다 노부나가가 천주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도쿠가와 이에야쓰는 영국과 밀약을 맺어 박해했다고 알고있었는데 이런 묘사로 읽으니 전혀 다른 풍경을 상상하게 됩니다.
.. 과연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미미 2022-06-10 23:39   좋아요 3 | URL
아마도 시기적으로 이 이야기는 영국과 도쿠가와 이에야쓰가 밀약을 맺기 직전에 시작하는것 같아요. 일본의 급변하는 정치상황이 소설속 등장인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데 제 가슴이 미어지는것 같았습니다. 표지가 소설과 너무 잘 어울립니다👍

독서괭 2022-06-10 23: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역시 지금 대세는 엔도 슈샤쿠군요.. 빨리 한권 정도 사야 하나(읽어야 하나가 아님).. 제가 작년에 북플에서 한창 <나는 고백한다> 대세일 때 샀다가 딱 1년만에 읽기 시작한 거더라구요 ㅋㅋ

유부만두 2022-06-10 23:34   좋아요 4 | URL
그게 벌써 작년 일이던가요? @.@

독서괭 2022-06-10 23:36   좋아요 2 | URL
네 제가 딱 1년 전에 샀다고 페이퍼 썼더라구요 북플이 알려줬어요 ㅎㅎ

미미 2022-06-10 23:42   좋아요 5 | URL
저도 일단 이거다싶으면 사서 쟁여둡니다ㅋㅋㅋ
<나는 고백한다>저도 그때 사서 아직도 못읽고 있네요.(3권짜리라 아무래도 부담이..)올해는 꼭 읽고싶어요!!

미미 2022-06-10 23:43   좋아요 3 | URL
북플 너~무 친절합니다ㅋㅋㅋ뜨끔뜨끔 하라고ㅋㅋ

독서괭 2022-06-10 23:45   좋아요 4 | URL
미미님 잡으면 금방 읽으실 거예요~^^

다락방 2022-06-16 09:19   좋아요 2 | URL
ㅋㅋ 저도 그 때 <나는 고백한다> 사서 아직 가지고만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2-06-11 00: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소설 읽을 때, 글과 마음이 같이 움직였어요. 책에 푹 빠져 읽었습니다.
문장의 울림도 좋고 종교에 대한 이중성도 보았고 허무적인 인간의 삶도요.
사람마다 선택은 다르고, 그 결과로 우리는 각자의 길로 가고~~
그래서 사무라이의 마지막이 슬프면서도 빛났던 것 같아오^^

미미 2022-06-11 13:05   좋아요 5 | URL
그렇죠!! 학의 죽음같은 복선들, 고조되는 분위기등 드라마틱한 장치들도 한 몫 한것 같아요 <침묵>과는 또 다른 고뇌와 슬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슈사쿠의 다른 작품들도 다 기대됩니다*^^*

mini74 2022-06-11 2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도 슈사쿠바라기! ? 미미님의 감동이 파도처럼 담긴 리뷰네요 *^^*

미미 2022-06-11 20:51   좋아요 2 | URL
으아 미니님!! 읽고나서 잠도설칠 정도로 많이 몰입했던 소설이었어요~♡ 등장인물 여럿에게 공감이되어 작품안에서 마치 제가 함께했던 기분이었습니다😭

물감 2022-06-11 2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 작가님이 자주보이네요? 저도 유행을 타봐야 겠습니다 ㅎㅎ

미미 2022-06-11 23:31   좋아요 3 | URL
네 물감님!! ㅎㅎ 이 작품은 호불호가 크게 갈릴것 같지 않아서 물감님도 좋아하실거예요. 저에게는 인생소설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희선 2022-06-12 0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본과 한국(조선) 종교 탄압이 있었던 게 비슷하면서 다를 듯합니다 종교가 아닌 학문이나 다른 나라 문화를 받아들이는 거였다면 누군가 죽거나 하지 않았을지, 그런 생각이 조금 들기도 하네요


희선

미미 2022-06-12 08:43   좋아요 2 | URL
네!! 그러고보면 이렇게 소설로 역사공부를 하는것도 꽤 도움이 되는구나 싶어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역시 정치적 문제도 얽혔을텐데 그 부분도 궁금합니다. 희선님 말씀하신 학문이나 문화도 역시 많이 달라서 제 생각엔 여러문제에 부딪혔을것 같아요😅

scott 2022-06-16 0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엔도 에세이 추천 합니다!ㅎㅎ

한국에 이분의 작품이 그다지 많이 번역 되어 있지 않다는게
안타까울 뿐 ^^

미미 2022-06-16 07:52   좋아요 2 | URL
스콧님이 추천하시니
에세이도 모두 담아놓겠습니다!!ㅎㅎ

나머지도 하루빨리 번역되어 나오길. 슈사쿠의
세계에 이제라도 입문해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