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지막 까지 마주 잡은 손은 무엇이였을까? 평생 함께 했던 사람에 대한 의리였을까? 함께 살아온 시간에 대한 정이였을까? 아니면 처음부터 그래왔듯이 사랑이였을까? 살다보면, 그래서 영화속 노부부처럼 머리카락이 하얗게 되면 그땐 알 수 있을까? 

2. 누가 더 미안한 걸까? 방안에 연탄불을 피우고 방문틈을 틀어막는 남편과 치매에 걸린것도 모자라 암까지 앓고 있는 아내는 서로에게 누가 더 미안했을까? 

3. 누가 맞는 걸까? 사랑하는 연인을 죽음으로 보낼 수 없어 먼저 헤어짐을 청하는 여자와 지금 헤어지면 죽기전에 또 볼 수 있을 것 같느냐고 외치는 남자 중에 누가 맞는 걸까? 

3. 분명한 것은 '사랑' 그것은 언제고 상관없이 가슴뛰게 한다.  

 

 

 

 

 

 

 

쓸대없는 이야기 -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영화, 하지만 무슨말도 할 수 없게 만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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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5-27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수한 사연을 한 마디로 응축시키는 사랑이로군요!

따라쟁이 2011-05-29 21:53   좋아요 0 | URL
네. 사랑이에요.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고등학교 시절이였던것도 같고..-ㅁ-;;.) 친구가 남자친구와 보내게 될 하룻밤에 앞서 속옷을 사야 한다고 해서 따라 나선 적이 있었다. 당시의 기억이 가물가물 한 이유는 이쁜 속옷을 사 입어 봤자 벗으면 그만(응?)이라는 생각이 아직 변함없기 때문이다. 아마  그때도 어차피 벗을거. 라고 투덜거리면서 따라나섰을 것이다. 그런데 어제 내가 보던 책에서 이런 단어가 나왔다  

<승부 속옷> 

 

 

 

 

 

 

이 만화에서도 역시 여자 주인공은 애인과 함께 보낼 밤에 대비해서 친구들과 속옷 쇼핑을 나선다. 그리고 그 속옷을 일컬어 <승부 속옷> 이라고 부른다.  

승부 속옷을 사러 가는건 성인 여자의 낙이지 

으흠.. 그런가?  

란제리는 말하지면 래핑이야. 날 최고의 선물로 포장해서 보여주는 연출. 그걸 몸에 걸치기만 해도 설레고 남자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지.  

오호라! 그런거였어?  

그래서 나는  속옷 바구니를 뒤적 뒤적 거려봤는데 거기서는 예전에 쓰던 핸드폰.(그게 왜 거기 있었을까?) 붙이지 못한 옆서 몇장(그러니까 이게 왜 거기 있냐고~!!!)이 바닥에 깔려 있었을 뿐 이였다. 그래서 불끈 섹시한 속옷을 사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인터넷을 뒤적거리고 있을 쯔음. J군이 모니터를 보더니 피식 웃는게 아닌가.  

- 왜 웃어? 

-아니. 저거 실물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고 장바구니에 담는거야. 저게 되게 조그마해. 손바닥 만하다고.  

-그렇지 않아~!!! 

그러더니 어느 서랍인가를 뒤적뒤적 거려서 정말 손바닥만한 속옷 두어개를 꺼내온다. 아.. 속옷이 정말 손바닥 만 할 수도 있구나. 그런데.J군.. 당신이 왜 이런걸 가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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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11-05-07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도 궁금해지는데요.ㅎㅎ

따라쟁이 2011-05-09 14:5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런데 대답을 안해요. 먼산보기로 일관해 버리더라구요.

하늘바람 2011-05-08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저도요^^

따라쟁이 2011-05-09 14:52   좋아요 0 | URL
청문회라도 열어야 할 판입니다.

pjy 2011-05-08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후후 왜 저는 이순간 여자의 장점이 생각나는지요~~~
남친이나 남푠 또는 남성의 속옷임이 분명한 옷을 입어도 의심받지 않는 건 여자!ㅋㅋㅋ

따라쟁이 2011-05-09 14:52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그러고 보니 저도 브리프 몇개 있어요. 잠옷대신으로. 그렇군요. 따지고 보면 내가 브리프 가지고 있는거나 J군이 손바닥만한 속옷을 가지고 있는거나 다를게 없는데 말이에요.

무스탕 2011-05-09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 만화의 승부 속옷은 정말 연애할때 중요한 아이템같이 어필하기에 정말 저런 단어가 있을까 싶을때가 종종 있어요.
그래, J군님의 손바닥만한 속옷의 정체를 오늘쯤은 밝혀 내셨나요? :)

따라쟁이 2011-05-09 16:09   좋아요 0 | URL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속옷을 받았으니 입을 다물어야죠. ㅎㅎ

2011-05-10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4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5-10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노팬티나 티팬티의 남정네들을 가끔 봐서 말이죠.
근데, 노팬티보다 티팬티의 남자가 더 야릇하게 느껴진다나 어쨌다나~@@

pjy 2011-05-11 14:05   좋아요 0 | URL
역시 알몸보다는 살짝 무어라도 걸쳐주시는 시쓰루? 버젼이 좋은거죠^^

감은빛 2011-05-12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부 속옷'이란 단어.
처음 들었는데, 뭔가 그럴듯한 느낌이군요.
굉장히 일본스러운 단어라는 생각도 들구요.

그나저나 저도 왜 j군님께서 손바닥만한 속옷을 소지하고 계셨는지 궁금한걸요.
흠 뭔가 말못할 사연이 있으신가요?

따라쟁이 2011-05-14 10:31   좋아요 0 | URL
말못할 사연까지는 아니고요. ㅎㅎ
결혼할때 선물 받은게 몇개 있었는데 그냥 자기가 가지고 있었나봐요.

일단은 뭐.. 그렇다 치기로 했습니다. ㅎㅎㅎ

잘잘라 2011-05-12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뤈 이뤈! 저 급 당황했어요. 저 혼자 막 옛날 사람 되는 느낌이랄까 뭐랄까.. J군 이상해요. 따라쟁이님은 더요! ㅡ.ㅡ;;

따라쟁이 2011-05-14 10:31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메리포핀스님. 따라쟁이는 원래 이상한 사람이에요 ㅎㅎㅎ

루쉰P 2011-05-13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승부 속옷 완전 웃겨서...모니터 보고 혼자 웃었네요. -.-

아...J군이나 따라쟁이님이 이상하다는 메리포핀스님의 댓글에 저도 한 표더.

따라쟁이 2011-05-14 10:38   좋아요 0 | URL
아하하. 루쉰님 저도 제가 이상하다는데 한표 더하는 바입니다.
 

1.결혼을 하고 처음보는 그녀석의 얼굴이 좀 안되보이는건 아마도 새로 개발을 시작하는 제품 때문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농담삼아 "다이어트 하면 너 별로 안이쁜데." 라고 말했다. 그녀석은 피식 웃었고 왠지 그게 좀.. 가슴 서늘했다.  

결혼을 하고 두번째 그녀석의 얼굴은 여전히 안되보였고, 나는 계속 일이 정신없는거라고 생각했다. 바쁘면 잠도 밥도 잊고 사는 녀석이니까 그려려니 해버렸다.  맛있는 밥까지 얻어먹고 난 후에 계산하려고 그녀석이 지갑을 편 순간. 그 사진을 본 것을 지금도 후회 하고 있다. 아니 그 사진을 그냥 여자친구려니 하고 넘어가주지 못한 내 태도를 지금도 후회 하고 있다. 오랜시간 우리는 친구이상으로 너무 가까웠고, 서로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너무 존중이 없었던 것을 후회 한다. 결국 나는 그 여자가 누구냐고 계속 물었고, 심지어는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휙 빼앗아 확인까지 해 버렸다. 어지간한 일에는 그려려니 하고 넘어가는 내가 보기에도 그 사진은 손이 떨리는 일이였다. 지갑이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한동안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했다. 아니 들을 수 없었다. 새차를 뽑았다고 친구들과 어울려 시승식을 한다고 했을 때도 나에게는 연락이 오지 않았고, 다른 친구 아이의 돌 잔치에서는 시간차로 서로 마주치지 못했고, 비오는날 안부 문자도 없었고, 월급날 밥 사주겠다는 이야기도 없었다. 나는 그도 나와 마찬가지로 그 일을 통채로 들어 내고 싶어하는거라고 생각했다. 그래. 없던일이야. 없던 일로 하자. 그래서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제, 잠깐 통화를 했다. 나는 그의 목소리가 너무 아파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언제부터였냐고 물을 수도 없었다. 다만 너무 긴 시간이 아니였기를 바란다고 이야기 했다. 누군가의 뒤에서 뒷모습을 바라보는게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지 너무 잘 아니까. 그녀석은 까칠한 목소리로 말했다.  

- 친구든 뭐든 옆에 있고 싶었어.

결국 나는 주저 앉아서 눈물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러지 말라고 부탁했다. 전화를 끊고 계속 주저 앉아 엉엉 우는 나를 보며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J군이 무슨일이냐고 물었다. 나는 울먹거리면서 이야기 했다.  

-그자식,..그자식이..  결혼식에서.. 나를 끌어 안아 줬을때. 그때 내가 알았어야 했어. 내가 알아채줬어야 했어.   

2. 그런일이 있든 없든. 나는 오늘 종종 거리면서 일을 했다. 그리고 이제 자리로 돌아와 털썩  주저 앉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버렸다.  

3. 사람을 잃었다. 추억도, 시간도, 모두 잃었다.  

4. 결국 모든 일은 없던 일이 되어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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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라면서 전화를 한 통 받았다. 그러더니만 17일에 출판사에서 하는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내가 산 책은 이러했다.

 

 

 

 

 

 

그래서 내가 할굽혀펴기를 100개 하느냐하면 절대로 아니지... 팔굽혀펴기를 한개도 못하는 사람을 위한 트레이닝 단계가 있는데 그 트레이닝 단계중에서도 1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책은 화장대에 떡 하니 올려놓고  또 이런 책을 샀다. 

  

 

 

 

 

 

 

 어제 누군가를 만날 일이 있어서 입었던 까만색 원피스는 원래 밸트가 있는 거였는데, 밸트가 안맞아서 그냥 통 원피스만 입고 나갔다. 그랬으면서도 삼겹살을 먹고, 꼬치구이를 먹고, 짬뽕을 먹고, 맥주를 마셨다.  

J군은 이렇게 말한다. " 책이나 사지 말지." 흥. 이건 전부 적립금으로 산거거덩.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 저녁 선약은 한정식 식당이다. 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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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4-28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주로 끝내는 마지막 다이어트, 저도 눈독 들이고 있는 책이에요. 사고 나서 사지나 말지~ 이럴까봐 겁나요.ㅋㅋㅋ

따라쟁이 2011-04-28 17:20   좋아요 0 | URL
줄게요. 내가 줄게요. 5월에 줄게요.

무스탕 2011-04-29 10:11   좋아요 0 | URL
시간차를 두고 두 분의 석달후를 기대해 봐도 될까요? ㅋㅋㅋㅋ

마노아 2011-04-29 12:48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저는 8월에 기필코 변신 완료가 되어 있어야 하는 거군효!

따라쟁이 2011-04-29 16:37   좋아요 0 | URL
그럼 저는 7월입니까?
뺀다고 뺏는데도 상대방은 빠진거야? 이러면 그땐 어떻게 합니까?


잘잘라 2011-04-28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흐.. 이런 책 쯤, 가볍게 스치고 넘겨야 할텐데요. 음.. 그런 시절을 만들어야죠!!! 어떻게요? 잠깐만요. 우선 저 두 책 소개좀 자세히 읽어보구요. 흐흐..

따라쟁이 2011-04-29 16:38   좋아요 0 | URL
으흐흐.. 이런 책 쯤 가볍게 스치고 넘길 수 있는 사람을 저는 절대로 사랑할 수 없을거에요 ㅠㅠ

꿈꾸는섬 2011-04-28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주로 끝내는 마지막 다이어트, 저도 눈도장 찍었어요.
어제 사우나 다녀왔는데 저의 복부가 너무 비대해서 깜짝 놀랐어요.ㅜㅜ

따라쟁이 2011-04-29 16:3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꿈꾸는 섬님은 복부만 비대하군요. 저는.. 복부뿐만 아니라...;;;;

감은빛 2011-04-29 0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10년전에는 팔굽혀펴기 100개 쯤은 우습게 했는데,
요즘은? 그냥 살짝 웃음을 흘리며 시선을 외면할래요.
출판사에서 직접 연락을 받으시다니!
대단하신 걸요! ^^

따라쟁이 2011-04-29 16:39   좋아요 0 | URL
10년전에는 저도 쫌 했습니다.
출판사 이벤트에 참여할 사람이 부족했겠지요. 게다가 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몸으로 때우는 이벤트였어요.
대단하다면. 그건 제 몸에 차곡차곡 잘 쌓인 지방들..;;;

무스탕 2011-04-29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핀트가 어긋난 이야기..

일요일 오전에 하는 출발 드림팀에서 시청자 선수단을 모집하는데 조건이 턱걸이 20개 이상 가능자더라구요. 아.. 저는 철봉에 매달려 발판없이 올라가는 재주는 없어서 말이에요 ㅠ.ㅠ

따라쟁이 2011-04-29 16:40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 네. 저도 발판없이 철봉에 매달리는 재주가 없지만. 설령 있다고 해도 왜! 대채 왜! 철봉에 매달려 있어야 한답니까? 이해할 수 없어요 ㅠㅠ

루쉰P 2011-05-13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12주 다이어트를 놓고 저런 과감한 식단이시라니, 뭐랄까? 따라쟁이님은 평범한 류의 종족은 아니신 것 같아요. 뭔가 틀려요. 직감이 옵니다.

따라쟁이 2011-05-14 10:39   좋아요 0 | URL
네. 제 살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아요. ㅠㅠ
 

1.메신저로, 문자로 짧게 이야기를 나눴지만 얼굴은 본건 일년 반만인가...

2.두시간정도 걸려서 이곳에 왔다가 채 한시간이 되지 못하는 시간 얼굴을 보고. 다시 두시간을 걸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3. 그를 만나면서 무슨 옷을 입을까. 했던 고민은 기우였다. 그는 내 얼굴을 보느라, 내 눈을 보느라, 내 웃음을 보느라, 옷차림에는 신경도 쓰지 못했으니까. 유독 짧아진 머리카락도 모르는가 싶었는데 헤어질때가 되서야 머리카락을 스치며 이렇게 말한다. 

"이건, 이대로 또 좋아." 

4. "어쩔 수가 없었어." 라는 내 변명에 그는 그저 "응" 이라고 대답했다.  

5. 여전히 야구모자를 눌러썻고, 청바지를 입었고 계절보다 조금 이른 반팔티를 입고 나왔다. 변하지 않은것 같다라는 내 말에 그는 "그건 아무도 모르지." 라고 말했다. 그가 좀 변했다 하더라도. 그건, 그대로 또 좋을 것 이다.  

6. 남은 피자는 포장되어 그의 손에 들려갔다. 돌아가는 길에 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더니 저녁에 데워먹겠다고 했다. "그럼 저녁까지는 최소한 내 생각이 나겠네" 라고 농담을 던졌을 때 그는 또 그저 "응" 이라고 대답했다.  

7. 누군가와 연애를 했었고 그것은 또 그저 흘러가는 인연이 되었단다. 뭐 그런 수다를 떨었다. 결혼생활에 대한 자랑도 좀 했고. 프리랜서(나쁘게 말하면 반 백수) 로 일하는 그에게 염장을 좀 긁히기도 했다. 일상 이야기다. 그저 별 일 없이 살고 있다는 말을 쓸대 없이 길게 나눴다.   

8. 스마트 폰이 대세고 010 번호가 아닌 사람 찾기가 어려운 이때에 그는 여전히 011을 쓰고 그 핸드폰 기종은 내가 오래 전에 선물했던 그것 그대로였다. 하지만 어떤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었다. 그저 그 기계가 고장나지 않고 오래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였을 것이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아무것도 아닌것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해서 사람을 놀라게 하는가 하면  어떤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태도나 말에 아무런 감정을 담지 않는 법을 알고 있기도 한다. 한마디로 좀.. "나쁜 남자"에 속한다.   

9. 다음에 보자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 당연히 어쩔 수 없어지면 자기를 부르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남은 피자를 데워 먹겠다고 했고, 고장나지 않는 한 그 핸드폰을 계속 쓰겠다고 했다. 멀리서 왔으니 밥값은 니가 내라고 했다. 하지만 안다. "커피 마실 시간이 없네." 라는 짜증 섞인 말은 다음에 볼 땐 좀 더 여유있는 시간에 보자는 말이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10. 이 글의 배후에는 그분이 계신다.  

11. 하필 또 새벽 세시가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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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4-21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가네시로 가즈키'의 [연애소설]이라는 책 읽어봤어요? 거기에 이런 글이 나와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절대 그 사람의 손을 놓아서는 안 되네. 놓는 순간, 그 사람은 다른 누구보다 멀어지니까."

이 페이퍼 읽는데 자꾸만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이 생각났어요.

따라쟁이 2011-04-28 16:40   좋아요 0 | URL
그 소설은 읽지 못했지만, 따옴표 안의 말은 맞는 말이에요.
그리고 다른 누구보다 그리워 하게 되죠.

루쉰P 2011-04-21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좀 '나쁜남자'에 속하는 그 분은 뭐가 그렇게 멋있어 보이는지, 왜 저는 이 글 속에서 그 분이 멋지다고 느껴지는 것일까요?

사랑이 무서운 것은 헤어짐 때문에 망설여 지는 것 같아요. 시작해서 같이 간다면 너무 좋지만 헤어져서 서로를 잊은 채 어떤 순간 생각나고 또 생각난다는 것, 전 그게 너무 두려워요.

따라쟁이 2011-04-28 16:48   좋아요 0 | URL
나쁜남자들은 일단 멋져야 해요. 마찬가지로 먹다버리 찐빵처럼 생긴 남자가 혼자 나쁜남자인척 하면 뒷통수를 후려 갈기겠죠. 사람은 무조건 미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루쉰P 2011-05-13 13:46   좋아요 0 | URL
아하, 그렇군요. 저는 뒷통수를 후려 맞지 않을려면 거의 득도의 수준으로 제 인격을 상승해야 겠다는 결심을 해요. 예수나 부처, 공자의 수준으로 인격을 업 그레이드를 해야만 살아 남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미모에요. 미모. 하아~ 봄이 우울하네요....

pjy 2011-04-21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필 또 새벽 세시....
전 그 책을 읽지도 않았는데 이제 새벽3시엔 누구를 꼭 만나거나 생각해야될듯 싶어요^^;

따라쟁이 2011-04-28 16:50   좋아요 0 | URL
새벽3시에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면요. 그건 멋지고 나쁜남자로 해요.

무스탕 2011-04-21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 있고 없고는 읽는 내가 정한다. (이거 어느 대사 패러디 한건다 어디에 나온 대산지는 생각이 안나요;;; ...는 내가 정한다. 뭐 이런 느낌인데.. --a)

두시간 달려가서 한시간 기다렸다 30분 보고 다시 두시간 달려오고.. 이거 제가 전공인데.. ( ")

따라쟁이 2011-04-28 16:51   좋아요 0 | URL
으흠.. 무스탕님의 터프한 대사 뒤에 남은건 이제 담벼락으로 저를 밀어 붙이는 일만.. (응?)

양철나무꾼 2011-04-22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 세시 바람이 부네요' 원제가 '북풍을 거슬러' 정도가 아니었던가요?
전 북풍을 거스를 정도의 열정을 갖고 있지 않은고로...
님의 '재미없는 이야기'로 대리만족하고 가렵니다~^^

따라쟁이 2011-04-28 16:51   좋아요 0 | URL
저는 북풍을 거슬러 오를 열정은 가지고 있지만, 누구도 제가 북풍을 거스르길 원하지 않아요. ㅠㅠ

비로그인 2011-04-24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재미있는 댓글들이라니.

가끔 드는 생각인데 따라님의 글은 재미있는 댓글들 낳는 그런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도 낳으시면 꽤 유쾌하고 재밌을 것 같다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도 세트로 하고 갑니다. ㅎ

따라쟁이 2011-04-28 16:59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러게요. 글보다 재밌는 댓글에도 추천할 수 잇는 제도를 마련해야 해요.

아이는.. -ㅁ-;;;;

감은빛 2011-04-29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필 저도 세벽 세 시가 조금 넘어서 이 글을 읽었네요.
여러가지 이유로 절로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되는 글이예요.

문득 배후에 계신 그 분이 누굴까 궁금해졌지만,
굳이 묻지는 않을래요.
그냥 충분히 흐뭇한 기분을 만끽했으니까요. ^^

따라쟁이 2011-04-29 16:43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도 나쁜 남자에 속하시는겁니까? 아이를 데려오고, 씻겨주고, 놀아주고, 밥도 해주고, 밥도 먹이고 재워도 주지만.. 나쁜남자라.. 그거.. 괜찮은데요? ㅎㅎㅎ