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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더헤드 ㅣ 수확자 시리즈 2
닐 셔스터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2월
평점 :
영원히 죽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인구 조절을 위해 인위적으로 목숨을 거두는 수확자가 있는 세계를 그리고 있는 수확자 시리즈
첫 편이 어떤 사람이 수확자로 선택되어서 수확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지... 그리고 그 들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거둘 때 어떤 마음으로 행하는지에 대한 예를 새롭게 수확자가 된 시트라 와 로언을 통해 보여준 거라면 2편에선 모두가 두려워하는 절대 권력의 상징인 수확자 내부의 치열한 정치싸움에 중점을 두고 있다.
권력이 집중된 곳은 자칫 부패하기 십상이고 그걸 견제할 세력이 없는 곳은 내부 분열로 스스로 자멸할 수 있다고 말했듯이 수확령 내부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초기 수확자들이 사람들의 목숨을 거둘 때 가졌던 도덕적 신념과 수확당하는 사람에게 가진 연민의 마음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수확에 나서야 하는지 등등 수확자로서 가져야 마땅한 마음가짐은 수많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조금씩 변질되어 왔고 어느새 자신이 맡은 일을 하는 데 있어 즐겁게 하면 왜 안되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새로운 유형의 수확자가 나타났다.
그의 이름은 고더드
그는 수확을 나설 때 한치의 자비도 없이 잔인하고 거침없이 행할 뿐 아니라 대량학살을 즐기고 수확하는 데 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데로 자유롭게 수확할 권리가 있음을 주장한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런 주장을 반기며 그의 편에 섰고 이는 수확령이 둘로 나눠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전편에서 고더드 밑에서 수련하던 로언에 의해 제거되었지만 빌런은 쉽게 죽지 않는 법
새로운 고위 수확자를 뽑는 자리에 찬란하게 등장... 자신의 귀환을 알림과 동시에 고위 수확자 후보가 되지만 절대적 우위에 선 듯 보이는 그의 행보를 막아선 건 시트라 즉 새로운 수확자가 된 아나스타샤였다.
다른 한편으로 고더드처럼 수확을 하는 데 있어 편견을 가지고 있고 수확자로서의 도덕이나 마음가짐 따윈 저버린 채 스스로의 즐거움이나 권력을 따르는 부패한 수확자를 찾아 처단하는 검은 로브를 입은 루시퍼라는 존재가 나타난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볼 수는 없지만 알고 있는 선더헤드는 수확령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여할 수 없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탓에 어떤 일도 행할 수 없다.
그저 오랫동안 인간이 해오던 대로 자신들끼리 서로 싸우다 서서히 파멸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인 선더헤드는 자신이 사랑하는 인간들이 자멸하도록 놔둘 수도 없고 자신이 관여할 수도 없지만 자신의 뜻을 대리해 줄 누군가를 찾아낸다.
그리고 그를 움직여 자신이 알고 있으면서도 어찌해 볼 수 없었던 일을 함으로써 인류의 파멸을 막고자 하지만 고더드를 따르는 신질서 파 수확자들의 힘은 생각보다 막강했다.
첫 편이 다소 느긋하면서도 설명적인 요소가 많았다면 이번 편에선 보수파와 신질서 파 사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수 싸움이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이야기의 전개를 빠르게 했다.
게다가 새롭게 등장해 부패한 수확자를 처단하는 루시퍼라는 캐릭터가 가진 매력 또한 이번 편을 좀 더 흥미롭게 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질병과 죽음이 없는 유토피아 같은 세상을 살면서도 내부 균열이 일어나고 서로 패를 나누고 이익과 권력을 향해 질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과연 선더헤드는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걸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인류를 구할 수 있을까?
다음 편에서는 아무래도 치열하고 철저한 수 싸움을 비롯해 강력한 전투신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