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표지 일러스트레이션이 이미 책의 주제와 어조를 암시하는 [Civilized to Death]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예상 그대로, 저자 크리스토퍼 라이언 Christopher  Ryan 은 본인 역시 문명의 혜택에 젖어 있음은 인정하지만, 현대인이 옛 조상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는 진보 서사(the progress narrative)를 탐탁지 않게 여깁니다. 저자가 인생경험이 풍부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심리학 박사인 만큼, 독자의 흥미를 끄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술술 풀어가는데요.

[Civilized to Death] 서문에는 1960년대 아프리카 !Kung 사람들을 연구했던 인류학자 Richard Lee가 민족지에서 소개했던 대사("열매가 지천에 널려 있는데 힘들게 농사짓고 그럴 필요가 뭐가 있어?")도 배치했습니다. 찰스 다윈의 비글호 여행기에서 강제로 동행당하고 개종당했으나 끝내 문명의 넝마를 벗어던진 원주민들의 실화도 언급합니다. 제러드 다이아몬드 Jared Diamond “The Arrow of Disease”와 유사한 어조일지라, 앞으로 전개될 내용도 예측이 되지만, 이야기꾼  크리스토퍼 라이언의 글솜씨가 워낙 좋으니 저는 Chapter 1 읽는 속도를 내게 될 듯합니다.


책 읽다가, PART1 의 마지막 문단에서 해석 어려운 문장을 만났습니다. "doggy-dog"과 "dog- eat- dog"이 뭐가 다른지 몰라서 생긴 문제일텐데요, 요 사이 친해지고 있는 Bing AI에게 도움을 구했습니다.

If we learn to tel the right story,

we may indeed find that our future can be more doggy-dog than dog-eat dog. 16


Bing AI가 몇 초만에 내 놓은 답변은 "Eggcorn"이라는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Eggcorn :a word or phrase that is used by mistake because it sounds similar to the original word or phrase.

 

"Doggy-dog""dog-eat- dog"은 발음이 무척 비슷하잖아요? 발음을 착각해서 실수로 쓴 표현이기 때문에, doggy-dog은 격식적인 표현에는 절대 쓰지 말라고 충고해줍니다 . 다른 예도 BING AI가 알려주었는데요.

 

(null)

moot point (아무 쓸데 없는 짓) 대신에 실수로  Mute point  를 쓴다든지,

hunger pangs  (배고픔으로 익한 극심한 통증) 대신에 실수로  Hunger pains  을 쓰지 말라고 합니다.

아참! 래퍼  Snoop Doggy Dogg이 생각나서 물어봤어요. eggcorn의 예시가 되는 이름이냐고. 아니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이 이름은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창조한 것이기 때문이래요.


[Civilized to Death] 읽다가 잠시 딴 길로 새서, 영어 공부를 한 셈이네요. 그래도, doggy-dog에 대해 확실히 배웠으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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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이는 영문법 2 쓰이는 영문법 2
김수영(셀리) 지음, Thomas Selley 감수 / 길벗이지톡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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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쓰이는," 원어민이 실제 쓰는, 한국인 학습자가 구사해도 자연스러운 문법을 부부 영어 전문가가 친절하게 알려주는 문법책입니다. 저는 2권부터 접했는데, 1권 당장 구하러 고고씽! 효용 높은 실용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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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다. 합계출생율TFR "0.78," 전무후무하다는 그 통계수치가 정녕 대한민국의 쇠락과 소멸을 기정사실화하는 경고인지? 초저출산 대한민국 사회를 두고 "집단 자살"을 향해 가고 있다는 표현이, 공포감을 조장하려는 자극적인 수사가 아닌지?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인구문제를 오래 고민해온 전영수 교수의 신간을 찾아 읽는 중이다. 현재 1부" 대한민국은 낭떠러지로 폭주 중"만 읽은 상태이다. 정리가 필요해서, 잠시 읽다가 쉰다.


저자 _ 전영수

  • 현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환경 변화와 인구 대전환을 위한 구조개혁

  • 이력: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서울시, 감사원 자문위원, 전문위원

  • 저서: 다수.


[인구소멸과 로컬리즘]의 저자 전영수 현 한양대 교수.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 자문위원 및 전문위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여온 저자의 이력이 행간 곳곳에서 느껴진다. 국내외 행정관료뿐 아니라 지방 토착민, Z세대와 은퇴후 장년 노년층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현장에서 만나고 대학에서 연구를 해온 전문가가 "집단자살, 국가소멸"을 향해 가는 대한민국 사회에 제시하는 충고는, 탁상공론의 결과와는 거리가 멀다. 현실적인 진단에 근거한 경고이기 때문에 호소력이 크다.

최근 전영수 교수가 등장하는 언론사 인터뷰 기사가 많으므로, 저서를 직접 읽는 수고를 하지 않더라고 그의 기본 주장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책 제목, [인구소멸과 로컬리즘]에 압축되어 있다. 로컬의 부흥이야말로, 국가소멸 위기를 맞을 대한민국에게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다음의 인터뷰를 참고할 수 있다.

https://www.asiae.co.kr/article/2023030423110626600

저자는 한국은 핵과 전쟁의 위협 앞에서도 다른 나라들로서는 상상도 못할 수준으로 평온한 일상을 유지할 만큼 안전불감증 사회이기 때문에 인구 소멸로 인한 재앙 경고 앞에서도 '강 건너 불 구경'의 태도를 취해 왔다고 안타까워한다. 게다가 2020, 2021년 Covid-19가 모든 이슈르 선점했기 때문에 인구문제는 사실상 방치되었다. 뒤늦게 대한민국 정부는 수도권집중과 지방 소멸에 대응한 해법들을 내 놓고 있지만, "만시지탄 晩時之歎"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전영수 교수의 판단이다.


먹이가 없어 수도권에 왔더니

둥지가 없어 알을 못 낳는다.

세상을 구하는 60분이 있다면, 그 중 55분을 문제 규명에 쓰겠다는 아인슈타인을 인용하며 저자는 한국 사회는 지방 소멸 등 국가존립 흔들리는 인구 위기에 대한 진단 자체가 잘못 되었다고 쓴소리를 한다. "문제의 본질은 사회 이동(85)"이니까. 인구를 증가시키겠다는 어차피 못 이를 꿈을 버리고고, 있는 인구나 잘 지켜라(인구 감소를 저지하는 것이 목표다). 제로섬 게임처럼, 이쪽 지자체에서 저쪽으로 인구 빼오기 게임을 할 게 아니라 대승적 관점에서 공생을 모색하자. 그러려면, 국가가 개입해서 돈 퍼부으며 보여주기식 단타식 지역 활성화 쇼를 하지 말고, 로컬에 어벤져스가 스스로 일어나게 해야한다.

자! 여기까지가 1부의 내용이었고, 과연 전영수의 해법이 얼마나 현실적용가능하고 구체적인지는 2부에서 계속 읽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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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6-04 21: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구문제에 관해 최재천 교수와 제럴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주장에 공감했는데요.
전영수 교수의 의견도 비슷하네요.^^ 엉뚱한데 세금 낭비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2023-06-05 0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6-13 10:24   좋아요 1 | URL
저도요. 다이아몬드 교수 주장에 공감합니다ㅎ

페크pek0501 2023-06-06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책을 접하시고 훌륭하십니다.
2부를 기대하겠습니다.^^
 

2023. 4. 23~11.12

서울 야외 도서관

광화문 책마당


https://seouloutdoorlibrary.kr/niabbs5/


광화문 책마당!

"마당"이 열렸다는 소식을 최근 들었습니다.

블로그나 서울시 여러 홍보 매체에서 극찬하던 대로 과연 풍성한 책잔치인지 아닌지

책덕후로서 궁금합니다.

황금 토요일을 광화문에서 보내보기로 했습니다.


주차는?

세종로 공영주차장에 했습니다. 공연 관람객의 경우 4시간에 5600원으로 할인을 해주더라고요.

이야! 너무 했습니다. 어쩜 이렇게 날씨가 좋은지...

2022년 2023년 여행 숙소만 예약했다하면, 1박 2일, 2박 3일. 내내 비만 주륵주륵 내려서 우울했는데

6월 황금 연휴 날씨가, 환상적입니다.

정작 이번 연휴에는 아무런 여행 일정도, 숙소 예약도 안 했더니 날씨가 이럴 수 있나요? 


아! 약오름.

파아란 하늘은 광화문의 그 옛날을 상상하게 하고, 햇살은 멸균 소독 수준으로 순도 높습니다! 6월 한국의 하늘이 경이로운지, 선탠하듯 누워서 전신에 햇볕을 담아가는 외국인들이 여기 저기 있네요.


세종문화회관 내에 책마당 메인 공간이 있습니다. 다른 분들 블로그 리뷰를 보고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인지, 규모도 작고, 덜 활기차고 덜 편안해 보여서 조금 실망했습니다.

확실한 건, 홍보에 열 일 하고 뜨거운 에너지를 쏟는 것 같습니다.

카메라맨 두 분이 현란한 카메라 무빙하시길래 실수로라도 방해될까봐 비켜서 있었습니다.

장비빨로 보아 일반 유투버가 아니라, 파견나온 홍보 전담이신 듯 했거든요.

기대가 너무 컸나봐요.....


대신 광화문 책마당은 야외로 이어집니다. 6월 3일 무료, 시민 음악 공연이 저녁에 예정되어 있어서 미리 자리를 맡고 계신 가족단위 방문객 분들이 많았어요.

이렇게..."땡" "볕" "아" "래"

과연 광화문 책마당이 7월 8월 폭염에는 어떤 식으로 유지될지 궁금했습니다.


책덕후인 저로서는 "광화문 책마당"에서는 책 분실 우려가.매우 높겠다는 걸 바로 알겠더라고요.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 시민의식 아니까..... 걱정 안하겠습니다^^



광화문 책마당 "만" 즐기러 오기에는, 싱거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말을 여유있게 보내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에너지와 익명의 친근감 느끼고 싶으신 분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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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6-04 08: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느 이상한 나라의 지도자는
기울어진 언론 지형 때문에
자신의 지지율이 낮다는 타령
을 하던데, 예의 홍보팀을
초빙하는 것을 추천하는 바입
니다.

참 세종도서 선정하는데 문광
부에서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말이 있던데...

나랏님들이 일반 시민의 독서에
까지 지대한 관심을 가져 주시니
고저 몸둘 바를 -

그레이스 2023-06-04 09:36   좋아요 2 | URL
이젠 세종도서 찍혀 있으면 걸러야 하나요?ㅠㅠ

얄라알라 2023-06-04 15:52   좋아요 1 | URL
레삭매냐님 촌철살인 댓글 감사드립니다.
광장은 비워두고, 트인 데서 군중의 유동과 예기치 않은 이벤트가 이뤄지는 곳이(어야 하)죠..
사실, 제가 이 곳에 갔던 진짜 이유는 ˝책˝구경이 아니었습니다.


햇살 너무너무 너무 좋은 6월이네요^^ 행복한 주말 보내시기를

얄라알라 2023-06-04 15:53   좋아요 1 | URL
헐...세종도서....^^:;;;;;;;

흑....˝세종˝ 도서...

페크pek0501 2023-06-06 16: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 님의 댓글 마지막 문단에 고저 빵 터짐.ㅋㅋ
어제 6천 6백보 걸었는데 날씨가 좋더라고요. 덥지도 춥지도 않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요즘 저녁 날씨가 저는 맘에 들어요. 7,8월 책 행사 때도 태양의 열을 멸균 소독 수준으로 받아들이면 문제가 없을 듯합니다.ㅋㅋ
 

박사 과정(Univ. of Essex) 중 집필이 쉬운 일이 아닌데, 어밀리어 호건Amellia Horgan은 코로나를 이겨내느라 2020년의 3/4을 학문적 생산성 낮아진 채로 보냈다면서도 [노동의 상실: 좋은 일자리라는 거짓말]을 발간했다.


서문 제목 "일의 환상 work's fantasy "은 이 책의 논지를 추측하게 해 준다. 영국인 저자는 양극화 심화를 방조 혹은 부추기는 영국의 정치에 대한 비판적 견지를 유지한다. 일자리 상황, 특히 다수를 차지하는 힘없는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정치권은 교묘하게 타깃을 바꿔치기한 수사로 면피한다.

Introduction: Work’s fantasy
1. Work, capitalism and capitalist work
2. Contesting ‘work’
3. The paradox of new work
4. What does work do to us as individuals?
5. Jobification nation: When play is serious business
6. What does work do to society?
7. Phantoms and slackers: Resistance at work
8. Getting together: Organised labour and the workers’ dream
9. Time off: Resistance to work
Conclusion: Getting to work


그 첫 번째가 "포부 부족 aspiration - deficit model"이며, 두 번째가 "실업의 병리화"이다. 전자는, '형편없는 일자리를 전전긍긍하는 너이지만, 적절한 격려를 받으면 (일자리) 포부를 이루게 되리라'는 낙관이다. 후자는, 실업은 개인의 잘못이자 일종의 치료해야 할 병에 비유된다. 이 시각에서 "빈곤과 실업은 경제의 부작용이 아닌 개인적 실패(24)"가 된다.

물론 저자는 최저임금 노동자만을 옹호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게 아니라고 한다. 저자가 진정 전하려는 메시지는 아래의 문장으로 정리된다.


"자본주의 체제의 일이 사람의 자유를 앗아가는 방식을...다르게 살고 생산하는 방식을 없앰으로써 가능했다. 자본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일과 임금 노동은 우리 삶의 가능성들을 축소시킨다. (pp.28-29)"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위함이다. 또한 단순히 "자본주의가 나쁘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왜, 어떻게 나쁜지 설명하고 대안을 상상하고 그것을 위해 싸워야"함을 역설하기 위함이다.

과연 페미니즘과 마르크스주의을 중심축으로 정치 철학을 공부하는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포부를 본문에서 제대로 풀어내고 있는지 천천히 배우며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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