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기가 좋다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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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추천을 받아 읽게 된 책. 바다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그 단편들을 잘 들여다보면 연결고리도 찾을 수 있다.  

좋은 단편이 여러개 있었지만 그 중에서 "바람이 전하는 말" 의 밑줄긋기를 해보려고 한다. 

어쩌면 섬사람들은 배경이 삶의 양식이 되는, 물고기와 같은 삶을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창공의 삶을 꿈꿔 하늘로 솟구치기를 좋아하는 날치라 하더라도 갑판에 누우면 푸른 하늘 아래 질식사하고 말지 않던가 p118 

자기가 살고 있는 배경을 벗어날 수 없다는.. 조금은 답답한 느낌이 드는 구절이었다. 

죽었다는 것은 하나의 정지된 형태이어서, 서른 다섯의 팔팔한 사내의 모습에서 남편은 한 치도 더 자라지 못하고 있었다. 살아있다는 것은 늙어간다는 것에 다름 아니라는 것을 노파는 사진속의 남편 모습과 사진틀 유리에 언뜻 반사되는, 자신의 얼굴을 동시에 바라보며, 생각했다. 어쩌면 영원히 산다는 것은 죽음을 두고 하는 말일수도 있었다. p119  

노파의 오랜시간 홀로 보낸 시간만큼.. 남편과의 격차가 무척 크게 느껴졌다. 

사람은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다른 것들의 먹잇감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괴로웠다. 무덤이라고 하기에는 바다는 너무 크고 깊기만 했다. p124 

바다의 거대함.. 그리고 물로 가득찬.. 지상과는 다른 세계 .. 무서웠다. 

여자의 눈물은 사나이에게 울분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솟구친것을 잠재우기도 하는 것이라 노인은 늙은 주먹을 풀지 않을 수 없었다. p128 

 

한구절 한구절이 가슴에 콕콕 와 박히는 책이었다. 이 외에도 <밤눈> 은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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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9-07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정말 좋죠? 최고죠? 히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