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미안 1 - 운명을 훔친 여자 아르미안 1
이유진 엮음, 신일숙 원작 / 2B(투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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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 어린시절을 풍성하게 해주고 상상력의 나래를 펴게 해준건 책도 있지만 만화책 그중에서도 순정만화도 상당한 자리를 차지했었다.

우리나라 순정만화 그중에서도 단행본의 전성기라고 생각하는 80~90년대를 보내면서 지금 읽어도 줄거리나 내용의 짜임새면에서 손색이없는..이른바 순정만화의 고전이라고 부를 수있는 작품들을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던 때 만난건은 나에게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 나왔던 작품중 하나인 `아르미안의 네 딸들`을 이렇게 소설로 만나보니 새삼 그 당시가 생각나고 그때 워낙 많은 만화책을 오랜세월동안 출간되기를 기다리면서 나오자마자 그야말로 핧듯이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고 마지막 결과를 못읽었던 아쉬움이 이 책으로 어느정도 해갈될것이라고 기대해본다.

 

여자들이 통치하는 나라 아르미안...

그 통치자의 네딸중 가장 강력한 여왕 후보이자 어린시절부터 후계자수업을 착실하게 해왔고 당연히 자신이 여왕이 되는것에 한치의 의심도 없었던 큰 딸 마누아는 막내동생이자 자신과 나이차이도 많이 나는 샤르휘나에게서 여왕의 징표를 보고 불안에 떨게 되며 그 아이를 견제한다.이윽고 여왕으로 등극하던날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샤르휘나를 멀리 떠나보내고 여왕의 자리를 굳건히 하고자 동생의 남자를 유혹해서 자신이 갖는다.

모두가 경악하는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위해 혈연의 정도 매정하게 끊어버리고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아르미안을 굳건하게 하고자 결심하지만 어느새 자신의 마음속에 동생의 남자 리할이 들어와있음을 알게 알게 된다.

 

각자 성격이나 성정이 외모만큼 차이가 나는 네자매의 인생이야기이자 왕실에서 태어나 자신이 원하는 바를 손에 넣으려면 정치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는걸 어린나이에 깨달은 첫째 레 마누아가 왕위에 오르는 과정을 그린게 1편이라면 2편에선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었던 남자 리할이 언니를 선택한것에 크게 상심한 스와르다가 자신의 운명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놓은것 같다.큰나라 사이에서 모든것에 사활을 걸어야하는 나라인 아르미안을 부강하게 하기 위해서라면 무슨짓이든 못할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강철같은 의지의 여인인 마누아가 자신의 감정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흥미롭지만 이미 어긋나기 시작한 그녀의 사랑은 가시밭길을 예상할수 있다.

특별한 운명을 지닌 네자매의 사랑과 운명을 개척해가는 과정을 왕국에서 벌어지는 정치적인 이해타산과 더불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아르미안..

만화로 읽었을때도 물론 재밌엇지만 아르미안의 속사정이나 배경에 대한 글을 읽고 주인공들의 내면이나 성격파악을 한 후에 읽는 재미는 확실히 더 깊은것 같다.

사막에 내쳐진 여왕의 운명을 가진 샤르휘나의 이야기도 어리고 약한 그녀앞에 앞으로 어떤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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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개정판
이도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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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세상에 사랑이 어디 한가지의 형태일까마는 세월이 흘러 어느덧 사랑의 감정이 세파에 닳고 무뎌져버린 요즘 같은때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것은 남몰래 누군가를 죽도록 사랑해보지못해봤다는것이다.

한사람을 두고 연적과의 애가 끓는 전쟁같은 일도 없었고 홀로 가슴태우며 밤잠 못이루던 사랑도 못해봤기에

소설이나 영화속에서 자신의 목숨을 건 사랑을 하는 주인공들을 보면 말도 안된다는 냉소적인 반응과 함께 마음속 깊이에는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과 시기어린 질투심도 있었음을 고백한다.

그런면에서 볼때 누군가를 그저 바라만 보며 말못하고 곁에 있기만 하는 건의 사람이 언뜻 이해가 잘 가지않았다.

요즘같이 모든걸 표현하고 속전속결로 만났다 헤어지는 세상에 친구의 여자를 그저 바라만 보며 세월을 보내는 건의 사랑은 언뜻 답답하기도 하고 차라리 고백이라도 해보지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공존하지만 무엇보다도 그에게 느끼는 감정중에는 미움도 포함되어있었다.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를 왜 몰라주나 싶기도 하고 자신에게 마음을 주는 여자에게 상처를 주기만 하는 그의 느림이 우유부단함으로 비쳐지기에 내게 있어선 솔직히 연애하고픈 사람은 아니다.

내가 사랑이라고 생각하는것은 내 사람은 확실히 챙기고 사랑을 표현하는데 적극적이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둘 만 있을땐 그 사랑을 의심하는 일이 없는 것...그걸 사랑이라고 생각하기에 건이처럼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를 힘들게 하고 흔들리게 하는 건이의 사랑은 답답하고 화가 나기도 한다

 

모든걸 빨리 해결하고 결정하는 세대에 라디오라는 다소 복고적이고 고전적인 장소에서 꽃피우는 사랑은 그래서 더욱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물론 이 책이 나온지가 꽤 된걸로 아는데 너무나 빨라진 요즘 세대에는 오히려 이렇게 지켜만 보고 바라만 보면서 자신의 감정표현을 아끼는 건과 진솔의 잔잔한 사랑은 색다르게 다가올수도 있겠다 싶다.

이 책의 앞에 읽은 책에도 운명의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 책에서도 역시 내 운명의 상대에 대한 많은 고민과 함께 과연 운명의 상대란 있는것일까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렇게 죽을것처럼 괴롭고 보기만해도 가슴한켠이 찌르르하며 아픈사람.. 그런 사람을 평생 바라만 보는걸로 만족하리라 생각하고 또 긴 세월을 그렇게만 보내던 건이에게는 그 상대가 운명인걸까? 봄비처럼 조금씩 가슴을 적시며 한뼘식 한뼘씩 자신의 자리를 키워가는 진솔이란 여자가 운명의 상대인걸까?

어릴땐 사랑은 운명처럼 다가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이제는 안다.사랑에는 정답이 없다는 걸...

어쩌면 지금 내 곁에서 말없이 지켜봐주는 사람 혹은 언제나 친구처럼 동료처럼 편하게 지내왔던 그 사람이 내 인연일지도 모른다는걸...

모든 사랑이 그렇게 벼락같이 뜨겁게 다가오지않는다는 깨달음을 20대때 깨달았다면 내 운명은 달라졌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오늘도 언젠가 운명처럼 내 사랑이 찾아오리라는 막연한 기대로 주변에서 보내는 관심에 무심한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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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박경리 에디션 (토지 전20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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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우리나라 소설중 가장 자주 드라마화한 작품이 박경리 선생의 토지가 아닐까?

그만큼 스토리가 방대하면서도 탄탄하고 드라마틱한 작품은 많지않기에 늘 드라마가 만들어지면 관심과 인기를 끄는 요인인것 같다.

드라마에서의 주인공은 늘 최참판댁의 `서희`이기에 그 역활을 누가 맡는지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를만큼 여자연기자라면 누구라도 욕심내서 맡고 싶은 역활인것 같다.

서늘하면서도 당당하고 자존심이 강한 당찬 여인.

조선시대 그렇게 남존여비 사상이 강하고 양반과 상놈의 신분의 차별이 엄했던 나라에서 여자의 몸으로 기울어져버린 가문을 일으켜세운 당찬 여인의 굴곡진 삶을 맛깔나는 남도의 사투리와 당시의 민초들의 생활상을 함께 그려내고 있는 토지는 그래서 더욱 자랑할만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때는 조선후기 나라의 명운이 이미 기울대로 기울어서 외세의 침략이 잦고 일본이 그 야욕을 드러내고 있던 때여서 민초들의 삶도 거기에 따라 흔들리고 있던 시기지만 경남 하동에 있는 평사리는 그런 시대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마을의 정신적인 지주인 최참판댁을 모시고 조용한듯 살아가지만 그런 평사리에도 어느샌가 조금씩 변화가 일고 있다.

동학운동과 명성황후살해사건으로 의병이 들불처럼 일어나면서 조금식 평화롭던 시골마을에도 신분차이에 다른 격차에 반항하는 마음을 품은 사람들이 생기고 최참판댁에 불만을 품거나 그 재산에 눈독을 들이는 사람이 생기게되면서 불행은 시작된다.

5대독자이면서도 아들을 보지못한 최치수는 아내마저 다른 남자랑 달아나버린 데다 병약하고 귀하게 자란 사람들이 그렇듯 성격이 예민하고 날카로워 인심을 얻지못한 상태인데 자식이라곤 어린 딸 서희밖에 없는 상태..

이런 위태로운 집안을 엿보면서 그 엄청난 재산을 가로챌 흑심을 보이는 조준구일당

그런 일당에 의해 쫒기듯이 간도로 간 서희와 길상은 그곳에서 거상이 되고 다시 돌아와 빼앗긴 땅과 토지를 되찾는데..

긴 세월을 작가와 함게 나이를 먹어간 작품이어서인지 내용이 상당히 방대하고 대하소설답게 많은 등장인물이 나온다.

물론 소설의 중심은 최참판댁 여식인 최서희지만 주변인물의 관계도 역시 세월만큼 복잡하고 방대하다.

아비와 어미의 관계부터 그 자식의 이야기까지 한사람 소홀함이 없이 두루두루 섬세하게 그려놓아서 인물도를 옆에다 놓고서 읽어야할만큼 많은 인물이 나오지만 면면히 각자 개성이 뚜렷하고 애정이 가지않은 캐릭터가 없을 정도로 입체적인 개성을 보여준다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이 고종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친만큼 역사적인 사건이나 배경들이 책속 주인공들과 뒤섞여 이야기를 실감나게 얽어가는 부분도 이야기의 흥미를 돋우는 부분이다.서희가 독립군들의 자금을 대준다던가 쫒겨난 서희가 간도에서 큰 거부가 되는 사연 그리고 머슴과 같은 신분으로 대갓집 규슈인 서희와 결혼을 하는등 당시의 혼란한 시대에도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서희라는 인물의 면면은 늘 흥미를 자아내는 부분이였기에 그녀의 속내는 연구대상으로 삼고 싶을 정도로 시대를 앞서가는 신여성의 표본과도 같다.그리고 또 하나의 흥미로운 캐릭터로는 임이네를 들고 싶은데 지독할만큼 억척스럽고 자기애가 강해서 어디에 떨어져도 살아남을 강인한 인간상을 보여주는데 전혀 다른 유형이지만 강인하고

자기가 원하는 바를 얻기위해선 남의 이목따윈 신경쓰지않는 적극적인 타입이라는 점에서 서희와도 통하는 부분이기도 하다.거부의 딸로 태어난 귀한 고명딸 서희의 파란만장한 삶의 일대기를 보면서 마치 세상물정 모르고 우물안 개구리처럼 산 조선이라는 나라의 운명과 같이 결부해서 보게 된다.

마치 서희가 바로 조선 인것 같이 느껴지는건 나만의 생각일까?

캐릭터의 면면들이 다 개성있고 마치 주변에서 볼수있는듯 실감나는 남도의 사투리들은 정감이 가고 일제 강점기치하의 민초들의 고달픈 삶이나 그들의 생각 그리고 당시의 생활상이나 서민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맛깔스런 표현을 해서 마치 역사를 읽는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그 시대의 조선의 위치와 당시의 위태롭던 정치적,외교적 배경에 대해서 잘 알수있게 해준다.

방대한 양임에도 지루하지않고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건 역시 이야기를 끌고가는 작가의 힘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역시 오래도록 소장해서 자식에게도 꼭 읽히고 싶은 자랑스런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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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가 필요해
정현정.오승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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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른들은 오래된 연인은 깨지기 쉽다고...좋은 사람있으면 얼른얼른 결혼하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주변에 오랫동안 사귀던 사람들이 결혼을 앞두고 느닷없이 깨지고 그렇게 헤어진 사람들이 금방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는것을 보고 좀 충격을 먹은일이 있다.

알고보니 이런일은 부지기수인것 같은것이 연예인들중에서도 오래 사귄 연인들이 헤어지고는 신문 1면을 장식하다 얼마안가 각자가 다른 사람과의 결혼을 발표하는것을 종종 보는것만 봐도 알수있다.

아무리 사랑하고 오래 사겨도 그사람에 대해 다 알수 없고 언제나 사랑에는 적당한 타이밍이 있는데 그 타이밍이라는 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교훈을 준다.

이 책 `로맨스가 필요해 `역시 오래된 연인들의 이야기이다.

서로 사랑하다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만나도 서로 옛연인을 잊지못해 다시 시작하고 또 헤어지는 일을 반복하는 그런 평범하지만 평범하지않은 사연을 지닌 연인들의 이야기이다.

아주 오래되어 언제 처음 서로를 이성으로 떨리는 감정을 가지게 된지도 모르는 12년차 연인인 석현과 열매..그렇게 오랫동안 사귀며 서로의 모든것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둘은 늘 한 문제에 있어서는 평행선이다.너무 좋아하는 석현과 결혼을 하고 싶은 열매에 비해 석현은 열매에 대해 늘 거리를 두면서 결혼은 생각해본적도 없다는 말로 상처를 주는 석현은 그렇게 말하는것과 별도로 열매의 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늘 그녀를 보살펴주는 모호한 태도를 보여 열매를 답답하게 한다.

결국 7번째 헤어짐을 한 지 얼마후 각자에게 새로운 사람이 다가오지만 늘 마음 한켠을 비워두고 있는듯한 석현에 비해 항상 사랑에 솔직하고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열매에게 다가온 사랑은 심상치않다.

그리고 그런 열매의 흔들림에 비로써 자신의 감정을 내보이는 석현

하지만 이제 열매는 석현과의 사랑이 힘들어 지치기만하고 그에 비해 늘 흔들림없는 나무같이 자신을 보살펴주고 사랑을 표현해주는 새로운 남자 지훈이 자꾸 생각난다.

사람은 사랑하는데 있어서 늘 더 사랑하는 쪽이 약자이고 손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니라고 반박하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내가 보는 견지에서는 이 말이 맞는것 같다.

이 책에서도 표면적으론 늘 여주인공인 열매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자신을 봐달라고 조르고 있기에 그녀가 사랑에는 약자로 비쳐진다.

그렇게 당당하게 자신의 감정을 속속들이 드러내는 열매에 비해 남자주인공인 석현은 읽는 내내 나로 하여금 갑갑증을 느끼게 할 정도로 늘 막을 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소극적인 자세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를 저버리고 있다.게다가 그녀가 미련을 끊지도 못하게 냉정하게 차버리지도 않는 석현의 태도는 읽는 내내 나로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비겁하게 비쳐지기에

그래서인지 열매가 옛사랑을 버리고 새로운 사랑인 지훈을 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하지만 늘 그렇듯 이들의 로맨스는 쉽고 편하게 가지않는다.

석현의 말못할 비밀이 드러나고 열매의 선택을 기다리게 하는 상황이 솔직히 너무 통속적으로 가는것 같아 맘에 안들지만 어쩌랴 너무나 현실적인 로맨스는 사람들이 좋아하질 않으니..

사람은 오래 곁에 있다고 그 사람에 대해 다 아는건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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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만 20년째
유현수 지음 / M&K(엠앤케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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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 봐서는 한사람과만 연애를 이십년째 주구장창 하는건줄 알았더니..

결혼을 하지않고 오로지 연애만 20년째 하고 있는 대학친구들의 이야기이다.

`연애의 해피엔딩이 결혼은 아니고 연애의 새드앤딩은 이별이 아니야` 라는 말이 묘하게 인상적이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안가본길에 대한 미련이 있어서인지 결혼을 한 상태의 나에겐 결혼은 하지않은채 사랑만 이십년째 하는 이 주인공들의 삶도 그다지 나쁘지않게 보인다.오히려 개인적인 성취감이나 사랑의 유통기한에 있어서는 더욱 기혼자들보다 바람직한 상태가 아닐까? 살~짝 부러운 마음도 든다.

일은 일대로 하면서 늘 연애상태에 있는 사람들...물론 나이듦에 따른 불안감도 있겠지만 솔직히 결혼을 한 사람에게도 나이듦에 대한 불안과 외로움은 공존하는것이기에 이들 주인공들의 삶이 부럽게 느껴지는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주인공들이 대학생활을 하던 때가 나랑 그다지 차이가 없는 시대이기에 그 시대의 문화나 추억이 공감도 가고 그 시절이 새록새록 생각나게 한 책이었다.

 

대학입학을 하면서 알게 된 세친구 보라와 미소, 희재

만나는 첫 순간부터 서로에게 끌린 보라와 진욱은 대학내내 캠퍼스커플로 열렬히 연애를 하지만 연예인이 된 진욱의 인기가 높아감에 따라 따르는 여자도 많고 그런 진욱이 불안해지고 다툼이 잦아지게 되면서 만남과 헤이짐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자유분방한 대학생활과 연애를 하던 미소는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떠나 친구들에게 아쉬움으로 남게 되고 늘 우울한 얼굴과 부정적인듯한 희재는 졸업후에도 진로를 찾지못하고 그저 세월만 보내면서 늙어간다.

이런 그녀들에게 각자 운명의 상대란 보라에겐 첫사랑이자 오랜연인이었던 진욱이었고 말없고 우울한 희재에겐 오랫동안 미련으로 남은 제임스가 운명의 남자였다면 늘 사랑앞에서도 당당했던 미소에게는 사랑이란 항상 그녀에게 상처와 배신으로 남아 그녀를 삶에 지치게 한다.

 

일견 당돌하고 당차게 보였던 세주인공들이 사랑에 울고 힘들어하면서 점점 나이를 먹고 그렇게 영원히 타오를것 같은 사랑의 불꽃도 점점 사그러들면서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에 더 이상 온몸으로 아파하지않는 모습을 보면 마치 나 자신의 모습을 보는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젊을때의 사랑은 나의 전부였고 사랑때문에 아파하며 긴밤을 눈물로 지새우고 하루라도 안보면 보고싶어 미칠것 같이 뜨거웠다면 나이들어서의 사랑은 그저 잔잔하고 상대를 가엾게 생각하며 서로의 입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것 같다.

그리고 사랑만이 전부가 아니라는걸 점점 깨달아가는 게 나이듦의 장점중 하나인것 같다.

젊을때의 그 뜨겁고 휘몰아치는듯한 사랑의 감정이 어느새 나에게서 빠져나간걸 알게 되는건 조금은 아련하고 쓸쓸하지만 뭐..잔잔하고 애틋한 지금의 사랑도 싫지만은 않다.

사랑과 결혼은 늘 별개인것 같다.너무 사랑한다고 그 사람과 꼭 결혼을 하는것도 아니고 첫눈에 반하지않아도 조금씩 조금식 가까워지고 서로에게 익숙해져 같이 살게 되는 걸 택한 사람도 있고...

인생에 정답이란 없는것 같다는걸 나이들어 체험으로 깨닫게 된다.

그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누구이든지 그 순간에 충실할것...

사랑하고 이별하며 아퍼하고 조금씩 성숙해가는 과정이 잔잔하게 그려진...리얼한 연애소설이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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